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제15장 마법서, 즉 마법일기 -16장 본문
제15장 마법서, 즉 마법일기
지금까지 출간된 의식마법 관련 서적은 모두 일관된 주장을 하고 있다. 자고로 마법서라면 소환마법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주문서Das Buch der Formeln/book of fomula란, 마법사가 특정 영이나 존재를 소환 및 초환할 때 쓰는 주문을 다루고 있는 책을 말한다. 그러나 이 문제와 관련된 내용은 언제나 잘못 이해되곤 하기 때문에, 나는 헤르메스학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특정 영에 대한 주문, 복종을 강제할 문구 등이 기록된 일지를 얻는 데 목숨을 건느 것, 이 주문을 읊기만 하면 그 영이 즉시 나타나리라고 맏는 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명백히 밝히고 싶다.
고대에 출간된 것이든 오늘날 출간된 것이든 막론하고, 내가 지금까지 검증했던 모든 그리무와르는 주문의 내용과 목적 부분에서 예외없이 동일한 실수를 범하고 있다. 진정한 입문자라면 이들이 다루는 신비화Mystifikation/mystification가 좀 우스꽝스럽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불행하게도 소환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이렇게 잘못된 가정에서 비롯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지금까지 발간된 주문마법Formelmagie/formula magic 관련 서적은 모두 모호한 방식으로 쓰여졌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덕분에 진정한 비의가 여지껏 드러나지 않았으며, 그래서 신성모독을 막을 수 있었다. 사실 이 책<소환마법실천>은 윤리적으로 높은 경지에 이른 사람, 상당 수준까지 진보한 사람을 위해 쓴 책으로, 오직 완전히 진보한 사람이어야 이 책의 내용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다. 따라서 나는 아예 이 내용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를 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용을 공개하는 데는 또 다른 고려사항도 있다. 즉 진정한 입문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게 하려는 것이다. 또한 심리적 만족을 얻게 하려는 목적도 있다.
우선, 주문서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그리무와르에서 말하는 '마법주문Magische Formeln/magic formula'이라는 말은 특정 사고체계를 위장하기 위한 것이다. 마법주문은 낯선 신성명칭을 동원해 작업자의 의식이 정상 상태에서 벗어나 특정 황홀경 상태로 이동하게 만든다. 이 황홀경 상태에 있는 동안 작업자가 영존재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아직 발달이 덜 된 작업자가 무엇인가를 성취했다고 하는 경우, 환각, 스케마, 판타스마phantasma24 등이거나 불완전한 강령술의 결과물이므로 여기서 자세하게 다룰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사실 그 대부분은 영매 현상이다. 실제로 이런 현상을 겪었다면, 그것은 잠재의식의 외재화Exteriorisation des Unterbewuβtseins/exteriorization of subconsciousness 과정에서 나타나는 최종 결과물인 경우가 많다. 이때 작업자의 강력한 발산 능력에 힘입어 엘리멘탈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심지어 엘리멘터리가 만들어질 때도 있다. 진정한 마법사라면 그들의 존재에 대해, 그리고 실재화 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헤르메스학 입문>에서 모두 설명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바로 이러한 엘리멘터리를 보고 진짜 영존재를 소환했다고 오인하곤 한다. 아스트랄 감각이 발달하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이들 존재를 적절하게 검증하고 구별할 길이 없다. 이 말은 곧, 마법적으로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의식마법을 실행하지 말라는 경고다. 엄청난 좌절감은 그렇다 치고, 영과 혼에 나쁜 영향을 끼쳐 건강 상의 문제 등 개탄스러운 일을 겪을 수 있다. 그러나 완벽하게 마법훈련을 거친 진정한 마법사는 아무 위험 없이 안전하게 의식마법을 실행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마법에서 실험을 운운한다는 것은 당치도 않은 이야기다. 체계적인 작업순서에 따라 실행해야 하므로, 오직 완전히 능력을 계발한 마법사만이 아무 어려움 없이 해낼 수 있는 것이다.
주문서는 또한 '영존재 리스트'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사실 주문서란 의식마법을 실행하는 마법사의 마법일지magische Tagebuch/magical diary라고 보는 것이 옳다.25 이 일지에 자신의 작업과정을 단계별로 기록해 나가면, 차근차근 발전해나가서 마침내 목표에 이르게 된다. 자, 이제 독자들은 이렇게 왜곡된 주문이나 인용 문구 같은 것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궁금해 할지도 모르겠다. 아득한 옛날부터 마법이라는 위대한 비의는 언제나 상위 특권 계급, 권력가, 고위 성직자의 전유물이었다. 일반대중은 진정한 진리와 사상, 영적 조언 등을 손에 넣을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이 지식을 손에 쥐고 있던 사람들은 소위 '주문'이라는 다양한 코드명을 고안했고, 한편 이러한 주문을 해독할 열쇠를 입문자에게만 주어졌다.
주문을 해독할 열쇠는 성숙에 이른 사람에 한해 구전으로만 전해졌으며, 모든 신성모독의 죄는 오직 죽음의 형벌을 통해서만 갚을 수 있었다. 그 결과 위대한 가르침이 오늘날까지 비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모든 사람이 읽을 수 있게 출판되는 날이 온다 해도, 그 가르침은 언제나 오컬트okkult/occult이자 비의mystisch/mystical로 남아 있게 될 것이다. 미발달자 또는 비입문자는 이런 저작이 단순한 판타지거나 궤변이라고 생각할 것이 뻔하다. 사람들은 각자의 성숙도와 영적 감수성의 수준에 따라 각각 다른 견해를 갖고 해석을 내릴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최고의 비의들die geheimsten Dinge/the most secret things이 결코 오컬트적 전통을 잃지 않고 극소수만이 이 가르침을 통해 무엇인가를 얻게 된다. 한편, 해독할 열쇠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 비입문자가 이 주문서를 손에 넣는 경우, 그는 모든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다시 말해, 주문이란 필요 수준에 이른 마법사의 연상 보조수단Gedächtnisstütze/memory aid, 즉 그 마법사가 마법의식을 실행하기 위해 도식화한 설계도Schematischer Plan/diagram일 뿐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것이다.
자, 이제 정말 알 수 없는 단어들을 특정 존재를 소환하거나 초환할 수 있는 마법주문 또는 주술주문Zauberformeln/spell이라고 여겼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사실 '주문서'는 경지에 오른 마법사가 작업의 전체 과정, 즉 마법 실행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기록해 놓은 일지다. 이 책이 누군가의 손에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드는 경우, 코드명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이제 진정한 마법사가 훈련을 해나갈 때 개인적 원칙으로 삼을 만한 지침을 알려 주겠다.
'자기만의 마법서'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적어야 한다.
- 마법 실행의 목적
- 소환, 즉 불러낼 존재, 힘, 계(영역) 정하기
- 마법을 실행할 장소
- 마법을 실행하는 데 사용할 마법도구 준비
- 실제 마법작업의 내용
- 특정 존재를 지배할 수 있는 신의 형상, 즉 특정 신(속성 전반까지 포함)과의 합일
- 신과 합일할 마법원 그리기. 실크, 플란넬, 린넨 등의 천을 사용하는 경우 원을 꿰매어 붙이거나 수 놓아야 한다.
- 마법삼각형 그리기
- 향로를 제자리에 놓고 향 태우기
- 마법램프를 밝히고 명상을 통해 직관과 깨달음에 전념하기
- 소환할 존재의 인장, 원반, 라멘 등을 충전하기
- 마법거울 충전하기. 각각의 목적에 맞춰 거울이 따로따로 필요한 경우, 상황에 따라 여러 개의 거울을 사용할 수도 있다.
- 마법로브를 입은 다음, 명상을 통해 보호나 순수함 등의 마음가짐 갖기
- 왕관, 모자, 마구스 머리띠 등의 머리쓰갤르 쓰고 신성과의 합일에 대해 명상하기
- 마법벨트를 맨 채, 권위를 지니고 모든 힘, 특히 원소를 지배하기
- 절대적 승리에 대해 명상하며 마법검을 마법벨트에 부착하기. 동시에 오른손에 마법지팡이를 들고 반복 충전하면 자신의 절대 의지가 실현될 것이다.
