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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 (79절) 당신을 낳은 자궁이 본문
79. 당신을 낳은 자궁이
무자식 상팔자
군중 속에 있던 한 여자가 예수께 말했습니다. “당신을 낳은 자궁과 당신을 먹인 유방은 행복합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그것을 참으로 지키는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여러분이 임신하지 않은 자궁과 젖 먹이지 않은 유방이 행복하다고 할 날이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A woman from the crowd said to him, "Blessed are the womb which bore you and the breasts which nourished you."
He said to her, "Blessed are those who have heard the word of the father and have truly kept it. For there will be days when you will say, 'Blessed are the womb which has not conceived and the breasts which have not given milk.'"
79a. A woman in the crowd said to him: "Blessed are the womb that bore you and the breasts that nourished you." He replied, "Blessed are those who have listened to the word of the father and really done it.
79b. For the days are coming when you will say "Blessed are the womb that has never conceived and the breasts that have never given milk."
(1) A woman in the crowd said to him: "Hail to the womb that carried you and to the breasts that fed you."
(2) He said to [her]: "Hail to those who have heard the word of the Father (and) have truly kept it.
(3) For there will be days when you will say: ‘Hail to the womb that has not conceived and to the breasts that have not given milk.’"
『누가복음』(11:27-28)에도 나오는 이야기이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고 계실 때, 무리 가운데 한 여자가 목소리를 높여 그에게 말하였다. ‘당신을 밴 태와 당신을 먹인 젖은 참으로 복이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오히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사람이 복이 있다.’”『누가복음』에는 임신하지 않은 자궁과 젖을 먹이지 않은 유방이 복이 있을 것이라는 언급이 없다.
그러나 아이가 없음이 복이라는 이 말은 『누가복음』에서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시러 골고다 언덕길을 올라갈 때 그를 보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여인들을 향해 하신 말씀으로 되어 있다.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두고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두고 울어라. 보아라, ‘아이를 배지 못한 여자와, 아이를 낳아보지 못한 태와, 젖을 먹여보지 못한 가슴이 복되다.’하고 사람들이 말할 날이 올 것이다.”(눅23:28-29). 또 공관복음 모두에 “그날에는 아이 밴 여자들과 젖먹이가 딸린 여자들은 불행하다.”(마24:19, 막13:17, 눅21:23)라는 말이 나온다. 예루살렘의 함락이나 세상의 종말이 가까움에 따라 이르게 될 재앙의 날, 아이 가진 것이 복이 아니라 오히려 화가 될 것을 말하는 것이다. 아무튼 이런 편집상의 차이점은 복음서 저자들이 그 당시 떠돌아다니던 말들을 어떻게 자기들이 전하려는 기별에 맞추어 편집했는가를 보여주는 한 가지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도마복음』에 나온 이 절의 특징은 정치적 어려움이나 종말론적 기대 때문이라기보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그것을 참으로 지키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속세의 삶에서 떠나 아이 없이 사는 독신생활이 더 좋다는 것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예수님 당시 에세네파들은 이미 독신생활을 강조하면서 세상을 떠나 살고 있었다. 물론 앞에서도 몇 번 지적한 것처럼, 속세를 떠난다고 하는 것을 문자적으로만 이해할 필요는 없다. 지리적으로 우리가 속한 사회를 떠나 산이나 숲이나 사막으로 간다는 것뿐 아니라 세속의 가치관, 인습적이고 왜곡된 인생관을 뒤로 하고 새로운 깨달음과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것도 세상을 떠나는 또 하나의 형태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부처님에게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다는 점이다. 부처님이 왕자 시절 공원에 나갔다가 출가하기로 마음을 굳힌 다음 궁으로 돌아오는데, 기사 고타미라는 여인이 그를 보고, “그 어머니는 정말로 복이 있구나. 그 아버지는 정말로 복이 있구나. 이런 남편을 둔 그 아내는 정말로 복이 있구나.”라고 했다. 이에 대해 부처님은 속으로 “마음이 정말로 복될 때가 언제인가? 정욕의 불이 꺼질 때, 망상의 불, 아만과 망념과 모든 욕정과 괴로움이 소멸될 때가 아닌가. 저 여자는 오늘 나에게 좋은 교훈을 가르쳐주었구나. 내가 소멸됨(니르바나, 열반)을 찾고 있으니. 오늘이라도 당장 세속의 삶을 뒤로하고 니르바나를 찾아 나서야 하리.”라고 했다.
물론 예수님의 이야기와 몇 가지 면에서 다르긴 하지만, 여기서도 참된 행복은 세상적 가치를 넘어서서 영원한 것을 추구할 때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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