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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파스칼의 見性을 생각하며 본문

마스터와 가르침/다석

파스칼의 見性을 생각하며

柏道 2020. 1. 14. 11:05



파스칼의 見性을 생각하며

         허당010ㅡ4327ㅡ2481


희뿌연 물안개 자욱히 낀

물가 갈대 숲

갈대의 가녀린 허리가 일렁인다

갈대 허리를 어루만지고 지나는 바람이

어렴풋이 보인다.

저만치 갈대 숲 너머 풀밭길 위를

바람 꼬리가 지나가고 있는지

야윈 풀잎들이 파르르 온몸을 흔들어댄다.

풀 숲 속에 있던 산새 한 마리

푸드득 날아 오르고

어디론가 황급히 날아간다.

파스칼은 길게 한모금 담배 연기를

후ㅡ하고 虛空(허공)으로 뿜어본다.

그래 ,갈대는 바람에 흔들려도

언제 그랬냐는듯이

저렇게 금방 제자리로 다들 돌아와 곧추 서는데

인간들은 한번 世風(세풍)에 휩쓸리면

왜 본디 제자리로 돌아오질 못하고 방황하다

엇길로 나가 자빠지는 것일까?.....

파스칼은 길게 뿜어내는 희뿌연 담배 연기 속에서

자신의 자아를 곰곰히 되새김질 해본다.

불어가는 바람 소리에서

파스칼은 문득

소크라테스가 喝破(갈파)한 말을 떠올린다.

ㅡ너 자신을 알라ㅡ

그렇다.

갈대는 바람에 온몸을 편안히 맡기고

자연에 順應(순응) 하는데

인간은 유독 바람에 맞서

저항의 성깔과 오기를 부린다.

갈대는 자아가 없어 無我(무아)이니

抵抗(저항)이 없는데

인간은 자아가 있어

我執(아집)으로 부대낀다.

소크라테스가 말한 너 자신은

아마도

利己心(이기심)의 불덩어리인 에고이즘의

그 잘나빠진 자아가 어닐 것이다.

그래,

소크라테스는 뭔가를 확연히 꿰뚫어 알았으니

그렇게 喝破(갈파) 했겠지

너 자신을 알라

이게 무슨 말일까?......

너 자신의 속나를 속이지 말라는 말인 것일까!

파스칼은 다시 한모금 후ㅡ하고

담배 연기를 허공에 뿜어본다.

파스칼의 심령 깊은 곳에서

뭔가모를 뜨거운 불기운이 일어 올라

답답하고 차겁던 마음 속 어둠을 따스한 온기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파스칼의 눈빛 瞳孔(동공)에 閃光(섬광)이 어리고

그 섬광의 번쩍이는 빛가운데로

파스칼 자신의 참나가 稀微(희미)하게 떠올랐다.

파스칼은 숨이 탁 막혔다.

번개를 맞은 것처럼

전신을 훑어 지나는 강한 電流(전류)에

感電(감전)된 瞬間(순간)처럼

온몸이 쏴아해졌다.

이렇게 넋나간 사람처럼

파스칼은 어둠이 깔리고 별빛이 반짝일 때까지

그 풀밭에 쓰러진채 누워 있었다.

비로소 파스칼은 툭툭 털고 일어났다

그래,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야 하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짙은 어둠에 덮인

숲길을 걸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