- 합일한 존재를 느끼며 마법원에 들어가기. 소우주와 대우주를 상징으로 나타내기
-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버린 채 마법 실행 공간, 즉 장소에 집중하기
- 다시 한 번 자신의 신과 합일하기
- 모든 마법도구를 가진 채 자신의 전 존재ganzen Persönlichkeit/entire personality를 특정 영역으로 옮기기
- 그 계의 힘 또는 소환할 존재에게 삼각형이나 마법거울 안에 나타나라고 명령하고, 심상화를 통해 소환할 존재의 모습을 형상화하기
- 자신의 두뇌의식을 마법 실행 공간으로 되돌리기
- 영에게 지시한 명령이나 소원, 즉 영에게 알려달라고 요구한 정보나 그 영이 수행해야 하는 임무. 이때 영이 활동할 계가 어디인지는 상관없음
- 작업이 완료된 후, 두뇌의식이 정상화된 상태에서 소환된 존재를 원래의 영역으로 돌려보내기. 그리고 난 다음 감사기도로 마법작업을 끝낸다.
- 모든 마법도구, 마법원 등을 안전한 장소에 보관하기
- 전체 작업의 과정, 시간, 성공 여부 등을 '자기만의 마법서'(마법일지)에 기록하기
진정한 마법사라면, 마법서를 이런 식 또는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행동 역시 이런 생각에 맞춰야 한다. 한편 카발라에 정통한 경우, 자신의 의식을 특정 영역으로 이동시킬 때 그 영역의 '신의 이름' 중 적합한 명칭을 사용하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신의 이름은 두뇌의식의 연상을 돕는 보조도구일 뿐이다. 진정한 마법사에게는 이런 식의 신의 이름이 없어도 된다. 처음 소환을 실행할 때는 조금 불안하겠지만, 조만간 소환 과정에 필요한 것을 모두 배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발전을 거듭해 마법이라는 학문의 한 측면인 소환에 대해 완벽하게 터득하는 단계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러나 기억하라. 부지런한 자만이 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제16장 존재의 계에서
실제 마법 실행과 소환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우선 영존재의 영역에 대해 좀더 면밀히 살펴보기로 하자.
진정한 마법사라면, 철저하게 알지 못하는 것을 행동으로 옮겨서는 안 된다. 또한 자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것으 목적이 무엇인지 완벽하고도 간단 명료한 그림을 그려 놓아야 한다. 이미 우리는 '자기만의 마법서'에 대해 다루면서, 마법도구의 상응성과 사용법을 철저히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다. 마법도구의 상징체계나 상응성에 대한 지식 없이 마법도구를 사용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우선 마법도구를 사용한다 해도 마법적으로 적절한 효과를 낼 수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적절한 마음가짐으로 명상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영을 일으켜 영존재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도 불가능해질 것이다. 마법도구는 전혀 실체가 없는 환상으로 전락하며, 그 자신은 한낱 주술사의 수준으로 주저않게 될 것이다. 결국 영존재에게 마법적 권위를 행사하지도, 영향력을 미치지도 못하게 된다.
마법사는 전체, 즉 모든 과정과 모든 기법을 인지한 상태에서 모든 것을 행해야 한다. 따라서 마법작업, 의식마법, 소환 등을 시작하기 전, 자기만의 마법서에 세심하고 체계적으로 기록해 놓아야 한다. 우리의 영과 두뇌의식은 각자의 마법도구, 각 도구의 속성, 도구에 충전한 여러 가지 것 등과 연결된다. 그래서 마법도구에 대한 총체적 시각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대상으로 삼으려 하는 영존재의 영역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알아야 한다. 그 영존재의 생활양식과 활동 등에 대해 명료한 설명을 할 정도가 되어야 하며, 이때 각자의 경험이야말로 최고의 스승이 되는 경우가 많다.<헤르메스학 입문>에서 설명한 것처럼, 마법사는 멘탈체로서 각 계를 방문하여 경험을 쌓는다. 사실 이 책은 이처럼 여러 계를 방문했던 경험을 모아 놓은 요약본일 뿐이다.
완고한 유물론자들은 육체적 감각으로 지각할 수 있는 물질적 세계만 받아들이며,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것만 믿는다. 물질세계 이외의 다른 영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것이다. 진정한 마법사는 유물론자를 판단하거나 비판하지 않는다. 동시에 유물론자의 관점을 바꾸게 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물질계에서 보여주는 성숙도는 자신의 영적 발달 수준에 상응한다. 그들을 깨닫게 하려고 애써 봤자, 유물론자는 언제나 똑같은 논리, 즉 영을 본 적도 없고 육체적 감각 기관으로 지각하는 것이 아니면 믿을 수 없다는 논리만 내세울 것이 뻔하다. 유물론자는 물질 또는 질료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의 질료 및 에너지만 인정한다. 각 질료나 에너지에 더 미세한 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믿는 것은 그의 인식 범위를 한팜 넘어서는 일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마법사는 타인의 신앙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들면 안 된다. 비입문자의 경우, 상위의 관념에 대해서는 언제나 자기 입장에서 자신만의 견해를 갖고, 그 견해에 따라 이 문제를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질계에서 우리 지구를 형성하는 질료가 고체, 액체, 기체로 존재하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상응법칙에 따라 미세한 형태의 이른바 응집상태Aggregatzustand/aggregate condition가 존재한다. 우리의 일반적 감각으로는 접근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응집상태는 우리 물질계와 맞닿아 있다. 헤르메스학에서는 이렇게 미세한 응집상태를 가리켜 계 또는 영역이라고 구분해 부른다. 이곳 미세한 계에서도 우리 물질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이 동일하게 일어난다. 헤르메스학의 법칙Gesetz der Hermestafel/law of Hermes, 즉 "위에서와 같이 아래에서도"가 적용되는 것이다.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거기서도 동일한 힘과 에너지가 작동되며, 그 영향력도 여기와 동일하다. 결국 원소, 즉 전기적 흐름과 자기적 흐름의 상호작용이 모든 계에서 동일한 작용을 하는 것이다. 또한 아카샤원리 안에서 신의 섭리가 이들을 유지하고 지배한다.
육체의 오감이 받아들이는 느낌만 신뢰하는 사람에게는, 육체적 감각에 대응하는 오직 하나의 수용영역Empfangsbereich/area of receptivity만 존재할 뿐 한계를 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 외의 모든 것은 불가해unverständlich/incomprehensible이자 믿을 수 없음unglaubwürdig/untrustworthy이며 불가사의übersinnlich/supernatural다. 그러나 진정한 마법사는 영, 혼, 육에 대한 마법적 가르침을 통해 감각을 다듬고 계발한다. 따라서 그에게 물질계는 진보를 향한 출발점일 뿐이다.
진정한 마법사는 직접 상위 계의 존재를 방문해 만날 수 있으니, 결코 그들을 부정할 일이 없다. 또한 상위 계는 물질계보다 훨씬 미세하며 응축된 응집상태라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된다. 그리고 영Geist/spirit으로서, 멘탈체의 감각 발달 정도에 상응하는 특정 영역을 방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거기서 활동할 수도 있다. 소환마법을 실행할 때는 반드시 이 모든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미세한 계들은 논리적으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지만, 우리의 개념으로 볼 때는 하나의 계와 다른 계가 겹쳐 있다. 즉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또 굳이 구분을 하자면, 하나의 방에는 실제로 인식 수준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계가 함께 있다는 말이다.
사실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계와 중간계Zwischen-Ebenen/intermediate plane가 존재하며, 각각은 밀도 차이에 따라 구분된다. 그 모든 계를 언급할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마법사가 마법을 실행하는 데 중요성을 갖는 계들을 언급하기로 하겠다. 밀도 수준이 점진적으로 변하는 연속물의 순서를 가리켜 '위계'Hierarchie/hierarchy라고 부른다. 각 계에서 작업을 시작하기 전, 마법사는 그 위계에 대한 생생한 영상을 마음속에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우선 작업하고자 하는 계에 대해 이론적으로 정통해야 하며, 차차 실천적으로도 숙달되어야 한다. 특히 입자가 거친 낮은 계를 먼저 지배하고 난 다음, 좀더 입자가 미세한 다음 계에서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위계 상에 있는 각 계는 상응법칙에 따라 우리 물질계에 고유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점성학Astrologie/astrology 체계는 행성계와 물질계의 이러한 관계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오늘날 점성가들은 점성학을 점술mantische/mantic 목적에 주로 사용한다. 실제로 점성학이 여러 계, 행성, 황도대의 영향력에 대해 부분적 측면만 담고 있다는 사실을 거의 또는 전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점성학이 완벽하지 못한 부분적 정보만 제공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데 말이다. 상위 계에 대한 점성학적 부분은 이 책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므로 여기서 다르지는 않을 생각이다. 그러나 점성학에 관심이 있거나 실천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마법사라면, 각 계의 관계성에 대해 보다 깊이 탐구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인과관계Ursache und Wirkung/cause and effect와 관련 있는 특정 영역의 힘Einfluβ/influence이 물질계에서 언제 발현할지, 그 시기를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카발라에서는 밀도와 속성을 고려해 각 계의 순서Aufeinanderfolge/order of succession를 정하는데, 이것을 가리켜 카발라 생명나무Kabbalistische Lebensbaum/Kabbalistic Tree of Life라고 부른다. 세 번째 저서인<진정한 카발라를 위한 열쇠Der Schlüssel zur wahren Kabbalah/The Key to the True Kabbalah>를 통해, 카발라적 관점에서 상응성과 실천적 문제를 자세하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책에서는 생명나무의 각 영역과 관련된 마법(즉, 영존재와 관련한 마법)에 관심을 갖는 정도에서 만족하기로 하자.
