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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마법도구-14장 원반, 라멘, 인장 본문

영성수행 비전/헤르메스학

​제2장 마법도구-14장 원반, 라멘, 인장

柏道 2018. 10. 7. 21:02



제2장 마법도구

​진정한 마법사는 자신의 능력만으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 그 능력은 여타의 도움 없이 얻은 것으로, 마법적 진보 과정 동안 성취한 영적 성숙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법사는 의식마법zeremoniellen Magie/ceremonial magic 체계를 활용할 수 있음은 물론, 여기 속하는 모든 보조도구도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이것은 선택사항이다. 의식마법의 장점은, 한 가지 일에 동일한 작업을 계속해서 빈번하게 사용하면 자기 힘을 사용하지 않고도 효력을 만들어낸다는 데 있다. 다양한 보조도구의 도움을 받아 보다 쉽게 오컬트능력okkulte Kraft/occult power을 동원할 수 있다.


모든 마법 보조수단, 즉 마법도구magische Gerät/magical instrument는 근본적으로 마법사의 두뇌의식을 보조하는 '연상 보조수단Gedächtnisstütze/mnemonic aid'이다. 특정 도구에 주의를 집중하는 행위는, 그 도구로 상징되는 특정 능력이나 힘을 두뇌의식Bewuβtsein/consciousness 안에 촉발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마법도구를 손에 들고 소환을 하는 경우, 해당 도구가 상징하는 무엇인가와 즉각 접촉하게 된다. 많은 노력 없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마법지팡이는 마법사의 절대 의지Wille/will를 나타낸다. 즉 마법사가 손에 마법지팡이를 든다는 것은, 마법지팡이를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의지와 연결하여 소환하고 싶은 영Geist/spirit을 즉각 만나게 된다는 말이다. 다른 마법도구에도 모두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 마법도구는 모두 영적인 힘, 법칙, 속성 등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의식마법을 하려고 하는 경우, 마법사는 마법도구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니, 종교적 경외심으로 다루어야 한다. 더 주의 깊게, 더 정확하게, 더 세심하게 달루수록 마법도구는 더 큰 효력을 발휘한다. 마법도구는 성물聖物Heiligtümer/sacred object과 동일한 위상을 지니고 있어서, 의식마법에 합당한 신전 분위기를 만들 수 있게 해준다. 한편 마법도구를 사용할 때 마법사는 완전한 황홀경상태völligen Entrückungszustand/state of complete rapture에 있어야 한다. 또한 본래 의도한 목적 이외의 목적에 한 번이라도 사용되면, 그 도구는 즉시 마법적 효력이 중단되며 원래 목적으로는 영원히 사용될 수 없게 된다.


모든 마법도구는 마법사에게 경외심Ehrfurchtsgefühl/respect이라는 매우 독특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신성모독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비입문자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잘 숨겨두어야 한다. 또한 마법도구를 손에 들기 전에 반드시 스스로의 내면을 정화하는 과정inneren Reinigungsprozeβ/internal cleansing process이 필요하다. 기도나 명상을 하라. 의식마법에 합당한 마음 상태가 아닌 경우 절대 마법도구에 손대지 말라. 적절한 마음상태야말로 이러한 의례에 필수적인 사항이다. 한편 모든 마법 보조도구, 즉 마법도구는 최고의 신성법칙die heiligsten Gesetze/the most sacrosanct law을 상징한다. 마법사는 항상 이 사실을 의식하고, 성물을 다루듯 마법도구를 다뤄야 한다. 이 모든 것으르 깊이 숙고하는 마법사의 손에 마법도구가 들려질 때, 비로소 그것은 실제 효력을 나타낼 것이다.


마법도구에 대한 적절한 마음가짐이나 준비사항과 관련해 이 책에서 제시하는 지침을 정확하게 준수하라. 그러면 자신의 내면에 믿음과 의지, 그리고 계율의 모든 속성들이 강력하게 발현되는 상태를 맛볼 것이다. 결과적으로 마법사는 자신의 마법적 권위magische Autorität/magical authority를 크게 향상시키고, 이를 토대로 어떤 존재나 힘에게 영향력을 발휘해 원하는 결과나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마법도구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도구는 스스로 상징하는 특정 속성과 접촉 상태를 늘 유지한다. 각 도구는 마법적으로 충전되어 있다. 즉 특정 목적을 위해 축성祝聖된 상태다. 따라서 제대로 취급하는 경우, 마법도구는 절대 자신의 마법적 영향력을 상실하지 않는다. 수세기 동안 사용하지 않는다 해도 마찬가지다. 마법도구가 특정 마법사를 위해 만들어져 축성 및 충전된 채 사용되는 경우, 다른 마법사는 그 도구를 사용할 수 없다. 마법이라는 신성한 학문에 정통한 마법사의 손에 들어갔다 해도 마찬가지다. 이런 경우 도구를 손에 넣은 마법사는 자신을 위해 새로 축성해야 한다.


