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 (87절) 몸에 의지하는 몸은 본문
87. 몸에 의지하는 몸은
의존성의 비극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몸에 의존하는 몸은 얼마나 비참합니까? 이 둘에 의존하는 영혼은 또 얼마나 비참합니까?
Jesus said, "Wretched is the body that is dependant upon a body, and wretched is the soul that is dependent on these two."
Jesus said: Wretched is a body depending on a body and wretched is a soul depending on these two.
Jesus says:
(1) "Wretched is the body that depends on a body.
(2) And wretched is the soul that depends on these two."
우선 문자적으로 보아 “몸에 의존하는 몸”이란 몸을 먹고 사는 몸, 곧 고기를 먹고 사는 몸이라고 한다면, 죽은 몸을 먹고 것이니 얼마나 비참한가, 또 이처럼 육식하는 사람의 비참함뿐 아니라 육식하는 사람의 몸속에 있는 영혼도 마찬가지로 비참한 것이 아닌가 하는 말로 읽을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채식하는 사람이야말로 싱싱한 육체와 아름다운 영혼을 가질 수 있으니 채식주의를 권장하는 말이 아닌가 할 수도 있다.
한편, 다른 각도에서 이해할 수도 있다. 물질적 부유함이나 사회적 평판 등 외부적인 조건에 ‘의존’하는 삶은 완전한 자유를 얻지 못한 비참한 삶이다. 특히 나의 내적 안녕을 남의 평가나 인정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비참하기 그지없다. 공자님이 『논어』 1장 1절에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얼마나 군자다운가[人不知不慍不亦君子乎].”라고 한 것처럼, 이른바 ‘인정받기 원하는 마음 상태approval seeing mentality’에서 해방되면 군자와 같은 의젓한 삶을 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고 오로지 남의 인정에 매달리면 비참함을 면치 못한다. 물론 이런 비참한 사람의 영혼인들 어찌 비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는 말이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또 몸과 영혼의 이원론을 주장하는 그리스 사상의 관점에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은 몸과 영혼으로 구성되었다. 몸에서 영혼이 떠나면 몸은 죽는다. 영혼이 없이 몸만 있는 몸, 몸에만 의존하는 몸은 죽은 몸, 비참한 몸이다. 영혼이 있을 때만 산 몸이다. 그러나 영혼이 몸에 생기를 주지만, 그 영혼이 몸에만 의존하여 더 높은 영의 차원을 잊어버리면 그 영혼도 비참하다는 것을 말하는지도 모른다. 그리스 사상에 의하면 “몸은 혼의 무덤soma sema estin”이라고 한다. 영혼이 몸의 속박에서 벗어나 영과 통합을 이루어야 비참함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도마복음』이 이런 육체적이고 윤리적인 차원의 뜻만을 전하고 있는 것일까? 역사적 관점에서 초기 성만찬과 관계시켜서 생각해볼 수도 있다. 성만찬에서 빵과 포도주, 곧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경우, 이는 죽은 것에 의존하는 몸인 셈이니, 이런 것에 의존하는 사람의 영혼이 온전할 수는 없다. 그러니 이런 무자주의적이고 형식적 의미의 성만찬은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11절에서 말한 것처럼, 깨달은 사람은 죽은 것을 먹고도 그것을 살아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형식적 성만찬이 죽은 몸을 먹는 것이지만 더 깊은 뜻을 깨달은 사람에게는 ‘살아 계신 그리스도의 몸’을 받드는 일이 되고, 이렇게 하는 사람은 비참을 모르는 사람, 이런 사람의 영혼이야말로 비참함에서 해방된 사람임을 말해주는 구절이라 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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