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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편 II. 인간에 대해 본문

영성수행 비전/헤르메스학

이론편 II. 인간에 대해

柏道 2018. 10. 7. 19:29


II. 인간에 대해



1. 육체 Körper / Phsical body

 

인간은 신의 진정한 반영물Abbild / image로, 우주와 동일한 형상으로 창조되었다. 우주 안의 모든 거대한 것들이 축소된 크기로 인간 안에 반영되었다. 그래서 우주를 가리켜 '대우주Makrokosmos / macrocosm'라 하고 인간을 가리켜 '소우주Mikrokosmos / microcosm'라 하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자연의 전체 과정이 인간 내부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이번 단계의 목적은 이러한 사실을 이해하고 지배하는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다.

 

인간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물리적 과정에 대해서는 각자 알아서 찾아볼 수 있으므로 여기서 설명하지는 않겠다. 여기서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헤르메스학의 관점에서 인간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또한 원소의 영향력이라는 근본 열쇠를 인간과 관련지어 적절하게 사용하는 법을 설명하고자 한다.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14이라는 격언의 참된 진실은, 인간에 대해 연구하는 경우에 명료하게 드러난다. 질문을 던져 보자. 헤르메스학의 관점에서 '건강Gesundheit / health'이란 무엇인가? 바로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헤르메스학의 관점에서 볼 때 건강이란, 몸 안에 작용하고 있는 모든 종류의 힘, 즉 4원소의 기본 속성이 완벽하게 균형Harmonie / harmony을 이룬 상태다. 원소의 불균형Disharmonie / disharmony이 커지면 질병Krankheit / ailment이라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결과가 나타난다. 불균형이 질병의 형태로 나타날 정도가 되면, 이미 몸 안의 원소 작용에 치명적인 장애가 일어난 것이다. 초심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에 완벽하게 집중하는 일이다. 눈에 보이는 몸의 겉모습은 아름다운 옷을 입은 것과 같다. 아름다움이란, 거대한 것에서부터 작은 부분에 이르기 까지 모든 면에서 신성의 특성이다. 아름다움은 원래 우리에게 기쁨을 안겨 주거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좋아하는 것과 혐오하는 것은 원소의 상호작용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영적 발전을 위해서는 진정한 건강이라는 조건이 필요하다. 아름답게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자기 집 즉 자신의 몸을 아름답고 조화롭게 가꿀 일이다.

 

원소는 우리 신체 안에서 우주 보편 법칙에 따라 특정 기능을 수행한다. 원칙적으로 원소의 역할은 '형성Aufbau / construcive'과 '유지Erhaltung / preserving' 그리고 '분해Zersetzung / decomposing'다. 즉 신체를 '형성'하는 부분은 원소의 능동적 측면인 양(+)의 측면이 하는 일이다. 생명을 유지하는 일은 원소들 사이의 연결과 결합 즉 중성적 원소에 의해 이루어진다. 반면 '파괴'하고 '분해'하는 부분은 원소가 갖는 음(-)의 성질이 맡는다.

 

불 원리가 전기적 흐름이라는 양의 형태를 띠면 활동성과 형성, 확장 등의 작용을 한다. 음의 형태를 띠면 반대되는 작용을 한다.

물 원리가 양의 형태를 띠면 몸을 구성하는 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한편 음의 형태를 통해서는 몸 안의 모든 액체를 분해하는 작용에 영향을 준다.

공기 원리는 몸 안에서 작동되는 불의 전기적 흐름과 물의 자기적 흐름을 제어하여 균형을 유지하게 한다. 그래서 공기가 중성적 원소 또는 매개적 원소라고 규정되어 온 것이다.

근본적 열쇠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몸 안에서 세 가지 원소의 영향력과 활동을 유지시키는 것이 흙 원리가 갖는 힘이다. 흙 원리는 양의 방식으로 활기, 강화, 형성, 보존하는 기능을 한다. 음의 방식으로는 반대 작용을 한다. 노화와 성장도 흙 원리에 속한다.

원소가 우리 몸에서 행사하는 힘에는 매우 많은 사례가 있지만, 이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깨달음을 얻은 역사 속의 현자들이 원소의 힘에 대해 특별히 언급한 경우는 없다. 아마도 잘못 설명하게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원소의 힘에 통달해 있었음은 여러 가지 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인체를 세 가지 기본 개념으로 나누었다. 머리는 불 원리, 배는 물 원리, 가슴은 불과 물 사이의 중간자로서 공기 원리에 속한다고 본 것이다. 한 눈에 명확하게 알 수 있을 만큼 정확한 설명 아닌가. 활동적이며 불의 특성을 갖는 모든 일은 머리에서 일어난다. 반대로 물 원리인 축축한 것, 분비물, 체액의 활동 등은 배에서 일어난다. 가슴은 호흡이 기계적으로 일어나는 곳으로 공기 원리에 속하며 동시에 매개적 기능을 한다. 결합을 특징으로 하는 흙 원리는 모든 것을 한데 묶는 힘으로서, 인체를 뼈와 살로 이루어지게 만든다.

 

이제 또 다른 질문을 해보자. 아카샤 또는 에테르 원리는 어떤 방식으로 육체에 드러나는가? 깊이 생각해 보면 누구나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에테르 원리가 가장 조악한 물질의 형태를 띠고 피와 정액 안에 감추어져 있다. 이들 두 가지 실체는 생명을 만들어내는 실체와 생명력 그 자체인데, 아카샤는 이들의 상호작용 안에도 감추어져 있다.

 

앞에서 배운 것처럼, 불 원소는 전기적 흐름을, 물 원소는 자기적 흐름을 만들어낸다. 이 흐름은 각각 두 개의 극, 즉 양극과 음극을 갖는 방사 형태의 선이다. 이들 네 개의 극이 방사형으로 서로 영향력을 주고 받으며 상호작용을 통해 4극 자석이 되는 것이다. 바로 여기서 테트라그람마톤YHVH의 비밀과 일치하게 된다. 인간의 몸에 흐르는 전자기적 흐름이 외부로 발산되는 것을 생명자기Lebensmagnetismus / vital magnetism또는 오드Od15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 있다. 오드를 가리키는 말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오른손잡이는 몸의 오른쪽이 양 즉 전기적이며, 몸의 왼쪽은 음 즉 자기적이다. 왼손잡이는 음양이 반대로 나타난다. 전자기적 흐름이 방출하는 힘은 몸 안에서 작용하는 원소들의 세기 즉 용량에 좌우된다. 몸 안에서 원소의 작용이 조화로울수록 힘의 방출은 강력해진다.

 

여러가지 특별 훈련을 통해 전자기적 흐름과 용량의 힘, 그리고 영향력 즉 오드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이렇게 하려면 이들 법칙에 대한 정확한 이해, 그리고 올바른 태도와 특별 훈련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실천편에서 설명할 것이다.

몸 안의 전기적 흐름과 자기적 흐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전기나 자석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서로 상응하는 개념이다. '상응의 법칙Analogiegesetz / law of analogy'은 헤르메스학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초심자들이 상응성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위대한 기적에 이르는 열쇠를 거머쥔 것이나 다름 없다.