각 계의 위계는 다음과 같다.
1. 물질계
물질계는 출발점이다. 마법사의 작업이 시작되는 출발점이 바로 여기다. 입문자든 비입문자든 막론하고, 모든 인간은 바로 여기서 자신의 감각과 영, 혼, 육을 통해 움직이며 살아간다.
2. 지구 영역26
물질계 다음 영역, 물질계 너머에 자리잡고 있는 영역이 바로 지구 영역이다. 지구를 띠처럼 에워싸고 있는 영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 영역에는 다양한 밀도의 하위 계Unterebene/sub-plane들이 있는데, 인간이 육체를 벗어난 뒤에 이곳으로 가게 된다. 각 개체가 육체적 죽음 뒤에 아스트랄체의 형태로 들어가게 되는 아스트랄계가 바로 이곳이다. 보통 사람들은 밀도가 낮은 곳에 머물게 되며, 입문자는 각자의 진보 정도에 맞춰 상위 차원에 있게 된다. 이승에서 더 성숙한 마법사일수록, 더 진보한 마법사일수록, 더 윤리적인 마법사일수록, 지구 영역에서 그가 머물게 될 계는 맑고 깨끗할 것이다. 결국 아스트랄계에서 머물 곳은 바로 여기, 물질계에서 인생을 사는 동안 만들어 놓는다. 실제로 아스트랄계에는 천국과 지옥이 없다. 천국과 지옥은 순전히 무지에서 비롯된 어리숙한 종교적 개념이다. 수많은 종교가 이렇게 가르치며, 아스트랄계에서의 삶을 천국과 지옥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아스트랄계의 저급하고 조악한 차원이 곧 지옥이며 상위의 밝은 차원이 곧 천국이라고 생각한다면, 수많은 종교의 이러한 주장은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각각의 상징과 관념을 올바로 해석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마법사라면 천국, 지옥, 연옥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스트랄계에서 이뤄지는 전체적인 삶의 스펙트럼을 모두 기록하는 것은 너무 방대한 일이어서 여러 권의 책을 채워도 모자랄 것이다. 따라서 마법사에게 관심이 있을 법한 것 몇 가지만 언급하기로 하겠다. 멘탈 여행이나 아스트랄 여행을 할 때 육체에서 분리되고 나면, 아스트랄계에 시간과 공간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멀리 떨어진 곳이라도 한 순간에 갈 수 있으며, 그 어떤 물질적 장애물도 멘탈체와 아스트랄체로서 뚫고 지나갈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은 모두 육체적으로 죽은 후에야 이것을 경험한다. 그러나 입문자는 지구상에 사는 동안 이미 아스트랄계의 삶에 대해 완전히 익숙해진다. 또한 지구에 사는 동안의 걱정거리인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다. 육체적 죽음 후에 자기가 있을 곳, 즉 아스트랄계에서 자신이 살게 될 차원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다. 필사의 껍데기에서 벗어남이란 물질계로부터 더 정제된 계로 이동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거주지를 바꾸는 것뿐이라는 것을.
그러나 마법사는 여기서 전혀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즉 비입문자나 계발되지 않은 일반인이 물질계에서 갖는 온갖 관심사가, 아스트랄계에서는 아무것도 아님을 경험한다. 따라서 물질계와 아스트랄계, 양쪽에 처소를 두고 있는 마법사는 당연히 물질계에 점점 흥미를 잃게 된다. 그에게 물질계는 단지 진보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이승에 사는 동안 누리는 물질계의 명성과 명예, 부와 온갖 안락함을 아스트랄계로 가져갈 수 없다는 사실, 따라서 그것들이 완전히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진정한 마법사는 한낱 스러질 것에 결코 매달리지 않는다. 물질계의 시간은 자신의 능력을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데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인간을 물질계에 붙들어 매는 온갖 인연들, 예컨대 사랑이라든가 신의라든가 하는 것들은 아스트랄계에서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한다. 이곳 물질계에서 지극한 애정을 나누었던 사이라 할지라도 아스트랄적 또는 영적으로 동일한 수준이 아니라면, 물질계를 떠나 아스트랄계에 가서 동일한 밀도 영역에 거주할 수 없다. 지구에서 그들을 한데 엮었던 연대감을 더 이상 똑같이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남편과 아내의 진보 수준이 동일한 경우라면, 물질계를 떠난 뒤에도 아스트랄계의 같은 영역을 함께 돌아다닐 수 있다. 또한 내적 교감도 나눌 수 있다. 그러나 물질계에서 서로에게 느꼈던 사랑의 감정은 더 이상 느끼지 않을 것이다. 아스트랄계에는 자기보존본능Selbsterhaltungstrieb/instinct for self-preservation27, 즉 육체적이며 성적인 사랑 또는 성적인 욕망이 존재하지 않는다. 상위 차원의 경우 동일 수준까지 진보한 두 존재는 진동하는 미세한 선feines Schwingungsband/fine vibrating cord을 통해 서로 연결된다. 지구와는 다른 식의 감정 감응인 것이다. 우리 물질계에서는 두 존재 사이의 교감이나 끌림이 보통 외부 자극에 의해 야기되고 유지된다. 그러나 아스트랄계에서는 그렇지 않다. 아스트랄계와 물질계는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또한 아스트랄계에 있는 죽은 사람의 아스트랄체에게는 시공간이라는 개념이 없으며, 발달 수준을 판단할 만한 정신적 기준도 없다. 따라서 각 혼은 물질계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원한다. 카르마법칙Karmagesetz/karmic law, 즉 인과 법칙에 따라 전생에 저질렀던 모든 잘못을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 무엇보다 새로운 기회를 갈망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스트랄적으로 더 발전할 기회를 얻는 것도, 영의 측면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아 아스트랄계의 더 상위 차원으로 갈 기회를 얻는 것도, 모두 물질계에서 이루어진다.
덜 진보한 사람은 죽은 다음에야 자기보다 상위 차원에 있는 존재와 소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들을 만날 수도 없다. 상위 차원의 존재가 머무는 빛의 영역에는 머무는 것도 돌아다니는 것도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니, 거기 가 볼 수조차 없을 것이다. 만일 상위 차원으로 갈 수 있다 해도, 그곳의 진동을 그리 오래 견디지 못할 것이다. 결국 자신의 진보 수준에 맞는 아스트랄계의 바로 그 영역으로 갈 수 있을 뿐 다른 방도가 없다. 반면, 고도로 진보한 사람은 낮은 영역의 어디든 갈 수 있다. 자신의 영에 그 영역의 진동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덜 진보한 영이 고위 영과 접촉하고 싶은 경우, 하위 영은 심상화를 통해 고위 영에게 자기 영역으로 와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이때 고위 존재가 하위 존재의 부탁에 응할지 여부는 하위 존재가 추구하는 목적이 무엇이냐에 달려 있다. 이제 우리는 하위 존재가 아스트랄계의 상위 차원으로 갈 수 없으며, 반면 고위 존재는 하위 차원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편 고도의 진보를 성취한 마법사는 어떤 영역이든 갈 수 있다. 모든 진동을 몸에 입을 수 있는 능력과 모든 진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따라서 접촉하고 싶은 영역에 있는 모든 형상을 몸에 띨 수도 있고 불러낼 수도 있다. 자, 이 시점에 성서의 한 구절을 떠올리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 빛이 어둠 속에 비치되 어둠이 그것을 깨닫지 못하더라."28
숙련된 마법사라면, 육체는 음식물(응축된 4원소)에 의해 유지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아스트랄선astrale Band/astral cord은 아스트랄체의 호흡을 통해 육체와 연결되며 유지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인간이 죽자마자 육체의 호흡은 모두 정지되고, 이때 아스트랄체와 멘탈체가 육체로부터 분리된다는 사실도 분명하게 알고 있다. 따라서 마법적으로 발전해 나감에 따라 위의 지식을 바탕으로 매우 논리적인 작업을 하게 된다. 멘탈체와 아스트랄체를 의도적으로 육체에서 분리시켜 외견상 죽음의 상태와 비슷해 보이는 황홀경Ekstase/ecstacy에 빠지는 것이다. 이 상태에 있는 동안 마법사는 숨을 쉬지 않는다. 그러나 죽음과 황홀경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하나 있다. 황홀경에 빠진 육체는 절대로 부패하지 않는다. 멘탈체 및 아스트랄체와의 연결이 언제든 다시 복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의 섭리가 허락한다면, 마법사는 삶과 죽음의 지배자가 될 수 있다. 즉 죽은 사람의 연결선을 복구해 다시 살릴 수도 있는 것이다. 인류 역사상 이런 일이 일어난 예가 몇 번 있다. 이런 위업을 이룩한 성인이 몇 있었는데, 첫 번째 저서인<헤르메스학 입문>에 이와 관련해 좀더 자세한 내용이 실려 있다.
