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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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호 목사님의 글 (낚시줄)
낚시줄
인간의 본성은 물같이 무념(無念)이고, 무상(無相)이고, 무주(無住)이다.
무념이란 순수하고 깨끗하여 아무런 더러움도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인간의 청정본심이다.
그러나 물이 때에 따라 천태만상으로 변하듯 인간의 생각도 천태만상으로 나타난다.
비가 되고, 눈이 되고, 안개가 되고, 이슬이 되고, 천태만상으로 변화한다.
일정한 모습이 없어서 무상이라고 한다.
인간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철학도 되고, 종교도 되고, 과학도 되고, 예술도 되고, 천태만상으로 변화한다.
이것이 정신은 무상이라는 것이다.
정신은 날씨가 바뀌듯이 날마다 새로워진다.
새로운 생각, 더 좋은 생각, 더 참된 생각이 계속 강물처럼 흘러내린다.
어마어마한 문명과 어마어마한 문화가 계속 흘러내리고 있다.
창조적 지성의 창조적 생각이 하루라도 그치면 문화는 시들고 문명은 타락한다.
생각은 한순간이라도 멎을 수 없다.
물은 멎으면 물이 아니다. 물은 무극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이 그치는 때가 있다.
낚시줄에 걸려 육지에 오른 물고기처럼 흐르는 세계가 깨어지고 고정의 세계에서 고민하는 것이 현대인이다.
그것은 현대인의 운명 때문이다.
현대인은 대상을 사진찍어 표상을 만들고 그것을 지식이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사진은 실물이 아니다.
그것은 개념이 되어 굳어져 버린다.
그것이 체계가 되어 학문을 형성함에 따라 일체는 미이라가 되고 생명은 말라 버린다.
분석에 의하여 더듬는 세계는 그림자의 세계다.
사진을 모아 놓은 표상의 세계다.
실재의 세계는 분석할 수 없다.
그것은 살아 있기 때문에 직관과 체험에 의해서만 얻어진다.
실재의 세계는 넘치는 흐름의 세계다.
일체가 흐르며 약동하고 있다.
물 속에 든 물고기는 다시 팔딱팔딱 뛰고 있다.
자유와 기쁨이 약동하는 세계다.
이것이 진짜 사는 것이다.
진짜 사는 내가 정말 나다.
= 생각하는 사람의 벗이 될 思索 1982년 2월 제136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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