 

음식물 속에는 4원소가 혼합되어 있다. 음식을 섭취하면 몸 안에 보존되어 있던 4원소에 의해 화학 작용이 일어난다. 의학적 관점에서는 호흡과 함께 음식을 섭취하면 연소가 일어난다. 헤르메스학은 이 연소과정Verbrennungsprozess / combustive process안에서 화학작용 이상의 것을 파악한다. 연소 과정을 음식물의 상호 분해로 보는 것인데, 연료를 넣으면 불이 계속 타오르는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따라서 모든 생명은 연료 즉 음식과 호흡을 끊임없이 공급받아야 하는 것이다. 각 원소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원료를 공급받으려면 4원소의 기본 물질이 포함된 여러 음식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한 가지 음식만 먹는다면 우리 몸은 병들게 될 것이다. 한 종류의 음식만 섭취하면 몸 안에 불균형이 생긴다는 뜻이다. 원소는 공기와 음식물을 통해 실체를 유지시킬 물질을 공급받으며, 원소의 작용도 이런 방식으로 계속된다. 이것이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는 자연스러운 방식이다.

 

어떤 원소에 에너지 성분Erhaltungstoff / energy-substance 즉 연료가 부족해지면 그 즉시 반작용이 일어난다. 그 원소가 영향을 주던 모든 기능에 결핍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른 원소들이 모자라서 상대적으로 불 원소가 지나치게 영향력을 행사하면 우리는 갈증을 느끼게 된다. 공기 원소의 경우에는 배고픔, 물 원소의 경우에는 추위를 느끼게 된다. 흙 원소가 지나치면 피곤을 느끼게 된다.

한편 원소가 지나치게 많아져 몸 속에서 남아 돌면 특정 부위가 강화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불 원소를 쓰고 남으면 운동과 활동을 열망하게 된다. 물 원소의 잉여물은 분비 기능을 촉진시킨다. 공기 원소가 남아돌면 몸이 음식물 섭취를 억누른다. 흙 원소는 성생활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 효과가 성적인 측면으로만 나타나지는 않는다. 나이든 사람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육체 활동이나 창작욕이 증가하기도 한다.

 

화학과 연금술의 관점에서 보면, 전기적 흐름과 자기적 흐름은 그 양극성을 통해 유기체와 비유기체 내부에서 산화합물Saure Verbindungen / acid-combination을 만들어낸다. 양의 방향으로는 형성하며, 음의 방향으로는 분해, 소멸, 붕괴시킨다. 신체의 생물학적 기능은 이와 같은 구조를 가지며, 결국 이 모든 것은 생명의 순환으로 귀결된다. 탄생과 성장, 노화와 죽음 등 모든 피조물의 존재와 진화가 여기서 비롯되는 것이다.



2. 식이요법Diät / diet

 

몸 안에서 4원소가 조화를 이루게 하려면 분별 있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원소의 영향력이 균형을 잃으면 특정 원소가 우세해지거나 약화되어 그 즉시 표시가 난다. 이때는 식이요법 등 특별한 조치를 취해, 원소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거나 최소한 바람직한 영향을 주어야 한다. 여러 가지 사안에 따라 다양한 식이요법을 처방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일반인들도 정확한 원인을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오랜 기간의 경험을 통해 이러한 결론에 도달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원소의 불균형이 심해지면, 이 때는 불균형이 아니라 질병으로 취급해야 한다. 균형 상태로 되돌려 몸을 완전히 회복시키려면 보다 과감하고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치료법들은 이러한 원리에 기초한 것이지만, 일일히 열거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자연요법Naturheilverfahren / neturopathy16에서는 목욕(좌욕, 수욕, 족욕), 습포, 찜질, 허브, 마사지 등 열 치료법을 쓴다. 이종요법Allopathie / allopathy17의 경우에는 각 원소에 상응해서 건강을 회복시키는 농축약품을 쓴다. 동종요법Homöopathie / homeopathy18은 '같은 것으로 같은 것을 치료'19하는 방식으로, 치료약을 통해 반대되는 성질의 원소를 자극한다. 징후를 보이는 원소가 양극성에 따라 균형을 되찾게 만드는 것이다. 이들이 쓰는 치료법 중 전기 동종요법이 있다. 질병의 종류에 따라 몸의 전기적 흐름과 자기적 흐름을 적절히 강화시키는 등 직접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원소 사이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이다.

 

이런 식의 치유 방법은 원소의 균형을 되찾는 것이 목표다. 자기요법은 원소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분야로, 조화가 깨진 신체 부위에 전기적 흐름과 자기적 흐름을 증진 또는 전이시켜서 몸 스스로 이들 흐름을 각성시키게 만든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그 힘을 사용할 수 있다. 자세한 설명은 실천현에서 할 것이다.

 

3. 오컬트 인체 해부학Okkulte Anatomie des Körpers / occult anatomy of the body

 

이번에는 신체 기능 전반에 대해 상세하게 살펴 보자. 몸의 각 부위는 상응하는 원소의 효력에 영향을 받지만, 상응하는 부위와 반대되는(양극성) 특정 원소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인간의 신체기관이 시계의 태엽장치와 같아서 전기적-자기적 흐름이 서로 주고받는 식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어떤 기관의 경우에는 전기적 흐름은 안에서 밖으로, 자기적 흐름은 밖에서 안으로 흐른다. 이때 전체 유기체의 기능은 상응성에 따라 균형적으로 작동된다. 이와 반대로 작동하는 기관도 있다. 이 기관들의 경우 전기적 흐름은 밖에서 안으로, 자기적 흐름은 안에서 밖으로 향한다.

 

헤르메스 과학에서는 이와 같은 양극 발산Polstrahlung / polar emanation에 대한 지식을 가리켜 '오컬트 인체 해부학'이라 한다. 오컬트 인체 해부학은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며 지배하려는 모든 수행자에게 너무도 중요한 지식이다.

나는 전기적 흐름과 자기적 흐름의 관점, 즉 작용의 음양이라는 측면에서 오컬트 인체 해부학을 설명할 것이다. 병의 근원을 찾아 몸의 특정 부위에 전기전 흐름이나 자기적 흐름을 처치하는 자기요법 분야에 아주 유익한 정보가 되겠지만, 그 밖의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매우 유익하리라 믿는다.


  • 머리 : 앞부분은 전기적, 뒷부분은 자기적, 오른편은 자기적, 왼편은 전기적, 중앙은 전기적.
  • 눈 : 앞쪽과 뒷부분은 중성, 오른편과 왼편은 전기적, 눈 안쪽은 자기적.
  • 귀 : 앞과 뒤는 중성, 오른편은 자기적, 왼편은 전기적, 안쪽은 중성.
  • 입과 혀 : 앞과 뒤는 중성, 오른편은 자기적, 왼편은 전기적, 안쪽은 중성.
  • 목 : 앞부분과 뒷부분은 자기적 흐름, 오른편은 자기적, 왼편은 전기적, 안쪽은 전기적.
  • 가슴 : 앞쪽은 전자기적, 뒷부분은 전기적, 오른편과 안쪽은 중성, 왼편은 전기적.
  • 배 : 앞쪽은 전기적, 뒤와 오른편은 자기적, 왼편은 전기적, 안쪽은 자기적.
  • 손 : 앞과 뒤는 중성, 오른편은 자기적, 왼편은 전기적, 안쪽은 중성.
  • 오른손의 손가락 : 앞과 뒤는 중성. 오른편과 왼편 모두 전기적. 안쪽은 중성.
  • 왼손의 손가락 : 앞과 뒤는 중성. 오른편과 왼편 모두 전기적. 안쪽은 중성.
  • 발 : 앞과 뒤는 중성, 오른편은 자기적, 왼편은 전기적. 안쪽은 중성.
  • 남성 생식기 : 앞쪽은 전기적, 뒤쪽은 중성. 오른편과 왼편은 중성. 안쪽은 자기적.
  • 여성 생식기 : 앞쪽은 자기적, 뒤편과 오른편과 왼편은 중성. 안쪽은 전기적.
  • 꼬리뼈와 항문 : 앞과 뒷부분은 중성. 오른편과 왼편은 중성. 안쪽은 자기적.

