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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 (21절) 남의 땅에서 노는 어린아이들과 같아 본문

영성수행 비전/도마복음

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 (21절) 남의 땅에서 노는 어린아이들과 같아

柏道 2019. 1. 2. 23:31

도   마   복   음


The Gospel of Thomas

 

 

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 풀이

또 다른 예수

 

Lambdin Translation

Davies Translation

Patterson and Robinson Translation


21. 남의 땅에서 노는 어린아이들과 같아

귀향歸鄕


 

마리아가 예수께 말했습니다. “당신의 제자들은 무엇과 같습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은 자기 땅이 아닌 땅에서 노는 어린아이들과 같습니다. 땅 주인들이 와서 말하기를, ‘우리 땅을 되돌려 달라.’하니, 그 어린아이들은 땅 주인이 있는 데서 자기들의 옷을 벗고 땅을 주인들에게 되돌려 줍니다.

 

제가 말합니다. 만약 집주인이 도둑이 올 것을 알면 그 주인은 도둑이 오기 전에 경계하여 그 도둑이 집에 들어와 소유물을 훔쳐가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세상에 대해 경계하십시오. 힘 있게 준비하여 도둑이 여러분 있는 곳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십시오. 이것은 여러분이 예상하는 어려움이 닥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중에 깨닫는 이가 있도록 하십시오. 곡식이 익어 거두는 자가 손에 낫을 가지고 속히 임하여 이를 거둘 것입니다. 두 귀가 밝은 사람들은 들으십시오.”


Mary said to Jesus, "Whom are your disciples like?" 
He said, "They are like children who have settled in a field which is not theirs. When the owners of the field come, they will say, 'Let us have back our field.' They (will) undress in their presence in order to let them have back their field and to give it back to them. Therefore I say, if the owner of a house knows that the thief is coming, he will begin his vigil before he comes and will not let him dig through into his house of his domain to carry away his goods. You, then, be on your guard against the world. Arm yourselves with great strength lest the robbers find a way to come to you, for the difficulty which you expect will (surely) materialize. Let there be among you a man of understanding. When the grain ripened, he came quickly with his sickle in his hand and reaped it. Whoever has ears to hear, let him hear."


21a. Mariam asked Jesus: Who are your disciples like? He replied: They are like little children in a field that does not belong to them. When the field's owners come they will say: "Give our field back." They will strip naked in the owners' presence and give it back, returning their field to them. 
21b. Therefore I say: If a householder knows a thief is coming he will keep watch and not let him break into his house (of his kingdom) and steal his goods. 
21c. You must keep watch against the world, preparing yourselves with power so that thieves will not find any way to come upon you. 
21d. The situation you are expecting will come. Let a person who understands be with you.
21e. After the grain had ripened he quickly came, carrying his sickle, and he harvested it. 
21f. He who has ears to hear, let him hear.


(1) Mary said to Jesus: "Whom are your disciples like?" 
(2) He said: "They are like servants who are entrusted with a field that is not theirs. 
(3) When the owners of the field arrive, they will say: ‘Let us have our field.’ 
(4) (But) they are naked in their presence so as to let them have it 
(and thus) to give them their field." 
(5) "That is why I say: ‘When the master of the house learns that the thief 
is about to come, he will be on guard before he comes (and) will not let him 
break into his house, his domain, to carry away his possessions.’ 
(6) (But) you, be on guard against the world! 
(7) Gird your loins with great strength, so that the robbers will not find a way to get to you." 
(8) "For the necessities for which you wait (with longing) will be found. 
(9) There ought to be a wise person among you! 
(10) When the fruit was ripe, he came quickly with his sickle in his hand, (and) he harvested it. 
(11) Whoever has ears to hear should hear."


 

성경에는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비롯하여 막달라 마리아,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 마르다의 자매 마리아 등 많은 마리아가 등장한다. 이 구절만으로는 어느 마리아가 예수님께 이런 질문을 했는지 분명하게 알 수 없지만, 영지주의 복음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막달라 마리아라고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도마복음에서 예수님의 제자들은 일반적으로 예수님의 참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참된 깨달음도 없는 사람들로 취급되고 있다. 여기서도 예수님이 그런 제자들을 두고 하는 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본문에서 제자들을 어린아이들이라고 한 것으로 보아 이 장면을 우리말에 더 익숙한 말로 고치면, 그 아이들이 남의 집 마당 같은 공터에서 놀고 있었다고 상상할 수 있다. 그러다가 집주인이 와서 이제 나가라고 했다. 그러자 아이들이 주인 앞에서 옷을 벗고 그 집 마당에서 물러섰다는 것이다. 이것은 무슨 뜻일까?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살고는 있었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속하지는 않았던 세상’, 영어로는 ‘in the world but not of world'로 표현되는 이 세상을 떠나 옷을 벗고 물에 들어가 침례를 받고 새 공동체에 들어오는 것을 암시한 것일 수도 있다. 또 영지주의나 그리스 사상 전반에 걸쳐서 주장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영혼이 몸을 입고 남의 집 마당 같은 이 세상에 잠시 놀러와서 재미있게 놀다가 때가 되면 다시 몸을 벗고 세상을 떠난다는 이야기라 할 수도 있다. 시인 천상병의 시 귀천歸天 의 마지막 구절, “나 하늘로 돌아가기라/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를 연상케 한다.

 

그렇다.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 잠시 와서 놀고 있는 어린아이들이다. 재미있게 놀고 있었지만 이 세상의 주인이 우리보고 이제 시간이 되었으니 나가라고 하면, 더욱이 어머니가 해가 기울었으니 집으로 돌아오라고 부르시면, 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나가라고 하니 그냥 떠나갈 뿐 아니라 옷까지 다 벗어두고 간다. 그야말로 적수공권赤手空拳이다. 이 세상에서 놀면서, 살면서 가지고 있던 몸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동안 얻은 모든 소유나 권력이나 명예나 지식 같은 것이 모두 거추장스러운 헌 옷이다. 미련 없이 모두를 뒤로 하고 떠나는 것이다. 떠나서 우리의 원초적인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곧 귀향歸鄕이요 귀일歸一이다.

 

이 절에서 여기까지는 이해하기 쉽다. 그런데 왜 갑자기 도둑이야기가 나오고, 도둑이 올 것을 알고 경계하여 소유를 잃지 않도록 하라고 하는가? 성서 복음서에서도 도둑이야기가 나온다(24:43, 12:39). 그러나 거기에는 그러므로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생각지도 않은 때가 인자가 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하여 예수님의 재림과 관련시키고 있다.

하지만 여기 도마복음에서는 재림 이야기가 전혀 없다. 그럼 무엇인가? 여기에서 도둑에게 우리 소유물을 잃을까 경계하라는 말이 무엇을 뜻할까? 이 세상이라는 남의 땅에서 놀던 아이들이 땅을 돌려주고 옷도 버리고 다시 돌아가 찾아야 할 그 아버지의 나라, 그 고향을 생각하며 살아야 마땅하거늘, 세상사에 대한 지나친 염려와 관심 때문에 잊어버리고 사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것으로 풀 수 있을 것 같다. 한번 고향을 찾았다고 안심할 수가 없다. 언제든 다시 그 고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잃고 겪을 어려움, ‘환란에 대비해서 세상사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도록 힘쓰라. 그러면 큰 수확이 있으리라. 대략 이런 기별이 아닐까.

 

[출처] 도마복음-제21절|작성자 byuns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