다음 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몇 가지 마법도구에 대해 설명할 것이다. 실천적으로 사용할 때의 각 도구별 상징의 상응성, 의식마법을 실행할 때의 일반적 사용법 등에 대해서도 알아보겠다. 마음이 끌리거나 필요한 경우, 내 지시를 토대로 하여 누구나 자기만의 마법도구를 특정 목적에 맞게 만들 수 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줄 것이다.


 제3장 마법원

​의식마법이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존재Wesen/being3의 초환招喚Aurufung/invocation4 및 소환召喚Beschwörung/evocation5을 소개하는 책들을 보면, 하나같이 마법원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되어 있다. 온갖 종류의 목적에 맞춰 마법원을 만드는 방법만도 수백 가지에 이른다. 예를 들어,<알베르투스 마그누스Albertus Magnus>,<클라비쿨라 살로모누스Clavicula Salomonus>,<고에티아Goetia>,<아그립파Agrippa>,<마기아 나투랄리스Magia Naturalis>,<파우스트 마기아 나투랄리스Faust Magia Naturalis>등의 책과 고대 그리무와르grimoire6 등에 그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이 모든 책에서 한결같이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존재를 소환하려면 그 원 안에 서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법원의 비의적 상징체계에 대해 설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나는 진지한 열망을 품고 있는 마법사에게 눈높이를 맞춰, 상응성과 우주보편법칙을 기준으로 마법원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할 것이다.

진정한 마법원은 대우주와 소우주를 동시에 나타내는 상징적 표현물이다. 소우주에 한정해 다른 말로 바꾸자면, 마법원은 '완벽한 인간'의 상징물이다. 한편 원은 시작과 끝, 알파와 오메가를 나타낸다. 나아가 원은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Ewigkeit/eternity을 나타낸다. 이와 같이 원은 무한자des Unendlichen/the Infinite, 즉 신성der Gottheit/the Divinity을 상징하는 도형이다. 소우주가 이해할 수 있는 신성의 모든 측면이다. 여기서 소우주는​<헤르메스학 입문>의 모든 훈련을 완벽하게 끝낸 진정한 입문자나 마법사를 의미한다. 바꿔 말하자면, 완전함에 이른 마법사가 원의 상징적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한편 원을 그리는 행위는 신과 만남으로써 바롯되는, 완전함으로서의 신성을 상징한다. 또한 원은 상징적으로 신을 나타내므로, 마법사가 원의 중앙에 서면 신과의 연결을 도형적으로 표현하게 된다. 마법사로서는 의식의 가장 높은 차원höchsten Bewuβtseinsstufe/highest level of consciousness에서 대우주와 연결을 성취하는 것이다. 따라서 진정한 마법의 관점에서 보자면, 마법사가 자신의 우주적 신과 하나 되었음을 인지한 채 마법원의 중앙에 서는 것은 완전히 필연적 행위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마법원이 마법사가 원치 않는 부정적 영향력을 막아주는 보호용 도형 이상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즉 자신의 의식이​ '가장 높으신 이dem Höchsten/the Highest'와 연결되었으므로, 손댈 수 없는 존재, 공격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음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법원의 중앙에 선 마법사는 우주적 신을 상징하며, 따라서 모든 영향력으로부터 보호된다. 그 영향력이 선하든 악하든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원 안에 선 마법사는 소우주 안의 신 자체다. 우주의 피조물을 다스리며 절대적 힘을 행사하는 존재인 것이다.

