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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참전계경 제200사-偸卷(투권) 본문

천지인 공부/참전계경

참전계경 제200사-偸卷(투권)

柏道 2019. 3. 31. 18:37


참전계경 (參佺戒經),
8理, 366事를 통한 인생지혜 탐구 212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한국인들은 남의 지식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별 죄의식이 없다. 물론 요즘에야 많이 달라졌겠지만 내가 학교다닐 때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시험 때 옆사람의 것을 보거나 준비한 쪽지를 몰래 보는 일은 다반사고, 다른 사람의 글이나 논문을 베껴내는 것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학계에 논문표절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데 당사자는 '다들 그러는데 뭘 새삼스럽게 그걸 가지고 트집잡나?'하며 오히려 억울해 한다. 나 자신의 경우도 돌아보니 대학 다닐 때까지는 아무런 죄의식 없이
그런 일들을 많이 했다. 들키면 큰일난다 싶어 자제를 했지 들키지만 않는다면 마음 놓고 컨닝(cheating)을 했을 것이다. 심지어 대학졸업 논문을 제출했는데 어떻게 썼는지도 생각이 잘 안난다. 주위에 도는 말이 대충 베껴내면 된다고 해서 그럭저럭 제출한 것 같다.


결국은 그것 때문에 나중에 큰 창피를 당하는 결과를 얻었지만 말이다. (입사면접에서 하필이면 졸업논문에 대해 질문을 해서 공개망신을 당했다. 뭘 썼는지 알아야 답을 하지...)
신학교를 들어가고 나서는 당연히 그런 일을 그만 두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말이 안되는 일이었으니 마음을 고쳐먹고 정직한 공부에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슬픈 일은 당시 신학생들 가운데 부정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적어도 1/3은 넘었다.
남의 과제물 베끼거나 짜집기 하는 것은 보통이고, 시험 중 남의 것을 보거나 책을 펴서 부정행위를 하는 사람들도 제법 되어서 문제가 많이 되었다. 창피한 일이지만 가장 보수적인 신학교요
정통이라고 자랑하는 데서 이런일이 공공연히 자행되었으니 세상의 부정부패에 대해서 목사들이 뭐라고 하겠는가? 그런데 다들 교회일이 바빠서 시험 준비할 시간이 없다며 정당화했다.
아마 이런 저급한의식 때문에 지금 한국정치와 종교, 교육등 제반분야의 부패상이 이처럼
심해진 것 같다.


미국 유학을 와서 세계 최고보수 신학교라 불리는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 들어가보니
이 학교에서도 한국유학생들의 부정행위 때문에 상당히 심각한 이슈가 되고 있었다.
미국 학생들, 특히 신학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을 한국유학생들이 버젓이
하고 있으니 학교 당국은 어이가 없어했다. 그래서 매학기 초에는 아주 엄격하게 'plagiarism'(표절)에 대한 규정을 몇번이고 강조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로 적발시 바로 퇴학조치 되며, 학위도 취소된다는 엄중한 경고를 했다.
미국신학교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을 한국유학생들, 특히 목사가 된 사람들과 될 사람들이 남의 과제물을 베끼거나 시험중에 부정행위를 하니 얼마나 기가 막혔겠는가? 그로 인해 한국 유학생들에 대한 이미지가 한 없이 추락한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교수들 가운데 일부는 아예 한국유학생들을 사람취급도 안하는 눈치를 보이기도 했다.
참고로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경험한 시험치는 과정을 소개하면 보통 시험기간은
일주일이다. 중간시험이든, 기말시험이든 미리 시험기간이 공표된다.
그러면 그 기간중에 자기가 날짜를 정하여 사무실로 가면 문제지를 준다.
일주일 기간 중에 아무때나 가면 되지만 그렇다고 시험문제가 다르지 않다. 그러면 그 문제지를 가지고 가서 강의실이나 시험을 볼 수 있는 장소로 가서 시험을 치른다.
자기가 시작하면서 시간을 체크하고 규정된 시간이 되면 스스로 시험을 마치고는 다시 사무실로 가서 제출을 한다. 아무도 이런 방식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만일 한국에서 이런 방식으로 시험을 본다면 아마 난리가 날 것이다. 
문제는 다 사전유출되고, 같이 준비를 해서 모범 답안지가 돌지도 모른다. 내가 다른 신학교에서 겨우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을 하다가 중단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내 실력으로는 절대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은 것이다. 시험은 어떻게
볼 수 있을지 모르나 영어로 과제나 논문을 순수한 내 실력으로 쓴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거기에다 성경 원문과 독일어, 불어 등까지 시험을 봐야 하는데 무슨재주로 내가 그 일을
감당하겠는가? 그래서 좀 쉽다고 하는 목회학 박사과정으로 진로를 바꾸었지만 그 또한 공연한 박사학위 욕심 같아서 그만둬 버렸다. 물론 학비도 만만치 않았지만 말이다. 만약 그런데도 억지로 학위를 받으려 했다면 표절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실력이 안되니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그런 경험으로 표절의 유혹이 얼마나 큰지 절실하게 깨닫고 그 이후로 아예 그런 상황에 들어가지 않으려 애를 쓴다. 
지금 참전계경을 풀이하면서도 사실 한문 번역은 인터넷에서 많이 참고한 것이다. 물론 내 나름의 노력을 해서 나의 번역을 한 것도 많지만 실력의 한계로 다른 번역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저작권이 따로 없어서 출처를 밝히기 어려워서 그냥 인터넷에 올려진 번역을 참고했음을 다시금 밝히는 바이다. 지식도둑은 단순한 지식을 훔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노력과 수고를 훔치는 일이기 때문에 그 잘못은 엄중하다. 미국의 저작권에 대한 법이 매우 엄격한 이유가 바로 이런 까닭이다. 
 