오컬트 인체 해부학을 토대로 4극 자석이라는 열쇠와의 상응성을 더 많이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연금술사들은 인간의 몸이 연금술 과정을 드러내는 가장 완벽한 걸작이자, 진정한 아타노르Athanor / athanor20이며, 현자의 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것으로 몸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고자 한다. 원소에 대한 모든 내용을 다뤘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가장 중요한 측면 즉 4극 자석이라는 핵심을 언급했다. 우리 몸 안에 숨겨진 테트라그람마톤의 비밀을 드러낸 것이다.


4. 물질계grobmaterielle Ebene / physical plane

 

여기서 광물계, 식물계, 동물계 등 물질 세계에 대한 설명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학교에서 다 배웠을 것이니, 남극과 북극이 있다든가, 어떤 원리로 비가 내리게 되는지, 폭풍은 어디서부터 오는지 등 자연 현상의 물리적 과정에 대해서도 논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막 수행을 시작하는 초심자는, 이런 문제보다 원소의 의미와 양극성을 통해 물질계를 이해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물질계의 불, 물, 공기, 흙이 있는 우리 지구에 대해서도 논할 필요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확실하게 알고 있는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심자들은 4원소의 인과법칙을 연구하고 다른 계와의 상응성에 맞춰 올바르게 활용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원소 관련 지식을 활용해 더 높은 게과 접촉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실천편에서 배우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지구에서도 인체와 동일한 방식으로 원소가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우리 몸과의 상응성을 생각해 보면, 원소와의 상응성을 어떻게 파악하면 되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물질계와 원소의 상응성은 우리 몸과의 상응성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앞에서 우리는 신체와 관련된 원소의 특성과 기능에 대해 살펴 보았다. 그리고 가장 섬세한 형태로 원소를 사용하여 큰 기적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제 우리에게 불가능한 일은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흙 원소는 4극자석을 품고 있다. 4극 자석은 나머지 세 원소의 영향력과 양극성을 내포하고 있다. 양의 형태를 띤 불 원리에서 생명의 원리가, 불 원리는 음의 형태를 띠고, 불과 반대되는 원리를 만든다. 공기 원리는 음양의 양극성을 통해 중성적인 균형과 보존의 원리를 구현한다. 응고라는 고유 속성을 지닌 흙 원소는 불과 물이라는 두 가지 주요 원소를 토대로, 곤기 원리의 중성화 작용까지 포괄한다. 이런 점에서 흙 원소야말로 물질 원소 중 가장 조악한 것이라 해야 마땅하다. 몸과 관련해 언급했듯이, 불 원소와 물 원소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기적 흐름과 전기적 흐름 등 두 가지 기본 흐름이 생성된다. 이들은 동일한 법칙에 따라 몸 안에서 생성되며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물질적인 의미의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두 가지 기본 원소와 이들이 생성하는 두 흐름을 통해 유발된다. 두 원소는 광물계, 식물계, 동물계 등 지구의 안팎에서 일어나는 모든 화학 작용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여기서 우리는 지구의 중심에는 전기적 흐름이, 지구 표면에는 자기적 흐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추정해 볼 수 있다. 물 원리의 속상인 수축력도 같은 역할을 하지만, 지구 표면의 자기적 흐름 역시 모든 물질과 고체 혼합물을 끌어당겨 고정시킨다.

 

몸의 고유한 특성은 원소들의 혼합 구성에 좌우된다. 이 특성을 따라 각 물체는 특정한 전기적 흐름을 발산하게 되는데, 이것을 가리켜 '전자 진동Elektronenschwingungen / electron vibration'이라 한다. 물질계 전체에 존재하는 일반적인 자기적 흐름은 각 물체가 지닌 고유한 전자적 진동에 대해 인력을 행사한다. 이 인력을 우리는 '무게Gewicht / weight'라고 부른다. 결국 무게란 지구 인력의 다른 이름인 것이다. 알다시피 철과 니켈의 인력 작용은 지구 전체에서 거시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을 축소시킨 모형에 불과하다. 지구에서 작동하는 자기와 전기는 4극 자석의 겉모습일 뿐이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자기의 극성을 임의로 변환시켜 전기를 만들 수 있으며, 기계적 방법으로 전기를 이용해 자기를 생성할 수도 있다. 어떤 힘을 다른 힘으로 변환하는 것은 연금술이나 마법에 속하는 일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일반화되어 물리학에 속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물리학에서도 4극 자석을 사용하는 것이다.

 

헤르메스학에서는 "위에서와 같이 아래에서도 그러하다"는 법칙을 통해, 육체와 물질계의 전기적 흐름과 자기적 흐름을 이해한다. 원소의 에너지, 그리고 온 천지에 가득한 테트라그람마톤의 비밀을 어떻게 사용할지 깨우친 수행자들은 이제 물질계에서 위대한 일을 성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이런 일을 '기적'이라 부른다. 그러나 마법사에게 기적은 없다. 아무리 기이한 일이라도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 위에서 일어나는 번성함, 무르익음, 생명 그리고 죽음은 모두 여기서 설명한 법칙에 따라 일어난다. 그러므로 마법사에게 '죽음'이란 '무(無)Nichts / nothingness'로 되돌아가는 소멸이 아니다. 죽음 또는 소멸은 어떤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옮겨가는 것일 뿐이다.

물질 세계는 '에테르'라고 알려진 아카샤 원리에서 생겨났다. 물질계는 아카샤 원리에 의해 통제되고 유지된다. 생각해 보라. 라디오, 전보, 전화, 텔레비전 등 원거리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발명품은 전기적-자기적 흐름의 이동으로 설명할 수 있다. 미래의 발명품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모두 전기적-자기적 흐름 덕분에 가능한 것이다. 기본 원리와 기본 법칙은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동일하다.


전기적 또는 자기적 흐름이 물질계에 미치는 영향만으로도 광범위하고 흥미진진한 책을 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입문의 길을 가기로 한 독자가 기본 원리에 대해 연구를 계속한다면, 다양한 힘의 차이와 그 속성에 대해 스스로 깨우치게 될 것이다. 지식이라는 값진 열매로 노력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5. 혼Seele / soul 또는 아스트랄체Astralkörper / astral body21




인간의 혼(魂)은 에테르의 미세한 진동 또는 아카샤 원리로부터 태어난다. 원소의 미세한 진동과 전기적-자기적 흐름의 양극성을 통해 혼이 생겨나는 것이다. 원소는 아스트랄체에서와 동일한 방식으로 육체에서도 기능한다. 4극 자석은 고유한 특성을 통해 혼과 육체를 연결하거나 통합시킨다. 육체에서처럼 원소의 전자기적 영향으로 통합이 일어나는 것이다. 마법에서는 이러한 원소의 작용, 즉 혼의 전자기적 흐름을 가리켜 '아스트랄 매트릭스Astralmatrize / astral matrix'22 또는 '생기Leben / life'23라 부른다. 아스트랄 매트릭스 또는 혼의 전자기적 흐름은 육체와 혼 사이의 연결체로, 은비학 분야에서 말하는 오라Auro / aura와는 다른 것이다. 오라에 대해서는 뒤에서 설명할 것이다.


각 원소 원리가 혼에서는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펴 보자. 불 원리는 형성 작용을 담당하며, 물 원리는 생명력을, 공기 원리는 균형을, 흙 원리는 성장과 유지를 담당한다. 아스트랄체Astralkörper / astral body에서도 육체와 동일한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다.