이처럼 원 안에 선다는 것의 비의적 의미esoterische Bedeutung/esoteric significance는, 지금까지 소환이나 초환 또는 주문 등의 주제를 다뤘던 책에서 주장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마법사가 마법원 안에 설 때 이러한 비의적 이미, 즉 자신이 신을 상징한다는 의미를 자각하지 못한다면, 소환하는 존재에 대해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다. 바로 그 곳에서 마법사는 완전함을 입은 마법적 권위자다. 모든 힘과 존재는 이 권위에 절대 복종해야 한다. 그의 의지와 그가 내리는 명령은 곧 무한자, 즉 신의 명령이다. 따라서 접촉하게 될 존재는 예외 없이 그의 명령을 존중해야 한다. 마법사가 마법을 시행하는 동안 이러한 마음가짐을 갖지 못한다면, 그는 주술사의 수준으로 전락할 것이다. '가장 높으신 이'와 실제로 만나지 못한 채 흉내쟁이에 머물며, 결국 마법적 권위는 의심​스러워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환한 존재에게 존중 받지 못하거나, 심하면 무시를 당할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자기가 소환한 힘에 종속되는 바람직하지 못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부정적 존재를 소환했을 때 특히 더 문제가 된다.

마법원의 설계와 준비사항은 개인적 선호와 성숙도에 따라 달라진다. 도형, 그림, 원 안에 신의 형상Ausdrucksform der Göttlichkeit/form of Divinity을 표현하는 방식은 마법사의 종교적 사상을 바탕으로 정해진다. 동양의 현자orientalische Magus/oriental magus가 쓰는 방법을 서양 마법사가 상요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무한 및 신에 대한 동양인의 개념과 서양인의 개념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서양 마법사가 동양 신의 이름으로 동양적 방식에 따라 마법원을 그리는 경우, 그 마법원은 전혀 효력을 갖지 못하며 얻고자 하는 목적을 이룰 수 없다. 기독교 신앙 속에서 자란 마법사는 힌두교 신앙이나 다른 종교를 토대로 하는 마법원을 그리면 안 된다. 부질없는 행동, 헛된 노력일 뿐이다. 마법원은 자신만의 개인적 신 개념에 따른 생각과 신앙에 맞춰 만들어야 하며, 이때 신 개념은 그림의 형태로 표현된다. 진정한 마법사들이 일체감을 느낄 수 없는 의식마법 체계에 따라 마법원을 그리지 않으며 마법의식을 수행하지도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서양인이 동양 옷을 입는 것과 비슷한 일이니 말이다.

마법원의 설계는 마법사의 관점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이어야 하며, 개인적 성숙도와 동등한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최선이다. 우주의 조화에 통달하고 우주의 위계를 정확히 알고 있는 마법사라면, 마법원을 설계하고 그릴 때 이러한 사실을 고려할 것이다. 정통한 마법사들은 도형의 표현력을 염두에 두고 우주의 전체적 위계를 마법원에 함축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의식을 더 쉽게 끌어 올려 우주와 접촉할 수 있게 된다. 신의 이름, 수호자, 군주, 통치자, 천사, 그 밖의 다른 힘 등의 형태로 우주의 위계를 나타낼 때, 몇 개의 원을 어떤 간격으로 그릴지는 각자 재량껏 결정할 문제다​.

마법원을 그릴 때는 신의​ 특정 양태에 맞는 명상과 숙고가 필요하다. 신의 이름은 신의 속성과 힘에 대한 상징적 표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두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만, 마법사가 마법원을 그린 다음 거기에 신의 이름이나 특정 천사를 적어 넣을 때는 상응성analogie/analogy이 적절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여기서 상응성이란 대응하는 색깔, 숫자, 방위 등을 말한다. 완벽한 상응 양식에 따라 우주를 나타내지 못하는 경우, 마법사의 의식 내에 틈이 발생한다. 마법사가 우주의식Universalbewuβtsein/the universal consciousness을 이해하고 자신의 의식意識을 우주의식과 일치시킬 수만 있다면, 디자인 형태가 단순하든 복잡하든 상관없이 마법원은 제 역할을 한다. 비상시에는 술통에 두른 띠를 쓴다 해도 동일한 효력을 나타낼 것이다. 마음가짐이 올바르다면, 그리고 원 중앙에 섰을 때 그 원이 이제부터 작동시켜야 할 우주를 상징한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다면, 원을 무엇으로 만들든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그러나 문학적인 지식이 풍부할수록, 일정 분야에 대한 이해 수준이나 지식이 해박할수록, 더 복잡한 마법의식과 정교한 마법원이 필요해진다. 참조 사항들을 충족시켜야 하니 말이다. 이런 경우 마법원의 중앙에 선 마법사는 더 쉽게 소우주 및 대우주와 접촉할 수 있다. 그리는 방식이 간단하든 복잡하든 상관 없이​, 마법원이 환경, 상황, 가능성 등에 맞춰 저절로 제 혼자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때 마법원은 우주의 위계에 근거한 아주 복잡한 것이 될 수도 있고, 아주 간단한 마법원이 될 수도 있다.

