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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1. 질문하는 사람,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본문

배움과 깨달음/역사와 철학

1. 질문하는 사람,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柏道 2019. 4. 6. 12:35

철학 이야기

1. 질문하는 사람,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프로파일 오르 2019. 4. 5. 11:25

아들아, 너에게 철학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구나. 철학은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인생이야기다. 약 2,400년 전 주전 470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출생한 소크라테스부터 만나보자. 매부리코에, 살찌고, 씻지 않아서 초라해보이기도 한 추남이지. 그는 카리스마가 넘쳤고 총명한 지성을 가진 아테네 사람이다. 젊었을 때 펠로폰네소스 전쟁터에서 스파르타 연합군에 대항하여 아테네 군인으로 용감하게 싸웠다.

그는 글 쓰는 것보다는 현장에서 얼굴을 보면서 생생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더 좋아했어. 글을 읽으면 반박을 하거나 토론을 할 수 없지만, 대화를 하면 질문도 하고 이해를 시킬 수도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지. 그는 책을 남기기를 거부했어. 그의 수제자 플라톤이 스승 소크라테스 이야기를 기록하여 전한다. 소위 플라톤의 '4복음서' - 《변론》 《파이돈》 《크리톤》 《향연》-을 통해서 소크라테스를 만날 수 있지.

소크라테스는 글쓰기보다는 말하기를 더 선호했어.

소피스트와 소크라테스

당시에 사람들은 아들을 소피스트('지혜자'라는 뜻)에게 보내서 말하는 법을 가르쳤지. 과외비가 비쌌어. 그런데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을 가르치는 대신에 질문하고 이야기하는 대화의 방법을 썼지.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진리를 발견하게 하도록 돕는 '산파술'이란 방법을 썼지. 산파는 임신한 여인이 아이를 낳도록 돕는 사람인데, 진리가 이미 인간 내부에 있으니 그것을 일깨우는 산파의 역할을 한거야. 소피스트들은 돈을 받고 아이들을 가르쳤지만, 소크라테스는 돈을 받지 않았어. 아이들이 끊임없이 소크라테스를 찾아왔어. 소피스트들은 그런 소크라테스를 싫어했다고해.

소크라테스의 별명은 '아테네의 등애(=쇠파리, gadfly). 성가시게 끊임없이 질문하여 무지를 자각하게 했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야. 이 쇠파리는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고 다만 낮잠을 못 자게 성가시게 하는 존재야. '아테네의 등에'인 소크라테스가 인류의 정신적 잠을 일깨우는 역할을 했어. 시장터에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에게 성가실 정도이고 면도날처럼 예리한 질문을 하곤 했어. 특히 스스로 지혜롭다고 믿고 있고, 스스로 안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끊임없이 했는데, 결국 제대로 알지 못하다는 것을 특유의 빈정거림과 논리로 그들의 무지함을 드러냈지.

유티테무스와의 대화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을 예로 들자면 이런 거다. 유티데무스와의 대화에서 "속이는 행위가 비도덕적인 것인가?" 소크라테스가 그에게 묻는다. 그는 당연히 비도덕적이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만약에 그 친구가 우울증에 빠져서 자살하려고 하는데, 자살하려는 그의 칼을 훔쳤다면, 이것은 속이는 행동이 아닌가? 이 행동은 도덕적인가? 비도덕적인가? 비록 속이는 행위이지만 이런 경우 이것은 비도덕적이 아니라 도덕적인 처사가 아닌가?" 유티데무스는 "그렇군요."라고 답할 수 밖에 없었다. 유티데무스는 "이전에는 속이는 행위가 단순히 비도덕적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속이는 행위도 도덕적일 수 있다는 것을 미처 몰랐다."고 고백한다. 소크라테스는 이처럼 반대의 예를 들어서 상대방을 일깨우고는 했다.

카이로폰의 신탁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알고 비로소 지혜를 탐구하기 시작했어. 무지를 자각한 것이 지혜를 탐구하는 출발점이 되었다는 말이지. 소크라테스는 신의 소리,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듣곤 했어. 그 신의 이름은 다이모니온이야.

