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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현 신부의 논문 중 "하느님 이해"(20) 본문

마스터와 가르침/다석

윤정현 신부의 논문 중 "하느님 이해"(20)

柏道 2021. 3. 3. 12:15

윤정현 신부의 논문 중 "하느님 이해"(20)

 

박사논문

2015. 8. 25.

다석사상, 대동정신, 서명, 없이 계시는 하느님, 유영모, 유학의 진수, 윤정현, 장재, 장횡거

성공회 수동교회 윤정현 신부의 논문 중 "하느님 이해"(20)

 

다석 유영모는 이러한 장횡거의 성(誠)의 개념을 성령과 하나되는 체험으로 수정 보완하였다. 정신수양으로 진리를 깨닫고, 참 자아(眞我, true self)를 발견함으로서, 사람은 하느님과 하나가 된다. 성령(聖靈)과 하나가 된 자아가 참 자아(眞我)가 된다. 다석은 진리의 영(靈)으로서 성령(聖靈)이 참 자아라고 말한다. 진아(眞我)가 성령과 하나될 때, 자아 안에 계신 하느님이 드러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유학자들은 성(誠)을 하늘의 길로 생각한다. 그리고 성(誠)에 이르는 길을 배우는 것이 인간의 길로 여긴다. 다석 유영모는 이러한 의미의 하늘을 하느님이라고 해석하였다.
다석어록에서 하늘과 합일(合一) 또는 우주와 하나됨에 대한 언급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서명(西銘)으로 알려진 장횡거의 간략한 글에서도 보인다. 「정몽(正蒙)」의 제 17장 건칭편(乾稱篇)을 후대에서는「서명(西銘)」이라고 부르게 되었다.「서명(西銘)」가운데 한 문단이지만, 하늘과 하나됨을 잘 설명하고 있는 아래의 글은 장횡거의 뛰어난 사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늘(乾, Heaven)을 아버지라 일컫고, 땅(坤, Earth)을 어미니라 한다. 나는 여기에서 조그만 모습으로 이에 뒤섞여 그 한가운데 있다. 그러므로, 우주에 가득찬 기(氣)가 내 몸을 이루고 우주의 주재가 나의 본성(本性)을 이룬다. 만민은 나의 한 뱃속 형제이고, 만물은 나의 동료이다. 위대한 임금(大君)이란 내 부모의 큰 아들(宗子)이고, 그 대신(大臣)들은 큰 아들(宗子)의 가신(家相)들이다. 나이 많은 사람을 존경함은 내 집의 어른을 모시는 것이고, 외롭고 약한 이를 자애롭게 보살핌은 내 아이를 사랑하는 일이다. 성인(聖人)은 덕이 우주에 필적하고, 현인(賢人)은 그 다음으로 뛰어나다. 무릇 하늘 아래 노쇠한 이, 불구자, 형제 없고 아들 없는 사람, 홀아비, 과부 등은 모두 나의 형제중에서 곤란과 고통에 처해 있으면서도 하소연할 곳이 없는 불쌍한 이들이다. 우리가 ‘그들을 보양함은 마치 부모를 감싸는 아들의 보살핌과 같고(于時保之)’ 우리가 그들을 반기고 낙심하지 않는 것이야말 로 진정 순수한 효성이다. … 조화의 이치를 알면 우주 부모의 사업을 잘 계승할 수 있고, ‘신명을 궁구하면(窮神)’ 우주 부모의 뜻을 잘 계승할 수 있다.

여기에서 사랑의 행각은 자아의 허상인 편견을 깨치고 하늘과 합일에 이르는 것임을 볼 수 있다. 이 글에서 장횡거는 사람이 하늘과 하늘의 것들에 순응해야 한다는 태도를 분명히 드러낸다. 인간의 몸은 우주의 것이고, 인간의 개성은 우주의 본성과 같다고 한다. 그러므로 우주의 어버이, 하늘과 땅을 아버지와 어머니로 간주하여야 한다. 이 말은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존중하고 섬기는 것과 같이 하늘과 땅을 섬기고, 부모를 공경하는 것과 같이 하늘과 땅을 공경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더욱 사람은 모든 사람을 자신의 형제로, 모든 피조물을 자신의 동료로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동(大同, Great Unity) 정신을 말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우주는 하나이나 그 현상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영모는 서명(西銘)에 나오는 대동정신(大同精神)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다석은「서명(西銘)」을 유교의 진수라고 하였다. 다석은「서명(西銘)」을 공맹(孔孟)의 맘을 가장 완전히 나타낸 것으로 복음말씀과 같은 위대한 사상이라고 간주하였다. 그래서 다석은 장횡거의「서명(西銘)」을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 공부하고 이해하도록 권유하였다.「서명(西銘)」을 이해하지 못하면 유교의 핵심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까지 하였다. 또한 다석은 장횡거를 인생의 스승으로 모셨고, 연경반(硏經班)에서 장횡거의 사상을 가르쳤다. “50살 이전에 장횡거를 만났는데 어떻게 내 성미와 똑같다. 그는 토지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맹자는 토지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년 지난 뒤 장횡거가 또 이렇게 말했다. 나도 그렇다. 곧 먹을 걸 잘 해결하자는 것이다.”

다석은 자신을 장횡거의 추종자이고, 자신의 생각은 장횡거의 생각과 같다고 말하였다. 다석은 장횡거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았으며 그의 사상을 존중하였다. 특히, 다석은 장횡거의 대동정신(大同精神)을 높이 평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