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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현 신부의 논문 중 "하느님 이해"(35) 본문

마스터와 가르침/다석

윤정현 신부의 논문 중 "하느님 이해"(35)

柏道 2021. 3. 3. 13:26

윤정현 신부의 논문 중 "하느님 이해"(35)

 

박사논문

2015. 8. 25.

다석사상, 무아론, 삼독, 없이 계시는 하느님, 유영모, 윤정현, 탐진치

성공회 수동교회 윤정현 신부의 논문 중 "하느님 이해"(35)

 

3.2.3.3. 자기부정과 금욕주의
기원전6세기 이전에 부처가 붙잡은 것과 같은 말씀을 예수도 가르친다. “누구든지 제 목숨을 살리려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릴 것이다”(루가 17:33). 복음 말씀의 자기 부정은 불교 사상의 밑바탕에 자리하고 있는 무아론(無我論)이나 자아부정(自我否定)과 통한다고 본다. 예수, 석가는 상대세계에 대해서는 철저한 부정(否定)이다. 철저한 부정을 안하려면 불교, 기독교를 믿지 말아야 한다. 불교를 믿는다는 것은 마음 안에 있는 불성을 믿는다는 것이다. 단지 태어난다는 그 자체가 고(苦)라고 불교에서는 가르친다. 인간 본성은 창조되거나 파멸되지 않는다. 불교를 모르는 사람은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유영모는 자신의 영적 삶을 위해서 삼독(三毒)을 철저히 제거(除去)하려고 하였다. 삼독(三毒)은 우리 인간의 정신을 황폐케하고 좀먹게 한다. 탐(貪, lobha, desire), 진(瞋, dosa, hatred), 치(痴, moha, delusion) 이 삼독(三毒)은 탐욕으로 인간이 타락하게 되어 고(苦) 속에 놓이게 된다는 불교의 교리를 생각하게 한다. 금욕주의적 그리스도교 신자인 다석은 참나를 깨닫기 위해 삼독을 극복하려고 하였다. 다석은 자신의 전생애를 통하여 삼독(三毒)을 제거하기 위해 수신(修身)하고 극기복례(克己復禮)한 것이다. 그래서 다석은 육체적 욕망을 끊고, 마음이 하느님과 통하도록 하기 위해서 항상 무릎을 끊고 살았다. 다석은 사람들이 삼독(三毒)을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고 절대 ‘하나’를 믿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상대적인 것은 일체 믿을 것이 못된다. 믿을 것은 하나 절대(絶對)뿐이다. 그런데, ‘하나’ 밖에 무엇이 많다(餘是多). 복잡하다. 그러니까 절대존재 하나만 믿고 살 수 밖에 없다. ‘하나’를 잡으러 올라가는 것뿐이다. 그러기 위해서 탐진치(貪瞋痴)를 이기고 올라가야 한다” 고 다석은 말한 것이다.

유영모는 공관복음에 따른 예수님의 말씀보다 요한복음에서 말한 영적인 예수님의 말씀에 관심을 가졌다. 다석의 이러한 관심은 영지주의적 경향을 띠고 있음을 지적할 수 있다. 다석은 요한복음 14장 16절을 나름대로 독특하게 해석하였다. “예수가 본 길(道), 진리(眞理), 삶(生命)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사람은 하늘로부터 땅에 내려 왔다가 다시 위로 올라가는 것을 ‘길’이라고 보고 그 길을 환하게 걸어감이 ‘참’이라고 보고, 아버지와 아들이 환 빛으로 하나가 되는 것을 ‘삶’이라고 본 것 같다. 사람의 아들(人子)은 하늘에서 와서 하늘로 간다. 이보다 환한 길은 없다. 이 길을 틀리지 말고 똑바로 가는 것이 참(眞理)이다. 그리하여 하느님과 만나는 것이 삶(生命)이다. 철도에 비기면 철도가 길이요, 기차가 진리요, 도착이 생명이다. 이렇게 보면 인생은 조금도 어려울 것이 없다.”

그러므로 예수는 진리와 생명 그리고 하느님 사이를 잇는 길을 보여준 사람 중의 한사람이다 고 다석은 해석한 것이다. 예수님 안에 존재하는 영(靈)은 모든 인간에서도 볼 수 있다고 다석은 분명하게 말하였다. 인간은 성령의 임재에 의해 모든 생명과 하나가 될 수 있다. 예수 안에서 성령의 임재로 삶이 성취된 것과 같이, 예수의 길을 따르는 인간 안에서도 같은 성령(聖靈)에 의해 성취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하느님의 아들이면서 인간으로서 예수에 대한 다석의 해석은 전통적인 그리스도교의 예수 이해와는 전적으로 다르다. 유영모는 예수만이 그리스도가 아니라고 해석한다.


그리스도의 명칭이 예수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리스도교의 배타적 교리가 확고하게 지속되는 것처럼, 예수만이 유일한 구원의 길이라고 주장한다면 신약성서의 기자의 의도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다석은 말한다.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자신의 참 생명과 길, 참나와 진리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것을 깨닫는 일이다고 다석은 말한다. 여기에서 ‘하나’는 불교의 무아론(無我論)에 근거한 자기부정(自己否定)의 삶을 통하여 하느님과 합일(合一)하는 상태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