카이로폰의 신탁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군. 소크라테스가 40세 쯤 되었을 때였어. 아주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던 카이로폰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소크라테스의 열정적인 팬이기도 했지. 이 친구가 소크라테스의 지혜로움이 너무도 자랑스러운 나머지 델피에 있는 아폴론 신전에 신탁을 받으러 갔대. 소크라테스가 얼마나 지혜로운지 알고 싶어서이지. 아폴론 신의 뜻을 답해주는 여사제 퓌티아에게 소크라테스가 얼마나 지혜로운지를 물었어. "소크라테스보다 지혜로운 자는 아무도 없다."는 답변을 듣고, 너무나 기뻐서 한달음에 400리나 되는 마을로 돌아와서 소크라테스에게 이 소식을 전했지. 소크라테스는 자신은 무지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친구의 말을 전해듣고 혼란스러웠대. 고민의 내용은 이렇다.

도대체 그 신은 무슨 말을 하는 것인가? 내가 전혀 지혜롭지 못하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내 자신이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신이 나를 두고 가장 지혜로운 자라고 단언하는 것이 무슨 뜻일까? 신은 거짓말을 하지 않을 텐데.

많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그들이 자기보다 더 지혜로운지를 알려고 계속해서 질문했는데, 마침내 그 신탁의 의미를 깨달았어. 자기의 무지를 알기에 지혜롭다는 사실을. 사실 사람들은 자기가 전문 분야에 대하여 말하지만,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철학자란,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이 지혜는 토론과 추론과 질문하는 것을 가치있게 여기고 있어.

지혜란, 많은 사실을 알거나 뭔가를 하는 방법을 아는 게 아니다. 지혜란, 우리 존재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의 실존은 지식의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아는 것이다.

당시의 아테네인들은 소크라테스의 진가를 잘 몰랐던 것 같아. 소크라테스의 진가를 알아본 사람이 제자 플라톤이지. 소크라테스의 위대함을 모르는 아테네인은 소크라테스를 위험인물로 보았어. 현재의 사회 질서를 무너뜨리는 사람으로 보았지. 그의 나이 70세인 주전 399년에 멜레투스가 재판에서 그를 고소해서 사형언도를 받게 하지. 아마도 소크라테스의 지혜에 당했던 멜레투스를 포함한 많은 소피스트들이 그를 고발하고 비방한 것 같아. 죄목은 아테네의 신들을 믿지 않았다는 이유와 아테네의 청소년들을 버릇없이 굴도록 조장해서 권위에 반항하게 했다는 거지. 사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종교와 당시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조롱하곤 했어. 많은 아테네 사람들도 사형을 당하는 이유에 대하여 동조했다고 해.

소크라테스의 죽음

아내 크산티페와 세 아들과 친구들과 작별을 하고는 그는 독배를 마시며 서서히 죽어갔어.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놀랍게도 "너희의 영혼을 잘 돌봐라."는 유언이었대. 영혼 불멸을 철저히 믿었던 거지.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육체는 영혼의 감옥이고 죽음은 영혼이 해방되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였어. 얼마든지 사형을 받지 않을 수 있도록 처신할 수 있었지만,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고 하며 죽음을 자발적으로 선택했어. 소크라테스의 죽음 이후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계속해서 질문하는 제자들로 그의 정신을 이어받았지.

그대들의 영혼을 돌보게나.

소크라테스의 유언

플라톤적 사랑

자크 루이 다비드 <소크라테스의 죽음>, 여기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을 찾아보자.

플라토닉 러브(Platonic love) 라는 말을 들어봤지? 플라톤이 스승 소크라테스를 사랑한 정신적인 사랑을 말하지. 위의 그림은 소크라테스가 70세에 독배를 받아 마시는 죽음의 장면을 그리고 있어. 소크라테스의 손가락은 하늘을 가리키지. 라파엘로가 그린 '아테네 학당'에서 플라톤도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지. 다시 말해서, 영혼불멸을 믿은 거지. 영혼이 거하는 이상 세계가 있다는 거야. 이상세계, 유토피아지. 유토피아는 '우'(없다)+'토피아'(장소), 이상세계는 이 땅에는 없다는 뜻이야. 소크라테스가 죽음을 맞을 당시 플라톤은 29세의 청년이었어. 그럼, 데이비드의 그림에서 플라톤은 어디에 있을까?

왼쪽에 P라고 표시한 사람이 플라톤이야. 소크라테스와 등을 돌리고 고개를 떨구고 있지. 그런데 29세의 청년이 아니라 노인의 모습이야. 왜 그럴까? 스승의 죽음이 너무나도 큰 충격이어서 비통해 하는 것을 은유적으로 나타낸 거야. 이후로 플라톤은 절대 진리를 구현하는 이상세계를 연구하는데 몰입하기 시작하지. 절대 진리라고 믿었던 스승을 죽인 현실 정치에 대한 충격과 혐오속에서 이 땅에 이상세계를 실현할 절대 진리를 연구하는데 전념한거지.

