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티벳의 성자를 찾아서 (원문 제목 : Beyond The Himalayas) 본문
티벳의 성자를 찾아서 (원문 제목 : Beyond The Himalayas)
맥도널드 베인/박영철 옮김
이 책은 단순히 나의 티벳 여행기로서 쓰여진 것이 아니며, 진리의 계시라는 따위의 말을 늘어놓기 위한 것도 아니다. 이 점을 나는 독자들에게 먼저 분명히 해 두련다.
이 책은 또 지적인 면에서 마음에 그 어떤 기쁨이나 주기 위해 읽을 것도 아니고, 어떤 새로운 종교나 권위 또는 신앙의 대상을 지시하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은 파묻힌 채로 잠들어 있는 '안의 실재(內的實在)'를 해방시켜 눈 뜨게 하고, 그럼으로써 '참나(眞我)'가 지닌 모든 힘과 가능성을 스스로 깨닫게 하고자 쓰여진 책이다. 그와 같은 자각에 이르렀을 때 당신은 이미 한정된 생명의 작은 나(小我)가 아니라 우주의 움직임의 중심이요, 온누리의 모든 힘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 큰 존재이다. 그 때, 당신은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농락되는 운명의 노리개가 아니라 조잡한 몸뚱이 속에 갇힌 그 하찮음과 고뇌에서 해탈하여 스스로 깨달은 자연의 주인이다.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되는, 기껏 진리의 일면일 뿐인 온갖 관념, 사상, 이념, 교양 따위의 알음알이 일체를 넘어선 저편으로 이 책은 당신을 안내해 줄 것이다.
이 책은 어리석은 작은 나의 마음에 신성의식(神性意識)의 초월적인 힘을 도입하여 정신과 육체를 바탕에서부터 바꾸어 놓고, 그리하여 물질 속에서 신의 생명이 나타나게 하는 길을 당신에게 보여줄 것이다.
비평가에게는 스스로 알지 못하는 일에 대하여는 아무말도 하지 말라고 하련다. 만약 당신이 지금 믿고 있는 것들 때문에 나의 이런 말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부디 그 마음을 조금 열고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란다. 그러면 까닭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독단적인 교조주의자는 본래 교조라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과정을 거쳐 자신이 그런 교조를 신봉하게 되었는지를 앎으로써 이 책에서 얻는 바가 있을 것이다.
자기가 무엇인지를 알지 못한다면 이 책을 비평하지 말라. 함부로 비평한다면 그저 자기 자신의 지혜의 결여를 드러낼 뿐일 것이다.
진지한 탐구자라도 나의 말을 무턱대고 받아들이지 말기 바란다. 그것은 또 하나의 신앙을 추가하는 것 뿐이니까.
신앙은 진리의 계시를 방해할 뿐이다. 믿고 믿지 않고 받아들이고 거부하고 하는 것은 이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먼저, 여태까지 읽고 들어온 것들을 냉정하게 그리고 치우침 없이 가려냄으로써 마음을 비워야 한다. 그러면 시간을 초월한 고요가 발견될 것이며 그 속에서 진리는 계시되리라.
무신론자는 자기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종류가 다른 신앙을 지니고 있는 것이며, 바로 그것이 이해를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구석구석 뒤져서 거기에 스스로 만들어 쌓아놓은 온갖 관념과 공식을 직시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참에 대하여 자신이 얼마나 무지한지를 알게 될 것이다.
갖가지 철학이나 종교단체에 매여있는 사람은 이 책을 읽기에 앞서 먼저 그 철학이나 종교가 무엇인지 잘 살펴보는 것이 좋다. 그러지 않고는 그저 자기한정을 키우는 결과가 될 뿐이다.