마법사가 죽음을 맞는다면, 더 이상 물질계로 되돌아올 이유가 없다. 물질-아스트랄 연결선을 복구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물론 제대로 진보하지 못한 마법사, 즉 주술사 부류들은 아스트랄계에 가서도 아스트랄체와 육체 간의 연결을 의도적으로 복구하려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은 부분적인 성공을 거둘 수밖에 없다. 완벽한 상응은 물론이고 필요한 정도까지 빛을 응축시킬 능력이 없기 때문에, 물질계로 이동시켜 물질화시키지 못한다. 자신의 육체에 심하게 애착을 갖는 경우, 대개 물질화에 필요한 필수조건을 잘못 생각한다. 그들은 살아있는 사람의 육체에서 전자기적 흐름, 즉 생명에너지를 빨아먹고, 이미 떠나온 자신의 육체에 이 에너지를 저장한다. 머지 않아 일이 잘 되면 자신의 육체가 다시 생명을 얻을 수도 있다고 믿는 것이다. 이 존재들은 이러한 방법을 동원해 자신의 육체를 몇 세기 동안 보존하기도 한다. 그동안 육체는 썩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시신이 부패하지 않은 채 유지된 사례가 역사에 많이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현대 과학은 그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헤르메스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런 흡혈귀Vampir/vampire는 매우 가련한 존재다. 따라서 과거에 널리 퍼져 있던 종교적 믿음에 따라 부패하지 않은 육체를 멸한 처사는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하겠다. 일반적으로 이런 흡혈 존재의 경우 육체가 소멸되기 전까지는 육체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그들의 육체를 소멸시키기 위해, 몸에 나무 말뚝을 박아 관통시키거나 목을 베거나 간단히 태우는 방법 등이 사용되었다. 늑대인간Werwolf/werewolf의 전설도 헤르메스학의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흡혈을 할 때 아스트랄체가 동물 형상을 띤다는 것만 제외하면, 나머지 과정은 위의 흡혈 존재와 똑같다.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동물로 위장하는 것뿐이다.
다시 한 번 간단히 정리해 보자. 물질계에서 육체와 아스트랄체는 음식물과 호흡을 통해 유지된다. 인간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 즉 영, 혼, 육은 잠자는 동안 상위 영역의 미세한 실재원소들feineren stofflichen Elemente/finer substantive elements을 통해 기운을 얻는다. 한편 아스트랄계에 있는 아스트랄체는 감정적 자극Eindrück/impression을 통해 생기를 얻으며, 이때 유형의 진동stoffliche Schwingung/material vibration을 통해 감정적 자극을 얻는다. 인간이 아스트랄계로부터 육체를 입고 환생할 때는 멘탈체와 아스트랄체 사이의 연결선이 끊어지고 그 존재의 아스트랄체는 아스트랄계에서 죽음을 맞는다. 그래야 영이 지구에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아스트랄계에서 죽음의 과정은 육체가 지구에서 죽을 때와 같다. 이때 멘탈체는 아스트랄계에서 감정적 자극이라는 형태로 아스트랄체에게 공급하던 양분을 중단한다.
그러나 아스트랄체가 분해되는 과정은 육체의 경우보다 훨씬 느리다. 영에 의해 유지되거나 양분 공급을 받지 않아도, 우리 기준의 시간으로 여러 해 이상 살아남을 수 있다. 다른 존재, 특히 악마들Dämonen/demons이 이러한 아스트랄 시체를 차지한다.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서다. 수많은 강령술 집회spiritistischen Sitzungen/seance에 나타나는 망자의 아스트랄체는 그 사람의 영이 깃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악마에게 지배당한 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 영이 진짜인지를 판별해낼 수 있는 것은 오직 훈련 받은 투시가Hellseher/clairvoyant뿐이다. 영적으로 계발된 감각을 통해 아스트랄체와 멘탈체를 구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악마는 인간을 가지고 놀며 속여벅기를 좋아하는 데다가 따라붙어 괴롭히곤 한다. 예를 들어 폴터가이스트Klopfgeister/poltergeist, 판타스마, 스케마처럼 인간에게 들러 붙어 괴롭히는 영들은 모두 같은 부류로, 악마와 동일한 짓을 한다.<헤르메스학 입문>에서 이 문제에 대해 폭넓게 설명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일반적인 조건이라면, 아스트랄체는 점진적으로 각 원소로 분해된다. 아스트랄 시체는 각 원소에 의해 흡수되어 점점 투과성이 높아져서 체에 거른 고운 입자터럼 되다가, 마침내 개별 원소질료Elementestoff/elemental substance로 분해된다.
지구를 에워싸고 있는 지구 영역에는 육체의 죽음 후에 아스트랄계로 온 존재들 말고도 다른 존재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엘리멘탈, 라르바, 스케마, 판타스마 등 이미 언급한 존재들 외에 원소존재Wesen des Elementes/being of the element도 살고 있다. 각 원소존재와 그 지배자에 대해서는 '위계'라는 제목을 붙인 장에서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어떤 존재가 어떻게든 물질계에 자기 존재를 알리고 싶은 경우 그 존재는 예외 없이 이 아스트랄 영역을 통과해야 한다. 어디서 오는 존재든 심지어 지고의 영역에서 온다 해도 마찬가지다. 지구를 에워싼 지구 영역이야말로 물질계 바로 옆에 있는 첫 번째 영역이기 때문이다. 지구를 에워싼 이 영역을 가리켜 카발라에서는 말쿠트Malkuth, 즉 왕국Reich/Kingdom이라고 부른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진정한 카발라를 위한 열쇠>에서 더 설명하도록 하겠다.
아스트랄 세계, 즉 지구를 에워싼 영역에는 물질계의 힘과 동일한 힘들이 퍼져 있으며, 그 힘들은 물질계의 힘과 동일한 방식으로 작용한다. 단지 조금 더 미세한 질료로 이루어져 있을 뿐이다. 여기서 우리는 살라만드라salamandra, 즉 불의 영을 따라 불원소를, 실푸스sylphus, 즉 공기의 영을 따라 공기원소를, 운디나undina, 즉 물의 영을 따라 물원소를, 그노무스gnomus, 즉 흙의 영을 따라 흙원소를 정말로 발견하게 될 것이다. 물질계에서 물고기가 물 속에서만 자유로이 돌아다닐 수 있는 것처럼, 지구를 에워싼 영역 아스트랄계의 모든 존재는 각각의 원소 안에서 살아간다. 한편 모든 원소에는 긍정적 존재와 부정적 존재가 있다. 예를 들어 선한 살라만드라와 악한 살라만드라가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다른 원소존재의 경우에도 모두 적용된다. 사실, 선이나 악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신은 악한 것이나 부조화를 창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인간의 개념일 뿐이다. 헤르메스학의 시각으로 본다면, 어떤 존재는 양(+)의 힘을, 또 어떤 존재는 음(-)의 힘을 낳게 되어 있다. 아스트랄계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존재들이 바로 물질계에 인과관계 중의 결과Wirkung/effect를 만들어내는 수단이다. 한편 모든 인간의 아스트랄체의 입장에서는, 이 존재들이 곧 모든 결과의 원인Ursache/cause이다. 이 원리는 입문자의 경우든 일반인의 경우든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아스트랄 영역에서 일어나는 불원소와 공기원소의 활동 및 영향에 따라 아스트랄 전기적 흐름astral-elektrische Fluid/astral-electric fluid이 만들어지며, 물원소와 흙원소의 활동 및 영향으로 아스트랄 자기적 흐름astral-magnetische Fluid/astral-magnetic fluid이 만들어진다. 영존재들은 물질계에 결과, 나아가 원인을 만들어내기 위해 이 흐름을 이용한다. 아스트랄 영역의 아카샤원리는 아스트랄 영역 전체의 원소간 평형상태를 유지한다. 아스트랄 영역의 존재가 우리 물질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 존재가 원소존재인지 인간의 아스트랄체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이 존재는, 물질계에서 분명하게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전기적 흐름과 자기적 흐름을 응축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노련한 마법사는 심상화를 통해 각 원소와 각 흐름을 지배함으로써 응축을 해낼 수 있다. 응축이 수동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 이때는 영매를 통해 응축이 이루어지는데, 영존재가 원하는 결과에 필요한 만큼의 전기적 흐름과 자기적 흐름을 이 영매에게서 흡혈의 형태로 빼낸다.