실외의 열린 공간에서 마법을 실행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럴 때는 단검이나 마법검 같은 마법무기magischen Waffe/magical weapon로 땅에 마법원을 그리면 된다. 한편 실내에서는 바닥에 분필로 그리면 된다. 큰 종이에 그릴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실용적인 방법은 플란넬이나 실크 같은 천에 박음질을 하거나 수를 놓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마법원은 실외의 열린 공간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종이에 그리면 쉽게 찢어지고, 특히 자주 사용하면 여러 가지 형태로 손상되기 십상이다. 마법원은 마법사가 마음껏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커야 한다. 마법원을 그릴 때는 적절한 마음가짐과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 마법원을 그리는 순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면, 그려진 것은 그저 원일 뿐 마법원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플란넬이나 실크에 박음질을 하거나 수를 놓은 경우, 천 위의 원을 따라 손가락 또는 마법지팡이 등의 마법무기로 다시 한 번 원을 덧그려야 한다. 이때 집중, 명상, 적절한 마음가짐이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원을 그리는 도구 자체에 주의력을 집중하지 말고, 그 도구가 상징하는 신성능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특히 마법사가 이 작업을 위해 명상 상태에 있을 때는, 마법원을 그리는 주체가 자신이 아니게 된다. 마법사의 손과 마법도구를 통할 뿐, 실제로 마법원을 그리는 것은 신으로서의 영göttliche Geist/divine Spirit인 것이다. 따라서 마법원을 만들거나 덧그리기 전에, 마법사는 명상과 감응을 통해 자신의 두뇌의식을 전능한 무한자와 연결해야 한다.

<헤르메스학 입문>의 '첫 번째 타로 카드' 실천편 훈련을 모두 완료한 숙련된 마법사라면, 일정 단계에서 이미 영을 의식하는 법과 이식적으로 영으로서 행동하는 법을 터득했을 것이다. 따라서 실천편 훈련을 제대로 완료한 경우, 마법원을 그리는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는 사실, 즉 가장 높으신 이의 모든 측면을 품은 영으로서 마법원을 그리는 것을 심상화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똑같은 것을 실행한다 해도,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마법사의 눈에는 너무도 명백한 사실이다. 예를 들어 주술사라든지 장난 삼아 시도해보는 사람들처럼 마법적 성숙도가 필요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경우, 진정한 마법원을 절대 그릴 수 없다.

카발라Kabbalah에 정통한 마법사라면, 원 내부에 뱀 모양의 두 번째​ 원을 그리기도 한다. 안쪽의 두 번째 원은 72개 구획으로 나눠, 각 구획마다 지배 수호자의 이름을 써 넣는다. 적절한 방식에 따라 올바로 발성하면서 각각 상응하는 자리에 이름을 써넣어야 한다. 플란넬이나 실크로 만든 마법원을 사용하는 경우, 라틴어나 히브리어를 박음질하거나 수를 놓는다. 수놓은 천으로 된 마법원을 사용하는 경우, 상요할 때마다 그리거나 충전하지 않은 채 손쉽게 바닥이나 땅에 펼쳐 놓았다가 접어둘 수 있어서 좋다. 나의 세 번째 저서인<진정한 카발라를 위한 열쇠Der Schlüssel zur wahren Kabbalah/The Key to the True Kabbalah>실천편에서 수호자와 각 수호자의 상응성, 영향력, 수호자를 불러내 일을 시키는 방법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때 안쪽의 두 번째 원을 만들고 있는 뱀은 단순한 원으 반복이 아니라 지혜의 상징이라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그 외에도 뱀 상징은 여러 가지 다른 의미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뱀의 힘은 심상화 능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뱀의 상징에 대해 모두 열거하는 것은 이 책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므로 여기서 멈추기로 하자.