실제로 시칠리 섬 시라큐즈에 이상국가를 건설하려고 시도했었어.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와 사람들 사이에 했던 대화를 기록하기 시작했어. 기록이 남아 있는 최초의 서양철학자이지. 플라톤은 영국의 셰익스피어 같은 인물이었어. 아마 글쓰기가 그에겐 치유였던 것 같아. 모든 시민이 행복한 세상을 누리는 그런 이상 세계를 그린 책이 《국가》라는 책이야. 50세 쯤에 쓴 책이야.

국가를 만드는 우리의 목적은 특정 계급이 행복한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가장 큰 행복을 누리는 세상을 만드는 데 있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 (BC 427-347)

이상국가는 지혜를 갖춘 철학자가 통치하며 수호자와 일반 생산자 계급이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 조화를 이뤄 이상적인 균형을 이룬 상태이며 그것을 정의로운 이상 국가라고 한다.

플라톤 《국가》

정치에 무관심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런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 (BC 427-347)

플라톤의 이데아론, 동굴의 비유

플라톤은 보이는 세상과 진짜 세계는 다르다고 믿었어. There is a significant difference between appearance(가짜 세상) and reality(진짜 세상). 현실 세계는 가짜 세상이기 때문에 감각에 의지하지 말고 사유(생각하기)를 통하여 진짜 세계(실재)를 발견하자고 했지. 플라톤의 《국가》라는 책은 10권으로 되어 있어. 정치, 교육, 경제, 정의, 공동체, 영혼 등을 주제로 그의 철학을 집대성한 책인데, 7권에 <동굴의 비유>가 나와. 그의 이데아론을 잘 보여주는 비유이지.

동굴 안에 사람들이 손과 발과 목이 사슬에 묶인 채로 있어. 그들 뒤쪽에서 불빛이 비추고 앞에는 그림자가 보이는데 그들은 자기들이 보는 그림자를 진짜로 믿고 있다는 거야. 그들이 보고 있는 벽에 투영된 것은 그림자일 뿐이라는 거지. 그들 중에서 한 사람이 사슬을 풀고 불빛이 비치는 쪽으로 따라가다가 동굴밖으로 나와 자유로운 세상, 즉 실제 세상을 보게 되었어. 처음에는 밝은 태양 빛에 눈이 부셔서 '적응 기간'이 필요했는데, 이 적응기간은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훈련을 말하는 거야. 철학적 사유를 통해서 진짜를 볼 수 있다는 거지. 철학자는 자유인이며, 보이는 것 너머의 세계를 보는 사람을 말해. 그런데 동굴밖의 세상을 본 사람이, 사슬에 매여 벽의 그림자만 보고 있는 동굴 안의 사람들에게 실상을 말해도 믿지 않는다는 게 동굴 비유의 내용이야.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는 '존재'와 '인식'의 차이를 말하고 있어. 우리가 인식하는 것과 실제 존재는 다르다는 주장이야. 우리는 동굴과 같은 현실 세계에 결박당한 채, 가짜 세상에 살고 있으며, 우리를 동굴 밖으로 탈출시켜줄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이성'으로 인지할 수 있는 이데아의 세계만이 진리, 진짜 세계라는 주장이야.

플라톤 철학에서 주의할 점

플라톤의 사상은 기발하고 엉뚱한 면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그것을 그대로 현실에 적용할 수는 없어. 그는 아테네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오히려 스파르타의 강력한 통치를 더 바람직하게 보았지. 플라톤이 말하는 이상 국가란, 철학자(지혜자)들이 다스리는 세상을 말해. 철학자, 군인, 노동자 세 계층이 각자 제 위치에서 역할을 하는 세상을 이상 국가라고 보았어. 플라톤의 사상을 독재 정치를 옹호하고 전체주의의 토대가 되는 원조사상이라고 비판받을 수 있다는 것도 참고해두렴.

플라톤의 이상주의와는 달리,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주의와 현실주의를 강조하는 사상을 발전시키지. 다음엔 아리스토텔레스 이야기를 해줄께. 군생활 잘하고 기다리고 있어.

그의 사상은 너무 이상주의적이며, 사물과 형상(Idea, Form)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다.

아리스토텔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