원소존재와 인간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다. 원소존재는 오직 한 가지 원소로만 이루어져 있는 반면, 인간의 경우 4원소는 물론 제5원소인 아카샤원리까지 함께 구성에 참여한다. 원소존재는 자신이 속해 있는 단 한 가지 원소 또는 흐름을 통해서만 작용할 수 있는 반면, 인간은 모든 종류의 힘을 익히 알아 지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원리는 신의 섭리, 즉 아카샤원리다. 이것은 원소존재와 인간 모두에게 적용된다. 한편 인간은 육체를 입을 수 있는 반면, 원소존재는 저 혼자 힘으로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또한 원소존재의 아스트랄체는 자신이 속한 원소로 분해되는 반면, 인간 아스트랄체는 4원소로 각각 분해된다. 또 다른 차이점도 있다. 원소존재의 영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에 죽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러나 인간은 각각 불멸의 영을 지니고 있다. 특별한 마법을 통해 한 가지 원소만 가지고 있는 존재를 4원소 모두 가진 존재로 바꿀 수 있으며, 불멸의 영을 부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것은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일로서 신의 섭리 앞에서 자신의 행동을 해명해야 하기 때문에, 마법사는 합당한 이유 없이 이런 일에 좀처럼 끼어들지 않는다.
한편 아스트랄 영역의 아카샤원리는 아스트랄계에 살고 있는 인간의 물질계 환생 여부와 시기를 결정한다. 아스트랄 광(光)물질astrale Lichtstoff/astral light-substance은 흔히 '아스트랄 빛'이라고도 알려져 있는데, 이것은 아스트랄계에서 일어나는 가장 높으신 신성 방출Göttlichen Emanation/divine emanation이다. 아스트랄계의 신성원리에 전념하는 입문자에게 이 물질은 어떻게 보일 것인가? 물질적 입장에서 신을 바라보는 경우, 또는 신에게 형상을 부여해 가시화하고 싶어하지 않는 경우, 이 빛은 한 줄기 햇빛이나 태양처럼 보일 것이다. 한편, 물질계에서 각 종교가 나름의 종교적 관념에 따라 신의 형상과 이름을 붙이면, 아스트랄계에서도 자연히 그렇게 된다. 무신론자는 아스트랄계에서도 신이 필요 없다. 아스트랄계에 있는 동안 목마른 사람이 샘을 찾듯 무엇인가 더 높은 것을 갈망하지만, 그는 신을 상상할 수조차 없다. 반면 지구에 있는 동안 여러 종교와 신을 동시에 믿은 사람이라면, 아스트랄계에서 극심한 혼란에 빠진다. 그 중에 어떤 형상을 선택할지 결정하지 못해 곤란한 처지에 놓인다. 그러나 아스트랄계에서 진보를 거듭함에 따라, 신에 대한 개념이 분명해지고 자기에게 가장 가까웠던 개념을 인정하게 된다. 신에 관한 개념은 다음에 육체를 입고 태어날 장소를 정하는 결정적 요소가 되는 경우가 많다.
평생에 걸쳐 지구 영역의 아스트랄 영역을 탐험하는 마법사는, 경험을 통해 아스트랄 영역의 각 힘 및 존재의 활동과 영향에 대해 알게 된다. 마법사의 작업 대상이 된 영존재가 이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마법적 진보가 완전함에 이르지 못한 마법사는 영적 가이드를 통해 아스트랄계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자동기록술mediales Schreiben/automatic writing 같은 수동적 소통방식이나 그 밖의 수단을 동원해 가이드의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아스트랄계에 가서 처음 몇 번은 영적 가이드의 안내를 받게 된다. 영적 가이드는 우리가 아스트랄계에 있는 동안 물질계의 개념에 맞춰 가르치고 도와주는 존재다. 지구를 에워싼 영역에 있는 고도로 진보한 영존재는 스스로를 특정 아스트랄 수준으로 응축시킨 다음, 이런 방식으로 개인이나 집단의 안내를 맡는다. 그들은 자기가 보호하는 아스트랄 존재에게 최상위법칙höheren Gesetz/the higher law을 전수한다. 그러나 아스트랄 영역에서는 억지로 가이드를 맡기는 일은 없다. 각자의 성숙도와 진보 정도에 따라 신의 섭리가 배정해 줄 뿐이다. 가이드는 아스트랄 영역에서 피보호자Schützling/protégé에게 법칙을 가르치며 진보해 나갈 수 있도록 전심을 다해 돕는다. 이 가이드를 가리켜 '수호자' 또는 '영적 스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편 인간의 아스트랄체Astralmensch/astral human가 혼자서 무엇인가를 하려고 할 때가 종종 있다. 이러한 위기의 순간에 수호자, 즉 가이드는 멋대로 행동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한다. 제대로 진보하지 못한 사람의 아스트랄체가 신의 섭리라는 법칙에 위배되는 일을 할 때도 수호자가 즉시 개입한다. 또한 가이드는 피보호자에게 물질계의 법칙을 가르치고 육체를 입은 다음의 생을 준비시킨다. 이러한 준비과정으로 미루어 볼 때 명백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인간이 상위세계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물질계에서 마법적 진보를 통해 자신을 완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운명이 하는 일은 무엇이겠는가? 물질계에서 운명은 사람을 이끌어 영을 정화하고 영적인 진보를 위해 필요한 일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운명은 이미 아스트랄계에서 각자의 성숙도와 진보 수준에 맞춰 신의 섭리에 의해 준비된다. 다시 육체를 입게 될 존재는 자신을 맞으려 기다리고 있는 조건들에 대해 훤히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스트랄계를 떠나기 전 준비된 조건에 동의한다. 그렇다! 이 호된 시련, 이 배움의 과정을 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육체를 입는 바로 그 순간, 신의 섭리가 준비해둔 모든 내용을 잊게 된다. 만약 물질계에 사는 사람이 자기 앞에 닥칠 일을 사전에 모두 정확히 안다면, 그에게는 물질계에서 누리게 될 자유의지freien Wille/free will가 완전히 상실될 것이다. 그리하여 모든 행위가 판에 박은 것 아니면 그저 로봇에 지나지 않은 것이 된다. 결국 이 세계에서 그가 수행해야 할 임무는 성취할 수 없게 된다. 고위 입문자, 카르마를 지배하고 인과관계를 지배할 수 있게 된 자, 아스트랄계와 물질계에서 동시에 편안함을 느끼는 자, 이러한 고위 마법사만이 사전에 모든 것을 알아도 자유의지에 악영향을 입지 않을 만큼 성숙한 상태다.
아스트랄계에서 우리 행성으로 육체를 입고 오면, 그때부터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받는다. 물질계의 물리법칙 때문에 모든 개체는 아스트랄계보다 훨씬 많은 장애를 겪게 되며, 따라서 육화함verkörpern/incarnate으로써 진보를 거듭할 수 있게 된다. 물질계의 장애물은 영을 강하게 만든다. 따라서 영은 아스트랄 영역보다 지구에서 훨씬 더 빨리 진보할 수 있다. 아스트랄 영역에 있는 인간이 가능하면 빨리 육체를 입고 물질계에 태어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가장 힘든 조건을 수용하는 대가는, 계속하여 영적 진보의 길을 가는 것, 그것이다.