불교 입문자는 주로 만다라Mandala 형식의 마법원을 그리는데, 방사형 선 위의 각 위치에 신상이나 다이어그램 형태로 불교의 5신을 그려 넣는다. 그리고 나서 각각의 신과 그들의 힘을 명상한다. 이 또한 마법의식이며 불교의 신을 향한 진정한 기도다.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이 만다라는 마법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마법에 대한 정보는 동양 문헌에 충분히 많으므로 여기서 이 문제를 깊이 살펴볼 필요는 없다. 물론 공개적인 출판물의 정보만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있고, 비밀 사본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정보도 있다.

마법원은 쓰임새가 많다. 영존재를 소환하는 데 쓰이며, 보이지 않는 영향력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땅 바닥에 마법원을 그리면 안 되는 경우도 있고, 마법원을 그려 넣은 종이나 천을 바닥에 놓으면 안 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이럴 때는 마법지팡이나 마법검 등의 마법무기로 공중에 그려야 한다. 이때 자신이 원하는 우주적 보호 속성이 마법무기 끝에서 발산되고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몇몇 이유 때문에 적절한 마법무기를 선택할 수 없는 경우에는 손가락이나 손으로 마법원을 그리기도 하는데, 역시 적절한 마음가짐과 확신이 필요하다. 이때도 원은 신과의 연결을 의미한다. 심상화Imagination/imagination만으로 마법원을 그릴 수도 있다. 심상화 능력과 영향력에 따라, 멘탈계Mentalebene/mental plane나 아스트랄계Astralebene/astral plane마법원이 만들어진다. 이때 물질계grobstofflichen Welt/physical plane에도 간접적으로 마법원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 마법원을 물질계에 응축시키는 힘은 보통 자기마법magnetischen Magie/magnetic magic에 속한다. 원소 축적이나 빛 축적7을 통해서도 마법원을 만들 수 있다. 소환이나 초환을 실행할 때는, 작은 원을 추가로 그리거나 꼭지점이 마법원 중앙의 제단을 향하도록 하여 오각별을 그리면 도움이 된다. 이것은 작은 크기의 세계, 즉 진정한 마법사로서의 인간을​ 상징한다. 마법원을 설명하는 책에서는, 소환이나 초환을 하는 동안 마법사는 절대 마법원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고 말한다. 이 경고는 절대자, 즉 대우주와의 접촉 또는 의식의 결합을 중단하지 말라는 뜻이다. 따라서 마법사가 마법원을 사용한다면, 그리고 마법을 실행하는 동안 원 앞에 소환된 존재가 서 있다면, 마법 실행을 다 마칠 때까지가 아니라 소환된 존재를 퇴거시킬 때까지만 원 밖으로 (물리적으로) 나가지 않으면 된다.

지금까지 말한 바와 같이, 의식마법을 할 때 진정한 마법원은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마법사는 마법원을 모든 면에서 최고의 상징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사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실제 도형을 그리는 것은 불필요한 짓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정보를 토대로 생각해 보라.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정보를 실천에 옮기기만 하면 된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기억하라. 마법원에 대한 전체적인 마음가짐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다. 명상이나 심상화를 통해 자기 내면에서 우주와 접촉이 이루어졌을 때, 다시 말해 신과 결합되었을 때, 오직 이때에만 마법사는 마법원으로 들어갈 자격을 얻게 된다. 비로소 그 안에서 마법을 실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제4장 마법삼각형

​마법삼각형magische Dreieck/magical triangle과 마법원을 비교해 보자. 마법원은 무한을 상징한다. 신, 즉 알파와 오메가와의 결합을 나타낸다. 한편 마법삼각형은 현현顯現Manifestation/manifestation의 상징이다. 모든 피조물, 즉 존재하는 모든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다른 마법 보조수단도 물론이지만, 마법삼각형의 상징체계에 대한 지식 없이는 아떠한 마법의식이나 의례도 실행할 수 없을 것이다.


