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 (114절) 여자를 남자로 만들어 본문

영성수행 비전/도마복음

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 (114절) 여자를 남자로 만들어

柏道 2019. 1. 2. 17:58


114. 여자를 남자로 만들어

여자와 남자

 


시몬 베드로가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마리아는 우리를 떠나야 합니다. 여자들은 생명을 얻을 자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보십시오. 내가 그 여자를 인도하여 남자로 만들어 그 여자도 여러분이 남자들처럼 살아 계신 영이 되게 하겠습니다. 스스로를 남자로 만드는 여자가 천국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Simon Peter said to him, "Let Mary leave us, for women are not worthy of life." 
Jesus said, "I myself shall lead her in order to make her male, so that she too may become a living spirit resembling you males. For every woman who will make herself male will enter the kingdom of heaven."


Simon Peter said to them: Mary should leave us because women are not worthy of the life. Jesus responded, Look, I'll lead her in order to make her male so that she can become a living spirit like you males are. For each woman who makes herself male will enter into the kingdom of heaven.


(1) Simon Peter said to them: "Let Mary go away from us, for women are not worthy of life." 
(2) Jesus said: "Look, I will draw her in so as to make her male, 
so that she too may become a living male spirit, similar to you." 
(3) (But I say to you): "Every woman who makes herself male will enter the kingdom of heaven."


 

성경에 나오는 베드로는 여성에 대해 친절하지 못한 사람으로 묘사되어 있다. 베드로전서(3:1-6)에서 여자는 남자에게 순종해야 한다고 했다. 막달라 마리아 복음등에서 베드로는 여성 차별적인 인물로 나온다. 여기 도마복음의 마지막 절에서도 막달라 마리아를 놓고 여자들은 생명을 얻을 자격이 없기에 마리아를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베드로의 이런 발언에 대해, 예수님이 그러면 내가 그 여자를 남자로 만들겠다.”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양극의 일치를 그렇게 강조하는 도마복음에 어찌 이렇게 남존여비 사상, 여성 혐오증misogyny을 조장하는 듯한 이런 이야기가 문맥과 상관없이 불쑥 들어가 있을까? 이런 여성 비하적인 사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이 한 절 때문에 도마복음의 신뢰도가 심히 의심스럽다거나, 한 편의 교향곡이 끝에 나오는 불협화음으로 인해 크게 훼손되었다는 식으로 말하는 이들이 많다.

 

한편으로는 이 구절의 내용이 독립적으로 떠돌아다니다가 나중에 도마복음 끝에 덧붙여졌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특히 나그함마디 사본을 소장하고 있던 이집트 파코미우스 사원의 필사자들에 의해 덧붙여진 것이 아닌가 보기도 한다. 그 당시 문헌들이 모두가 하나하나 손으로 필사한 사본들이고, 필사 과정에서 필사자들에 의해 본문의 내용이 가감될 소지가 많았음을 감안할 때 그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의미를 찾는 눈으로 다시 보면 몇 가지 해석이 가능할 수 있다. 1절에서 이 말씀의 뜻을 올바르게 풀이하는 사람은 결코 죽음을 맛보지 아니할 것입니다.”라고 한 것처럼 우리가 어떻게 풀이하느냐가 관건이다. 물론 절대적으로 올바른 오직 한 가지의 풀이란 있을 수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로서는 일견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런 말씀도 화두처럼 붙들고 나름대로 그 속내를 알아보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서 이 본문을 잘 들여다보면, 지금껏 도마복음에서 강조한 것과 같이 여기서도 변혁transformation’의 가능성과 보편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점은 베드로가 여성이 절대 구원받을 수 없다고 한 데 반해, 예수님은 여자들도 구원받을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종의 만인구원론을 주장하고 있는 셈이 아닌가.

 

물론 여자들이 남자가 되어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한 것으로 미루어, 예수님 역시 남녀 차별 사상을 가지고 있던 분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구절을 그 당시의 문화적 배경을 염두에 두고 읽을 필요가 있다. 당시 이집트나 그리스 등지에서는 남자와 여자를 질적으로 다른 유에 속하는 별종으로 보았다. 플라톤의 경우만 보아도, 그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악한 남자가 받는 일종의 형벌이라 여겼을 뿐 아니라, 여자는 남자와 짐승 중간 어디쯤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여신 이시스Isis도 결국은 남신 오시리스Osiris와 하나가 되어 남신으로 변한 다음 구원을 받게 된 것이라고 했다. 심지어 불교의 법화경12장에도 용녀라는 여자가 남자로 변신한 후에 보살행을 거쳐 성불할 수 있었다고 했다. 결국 고대의 문화 코드에 의하면 여자불완전한 인간의 대명사였던 셈이고, ‘남자완전한 인간을 가리키는 상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여기서 불완전한 여자인 마리아를 인도해 남자로 만들겠다고 한 말은 결국 불완전한 인간 마리아를 변화시켜 와전한 인간으로 태어나는 경험을 하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 당시 여자에게는 희망이 없다는 통념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마리아에게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신 것이다.

 

이렇게 읽을 경우 예수님은 남녀 차별을 조장 내지 방관하는 것이 아니고 마리아뿐 아니라 누구라도, 심지어 베드로를 비롯한 다른 남성 제자들마저도, 지금의 성별과 관계없이 새로운 변화를 받아 완전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한 말씀이라 볼 수 있다. 바울의 표현을 빌리면,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고 그리스도를 옷으로 입은 사람들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기 때문남자와 여자가 없다.”는 것이다(3:27-28).

 

22절에도 암수를 하나로 하여 수컷은 수컷 같지 않고, 암컷은 암컷 같지 않게해야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구원받을 사람은 단순한 남자도 아니고 단순한 여자도 아니라는 것이다. 남자라면 그냥 남자가 아니라 남자 같기도 한 여자, 여자 같기도 한 남자여야 하며, 여자라면 그냥 여자가 아니라 여자 같기도 한 남자, 남자 같기도 한 여자-말하자면 남성성과 여성성이 온전히 갖추어진 양성구유兩性具有의 인간androgyne, 혹은 카를 융이 말하는 아니무스animus와 아니마anima의 변증법적 융합을 이룬 온전한 인간을 함의하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합일을 이룬 인간은 사실 영적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한 새로운 인간인 셈이다. 이런 변화나 변혁이야말로 종교가 줄 수 있는 최고의 경지가 아니겠는가.

 

[출처] 도마복음 제114절|작성자 byuns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