 

인간은 다섯 가지 원소에 상응하는 오감을 타고났다. 아스트랄체(혼)도 육체 감각의 도움을 받아 물리적 세계를 지각하는 데 오감을 활용할 수 있다. 아스트랄체와 육체가 오감을 통해 지각하고 작용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불멸하는 '영(靈)Geist / spirit'덕분이다. 영이 불멸인 이유에 대해서는 뒤에서 설명하기로 한다. 영이 혼의 내부에서 활동하지 않으면, 아스트랄체는 생명을 잃고 원래 구성요소인 원소로 분해될 것이다.

 

한편 영은 혼을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불멸의 영이 지닌 모든 특성은 아스트랄체 내애서 활동한다. 혼이야 말로 영의 모든 속성이 활동하는 자리인 셈이다. 영의 발전 수준과 성숙도에 따라 영의 전기적-자기적 흐름의 진동이 달라진다. 종류가 다른 진동이 혼을 통해 네 가지 기질로 드러나게 되는데, 두드러지는 원소의 종류에 따라 담즙질cholerisch / choleric, 다혈질sanguinisch / sanguine, 우울질melancholisch / melancholic, 점액질phlegmatisch / phlehmatic 등으로 구별된다.24 담즙질은 불 원소에서, 다혈질은 공기, 우울질은 물, 점액질은 흙 원소에서 비롯되는 기질이다. 해당 원소의 세기와 진동에 따라, 각 속성 안에서 해당 흐름의 세기, 에너지, 확장성 등이 상응하여 달라진다.

 

사람의 기질을 결정하는 4원소는 각각 양의 측면에서 좋은 특성을, 음의 측면에서는 나쁜 특성을 부여한다. 원소가 기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열거하자면 너무 장황할 것이므로, 수행자 스스로 명상하면서 더 많은 내용을 찾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입문의 특별한 목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 담즙질은 양의 형태로는 활동성, 열정, 열의, 결단력, 용기, 창조적 에너지, 부지런함 등. 음의 형태로는 폭음, 폭식, 질투, 격정, 성급함, 무절제, 파괴적 성향 등.
  • 다혈질은 양의 형태로는 통찰력, 근면함, 명랑, 재치, 친절한 마음, 명료함, 태평함, 쾌활함, 민첩함, 낙천적 성격, 열정, 독립심, 믿음직함 등. 부정적 형태로는 자주 모욕감이나 치욕을 느끼고 수다벽이 있으며, 인내력 결핍, 장난기가 많고 교활함, 말이 장황하고 정직하지 못하며 변덕이 심함.
  • 우울질의 장점은 고결하고 겸손하며 동정심이 많고 헌신적이다. 진지함, 온순함, 열정, 충성심, 이해심 등. 심사숙고하며 조용하고 남을 잘 믿고 쉽게 용서하며 부드러움. 음의 형태로는 냉담, 의기소침, 무관심, 수줍음, 게으름 등.
  • 점액질은 양의 형태로는 고결함, 덕망, 인내심, 신중함, 결단력, 견실함, 진지함, 꼼꼼함, 철저함, 집중력, 절제심, 정확함 등. 말이 적고 객관적이며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 신중하다. 한편 저항적이며 자기 과신의 경향을 보인다. 부정적 측면으로는 무미건조하고 비도덕적이며 염세적이다. 답답할 만큼 둔하며 느리고 게으르기도 하다. 신뢰할 만하지 못하며 말이 없다.

각 기질의 특성은 두드러지는 속성에 따라 한 사람의 성격을 형성하는 기초가 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특성의 강도는 전기적-자기적 흐름이라는 양극성에 좌우된다. 이러한 기질의 전반적 영향력이 밖으로 발산되기에 이르는데, 이것을 오라Aura / aura라 한다. 오라와 아스트랄 매트릭스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아스트랄 매트릭스는 육체와 혼 사이의 견결체인 반면, 오라는 원소들의 영향력이 다양한 성질로 발산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오라의 형태는 음과 양 둘 중 하나다. 그런데 혼 전체에서 이러한 발산이 일어날 때 특정한 색깔에 상응하는 진동이 생성된다. 수행자는 이 색깔에 근거하여, 아스트랄체의 눈으로 자신과 다른 존재의 오라를 정확하게 알아볼 수 있다. 아스트랄체의 눈으로 오라를 볼 수 있게 되면 사람의 기본 성격을 확인할 수 있으며, 혼의 진동이 어떤 극성을 가지고 어떤 작용을 하는지 느낄 수 있다. 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알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자기성찰과 관련된 실천편에서 자세히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아무튼 기질은 성격에 영향을 주며, 기질과 성격은 그 총체적인 결과물로 혼의 발산 즉 오라를 형성한다. 그래서 고위 마법사나 성인의 그림에 늘 후광(後光)을 그려넣는 것이다. 이 후광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오라와 같은 것이다.

 

성격, 기질, 전자기적 흐름의 작용 이외에도 아스트랄체는 뇌 안에 두 개의 중추를 두고 있다. 하나는 일반적인 의식이 자리하는 대뇌다. 한편 일반적 의식과 대립하는 잠재의식은 소뇌에 자리한다. 이들의 기능에 대해서는 '영'을 다룰 때 자세히 설명하겠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혼도 육체와 똑같은 방식으로 원소에 따라 구분된다. 아스트랄적 기능, 에너지, 고유한 특성 등이 각각 특정 중추에 자리잡고 있으며, 이들 중추는 원소와 상응한다. 이것이 인도 철학에서 말하는 '연꽃' 즉 차크라chakra25다. 차크라를 각성시키는 행위를 가리켜 힌두의 교리에서는 쿤달리니 요가kundalini yoga라고 한다. 이 문제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관련 문헌에서 필요한 정보를 모두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니, 여기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각 중추의 위치와 원소와의 상응에 대해서만 설명하도록 하겠다. 가장 아래쪽 부분인 물라다라muladhara 즉 흙 중추에는 영혼의 가장 아래 부분이 위치한다. 그리고 다음은 물 중추로 성기 부위에 위치하며, 스와디스타나swadisthana라고 부른다. 혼의 중심인 불 중추는 배꼽 부위에 위치하며, 마니푸라manipura이다. 균형의 원소인 공기 중추는 심장 부위에 자리잡고 있으며, 아나하타anahata라고 부른다. 에테르 또는 아카샤 원리의 중추는 목 부위에 있으며, 비슈다vishuddha라고 부른다. 그리고 의지와 지성에 관계되는 또 다른 중추가 있는데, 눈썹 사이에 있으며 아즈나ajna라 한다. 또한 가장 높고 신성한 중추로 천 개의 꽃잎을 가진 연꽃 사하스라라sahsrara가 있는데, 다른 중추의 모든 에너지가 비롯되는 근원으로서 각 중추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최고의 중추인 꼭대기에서 시작하여 목을 거쳐 가장 아래쪽 흙 중추까지, 수슘나sushumna 즉 아카샤 원리가 마치 수로를 통과하듯 등줄기를 따라 내려온다. 이것이 모든 중추를 연결하고 통제하는 임무를 맡는다. 나중에 각 중추에서 이 '뱀의 힘Schlangenkraft / serpent power'을 불러일으키는 문제에 대해 다시 언급할 것이다. 혼 안에 존재하는 음양의 극성을 통해 원소의 연계성을 파악하고 명료한 시각을 확립했다면, 혼에 대한 이론 공부는 충분히 다한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혼은 물론 육체가 영원 불멸한 4극 자석의 법칙 즉 테트라그람마톤의 비밀에 종속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원소의 영향력은 혼과 육체 안에서 작동하면서 그 보존과 파괴를 지배한다. 이 문제에 대해 주의 깊에 명상한다면, 육체와 영혼의 기능에 대해 확실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근원적 법칙에 따라 육체와 영혼이 어떻게 상호 작용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올바른 개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6. 아스트랄계astral Ebene / astral plane