일체의 두려움, 미신, 신앙을 마음에서 털어내야 한다. 그렇게만 하면 바로 그 순간 변성이 일어날 것이다. 왜냐하면 진리는 영원이며 바로 지금 속에 그것은 한결같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마음속의 공식이나 남의 흉내를, 그리고 그것들의 정체와 그것들이 자리잡게 된 경위를 규명함으로써 털어내 버리면 진리는 곧장 계시된다. 진리는 시간과 관계가 없으며 또 어디서 오거나 생겨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생겨나고 이루어지는 것은 언제나 미래의 일이다. 그것은 실재 곧 진리에서 떨어진 것이다. 지금 이미 있는 것, 지금 이미 그런 것이 진리이다. 진리가 만약 지금 있는 것이 아니라면 내일 있을 수가 없다. 한순간 한순간 지금을 사는 것, 이것이 진리이다.
지금을 살면 기억이란 것은 없으며, 올고 그름, 과거, 미래마저도 있을 수 없다. 사랑과 자비만이 있으며 그것이야말로 진리이다.
지금 이미 실재한 것이 참이다. 지금 이미 실재인 것은 그대로 사랑함이요 참되게 삶이다. 지금 이미 참인 것은 한결같이 죽음 없는 영원한 생명이다. 그 밖의 것은 모두가 다 인간의 마음 속에서 만들어내어진 허구이다.
당신이 어떤 일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보면 당신의 마음이 어떻게 꾸며져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진리는 꾸며지는 것이 아니며 어떤 반응을 나타내는 것도 아니다. 반응하는 것은 꾸며진 마음이며 또 마음은 자기한정에 의해서 꾸며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스스로의 반응의 모양을 잘 살피면 스스로 어떻게 얽매어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무릇, 사람은 스스로의 마음의 꾸밈새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인다. 무엇을 믿는 것, 또한 믿지 않는 것, 거부하는 것, 받아들이는 것, 또는 그것이 스스로 소중히 붙들고 있는 생각, 관념, 사상, 종교적 신조를 혼란시키는 느낌이 들거나, 혹은 어떤 구석에서든 마음이 흐트러진다면 그것은 당신이 아직 해탈하지 못한 증거이다. 그런 반응이 자동적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으리라. 그것은 당신이 철저히 얽매어 있다는 증거이다.
스스로의 반응의 모양을 살펴볼 일이다. 그러면 자신의 ‘작은 나’가 얼마나 여러 가지 이론이나 공식, 취향, 신앙, 관념, 미움, 시기, 질투, 적의, 욕망에 뒤범벅이 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진리에서 떨어져 있는지를 깨달을 것이다.
나는 전에 쓴 책의 머리말 가운데서 다음과 같이 말했었다.
『나는 내가 세상 사람들에게 이 가르침을 전해주는 전달자의 한 사람이라는 것을 대단한 영광으로 여긴다. 그렇다고 해서 나 자신이 뭔가 특권을 누리는 사람이라고 내세우는 것은 아니며, 또 보통 사람들과 다른 어떤 영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아니다.
긴 세월에 걸쳐 나는 내적인 가르침의 진지한 수행자였다. 그 사이 세계 도처에서 병든 사람을 고쳐주며 내가 아는껏 진리를 전해주어 많은 성공을 거두어 왔다. 이것은 나 한사람의 공적이 아니라 지금도 절실히 느끼는 일이지만, 그런 준비기간을 통하여 줄곧 영적으로 도움과 인도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나의 진정한 사명이 무엇인지를 안 것은 어떤 이상한 방문자가 어느날 밤 내 앞에 나타났을 때였다. 그이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오랫동안 그대와 함께 있었지만 그대는 그것을 몰랐다. 그러나 이제는 나 자신을 그대에게 알릴 때가 된 것이다. 나는 그대를 티벳의 히말라야로 안내한다. 그대에게 거기서 특별한 임무를 위한 훈련을 받을 수 있게 해 주려는 것이다. 부름을 받는 사람은 많으나 선택받은 사람은 적다. 모든 것을 버리고 나를 따를 준비가 되어 있는가? 두려워할 것은 없다. 왜냐하면 온세계가 기뻐할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대가 전해주는 가르침은 사람들의 마음에서 혼란과 미망을 없앨 것이다. 그대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나의 백성이다. 나는 그대 곁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대의 힘이 떨어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신은 스스로 선택한 자를 지켜주시기 때문이다.”
