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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 (18절) 끝은 시작이 있는 곳에 본문

영성수행 비전/도마복음

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 (18절) 끝은 시작이 있는 곳에

柏道 2019. 1. 2. 23:43

도   마   복   음

 

The Gospel of Thomas

 

 

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 풀이

또 다른 예수

 

Lambdin Translation

Davies Translation

 

Patterson and Robinson Translation



18. 끝은 시작이 있는 곳에

시종始終 불이不二

 

 

제자들이 예수께 말했습니다. “우리에게 말씀해주십시오. 끝이 어떻게 임할 것입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은 시작을 찾았습니까? 그래서 이제 끝을 찾는 것입니까? 끝은 시작이 있는 곳에 있습니다. 시작에 서 있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는 끝을 알고 죽음을 맛보지 않을 것입니다.”

 

The disciples said to Jesus, "Tell us how our end will be." 
Jesus said, "Have you discovered, then, the beginning, that you look for the end? For where the beginning is, there will the end be. Blessed is he who will take his place in the beginning; he will know the end and will not experience death."

 

18a. The disciples asked Jesus: Tell us about our end. What will it be? Jesus replied: Have you found the beginning so that you now seek the end? The place of the beginning will be the place of the end. 
18b. Blessed is anyone who will stand up in the beginning and thereby know the end and never die.

 

 

 (1) The disciples said to Jesus: "Tell us how our end will be." 

(2) Jesus said: "Have you already discovered the beginning that you are now asking about the end? 
For where the beginning is, there the end will be too. 
(3) Blessed is he who will stand at the beginning. 
And he will know the end, and he will not taste death."

 

 

그 당시 대부분의 유대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제자들도 세상이 어떻게 끝날 것인가, 아버지의 나라는 언제 어떻게 올 것인가 하는 등 종말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알베르트 슈바이처Albert Schweitzer 박사가 지적한 대로 여기서 제자들이 이런 질문을 했다는 것은 그들도 당시 대부분의 유대인들과 마찬가지로 세상 끝이 곧 이르리라는 것, 메시아가 이끄는 초자연적 하느님 나라의 도래가 임박하다는 것 등을 전제로 하는 이른바 철저적 종말론thorough-going eschatology'의 입장에 서 있었음을 말해준다. 이렇게 임박한 종말이나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염두에 둔 제자들의 질문에 예수님의 대답은 시작도 모르면서 끝을 알려고 하느냐? 하는 식의 나무람이었다. 이어서 은 시작이 있는 곳 있으니 시작과 끝이 다르지 않다, 시작을 알면 저절로 끝을 알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죽음도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거의 모든 세계 신비주의 전통에서 지적하는 것과 같이, 시작과 끝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시작이 없는 끝은 있을 수 없고, 끝을 전제로 하지 않는 시작도 있을 수 없다. 시작과 끝은 상호 불가분불가결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출발이 없는 도착도 있을 수 없지만, 도착이 없는 출발도 상상할 수 없다. 이런 상호 의존, 상호 침투의 관계를 두고 화엄불교에서는 상즉相卽상입相入의 관계라고 한다. 깨치지 못한 일반 사람들은 장자에 나오는 조삼모사朝三暮四이야기의 원숭이들처럼 시작이나 끝을 따로 분리해서 어느 한쪽만을 보려고 한다. 제자들의 태도가 바로 이랬기 때문에 예수님이 꾸짖으신 것이다. 시작에서 끝을 보라고, 알파와 오메가를 동시에 보라고.

 

여기서 시작에 서 있으라.”는 말은 사물의 분화가 있기 이전, 창세기에 나오는 창조의 창조 첫날 이전, 태고太古의 시원始原으로 돌아가라는 말로 읽을 수 있다. 만물의 근원인 그 본래의 시작으로 돌아가는 것이 진정한 목표의 완성이요, 생명의 근원이라는 말로 보아도 좋다 신유학新儒學에서는 만물이 분화한 이발已發의 상태와 그 이전 아무것도 분화하지 않은 원초적 미발未發의 상태를 분간하는데, 이 절에서 말하는 시작이라는 것이 미발의 상태를 두고 하는 말로 들리기도 한다.

 

도덕경에서도 세상만사에는 시작이 있는데, 그것은 세상의 어머니입니다. 어머니를 알면 그 자식을 알고, 그러고도 그 어머니를 받들면 몸이 다하는 날까지 위태로울 것이 없습니다.”(52)라고 했다. 만물의 어머니이며 시작인 도를 알면 현상세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다시 근원인 도로 돌아가 도와 하나 된 삶을 살면, 도마복음식 표현대로 죽음을 맛보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역사적으로 그리스도교 종파들 중 상당수는, 여기 나오는 제자들처럼 세상의 종말에 최대의 관심을 기울여왔고, 또 더러는 아직도 기울이고 있다. 심한 경우에는 정확하게 몇 년 몇 월 며칠에 세상의 끝이 올 것이라고 예언하거나 주장하기도 했다. 그것은 성경에서 말하는 시간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신약 성경에서 말하는시간은 대부분 카이로스kairos'로서, 달력으로 따지는 연대기적 시간인크로노스chronos'와 상관이 없다. 카이로스를 구태여 옮긴다면 ‘timing'이라는 말에 가깝다.‘호기好期’‘적기適期와 비슷하다. 이렇듯 이 절이 가르쳐주고 있는 분명한 사실은 우리의 최대 관심사사 에 관한 것이 아니라 시원始原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출처] 도마복음-제18절|작성자 byuns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