각 개체는 완전함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인류 전체의 진화가 완전함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스트랄 영역에서 신의 섭리에 의해 각 인간에게 배정된 영적 가이드는 입문의 길잡이가 되며 영적 진보를 감독한다. 피보호자가 물질계에 육화한 다음에도 이 일을 계속한다. 마법사가 진보의 첫 걸음을 뗄 때, 우선 자신의 수호자와 접촉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접촉하는 방법에 대해서는<헤르메스학 입문>에 설명되어 있다. 지구에서 고도의 발전에 이른 사람이 아스트랄계에서 영적 완전함을 완성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지구에서 한 가지 이상의 임무를 이행하도록 하기 위해 신의 섭리가 선택했을 때 일어난다. 이런 가이드들은 태어날 때부터 마법사이자 입문자다. 인간의 몸이 거쳐야 하는 일정 기간의 육체적 성장기를 거치고 나면, 자신의 지위와 진보 수준을 갑작스럽게 알아차리게 된다. 그 시기는 일반적으로 사춘기 직후다. 이 시점에 아주 조금만 영적 과정을 거쳐도 신의 섭리가 맡긴 임무를 이행하기에 충분한 정도가 된다. 그들의 임무가 반드시 마법적인 것이거나 영적인 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물질계의 다른 분야와 관련된 것일 수도 있다. 물질에 관한 지식 또는 학문 영역에서 수재나 발명가, 이른바 천재 등이 이렇게 하여 태어나는 것이다. 마법사는 이 모든 것이 신의 섭리, 즉 아스트랄계의 아카샤원리에 의해 미리 결정되고 지배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우주보편법칙을 적용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이 아스트랄 영역에 대한 일반적 개요다. 물론 여기에는 아스트랄 영역의 가장 중요한 측면이 포함되어 있다. 아스트랄 영역은 지구 영역, 즉 지구를 에워싼 영역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또한 서열로 볼 때 우리 물질계보다 상위 차원에 있다. 그러나 서열 상으로 상위에 있기는 하지만, 우리 인간의 개념으로 생각할 때 조밀도가 최고 수준의 형태는 아니다. 각 사람의 성숙 단계에 상응해 다양한 강도의 빛, 진폭, 진동을 가장 다양하게 품고 있는 것이다. 지구 영역은 경계가 없다. 지구를 넘어섬은 물론 전 우주를 넘어서 확장된다. 지구 영역을 공간적 범위로 이해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오히려 소우주와 대우주 전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지구 영역은 소우주 및 대우주 전체와 상응하며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인간이 완전함, 가장 높은 단계의 마법적 성숙, 신과의 합일 등을 성취할 수 있는 곳은 오직 지구 영역뿐이다. 마법적 관점에서 볼 때, 지구 영역은 신성원리의 방출이 가장 낮은 차원에서부터 가장 높은 차원에 걸쳐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곳이다.
이어서, 위계에 상응하는 다른 영역들에 대해 설명하려고 한다. 이 영역 역시 마법사가 갈 수 있는 곳이다. 물론 마법사는 완전함에 이른 존재로서, 신의 형상을 체현한 존재로서 그대로 지구 영역에 머물 수도 있다. 한편 지구 영역은 창조가 발현되는 곳이다. 여기서 발현은 신이라는 최고 수준의 완전성Vollkommenheit/perfection에서부터 가장 저급하고 조악한 형상에까지 이어진다. 인간은 지구 영역보다 상위의 모든 영역과 접촉할 수 있지만 그 영역의 영구적인 거주자는 될 수 없다. 창조의 반영물, 온갖 다양한 층위의 밀도로 만믈이 발현하는 곳, 이곳이 바로 지구 영역이라는 세계다. 고대 카발리스트Kabbalist/kabbalist들은 이 진리를 꿰뚫고 있었다. 그래서 지구 영역을 '말쿠트'로 규정했다. 말쿠트는 '지구'가 아니라 '왕국'을 의미한다. 즉 지극히 높은 것에서 지극히 낮은 것까지, 모든 것의 발현이라는 창조원리로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다. 카발라 생명나무를 기준으로 할 때 창조원리는 카발라 숫자 10이다. 이때 10은 상승Aufstieg/the ascent의 시작을 나타낸다. 한편, 숫자 10은 가장 조악한 형태다. 그러나 카발리스트에게 숫자 10은 신을 의미하는 숫자 1이다. 숫자 10에서 0을 지워 1로 바꾸는 것이다. 직관이 뛰어난 마법사라면 즉시 창조와 자기 육체 사이의 진정한 관련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손가락도 발가락도 10개씩인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나의 세 번째 저서인<진정한 카발라를 위한 열쇠>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겠다. 직관이 뛰어난 마법사는 더 나아가 지구 영역과 물라다라 센터Muladharazentrum/the muladhara center29 사이의 관련성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각자 고민할 몫으로 남겨둘 생각이다.
3. 그 밖의 행성 영역
달 영역은 기주를 에워싼 영역에 이웃해 있다. 지구 영역에 정통하게 된 마법사는 이어 달 영역을 익혀야 한다. 달 영역 다음에 수성 영역Merkurzone/Mercury zone, 그리고 금성 영역Venuszone/Venus zone이 온다. 일단 이들 영역의 위계를 충분히 익히게 되면, 계속해서 태양 영역Sonnenzone/Sun zone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한다. 그 다음에 화성 영역Marszone/Mars zone, 목성 영역Jupiterzone/Jupiter zone이 이어지며, 마지막으로 토성 영역Saturnzone/Saturn zone에 대해 익히면 된다.
앞에 말한 영역 이외에도 많은 영역들이 더 있다. 그러나 이 정도 영역만 공부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마법사는 우선 행성에 상응하는 이들 영역에 대해 익히고, 이들을 완벽하게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얻어야 한다. 각 영역의 상응성과 위계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달에서 토성까지, 지구 영역보다 상위 영역은 모두 3중의 결과dreifache Wirkung/threefold effect를 만들어낸다. 즉 멘탈계, 아스트랄계, 물질계에 '결과'가 나타난다.
어떤 계에 작용할 '원인'을 만들 때, 특정 '결과'가 지구 영역으 어느 계에 나타나게 할 것인지에 따라 고려사항이 달라진다. 앞에 언급한 영역들은 지구 영역에 고유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따라서 이곳의 존재들을 다룰 때, 각 영역의 법칙이 자신의 소우주와 어떠한 상응성을 갖는지 마음속에 확실한 인상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소우주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소우주나 대우주에 적용되는 것이니만큼, 각 영역의 모든 상응성에 따라 어떻게 원인을 만들어낸느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제 마법사는 지구 영역의 상위에 존재하는 각 영역의 경계를 분명하게 떠올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각의 밀도나 영향력 및 결과에 맞춰 대우주와 소우주의 모든 영역이 상호 연계되는 이미지도 떠올릴 수 있게 될 것이다. 각 영역은 점성학적 명칭benennen/nomenclature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실 우주에 있는 각각의 별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전혀 없다. 물론 별과 별자리Konstellation/constellation 사이에 일정한 관련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점성가들은 이 관련성을 점술에 이용한다. 즉 각 별이나 별자리의 좋지 않은 영향력을 판독하는 것이다. 앞에서 잠시 언급한 점성학의 체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라.
앞에서 설명한 지구 영역과 마찬가지로, 각 영역에는 거주자가 살고 있다. 이들 존재는 고유의 임무를 맡고 있으며, 인과관계와 관련해서는 해당 영역을 지배하는 법칙의 적용을 받는다. 우리의 개념을 기준으로 헤아려볼 때, 각 영역에 거주하는 존재는 수백만에 이른다. 이 존재들을 수준별로 범주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든 존재는 영적 진보 및 성숙 단계가 일정 수준에 있고, 이것에 근거해 고유한 임무를 부여 받는다.
마법적 진보나 성숙도가 필요 수준에 이르지 못한 사람은 물질계 영역 너머의 아스트랄 존재와 접촉할 수 없다. 상위 영역에 거주하는 존재들과의 연결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 물질계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재적 한계를 넘어설 만큼 뛰어난 영을 가진 경우, 그래서 지구 영역을 통과해 그 위의 다른 영역으로 갈 수 있을 만한 능력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헤르메스학에서는 이런 일을 의도적으로 해낼 수 있는 사람을 가리켜 입문자Eingeweihte/initiate라고 부른다. 입문자는 '선택된 자'다. 오랜 세월 동안 영적 진보를 거친 후, 이행해야 할 임무에 필요한 만큼 성숙한 사람이다. 진정한 입문자는 철학자가 아니다. 단순한 이론적 지식으로만 성숙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매우 엄격하고 지속적인, 끊임없는 교육을 거쳐 평범한 대중으로부터 벗어난 사람, 실천을 통해 지식을 획득한 사람이다. 여기서 성서의 한 구절을 떠올리게 된다. "부름을 받은 자는 많되 택함을 입은 자는 적으니라."30 그러나 부름을 받는 데 제한조건은 없다. 지구 상의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 따라서 마법의 성과를 진지하게 열망하는 수행자는 성심껏 배움으로써 완전함에 이르게 될 것이며, 그가 곧 선택된 자다. 자구 상의 누구나 최고 수준의 고결한 성숙을 성취할 수 있다. 지구 영역 너머까지 멘탈 여행을 떠나 영으로서 상위 영역을 방문할 만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 사람들이야말로 마버이라는 학문의 수장 즉 머리요, 전수자 즉 스승이다. 이들은 영적인 길에서 가르침을 청하는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할 거룩한 임무 및 의무를 부여받은 존재다. 지구 영역의 상위에 있는 7개의 영역에는 우주보편법칙에 따라 동일한 위계Derselbe Vorgang/same procedure가 적용된다. 이들 영역에 사는 수백만 존재 둥에서 적정 성숙 단계에 이른 자는 극소수로, 이곳의 지배자Vorsteher/principal 즉 군주Herrscher/potentate로서의 지위를 갖는다. 물론 그들은 입문자다. 입문자에게는 지구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합당한 명예가 주어진다. 각자의 성숙도와 지식 수준에 따라 남작, 백작, 군주, 공작 등의 지위가 부여되는 것이다. 다른 영역의 지배자도 모두 마찬가지여서, 각각 지위, 작위, 칭홀르 갖고 있다. 마법사라면, 이런 식의 직위나 칭호가 어떤 존재의 성숙 수준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일 뿐, 물질계에서 순서를 매기는 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각 영역의 지배자들, 즉 입문자만이 인과관계를 통해 우리 계, 즉 멘탈계, 아스트랄계, 물질계에 영향력을 드러낼 수 있다. 우리 세계에 상응하는 각 존재가 우리 세계에 행사해야 하는, 또한 행사할 수 있는 힘의 종류에 대해서는 '제2편 위계'에서 설명할 것이다.
