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 (91절) 당신이 누구신지 본문
91. 당신이 누구신지
인식의 부재
그들이 예수께 말했습니다. “우리가 당신을 믿을 수 있도록 우리에게 당신이 누구신지 말해주십시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은 하늘과 땅의 기상은 분별할 줄 알면서도 여러분 중에 있는 이를 알아보지 못하니, 지금은 이 순간도 분별할 줄 모르는 것입니다.”
They said to him, "Tell us who you are so that we may believe in you."
He said to them, "You read the face of the sky and of the earth, but you have not recognized the one who is before you, and you do not know how to read this moment."
They said to him: "Tell us who you are so that we can believe in you." He replied, "You analyze the appearance of the sky and the earth, but you don't recognize what is in front of you, and you don't know the nature of the present time."
(1) They said to him: "Tell us who you are so that we may believe in you."
(2) He said to them: "You examine the face of sky and earth,
but the one who is before you, you have not recognized,
and you do not know how to test this opportunity."
『도마복음』에서 ‘믿다’라는 동사가 사용된 것은 여기 한 군데 뿐이다. 그러나 여기서 믿는다는 것도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 부활, 하느님의 아들 되심 등과 같이‘예수님에 관한 잡다한 교리’를 받아들인다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 예수님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그리기 위해 제발 그의 정체를 분명히 밝혀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시이불견視而不見 청이불문聽而不聞’이다.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는 상태다. 등잔 밑이 어두운 것과 같다고 할까? 예수님은 제자들이 이처럼 자기들과 고락을 같이하고 있는 자신의 참된 정체성을 알아볼 수 없다니 안타까울 뿐이라는 듯 말씀하신 것이다. 제13, 43, 61절과 함께 예수님이 누구냐 하는 문제가 제자들의 주요 관심사였음을 말해주는 구절이다.
공관복음에도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기상은 분간할 줄 알면서, 왜 이때는 분간하지 못하느냐?”(눅12:54-56)라고 하거나, “너희는 하늘의 징조는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징조들은 분별하지 못하느냐?”(마16:2-3)라고 하는 말이 있다. 그러나 중요한 차이점은, 공관복음서는 ‘이때’나 ‘시대’를 알아보라는 뜻이지만, 『도마복음』에서는 “너희 중에 있는 이”, 예수님이 누구인지 알아보라는 것이다. 『도마복음』은 진정으로 깨친 이, 그 깨침을 가르치는 이를 알아보라는 것이 하루의 기상을 예견하고 세상의 끝을 점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참된 스승을 알아보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간단할 수 있다. 가르치는 사람이 남을 위해 가르치는가 자신을 위해 가르치는가, 남을 섬기기 위해 가르치는가 섬김을 받기 위해 가르치는가, 남을 해방시키기 위해 가르치는가 남을 자기에게 묶어 놓기 위해 가르치는가, 한마디로 타인중심적인 가르침인가 자기중심적인 가르침인가를 알아보면 된다. 물론 우리 범속한 인간들 중 몇이나 이런 식의 참된 스승이 될 수 있겠는가. 그렇기에 예수님이나 역사적 성현 같은 참된 스승이 더욱 귀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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