소환의식에 대한 책이나 그리무와르를 보면, 소환된 영, 존재, 힘 등은 삼각형 안에 나타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삼각형 안에 존재가 나타난다는 것은 의식마법의 한 측면일 뿐이다. 마법사가 마법삼각형의 전체 상징체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존재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법삼각형의 상징체계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카발라에 정통해야 하며 숫자 '3'의 비의를 완벽하게 알아야 한다. 비의적 숫자 3의 상응성에 대해 많이 알게 되면 알수록, 삼각형의 상징체계와 그것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소환되는 힘이 더 쉽게 현현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숫자 3의 전체 상징체계와 모든 상응성을 상술하는 것은 이 책의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다. 따라서 마법사에게 지침이 되는 원리만 제시하는 정도로 자극을 줄 생각이다.8


우선 삼각형은 3개 차원의 세계를 보여주는 도형이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멘탈계, 아스트랄계 그리고 물질계를 이해한다. 소환되어 물질계로 투사되는 존재는 모두 위에 언급한 3계drei Ebenen/the three planes를 통과해야 한다. 피라미드처럼 삼각형의 끝이 위로 향해 있는 등변삼각형을 생각하면 된다. 이 삼각형을 위에서 내려다 보면, 한 점에서부터 두 개의 힘이 옆쪽의 두 방향으로 뻗어나간다. 또한 각 힘은 벗어날 수 없는 한 개의 선 안에 머물게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뻗어나가는 두 개의 선은 두 가지 우주적 힘, 즉 양과 음, 전기력과 자기력을 상징한다. 이 두 개의 선은 바닥 선을 통해 합쳐진다. 이는 원인적 세계Ursachenwelt/the causal world의 현현을 상징하며, 점성학적 관점에서 볼 때 토성Saturn/Saturn, 수비학적으로 볼 때 숫자 3이다. 숫자 3은 멘탈계에서는 의지, 지성, 감정을 상징하며, 아스트랄계에서는 힘, 합법칙성, 생명을, 물질계에서는 이미 언급한 것처럼 양과 음 그리고 중성을 상징한다. 따라서 삼각형은 만물과 모든 측면 안에 나타나는 합법칙성이다. 삼각형이야말로 모든 피조물의 시작이자, 인지 가능한 만물의 제1원인Grundursache/the primary cause이다.


삼각형의 상징인 숫자 3은 모든 종교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예를 들어 기독교에서 숫자 3은 삼위일체 즉 성부, 성자, 성령을 상징한다. 한편 힌두의 가르침에서는 브라마Brahma, 비슈누Vishunu, 시바Shiva, 즉 창조자, 보존자, 파괴자를 나타낸다. 이러한 상징적 상응성에 대해서는 수백 가지 이상 목록을 만들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상징체계와 상응성에 대해 더 깊이 들어갈지 여부는 각자 알아서 판단하기 바란다. 어쨌든 등변삼각형은 마법사에게 가장 중요하고도 가치있는 것이다. 마법에서 등변삼각형은 마법원 다음으로 우주를 나타내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마법사는 특정 힘이나 존재를 원 안으로 불러내지 않는다. 반드시 삼각형 안에 소환해야 한다. 원은 무한의 상징이지, 현현의 상징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기본개념을 무시하지 마라. 한편, 특정 존재나 힘의 경우에는 삼각형 이외의 형태로도 소환할 수 있다. 주로 하위 존재를 소환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고위 존재나 힘을 불러내는 경우에는 그에 합당한 도형을 그려야 한다. 즉 원에 바로 맞닿은 삼각형이 필요하다. 초보 마법사들도 이제 원과 삼각형의 차이를 알게 되었을 것이다. 원은 무한한 도형인 반면, 삼각형은 공간의 제한을 받는 첫 번째 도형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바로 이 때문에 삼각형 안에 어떤 존재나 힘이 투사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소환마법을 할 때, 소환된 힘이나 존재가 삼각형 밖으로 비어져 나오거나 솟아오르지 않을 정도가 되는지 삼각형의 크기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소환을 하는 동안, 마법사는 삼각형 안으로 소환한 힘이 자신에게 절대 복종한다는 사실을 확신해야 한다. 원 중앙에 서 있는 동안은 마법사 자신이 상위의 우월한 힘을 나타낸다는 사실, 그리고 원을 통해 스스로가 우주적 신의 관념을 대표한다는 사실도 확신해야 한다. 삼각형 안으로 소환된 존재가 마법사의 허가(마법 용어로 표현하자면 퇴거 선언Abdankung/abdication) 없이 그 삼각형을 떠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삼각형의 모양에 대해 말하자면, 반드시 등변삼각형일 필요는 없다. 예각삼각형이나 직각삼각형도 가능하다.