 

아스트랄계는 종종 4차원이라 표현되곤 하는데, 4원소로 창조되었으며 조밀도Dichtigkeitsgred / density26가 다른 아카샤 원리이다. 결국 아스트랄계는 근원과 규칙, 생명을 갖는 모든 것의 기초가 된다. 또한 물질계에서 과거에 일어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의 기초이기도 하다. 앞에서 말했듯이 아카샤는 가장 섬세한 형태를 띠고 있는 에테르이다. 에테르는 서로 다른 물질들 사이에서 전기적-자기적 진동을 전달하는 물질이다. 따라서 아카샤는 진동의 영역이다. 여기서 빛, 소리, 색, 리듬, 그리고 모든 피조물의 생명이 탄생한다. 이처럼 아카샤는 모든 존재의 근원이기 때문에 모든 것은 그 안에서 자신의 반영물을 발견할 수 있다. 과거의 모든 것, 현재의 모든 것, 미래의 모든 것이 그 안에 반영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아스트랄계 안에서 시작도 끝도 없으며 시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은 영원자Ewige / eternal의 방출을 볼 수 있다. 아스트랄계에 들어선 수행자는 과거든 현재든 미래든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제쯤 이러한 지각 능력을 갖게 될지는 자신의 완성도에 달려 있다.

 

종교인, 은비학자, 심령주의자는 대부분 아스트랄계를 가리켜 '저 세상Jenseits / the beyond'이라 부른다. 그러나 마법사는 이 삶과 저 삶, 이 세계와 저 세계 같은 구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으며, 따라서 죽음의 공포를 느끼지 않는다. 이런 개념은 마법사에게 맞지 않는다. 원소들의 분해 작용이나 갑작스런 충격에 의해 아스트랄 매트릭스가 없어졌다고 하자. 보통 우리는 이것을 죽음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지상 세계에서 아스트랄 세계로 이동하는 것뿐이다. 이 법칙을 잘기억하라.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죽음이 두렵지 않을 것이다.

 

원소를 지배하면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지만, 특히 아스트랄 매트릭스를 느슨하게 만들어 지상의 껍질Hülle / shell에서 아스트랄체를 자유롭게 분리할 수도 있다. 아주 먼 지역을 방문할 수도 있고 아스트랄체로 다른 계를 넘나들 수도 있다. 성인Heilige / saint들이 동시에 여러 장소에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스트랄계에는 다양한 거주자가 있다. 우선 지상 세계에서 떠나지 않고 서성대는 망자(亡者)들이 있다. 그들은 영적 수준에 따라 아스트랄체의 조밀도에 상응하는 지역에 살게 된다. 아마도 이것이 수많은 종교에서 이야기하는 천국과 지옥이겠지만, 이것은 그저 상징에 불과하다. 완벽하고 고귀하며 순수한 존재일수록 더 깨끗하고 밀도가 높은 곳에 거주하게 된다. 아스트랄계의 고유한 진동수Schwingungsgrad / frequency of vibration에 이를 때까지, 즉 아스트랄계의 수준과 일치할 때까지 점차적으로 아스트랄체 분해가 시작된다. 이 일치화 과정은 각 존재가 지상에서 도달한 영적 성숙과 완성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아스트랄계에는 그 밖에도 다른 존재들이 살고 있다. 여기서는 그냥 몇몇 존재만 언급하고 지나가겠다. 우선은 엘리멘터리Elementar / elementary27가 있는데, 이들은 지배적인 원소의 진동에 따라 하나 또는 몇 가지 속성을 갖는 존재다. 엘리멘터리는 인간의 고유 진동, 즉 사람들이 아스트랄계로 방출하는 진동과 동일한 진동대를 가지고 있다. 이미 일정한 지적 수준에 도달한 엘리멘터리도 있다. 어떤 마법사들은 이들의 저급한 힘을 이기적인 목적에 이용하기도 한다.

 

또 라르바Larve / larva라는 존재도 있다. 아들은 아스트랄 매트릭스가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강렬한 감정을 일어킬 때 생겨난다. 라르바는 진짜 존재가 아니다. 아스트랄계의 가장 저급한 수준에서 동물적 격정을 통해 생명을 부지하는 형상일 뿐이다. 라르바는 자기 보존능력이 뛰어나서, 감응하기 쉬운 감정 상태를 가진 사람들에게 들러 붙는다. 인간 안에 잠자고 있는 격정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불러 일으키고 불타오르게 한다. 이 같은 꾀임에 넘어가 격정 상태에 빠지게 되면, 라르바는 여기서 분출되는 감정을 자양분 삼아 살아남고 스스로를 강화한다. 아스트랄계의 가장 낮은 차원에서는 심한 격정에 시달리는 사람들과 이들의 싸움이 계속된다.

 

마법의 영역에서 원소를 지배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각 원소와 관계된 감정에 대해서는 실천편의 자기성찰 단계에서 더 자세하게 다루기로 하자. 그 밖에 마법을 통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엘리멘터리와 라르바도 있다. 이 또한 실천편에서 공부하기로 하자.

 

입문자들이 아스트랄계에서 정말 자주 만나게 되는 존재가 4원소의 순수 원소 존재들이다. 불 원소는 살라만드라salamadra, 공기 원소는 실푸스sylphus, 물 원소는 닉스nix, 또는 운디나undina, 흙 원소는 그노무스gnomus다.28 이들은 아스트랄계와 지구의 원소들을 연결하는 존재다. 어떻게 이들을 만나고 지배할 것인지, 또 이들의 도움을 받아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실천편 5단계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겠다.

 

그 밖에도 사티로스Satyre / satyr, 숲의 요정Waldjungfrau / wood nymph, 물의 요정Wassermännchen / water sprite등이 있다. 이 모든 것이 동화처럼 느껴지는가? 그러나 지상의 모든 존재가 실재인 것처럼 아들은 아스트랄계의 실재다. 마법사는 투시안을 통해 이 존재들을 볼 수 있으며, 능력을 갖춰 이들과 접촉할 수도 있다. 그러니 이들이 존재하는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들과 만나려면 우선 일정한 수준에 도달해야 하며, 그 방법도 배워야 한다.


7. 영Geist / spirit

 

앞에서 우리는 인간이 신의 형상에 따라 창조되었으며, 육체와 혼과 영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또한 육체와 혼은 영의 껍질이자 덧없은 임시 거처일 뿐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불멸하는 부분이며 신의 형상을 띠고 있는 것은 오직 영 뿐이다. 신성하며 불멸이고 영원히 죽지 않는 어떤 것을 정의하고 이것에 적합한 용어를 붙이는 일은 그리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도 4극 자석의 도움을 받아 이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다.

 

존재이자 지고의 근본 원리Urprinzip / premodial principle(아카샤)인 '제 1정신Urgeiststoff / prime spiritual substance'으로부터 영이 생겨났다. 영 즉 영적인 자아는 불멸의 영에 속해 있는 4원소의 고유 속성을 지니며 신의 형상에 따라 창조된 것이다.