그렇게 말하고는 그이는 왔을 때처럼 홀연히 사라졌다.
그로부터 나는 한걸음 한걸음 티벳의 위대한 히말라야 산맥으로 이끌려 갔다. 그 장엄한 만년설을 인 산들의 숨겨진 비밀처, 대기는 끝없이 맑고 파동은 다시없이 순수하며, 하늘은 땅을 향해 활짝 열려 있고 하늘 땅이 그야말로 하나로 어우러져 있는, 영광이 가득 넘치는 성역에서 나는 해야할 일과 가야할 곳을 배운 것이다. 거기에 머무는 동안 나는 너무도 신비스러워 말로는 결코 표현할 수 없는 영적인 현상을 목격했다. 그 자세한 내용-내가 보고 들은 것들, 여행에서의 체험들, 깊은 티벳과 히말라야 산맥에서도 가장 어려운 곳으로의 도정(道程)등-을 나는 뒷날에 책으로 엮어 세상에 내어놓을 것이다. 또한 대사(大師)들과 끊임없이 만나는 황홀한 기쁨도 밝히리라. 대사들의 사랑과 알뜰한 보살핌과 순진함이야말로 그분들의 거대한 힘의 비결이다. 왜냐하면 신은 사랑이며 사랑이 곧 신이기 때문이다.
“신이 그토록 세상을 사랑하시기에 그 외아들을 보내셨다. 그에게서 듣는 사람들이 영원한 삶을 얻게 하기 위해서”
얼의 준비가 되었을 때 스승은 나타나신다. 준비가 된 사람은 “모든 땅의 백성이 다 한 나라의 백성이요 모든 민족은 한 민족이다. 모든 생명이 한 생명이요 가지는 많고 많으나 속을 흐르는 것은 다 같은 생명인 한 그루 나무이다. 모두가 하나, 하나는 모두이니라”라고 선언하시는 대사의 소리를 듣고 그것은 사실임을 깨달을 것이다.
“나 스스로는 아무것도 내세우는 것이 아니다. 나는 신의 아들 딸들에게 진리를 듣고 알리고 호소하는 황야의 한 목소리에 불과하다. 그 일 때문에 나는 태어나 있는 것이다”-이렇게 나는 배웠다.
나는 그후 아홉 권의 책을 썼으며 이제 내가 약속한 것을 쓸 때가 되었다.
이 책에서 나는 먼저 나 자신에 대하여 조금 말하고, 그 엄청난 모험을 감행하려는 욕구가 나의 삶에 처음 스며든 경위를 밝히련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자서전은 아니다. 나는 자신의 전기 따위를 쓰고 싶지도 않고 그것은 차라리 남들에게 맡길 일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내가 티벳으로 간 이유를 물었지만 거기에는 상식을 넘어선 이야기가 있다. 그것을 되도록 알기쉽게 그리고 간추려서 적으려는 것이다.
대개 사람의 생애에는 거의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이 전혀 뜻밖의 목표로 자신을 밀고 가는 일이 있게 마련이다. 나의 생애도 바로 그런 것이었다.
자, 이 책은 말장난도 아니고 옛날이야기도 아니다. 그렇다고 진리를 계시하는 책도 아니다. 그런 책은 있을 수가 없다. 다만 나의 느낌과 내가 겪은 일을 생각나는 대로 적을 뿐이다.
그러나 독자가 이 책을 찬찬히 읽어본다면 무엇인가 얻는 바가 있을 것이다. 만약 소리 내어 낭독을 한다면 더욱 크게 얻는 바가 있으리라. 왜냐하면 음성은 ‘한얼’에게만 있는 것이기에.
[출처] 티벳의 성자를 찾아서-머리말|작성자 기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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