실외에서 마법을 실행하는 경우, 마법원을 그릴 때와 마찬가지로 마법검이나 단검을 써서 삼각형을 그리면 된다. 삼각형은 원과 동일한 도구로 그려야 한다. 원을 플란넬이나 실크에 수놓거나 박음질 했다면, 삼각형 또한 같은 천에 수를 놓거나 박음질해야 한다. 마법원과 마찬가지로, 삼각형을 그릴 때는 육체적 손이 아니라 아스트랄 손과 영의 손geistigen Hand/spiritual hand을 자각하면서 마법적으로 그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삼각형은 효력이 없을 것이며, 소환된 힘이나 존재에게 원하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을 것이다. 삼각형을 그리는 동안 마법사는 지고의 상징인 삼각형을 통해 힘이나 존재를 소환할 수 있다고 명상해야 한다. 마법사가 삼각형의 상징체계에 대해 알면 알수록, 소환된 힘이나 존재에 대해 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나아가 삼각형을 그릴 때 자기 내면은 이미 신과 결합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면 매우 유리하다. 이러한 인식은 명상이나 심상화를 통해 가능하다. 결국 마법삼각형을 그리는 것은 마법사 자신이 아니라, 자기 내면에 불러들인 신이다. 한편 마법삼각형을 그릴 때는 항상 마법도구를 사용할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마법삼각형 자체와 마법사의 의식 안에 언제나 동일한 상응성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다. 종이 위에 삼각형을 그릴 경우, 그리고 천에 수를 놓거나 박음질한 경우, 마법무기로 삼각형의 선을 따라가며 천천히 덧그린다. 마법무기가 필요없는 작업인 경우에는 마법지팡이나 집게손가락으로 삼각형을 그리면 된다.


소환되는 존재의 인장Siegel/seal이나 탈리스만Talisman/talisman은 삼각형의 중심에 놓는 것이 보통이다. 인장이나 탈리스만이 해당 존재를 상징적으로 의미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에서 인장과 탈리스만 만드는 법을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유능한 마법사들은 제대로 충전시킨 응축제fluidischen Kondensator/fluid condenser를 인장 대신 삼각형 안에 놓기도 한다. 응축제는 얕은 그릇이나 받침 접시에 부어 놓아야 한다. 응축제로 적신 압지를 사용할 수도 있는데, 이때 압지는 특정 힘이나 존재의 현현이라는 목적에 맞춰 충전해야 한다. 이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지는 각자 마법사가 알아서 할 일이다. 세부사항은 접촉하고 싶거나 나타나게 하려는 힘 및 존재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헤르메스학 입문>을 보면, 액상 및 고형 응축제, 단순 응축제와 복합 범용 응축제에 대해 완벽하게 설명해 놓았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이 중 어떤 것을 사용할지는 사용 목적과 상응성에 따라 달라진다.

이와 같이 마법삼각형은 접촉하고자 하는 힘이나 존재와 연결해 주는 도형으로서, 때에 따라 몇 가지 용도로 사용된다. 우선 원하는 존재와 접촉할 수 있게 해준다. 둘째, 대우주로부터 우리의 물질계로 특정 존재를 지정해 소환하는 데 사용된다. 셋째, 물질계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 존재를 응축시키거나 현현하게 한다. 어떻게 상요할지는 마법사가 원하는 바에 따라, 그리고 소환된 존재나 힘이 어떤 계(멘탈계, 아스트랄계, 물질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지에 따라 결정된다.

지금쯤이면 이 책에서 제시하는 원리에 익숙해졌을 것이다. 이 원리에 따르면, 모든 존재 및 힘은 자신이 소환되거나 응축된 영역Sphäre/sphere 안에서만 영향력을 발휘한다. 예를 들어, 멘탈계로 투영된 존재는 물질계에 영향력을 끼칠 수 없다. 멘탈계에서만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아스트랄계나 물질계의 경우도 동일하다. 다음 장에서는 한 영역에서 다른 영역으로 물질화하는 비밀을 자세히 밝히도록 하겠다.


