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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현 신부의 논문 중 "하느님 이해"(15) 본문

마스터와 가르침/다석

윤정현 신부의 논문 중 "하느님 이해"(15)

柏道 2021. 3. 3. 12:11

윤정현 신부의 논문 중 "하느님 이해"(15)

 

박사논문

2015. 8. 25.

다석사상, 없이 계시는 하느님, 유영모, 윤정현, 이기이원론, 이기일원론, 주돈이, 주의, 퇴계

성공회 수동교회 윤정현 신부의 논문 중 "하느님 이해"(15)

 

2.3.3. 주희(朱熹)의 태극 해석
주희(朱熹) 는 대우주(大宇宙)와 소우주(小宇宙)와의 관계, 인간과 우주의 상호관계를 태극(太極)으로 설명한다. 태극(太極)의 개념은 우주(宇宙)의 상징적인 표현이다. 주렴계의 이론이 유학의 기본 학설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한다면, 주희는 수세기를 걸처 발전된 유학을 집대성한 것이다. 특히, 송대 (宋代)의 학문 전체를 새로 정리하고 종합한 것이다. 주렴계에 의해 고안된 태극의 개념을 그의 학문체계에 적용하고, 정호(程顥) 의 원리 개념에 결합시킴으로서 성리학의 대주석학자인 주희(朱熹)는 도학자(道學者)들의 학문을 체계화하고 종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주희는 태극(太極)이 형체가 없는 하나의 원리로서 리(理)의 총화라고 주장한다.

“본래 다만 하나의 태극(太極)이 존재하나 만물마다 타고난 것이 있으므로 사물마다 하나의 태극(太極)을 온전히 갖춘 것일 뿐이다. 이것은 마치 달은 하늘에 오직 하나뿐이지만 강과 호수에 비추워지면 가는 곳마다 보인다고 하여 달이 분열되었다고 할 수 없는 경우와 같은 것이다.”

태극(太極)은 모든 사물 안에 존재하지만 조각조각 분할되는 것이 아니고 마치 달빛이 모든 강에 드리워지는 경우와 같다는 비유는 불교의 화엄(華嚴)의 비유와 비슷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주희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닐지라도 화엄종(華嚴宗)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이러한 면에서 주희는 태극이 단지 원리라고 말한다. 이것이 주희 철학의 핵심이다.

기(氣)가 아니라 리(理)에 근거하고 있는 주렴계의 태극이론은 주렴계 이전에 있었던 것으로 주희는 간주한다. 주렴계에 의해서 제시된 태극 개념이 주희에 의해 확고하게 확립되고 발전되었다. 주희는 리(理)의 개념으로 태극(太極)을 해석하였다. 주희가 말하는 형이상(形而上)의 영역에 속하는 리(理)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형상(form)과 본질의 세계, 즉 이데아와 같은 것으로 정의된다. 서양철학의 ‘형상’과 같은 개념인 리(理)는 형이하(形而下)의 영역에 속하는 기(氣)에 앞서 존재하는 것으로 주희는 본다.

중국철학자 풍우란(馮友蘭, Fung Yu-lan)은 리(理)와 기(氣)를 그리스 철학 용어, ‘형상(form)’과 ‘질료(matter)’로 비교한다. 리(理)를 ‘형상’으로 기(氣)를 ‘질료’로 간주한다. 사물은 질료이고 리(理)는 형상이니, 질료에 형상인 리(理)가 들어가면 구체적인 사물이 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풍우란(馮友蘭)은 태극은 플라톤이 말한 선의 이데아나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신(神)이라고 주장한다.

줄리아 칭(Julia Ching) 역시 리(理)와 기(氣)는 어느 정도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형상’과 ‘질료’에 비교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줄리아 칭은 태극이론에서 리(理)는 수동적이고, 기(氣)는 역동적인 특성이 있다는 점이 형상과 질료와는 다르다는 점을 들어 이러한 비교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주희와 성리학자」(Chu Hsi and his Masters)라는 책을 쓴 부르스(J Percy Bruce)는 주렴계의 태극설(太極說)이 정이(程頤), 정호(程顥) 형제에 의해 발전되었듯이, 그리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계승처럼, 주희에 의해서 태극설(太極說)이 계승되어 집대성되었다고 주장한다.

장(Carsun Chang)은 자세하게 주희와 아리스토텔레스를 비교하였다. “이데아(Idea)는 스스로 존재할 수 없고, 일자(一者)로서 이데아는 사물과 별도로 존재하지도 않는다. 질료는 가능성(possibility)과 수용성(capacity)이라는 관점에서 존재한다. 또한 형상과 질료는 영원한 원리에 의해 함께 존재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데아 개념과 주희의 이기론(理氣論)은 일치한다고 장(Chang)은 말한다. 영원한 원리는 형상이며 목적이고 사물을 움직이는 동인이고, 질료는 사물 안에 있는 불완전성의 궁극적인 근원이다. 장(Chang)에 의하면, 사물이 움직이게 하는 동인으로서 실체(entity), 그 자체는 부동(不動)하는 순수한 에너지며 영원하고 선 자체다. 그러나 주희가 자연적인 면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와 비교되나 불변하고 영원한 진리가 존재한다는 점을 인식하는 도덕적인 가치 차원에서는 플라톤과 같은 점이 있다고 장(Chang)은 덧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