지구 영역과 마찬가지로 다른 영역에도, 인간의 개념으로 볼 때 양(+)이자 선한 존재들과 음(-)이자 악한 존재들이 있다. 양의 힘 및 존재는 보통 '천사Engel/engel'나 '대천사Erzengel/arch-angel'라고 불리는 반면, 음의 힘 및 존재는 '악마Dämon/demon' 또는 '대악마Erzdämon/arch-demon'라고 불린다. 음의 존재에도 동일한 위계가 적용된다. 보통 악마가 있고 남작이나 백작 등도 있는 것이다. 일반인의 경우에는 각자의 직관력에 따라 이 존재들을 시각화할 것이다. 그의 상상 속에서 천사와 대천사는 날개를 달고 나타날 것이고, 악마나 대악마는 뿔을 달고 나타나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상징체계에 익숙한 사람은 이런 이미지를 올바로 해석해낼 수 있을 것이다. 천사가 말 그대로의 날개를 달고 있지 않다는 것은 모든 마법사들이 아는 사실이다. 마법사에게 날개란, 우리 인간의 상위에 존재하는 하늘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을 새에서 유추해 빌어온 상징적 의미인 것이다. 날개는 우리보다 높은 곳에 있는 것의 상징이다. 또한 가벼움, 자유, 속박 없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한편, 더 가벼워져 지구 위로 떠오르는 것, 그래서 갖게 되는 전지적 시각alles durchdringenden/all-penetrating의 원리를 상징한다. 음의 존재, 즉 악마는 짐승의 상징인 뿔이나 꼬리로 묘사된다. 더 나아가 반인반수半人半獸의 정체 모를 생물로 묘사되기도 한다. 이들의 상징성은 선Gut/Good의 대적자다. 또한 하급자, 불완전한 것, 흠있는 것 등을 나타낸다.
물론 비입문자의 경우에 또 다른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긍정적 존재든 부정적 존재든, 이 존재들이 각자의 영역에서도 우리가 생각하는 형상 그대로일까? 또는 서로에게도 그 모습대로 나타날까? 마법사는 그렇지 않다는 답을 낼 것이다. 멘탈 여행과 아스트랄 여행을 통해 각 영역을 개별적으로 방문할 수 있으며, 특정 영역에 잠시 머무르는 동안 그 영역의 거주자처럼 스스로 그 영역의 진동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영역에서 마법사는 인간으로서의 특성은 그대로 유지한 채 전혀 다른 형상과 만나게 될 것이다. 이 형상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때 마법사가 지각하는 존재들이나 지배자는 의인화된 존재가 아니다. 각각의 명칭과 속성에 상응하는, 힘이자 진동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어떤 마법사가 이들 중에서 한 가지 힘을 골라 개인적 관점에 따라 가시화하기로 한 경우, 즉 자신의 감각기관이 수용할 수 있는 형상을 부여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때 그 힘은 마법사의 상징 인식 능력에 걸맞은 형상을 띠고 나타날 것이다. 형상을 입은 존재가 긍정적 힘(천사)이든 부정적 힘(악마)이든 마찬가지다.
한편 마법사가 이들 존재를 통해 작업하는 경우, 이들 존재가 원인적 실행을 하는 영역은 마법사가 영향력을 행사한 바로 그 영역이다. 반면 카발리스트의 경우에는 인과관계가 생성되는 영역으로 자신의 영을 이동시킨다. 그들은 해당 영역의 법칙을 완벽하게 알고 있는 경우에도 그곳에 사는 존재를 통해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을 선택하지 않는다. 대신 카발리스트 암호Kabbalistischen Wort/Kabbalistic word를 통해 스스로 모든 것을 수행한다. 나의 세 번째 책인<진정한 카발라를 위한 열쇠>에서 그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카발라를 통한 작업의 경우, 마법사가 도입하는 절차와 매우 다르다. 그러나 진보 수준의 특정 단계에서는, 즉 더 높은 수준에 이를 때까지는, 이러한 존재들의 힘을 비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카발리스트 이전에 우선 마법사가 되어야 한다. 그 다음에 카발리스트가 되면 다른 형태로, 좀더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다.
마법사가 다른 영역의 존재를 지구 영역 또는 물질계로 소환할 때, 그 존재의 형상에 대해 아무 지식도 없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 존재가 가시적 형상을 취하려 한다면, 자신의 속성을 상징하는 형상을 입어야 마법사와 접촉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악마에게는 이러한 능력이 없다. 악마는 성숙 수준이 필요한 정도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을 응축시켜 지구 영역 똔느 물질계로 가시화할 수 없는 것이다. 소환을 주제로 하는 대부분의 책이 일반적인 악마 종류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지위와 칭호를 지닌 존재만 다루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정확하고 상세하게 밝힌 책은 전혀 없다.
다른 영역에 거주하는 존재가 입문자를 자기 영역으로 소환할 수 있는지 의문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헤르메스학의 관점에서 답은 '그럴 수 없음'이다. 인간, 특히 입문자는 신과 같은 존재gottähnliches Wesen/Godlike being이고 따라서 크기만 작은 대우주를 상징한다. 또한 소우주 및 대우주에서의 절대 권위를 상징한다. 결국 어떤 지위를 가진 존재든, 마법사에게 강제로 무엇인가를 시킬 수는 없다. 유일한 예외가 있는데, 그것은 신의 섭리다. 지위와 구역을 막론하고 선하든 악하든 예외 없이, 모든 지배자는 대우주의 부분적 양태일 뿐이다. 신의 허락이 없다면, 자기 안에서 신과 합일한 마법사, 즉 완전함에 이른 마법사에게 그들의 의지 또는 다른 자의 의지를 관철시킬 수 없다는 말이다. 아니, 오히려 마법사의 의지에 모든 존재가 무조건 복종해야만 한다. 바로 여기서, 그리고 그 밖의 다른 일들을 통해, 마법사는 인간의 진정한 가치와 창조된 의미를 헤아리게 된다. 특히 신과 합일한 인간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다른 영역의 존재가 지구 영역, 특히 물질계로 내려가려 한다면, 그것이 신의 명령이든 자신의 판단에 따른 것이든 상관 없이, 그리고 취하고자 하는 형상이 멘탈 형상이든 아스트랄 형상이든 물질화된 형상이든 마찬가지로, 각 존재나 지배자는 지위 여하를 막론하고 거주 영역의 속성에 상응하는 상징적 모습을 띠어야 한다. 예를 들어, 천사의 주요 속성은 사랑을 상징하기 때문에 완벽한 미인의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속성이 엄격함인 존재는 그 속성에 맞는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 규칙은 부정적 존재에게도 적용된다. 즉 지구 영역이나 물질계에 나타날 때 자신의 부정적 속성을 상징하는 형상을 취한다는 말이다. 상징체계에 정통한 마법사는 나타난 존재의 외모를 근거로 즉시 그 속성을 판별할 수 있으며, 어디 출신인지와 상관 없이 선한 존재인지 악한 존재인지도 알아볼 수 있다. 상응법칙에 따라, 존재의 속성, 외모, 상징symbolische Darstellung/symbolic representation 등은 정확히 이름에 상응한다. 그 밖의 다른 것도 모두 마찬가지로 이름에 상응한다. 가장 높은 지위를 가진 존재라 해도 자기 속성에 상응하지 않는 이름은 붙일 수 없다. 카발라에 정통한 마법사는 상응법칙에 따라 그 상응하는 것을 정확하게 검증할 수 있으며, 그 존재의 진술이 사실에 입각한 것인지의 여부도 판별할 수 있다. 완전함에 이른 마법사에게 감히 자신의 진짜 이름 외의 다른 이름을 댄다거나 자신의 속성에 상응하는 형상 이외의 다른 형상을 띠고 나타날 존재는 없다. 최고의 거짓말쟁이, 가장 극악한 존재라 하더라도 말이다. 몰론 완전함에 이른 마법사의 재량에 따라서는, 실제 자기 형상으로 나타난 존재에게 마법사의 목적에 가장 잘 맞게 형상을 바꾸라고 명령할 수 있다. 모든 존재는 진정한 마법사에게 복종하게 되어 있으며, 누차 강조했듯이 진정한 마법사는 신인Gottmensch/God-man으로서 절대 권위를 대표한다.