第 200事 禍 2條 奪 5目
(화 2조 탈 5목) 偸卷(투권) 
 
偸卷者(투권자)는
倣人之卷也(방인지권야)라
欲偸實(욕투실)하여
有粧之假質(유장지가절)하면
牛畫龍文(우화용문)이요
犬冒虎皮(견모호피)라
百步之內(백보지내)에
牛顚犬仰(우전견앙)이라 
 
'투권(偸卷)이란
남의 문서를 본뜨는 것이라
남의 글을 훔쳐 거짓으로
자기가 지은 것처럼 곱게 꾸미는 것은
마치 소가 용의 문양을
그리는 것이며
개가 호랑이 가죽을 쓴 것과 같으니라
결국 백걸음도 못가서 소는 엎어지고
갸는 자빠지게 되느니라' 
 
남의 글을 읽고 내것으로 삼는 것이야 누가 뭐라고 하는가? 그것은 오히려 칭찬받을 일이고, 그 글을 쓴 사람도 기뻐할 일이다. 문제는 남의 글을 마치 자기가 쓴 것처럼 인용하거나, 슬쩍 단어 몇개, 순서 앞뒤를 바꾸어 마치 자기가 쓴 것처럼 발표하고, 그로 인해 어떤 혜택이나 보상을 받게 되면 그것은 명백한 도둑질이 된다.


지적소유권에 대한 개념이 약하면 이런 일을 하면서도 별 가책을 받지 못한다. 예로부터 보이지 않는 지식은 어느 개인의 소유일 수 없다는 의식이 강해서 공동소유처럼 여기며 사용하는 것이다. 이 정도도 충분히 이해하고 용납할 수 있다. 문제는 그로 인해 얻는 무형적, 유형적인
댓가를 받을 때이다. 지식은 바로 돈으로 환원될 수 있고, 명예나 권력을 얻는데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다. 특히 의식수준이 높고 문명이 발달한  나라일수록 지식과 아이디어의 가치는
아주 소중하고 높은 자산으로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헛된 욕심으로 그만한 수준이 되지 못하면서 슬쩍 남의 수고를 베끼거나 교묘하게 변조하여 이익을 취하려 하는 것은 양심을 거스리는 일이요, 남에게 직간접의 피해를 입히는 범죄행위다.


참전계경은 이를 소가 용의 문양을 그리고, 개가 호랑이 가죽을 뒤집어 쓰고 용인체, 호랑이인체 하다가는 백보도 못가서 넘어지고 자빠져 탄로가 날 것임을 교훈한다. 단순한 부끄러움을 당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의 속 깊은 실체와 본질이 고스란히 드러나 하늘을 속이는 자로 공표가 된다는 것이다. 단순히 표절하지 말고 커닝을 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이러한 잘못의 본질이 어디에 있으며, 그로 인해 받는 보응이 어떤 것일지를 자세하게 밝혀서 사람들로 큰 경계를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