 

불 원리는 충동적 측면인 의지Wille / will를 나타낸다. 공기 원리는 지성Intellekt / intellect으로 자신을 드러내며, 물 원리는 생명력Leben / life과 감정Gefühl / feeling으로 나타난다. 흙 원리는 자아의 의식 안에서 이 세 가지 원소의 통합체로서 발현된다.

 

영이 지니는 여러 속성들은 모두 이 네 가지 근본 원리에 기초를 두고 있다. 다섯 번째 원리인 에테르 원리(아카샤)가 발현되는 형태를 보면, 가장 높은 측면은 신앙이며 가장 저급한 형태는 자기보호 본능이다. 4원소 원리는 각각 양극성 또는 음양에 상응하는 법칙에 따라 다양한 측면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들이 모두 함께 자아 또는 영을 형성하는 것이다. 다음과 같이 그 상응성을 정리할 수 있다.


  • 불 원리 : 에너지와 능력, 격정
  • 공기 원리 : 기억, 판단력, 식별력
  • 물 원리 : 의식과 직관
  • 흙 원리 : 이기주의, 자기보호 본능, 번식

원소와 관련한 영의 특성을 일일히 열거하자면 너무 길어질 것이다. 초심자들은 4극 자석과의 상응 법칙을 부지런히 연구하고 깊이 명상해야 한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므로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래야만 관련 원소를 파악하고 지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육체와 혼, 영에 대해 설명하면서 인간의 가장 완벽한 모습이 무엇인지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제는 마법과 신비주의 등 모든 종류의 비밀을 실천하는 '입문'에 있어서 자신의 소우주를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29 대부분의 책이 이처럼 중요한 기초를 간과하고 넘어간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8. 멘탈계mental Ebene / metal plane

 

육체가 물질계에 속해 있고 아스트랄체(혼)가 아스트랄계에 속해 있듯이, 영 또한 자신의 계를 갖는데 이것을 멘탈계 또는 멘탈 차원Mentalsphäre / mental sphere이라 한다. 멘탈계는 영적인 에너지와 힘이 존재하는 '영의 차원'인 것이다.

 

물질계와 아스트랄계는 아카샤라는 근본 원리에서 비롯된 4원소로 만들어졌다. 멘탈계 역시 동일한 토대 위에서 생성됬다. 즉 영적인 아카샤 원리의 산물인 거이다. 영은 적절한 작용을 통해 자신의 내부에 4극 자석을 만들며, 아스트랄체와 마찬가지로 전자기적 흐름을 발산한다. 이 흐름은 원소의 활동과 양극성에 따른 결과다 멘탈체Mentalkörper / mental body는 이런식으로 멘탈계 또는 영계Geistessphäre / spiritual sphere에서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아스트랄체의 전자기적 흐름이 아스트랄 매트릭스 즉 아스트랄 오드Astralod / astral od인 것과 마찬가지로, 멘탈계의 전자기적 흐름은 맨탈 매트릭스이다. 멘틀 매트릭스는 멘탈체와 아스트랄체를 잇는 연결체 즉 멘탈 질료Mentalstoff / menral substance이며 조밀도가 가장 높은 아카샤라 할 수 있다. 멘탈 매트릭스는 아스트랄체 안에서 영의 활동을 통제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멘탈 매트릭스는 전자기적이다. 생각Gedanke / thought이나 관념Idee / idea이 도랑을 따라 가듯(영의) 의식으로 이동하게 한다. 이처럼 멘탈 매트릭스(멘탈 오드)는 두 개의 극을 갖고 있는 흐름으로, 인간의 몸 안에서 가장 조밀한 물질이다.

 

멘탈 차원은 생각의 영역으로, 그 근원은 관념의 세계인 영의 아카샤다. 모든 생각은 그 특성에 따라 규정적 형태의 기초 관념이 선행한다. 모든 생각은 에테르 원리나 멘탈 매트릭스를 통해 사고 형식Gedankenform / thought form이나 영상의 형태로 자의식에 도달하게 된다. 자신이 생각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근원은 따로 있다는 이야기이다. 즉 모든 생각의 근원은 지고의 영역인 아카샤 또는 멘탈계다. 인간의 영혼은 일종의 수신기로, 자신이 처한 위치와 상황에 맞춰 '관념의 세계Ideenwelt / world of ideas'로부터 생각을 수신한다. 이 세계는 그야말로 '모든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발명이라고 이름 붙인 모든 것, 간단히 말해서 인간이 스스로 창조했다고 믿는 모든 것은 이 관념의 세계로부터 온 것이다. 관념의 세계로부터 새로운 생각을 수신하는 것은 영혼의 자세와 성숙도에 달려 있다. 생각은 완전무결하게 순수한 원소로 되어 있다. 특히 추상적 사고일 때는 더 그러하다. 관념의 세계로부터 받아들인 여러 가지 생각이 혼합된 경우에는 각 원소의 형태와 발산에 서로 영향을 끼친다. 오직 추상적 사고만이 순수한 원소로 이루어지며 순수한 극성을 발산한다. 원인적 세계에서 직접 내려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순수하게 전기적인 것, 순수하게 자기적인 것, 차별성이 없는 중립적 사고 등이 존재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멘탈 차원에 있는 모든 생각은 그 관념에 따라 자신만의 모양과 색깔, 진동을 가지고 있다. 4극 자석은 이들 생각을 의식으로 전송해서 실재화시킨다. 물질계 안의 모든 피조물은 관념의 세계에 바탕을 두고 생각과 영 의식을 통해 창조된 반영물이다. 추상적이지 않은 관념은 전기적 사고, 자기적 사고, 전자기적 사고 등 몇 가지 형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사고형식은 생각 속에 존재하는 원소의 속성이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물질계는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받는다. 사라지거나 변하기 쉬운 아스트랄계는 공간에 구속된다. 멘탈계는 시간과 공간의 제한이 없다. 영의 속성에도 동일한 법칙이 적용된다. 그러나 멘탈 매트릭스와 아스트랄 매트릭스를 통해 아스트랄체 또는 육체와 연결되면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받게 된다. 결국 의식이 생각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특정한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사람마다 정신적 발달 수준에 따라 사고 맥락Gedankengänge / train of thought이 모두 다르다. 영적으로 성숙하고 발달한 사람일수록 영 안에서 사고형식이 빨리 형성된다.

 

멘탈계에서는 사고형식 이외에도 많은 존재들이 살고 있다. 우선 원소에 의해 아스트랄체가 분해된 망자들이 정신의 완성도에 따라 적합한 지역을 할당받아 거주한다.

멘탈계는 이른바 엘리멘탈Elemental / elemental의 영역이기도 하다. 이들은 인간이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강렬하게 생각함에 따라 생기는 존재다.

스스로의 힘으로 형태를 갖추거나 아스트랄 외피를 가질 정도로는 응축되지 않은 엘리멘탈도 있다. 이런 경우 이들의 영향력은 멘탈차원으로만 제한된다. 사고형식이 하나 또는 여러가지 관념을 토대로 생겨나는 반면, 엘리멘탈은 일정한 양의 의식이 모여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 그러나 엘리멘탈은 자기 보호 본능을 갖고 있는 점이 특별할 뿐, 다른 멘탈 생명체들과 거의 구별할 수 없다. 심지어는 사고형식과 모양이 동일한 경우도 있다. 수행을 하다 보면 종종 엘리멘탈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이들을 어떻게 만들고 유지할 것인지, 어떤 목적을 위해 활용할 것인지 하는 문제는 실천편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멘탈계에 사는 여러 가지 존재에 대해 아직 할 말이 많이 남아 있지만, 지금까지 설명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수행을 북돋우고 멘탈계의 개요를 파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9. 진리Wahrheit / truth


이제 육체, 아스트랄체, 멘탈체로 이루어진 인간이라는 소우주에서 눈을 돌려, 초심자가 반드시 풀어야 하는 또 다른 문제로 넘어가 보자. 우선 진리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많은 철학자들이 관심을 기울여 온 이 문제에 대해 우리도 생각해 보자.