거주하는 영역이 어디든, 선하든 악하든, 천사든 대천사든, 악마든 대악마든, 모든 존재는 신의 섭리에 의해 주어진 각자 속성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며, 각자의 영역에서 이속성에 예속된다. 따라서 마법사는 각 존재가 각각의 속성에 근거해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거주 영역의 범위 내의 모든 속성, 특성, 인과관계, 힘과 영향력 등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이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지배하여, 해당 영역의 범위를 벗어나는 일은 요청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마법사가 이런 사항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해당 영역에 있지도 않은 결과를 존재에게 요구한다면, 마법사의 소원과 의지를 이루기 위해 그 존재는 다른 영역으로 가는 위험을 무릅쓸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줄 다른 존재와 협상을 벌이려 할 것이다. 이때 만들어진 결과는 마법사가 소환한 존재가 아니라 다른 존재가 실행한 것으로 봐야 한다. 이런 경우 마법사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결과가 실행되었기 때문에, 마법사의 절대 의지는 표출되지 않은 것이다. '제2편 위계'에서 각 존재별 형상에 대해, 그리고 그들이 일반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해 심도 있게 설명할 것이다.
다른 영역에서 온 존재가 우리 계에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원하는 결과가 멘탈적인 것이든 아스트랄적인 것이든 물질적인 것이든 같은 방법이 동원된다. 우선 마법사의 의지와 소망이 작업 대상으로 삼는 영역의 속성에 상응하는 경우, 임무를 맡은 존재는 전기적 흐름과 자기적 흐름을 통해 거주 영역의 원인계Ursachenwelt/causal world 안에 특정 원인을 만든다.<헤르메스학 입문>에서 설명했던 '볼트 만들기Voltieren/volting'와 비슷한 방법이다. 그러나 사실은 마법사의 명령das Wort/word, 다시 말해서 우주언어kosmische Sprache/the cosmic language를 통해 이 일이 성취된다고 한느 것이 맞다. 만들어진 원인은 특정 영역의 원인계를 거쳐, 지구 영역의 원인계에서 응축된다. 그리고 원하는 결과가 무엇이냐에 따라 멘탈계, 아스트랄계, 물질계로 방향을 돌린다.
이와 같이 각자의 영역에서부터 우리 계로 영향력을 행사할 능력을 가진 존재들이 임무를 수행하는 실제 절차를 살펴 보았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자기 뜻에 따라, 우리 계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존재는 결코 없다. 절대 권위를 갖고 있는 마법사의 준엄한 명령이 있을 때에 한하여, 자신의 영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우리 계에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뿐이다. 이 경우 그 존재는 어떤 일에 대해서도 책입이 없다. 모든 책임은 마법사에게 있는 것이다. 바꿔 말하자면 존재들이 하는 일은 하인이 주인을 위해 일하는 것과 똑같다. 주인의 명령에 따라 수행한 일에 대해 하인은 책임이 없지 않은가!
진정한 마법사라면 해로운 결말을 가져올 만한 일을 실행하라고 어떤 존재, 특히 부정적 존재에게 감히 요구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삶과 죽음의 주인이자 법칙의 주인이 된 마법사라 할지라도, 여전히 신의 섭리에 의해 다스림을 받는다. 정당화될 수 없는 악한 행위에 대해서는 비싼 값을 치러야만 한다.
여기서 의문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마법사가 특정 영역이나 계에서 멘탈적, 아스트랄적, 물질적인 작업을 할 때, 왜 엘리멘탈, 엘리멘터리, 아스트랄 존재, 물질적으로 응축된 존재 등의 도움을 받는가? 자신이 성취한 능력을 통해 작업함으로써 마법적 결과를 산출해내는 것이 더 낫지 않은가? 마법사가 존재를 소환하는 주된 까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존재들에게 자신의 권위를 인정받는 동시에 확립하고 싶기 때문이다. 둘째, 존재들로부터 각자의 영역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얻고 싶기 때문이다.
한편 마법사는 멘탈계에서 어떤 작업을 실행할 때 엘리멘탈이나 볼트, 즉 전자기적 흐름을 통해 결과를 산출할 수 있다. 나아가 엘리멘터리에게 여러 가지를 실행하게 하여 물리적 에너지와 물질적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영역의 존재들을 통한 작업과 차이점이 있다. 마법사가 창조한 힘, 즉 에너지, 존재, 엘리멘탈이나 엘리멘터리는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없다. 그들에게는 독자적인 지성이 없는 것이다. 반면 모든 영역의 존재들은 타고난 자기만의 지성을 가지고 임무를 수행한다. 물론 이들에게 맡길 임무는 일정 정도의 지성이 필요한 것들이다. 그러나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데 어떤 존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작업할 수 있는 경우라면, 절대 다른 영역에서 온 존재를 부려 목적을 이루는 마법사는 없을 것이다.
멘탈체나 아스트랄체로 물질계를 떠나 지구 영역의 다양한 차원, 즉 저 너며 영역을 여행하는 경험 많은 마법사라면, 특성이나 속성에 상관 없이 모든 영역의 모든 존재가 오직 한 가지 우주언어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이 언어를 가리켜 '그림언어Bildersprache/the picture language'라고 부르는데, 이는 곧 심상화 언어Sprache der Vorstellung/the language of the imagination를 말한다. 모든 종류의 존재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모든 사람이 육체를 떠나 이 세계를 벗어나자마자 이와 동일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지구에서 어느 나라 사람이었든 무슨 언어로 말했든 상관 없이, 즉시 모든 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할 수 있다. 마법사가 우리 물질계와는 다른 어떤 영역에 갔을 때도 마찬가지다. 말을 하고 싶을 때, 즉 생각이 떠오를 때, 그는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내면서 말을 하겠지만 전혀 소리가 나지 않는다. 대신 진동을 생성하게 되는데, 이것이 곧바로 그림으로 보여져 모든 존재가 인지할 수 있다.
어떤 존재가 우리 물질계에 화신하면, 즉 거주 영역을 떠나 지구에서 응축되어 눈에 보이거나 소리로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경우, 그림언어는 즉시 귀로 들을 수 있는 언어로 변환된다. 마법사가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뀐다는 말이다. 신앙이 독실한 사람이나 성서에 정통한 사람은, 그리스도의 죽음 후 성령이 임재한 사도와 제자들이 지구상의 모든 언어를 말하게 되었다는 구절을 기억할 것이다. 성서는 이 장면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31 이것은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성령을 통한 영적인 씌움geistige Beschattung/spiritual shadowing 또는 깨달음 상태에서 아스트랄계에 들어갔음을 보여준다. 이때 그들에게는 아스트랄계의 그림언어를 자신이 구사할 필요가 있는 언어로 바꾸는 능력이 생겼던 것이다. 사실 이것은 기적이 아니다. 모든 존재가 이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헤르메스학을 조금이라도 익힌 사람이라면 우주언어가 그림으로 된 언어라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또한 고대 국가들이 대부분 이러한 언어로 소통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와 관련된 가장 좋은 예가 이집트 상형문자의 형태로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그림언어에서 사용되는 단어들이 특히 강력한 마법적 효과를 갖고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물론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도 사용하기는 했지만, 특히 동양에서 그림언어를 많이 사용했으며 그곳이 바로 헤르메스학의 발상지였음은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영성수행 비전 > 헤르메스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20장 마법적 소환 실행 (0) | 2018.10.07 |
---|---|
제17장 소환마법의 이점과 단점-19장 (0) | 2018.10.07 |
제2장 마법도구-14장 원반, 라멘, 인장 (0) | 2018.10.07 |
제1편 마법 제1장 마법 (0) | 2018.10.07 |
소환마법 실천-프란츠 바르돈 (0) | 2018.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