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10절) 불을 지피다. 본문
도 마 복 음
The Gospel of Thomas
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 풀이
또 다른 예수
Patterson and Robinson Translation
10. 불을 지피다.
우주 의식의 화염火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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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폈습니다. 보십시오, 나는 불이 타오르기까지 잘 지킬 것입니다.”
Jesus said, "I have cast fire upon the world, and see, I am guarding it until it blazes."
Jesus said, "I have thrown fire on the world. Look! I watch it until it blazes."
Jesus says:
"I have cast fire upon the world, and see, I am guarding it until it blaz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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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성인들의 가르침이 가지고 있는 기본 특징 중 하나는 주어진 사회의 전통적 고정관념을 ‘뒤집어엎음subversivennss'이다. 표면적으로 평온한 사회에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것, 불을 지르는 것이다. 이런 혁명적인 뒤집어엎음이라도 처음에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불이 붙기까지 잘 지켜보고 피워야 한다. 그러나 일단 불이 훨훨 타오르면, 요원의 불길처럼 그 사회를 변혁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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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예수님이 지르는 불, 훨훨 타오르는 불은 사회적 변혁뿐 아니라 개인의 내면적 변화를 가져오는 불이라는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 신약 성경에 보면 세례에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물로 받는 것, 영으로 받는 것, 불로 받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영적 발전 단계를 상징하는 것이다. 물로 세례를 받은 사람은 새로이 그리스도교에 입문해서 천국의 ‘외적 비밀outer mysteries'을 알게 된다. 그리스도교가 가르쳐주는 죽음, 부활, 천국 등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이고 거기서 윤리적 지침이나 심리적 안위를 얻는 단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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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면 천국의 ‘내적 비밀inner mysteries'을 알게 된다. 죽음, 부활, 천국 등의 가르침에서 문자적 뜻을 넘어 상징적ㆍ은유적ㆍ영적 차원의 뜻을 꿰뚫어 보게 된다. 거기서 더욱 발전하여 불로 세례를 받으면 완전한 깨달음gnosis을 얻어 하나님과 하나 됨이라는 천지합일, 신인합일의 신비 체험을 체득하게 되는 것이다. 예수님이 세상에 불을 질러 타오르게 하겠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만물과의 합일을 체험하는 이런 궁극적 신비 체험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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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에도 “나는 세상에다가 불을 지르러 왔다. 불이 이미 붙었으면 내가 바랄 것이 무엇이 더 있겠느냐? 그러나 나는 받아야 할 세례가 있다. 이 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괴로움을 당할는지 모른다.”(눅12:49)고 했다. 개역개정에는 “내가 불을 땅에 던지러 왔노니 이 불이 이미 붙었으면 내가 무엇을 원하리요. 나는 받을 세례가 있으니 그것이 이루어지기까지 나의 답답함이 어떠하겠느냐.”로 번역했다. 여기서 ‘받아야 할 세례’라는 것이 바로 불세례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세상이 모두 불로 세례를 받기까지 그가 받을 육체적 고통이나 심적 답답함이 오죽하겠느냐는 뜻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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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출신 정신과 의사로서, 지금은 고전으로 여겨지는 『우주 의식』Cosmic Consciousness'이라는 책을 쓴 리처드 모리스 벅Richard Maurice Bucke(1837~1902)이라는 사람이 있다. 그가 영국에 있을 때, 어느 날 밤 친구들과 함께 휘트먼의 시를 읽고 깊은 감동을 받은 채 마차를 타고 집으로 가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마차가 화염에 휩싸이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이를 두고 ‘우주 의식’이 번쩍임을 경험한 것이라고 했다. 그에 의하면,‘우주 의식’은 동물들의 단순 의식simple consciousness이나 우리 인간의 자의식self consciousness과는 다른 특수 의식으로서, 이런 우주 의식 속에 있을 때 우리는 ‘우주의 참된 생명과 질서’, 그리고 인간이 신과 하나 됨을 경험하게 된다고 했다. 예수님이 지른 불, 온 세상에 옮겨 붙기를 원하는 불이 리처드 벅이 체험한 이런 불이 아니겠는가. 이런 불은 우리를 밝혀주고, 변화시키고, 따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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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느 면에서는 예수님 자신이 불덩어리라고 볼 수 있다. 『도마복음』 제82절에도 예수님은 “나에게 가까이 있는 사람은 불 가까이 있는 것이고, 나에게서 멀리 있는 사람은 그 나라에서 멀리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예수님 가까이 있으면 그 불을 받아 불의 세례를 받고, 내 속에 있는 천국, 곧 하느님, 나의 참된 나와 가까이 있게 되는 것, 하나 되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예수님의 이런 면 때문임을 새로이 자각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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