 

이 책애서는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진리만을 다룰 것이다. 진리는 각자의 인식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의 인식은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진리를 일반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신만의 관점과 성숙 수준, 그리고 인식 범위에 따라 진심으로 그렇다고 여기는 '자신만의 진리'를 갖게 되는 것이다. 오직 소우주와 대우주의 절대 법칙을 이해하고 지배하는 자만이 절대 진리에 대해 말할 자격이 있다. 절대 진리에는 모든 사람이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생명, 의지, 기억, 지성이 있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진정한 마법사라 해도, 영적으로 일정한 성숙 수준에 도달하지 않은 사람에게 진리를 받아들이게 할 수는 없다. 따라서 높은 차원의 진리를 갈구하며 숙고하려는 사람이 아닌데도 그를 붙들고 보다 높은 차원의 진리에 대해 논하는 것은 쓸데 없는 짓이다. 모든 사람을 똑같이 고려해야 한다는 것은 마법의 관점에서 볼 때 잘못된 시각이다. "돼지에게 진주를 던져 주지 말라"30는 예수의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지혜Weisheit / wisdom와 지식Wissen / knowledge의 구별도 진리의 영역에 속한다. 지식이란 영적 성숙도, 이해력, 지능, 기억력 등에 따라 확장되는 것이지, 도서, 교육, 의사소통 등의 경험을 통해 확장되는 것이 아니다.

지혜와 지식은 일치하는 부분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다. 지식은 얻는 것보다 지혜를 얻는 것이 훨씬 어렵다. 지혜는 지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혜의 근원은 무엇일까. 궁극의 원인이자 아카샤인 신, 물질계-아스트랄계-멘탈계에 편재하는 신 안에서 지혜가 비롯된다. 따라서 지혜는 지성이나 기억력과는 상관없이 각 개인의 영적 수준, 순수함, 인격의 완성에 좌우된다. '나 자신'의 발달 상태를 곧 지혜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인식Erkenntnis / cognizance'은 지성뿐 아니라 직관Intuition / intuion과 영감Inspiration / inspiration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 결국 지혜의 수준이 한 인간의 발달 수준을 총체적으로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식을 무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지식과 지혜는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지혜뿐 아니라 지식을 얻는 데도 힘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영적 발전에 이르려면 둘 중 하나라도 뒤처지면 안 될 터이다.

 

지식과 지혜가 함께 발전할 때, 비로소 대우주와 소우주의 모든 법칙을 깨닫고 영적 발전에 활용할 가능성을 얻게 된다. 지혜뿐 아니라 지식이라는 측면에서도, 다시 말해 양극성의 통일이라는 관점에서 이루게 될 것이다.

 

모든 법칙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열쇠는 모든 차원에 내재된 테트라그람마톤 즉 4극 자석의 비밀이다. 이것은 모든 문제와 모든 법칙을 풀 수 있는, 또한 모든 진리에 적용되는 보편 법칙이다. 이 열쇠의 사용법만 이해하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시간이 흘러서 영적 발전을 이루고 헤르메스 과학을 통해 스스로를 완성하게 되면, 이 열쇠의 다른 측면에 대해서도 배우고 깨달아 불변 법칙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어둠과 불확실성 속에서 헤매는 대신, 그 어떤 무지도 돌파할 수 있는 빛을 손에 가득 쥐게 될 것이다. 진리에 대해 어떤 시각이 필요한지는 이것으로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한다.

 

10. 종교Religion / religion

 

이제 막 입문을 하게 된 마법사는 일반 종교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게 된다. 우선 모든 종교가 '선'의 측면뿐 아니라 '어둠'의 측면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것을 취하고 결점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된다. 모든 종교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경의를 표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뜻이다.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등 모든 종교는 나름대로 '신의 원리'를 가지고 있다. 마법사는 자신의 종교에 신실해야 한다. 그러나 교회가 제시하는 제도적인 도그마Dogma / dogma에 만족하지 못하고 신의 작업장Werkstatt Gottes / god's workshop에 더 깊이 파고들어가려 애쓰는 것이 당연하다. 사실 우리들이 입문하는 목적이 바로 이것이다. 마법사는 우주 보편 법칙에 따라 '보편적 이데올로기Universale Weltanschauung / univeral ideology'를 세워야 한다. 그것이 마법사에게 진정한 종교가 될 것이다. 종교인은 자신의 종교가 가진 약점을 무시한 채, 최고의 종교라며 최선을 다해 선전한다. 결국 모든 종교가 상호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개인의 영적 성숙에 따라 깨닫게 되는 것이다. 마법사로서 지켜야 할 도리가 여기서 시작된다. 다른 사람의 종교나 믿음과 대립한다던가, 타인이 진리라 믿고 있는 바를 단념시키려 한다든가, 그들을 비난 또는 비판하지 말아야 한다.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영혼 깊숙한 곳으로부터 광신도와 무신론자에게 연민을 가지면 된다. 누구나 자신만의 믿음을 가질 수 있으며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모두가 이 원리를 충실하게 지킨다면 세상의 모든 증오와 종교적 갈등이 사라질 것이며, 생각의 차이가 있어도 모든 철학과 종교가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에 맞닥드릴 때가 있다. 물질주의와 도그마에 만족하지 못하고 영적 양식을 갈망하며 조언과 깨달음을 찾아나선 구도자를 만나게 되는 경우다. 이때 마법사는 자신의 통찰력을 동원해 구도자를 이끌어줄 의무를 지게 된다. 영적 보물을 나누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말고 그를 빛으로 인도해야 하는 것이다.


11. 신Gott / God

 

원시시대부터 인류는 고차원의 초감각적인 대상을 숭배해왔는데, 인격화된 것도 있고 비인격적인 대상도 있다. 그것이 곧 신이라는 개념이다. 자신이 파악하거나 이해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더 높은 어떤 힘에 종속되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민족신, 선한 존재, 악한 존재(악마) 등의 개념이 여기서 생겨났으며, 점차 여러 신과 천사, 귀신, 유령 등을 섬기게 되었다. 숭배의 대상이 실제로 살아 있든 상상 속에만 있든, 특정 민족이나 종족의 집단 심리가 반영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신의 개념은 문명이 발달하면서 점차 희미해졌다. 예전에는 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불가사의한 일도 이제는 현대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아무튼 인류 역사를 훑어보며 신에 대한 다양한 믿음을 상세하게 설명하려 해도 책 몇 권 분량은 될 것이다.

 

이제 마법의 관점에서 신의 개념을 생각해 보자. 보통 사람에게 신은 불확실성으로부터 벗어나 방황하지 않도록 영혼을 지탱해주거나, 영적인 문제를 언급할 때 쓰이는 중심 개념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신은 이해할 수도 인지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존재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마법사에게는 문제가 다르다. 마법사는 신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자신의 신성을 존중하고 또 높이 평가한다. 자신이 신의 형상대로 창조되었으며 따라서 신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마법사는 신성을 지닌 존재, 즉 신인(神人)Gottmensch / god-man이 되는 것을 최고의 이상과 의무이자 가장 거룩한 목표로 삼는다. 나중에 이 고귀한 목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신과 하나가 되는 '합일Synthese / synthesis'은 신의 개념을 발전시킴으로써 이루어 진다. 일단 가장 낮은 단계부터 시작해 우주의 영Universal / universal Spirit과 합일하는 가장 높은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 다음에 개체성을 포기하거나 유지하는 문제는 각자의 재량에 달려 있다. 이처럼 위대한 경지에 이른 존재는 대부분 신성한 임무를 띠고 다시 세상에 오게 된다.

신성과 합일하기 위해 상승하는 마법사는 곧 '신비가(神泌家)Mystiker / mystic'이다. 개체성을 스스로 포기하면 그는 소멸된다. 이것을 '비의적인 죽음mystischen Tod / mystic death'31이라고 한다.

 

이제 우리는 진정한 입문이 비의적인 길도 마법적인 길도 아님을 알게 되었다. 진정한 입문이란 이들 두 개념이 연결된 것이다. 가장 낮은 단계부터 차근차근 수행하지 않고도, 명상이나 기타 다른 영적 경험을 통해 가장 높은 단계에 직접 관련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초등학교를 다니지 않은 채 곧바로 대학에 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진정한 입문이라 할 수 없다. 교육이 균형을 잃으면 매우 곤란한 결과가 생기며, 과감하게 교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물론 개인의 자질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문제를 더듬어 올라가다 보면 결국 동양의 전통으로 귀착된다. 그들은 물질계와 아스트랄계를 '마야maya 즉 미망Täuschung / illusion'이라고 생각해서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 문제는 이 책의 관심 영역을 넘어서므로 자세하게 이야기 하지 않으려 한다. 계획을 잘 세워서 단계별로 발전해 나간다면 실패하거나 심각한 결과에 빠지는 일이 없을 것이다. 성숙 과정이 더디기는 하지만, 이것이 안전하다.

 

신의 개념으로는 예수, 부처, 브라마, 알라 등 그 무엇을 선택하든 재량 것 하면 된다. 자신이 정한 신 개념이 입문의 모든 것을 좌우한다. 충만한 사랑으로 자신의 신에게 다가서는 것, 이것이야말로 순수한 비의다. 대부분의 요가에서는 신의 한 가지 측면에만 주목한다. 박티bhakti 요가에서는 사랑과 헌신만을, 라자raja 요가와 하타hatha 요가에서는 자기통제와 의지만을 갸나jnana 요가에서는 지혜와 지성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마법의 관점에서 볼 때 신의 개념은 함부로 발설할 수 없는 이름이며 가장 존귀한 존재인 테트라그람마톤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4원소에 따라 신 속성을 규정해야 한다.


  • 불 근본 원리 : 전능하며 천지에 충만한 에너지
  • 공기 근본 원리 : 지혜, 순수함, 맑음(보편적 합법칙성의 근원)
  • 물 근본 원리 : 사랑, 영생
  • 흙 근본 원리 : 편재, 불멸, 영원

이들 네 가지 측면이 합쳐져서 최고의 신성을 이루게 된다. 이제 우리는 실천을 통해 최고의 신성을 향한 길에 들어서게 될 것이다. 가장 낮은 단계에서 출발해서 단계별로 차근차근 밟아 올라, 결국에는 신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번 생에서 그 경지에 이르는 사람은 정말 행운아라 할 것이다. 누군가는 빨리 또 누군가는 늦게 도착하겠지만, 결국에는 우리 모두 목적지에 이르게 될 것이니, 노력을 헛되이 낭비하지 말 일이다.


12. 금욕Askese / asceticism


모든 종교, 종파, 이데올로기, 교육시스템에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금욕'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동양의 일부 체계에서는 광신적인 금욕을 권장하는 바람에 큰 피해를 겪기도 했다. 극단적인 금욕은 자연의 순리와 법칙에도 어긋난다. 육체적인 고행은 신체의 한 부분만 계발하고 다른 부분은 경시하는 등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욕은 식이요법 정도의 형태가 바람직하다. 식이요법으로 몸 안의 여러 가지 노폐물과 불순물을 제거하고, 가벼운 질병이나 몸의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다. 이러한 전제 하에 금욕 방법을 정하면 된다. 단, 극단적인 방법을 쓸 때는 조심해야 한다. 과중한 육체 노동을 해야 하는 사람이 요가나 신비체험을 한답시고 신체 유지에 필요한 음식 섭취를 끊는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극단적 방법은 필연적으로 건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채식은 몸의 해독이나 정화 같은 특별한 목적을 위해서만 필요하며, 영적인 진보와 발전에 필수 사항은 아니다. 아주 특별한 마법을 준비하거나 실행할 때 또는 특정 기간을 정해, 동물로부터 난 음식이나 고기를 금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 성생활에서의 금욕도 같은 범주에 속한다.

 

고기를 먹으면 그 동물의 속성이 옮겨온다는 생각 또한 어리석은 것으로, 이는 완벽하고 근원적인 법칙을 무시하는 데서 비롯된다. 마법사는 이런 견해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러나 마법적이면서 비의적인 진보를 위해서는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한 절제와 합리적인 생활이 필요하다. 각자 생활 습관이 모두 다르므로 정확한 지침을 줄 수는 없지만, 자신에게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은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언제 어디서든 평형상태를 유지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마법사에게 부여된 신성한 의무다.

 

금욕에는 ① 영(멘탈)적인 금욕, ② 혼(아스트랄)적인 금욕, ③ 육체(물질)적인 금욕 등 세 가지가 있다. 사고 단련Gedankenzucht / discipline of thought은 멘탈 차원의 금욕에 해당한다. 감정과 충동을 통제해서 혼을 고귀하게 하는 것은 아스트랄 차원에 해당한다. 자연적인 삶과 중용을 통해 몸을 조화롭게 하는 것은 물질 차원에 해당한다. 마법에서의 금욕은 세 가지 모두를 뜻하며 동시에 나란히 발전되어야 한다. 어느 하나를 경시하거나 하나만 두드러지게 발전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쪽만 발달하게 된다. 금욕을 실천하는 자세한 방법은 실천편에서 설명할 것이다.

 

이론편을 끝맺기 전에 강조해 둘 일이 있다. 수행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론편 전체를 꼼꼼하게 여러 번 읽을 것을 당부한다. 이론편 공부가 생각과 명상을 확장시키는 영적 자산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이제 갓 입문한 마법사는 다양한 차원과 측면에서 이루어지는 원소의 작용이 삶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크고 작음 범위, 소우주와 대우주, 일시적인 것과 영원한 것에 작용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에너지Kraft / energy'에 대해서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의미에서 '죽음'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만물은 근본 법칙에 따라 삶을 이어가면서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완성해 나간다는 사실도 이해하게 되었으리라. 이러한 깨달음 덕분에 마법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육체의 육음은 단지 더 섬세한 차원인 아스트랄계로 이행하는 현상에 불과하며 거기서 다시 영계로 옮겨가게 되는 것이다. 마법사는 천국이나 지옥을 믿지 않는다. 일부 종교 지도자는 천국과 지옥이라는 개념을 내세워 신도들을 통제하려 한다. 설교와 설법을 통해 지옥이나 연옥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도덕적으로 선한 사람들에게 천국을 약속한다. 천국이나 지옥이 일반인들(종교적 성향을 띠지 않은 경우라 해도)에게 꽤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지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라도 최소한 착하게 살려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도덕률을 통해 마법사의 혼과 영이 고귀해진다. 육체, 혼, 영을 동시에 훈련해 발전을 이뤄야만 우주적인 에너지가 효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