 제5장 마법향로

​많은 사람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 있다. 향을 피우거나 이름을 부르기만 해도 소환된 존재나 힘이 물질화Materialisation/materialization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완전히 실패하거나 겨우 일부만 성공하게 되면 크게 실망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온갖 환각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의 환영에 희생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바로 이 때문에 나는 마법향로magische Räuchergefäβ/magic censer의 위대한 비의와 상징적 의미를 밝히고자 한다.


향로의 상징체계는 원하는 존재 및 힘의 물질화에 대한 비의를 감추고 있다. 사실 이 지식을 알고 있는 것은 소수의 입문자뿐이다. 소환을 실행하면서 존재의 물질화 시도가 빈번이 실패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이처럼 편향되고 부적절한 과정을 물고기에 비유해 보면 분명한 예가 될 것이다. 물고기를 자신의 원소인 물에서 끄집어내면, 공기원소 속에서도 계속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물고기는 당연히 죽게 된다. 존재나 힘의 소환에서도 마찬가지 일이 벌어진다. 보이지 않는 세계의 존재를 물질계로 소환하고 싶다면, 그 존재에게 적합한 환경Atmosphäre/atmosphere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이 적절한 사전 준비 없이 육체를 가진 채 미세한 곳feinere Atmosphäre/finer atmosphere에 들어갈 수 없는 것도 마찬가지 이치다. 마법사가 적절한 능력, 즉 강한 의지와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면, 자신의 소우주에도 해당 존재에게 맞는 진동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래야 그 존재와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나의 첫 저서인<헤르메스학 입문>, '마법거울' 장에서도 같은 설명을 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어쨌든 보통 조건에서는 해당 존재가 물질계로 올 수도, 물질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없다. 자신이 물질화될 곳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낼 능력을 가진 것은 오직 고위 지성체hohe Intelligenz/high intelligence뿐이다. (이 경우에 물질화되는 장소는 마법삼각형이다.) 이때 해당 존재는 물질계의 법칙을 어떻게 활용할지 알고 있어야 한다. 고위 입문자가 우리 물질계 밖에 있는 영역의 법칙을 이해하고 지배하는 것도 마찬가지 원리다.

고위 존재가 투사Projektion/projection에 필요한 환경을 스스로 준비하는 경우 마법사는 자기 의지대로 목적에 맞게 해당 존재를 지배할 수 없게 된다. 내면에 신의 형상을 만들었다 해도 마찬가지다. 그 존재가 마법적 권위를 완전히 인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대신, 그 존재는 마법사를 속이든가 복종을 거부하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자유를 갖게 될 것이다. 이처럼 소환되는 존재가 자기 자신의 환경을 만드는 식의 소환은 유감스럽게도 주로 주술사들이 사용한다. 총체적 무지 탓이기도 하고, 마법적 발전 수준이 낮은 탓이기도 하다. 소환될 존재에 맞게 마법적 공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 이렇게 소환된 존재는 대부분 복종을 거부할 것이다. 또한 주술사를 속이거나 심지어 강제로 계약을 맺기도 한다. 주술사에게 닥칠 수많은 위협과 위험​, 그리고 결국은 종속되고 말 것이라는 사실은 언급하지도 않은 채 계약을 강요하는 것이다. 파우스트 박사와 메피스토Faust und Mephisto/Dr. Faust and Mephisto 사건은 이런 식의 소환을 잘 보여준다. 이 책의 후반부에서 이런 상황에 대해 좀더 탐구하게 될 것이다. 수백 년 동안 수백 번도 넘게 파우스트 박사와 비슷한 상황 또는 사건이 일어났는데, 경솔한 사람들이 소환을 시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파우스트 박사와 차이점이 있다면, 그들은 파우스트 박사만큼 유명해지지 않았고 따라서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진정한 입문자라면, 이식마법에 필요한 모든 상응성은 물론이고 다양한 안내 지침을 제대로 파악하고 고려하여, 이와 같은 비극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영존재를 완벽하게 지배하려면, 모든 마법도구의 상징체계를 완벽하게 알고 철저하게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향로는 모든 존재의 '물질화'를 상징한다. 마법사는 존재의 소환에 착수하기 전에 그 존재에게 필요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어떤 경우든 소환하는 존재에게 의존해 그 존재가 스스로 필요한 환경을 만들게 해서는 안 된다. 마법사가 그 존재의 영향력에 전적으로 종속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고대의 비의에서는, 소환하려는 존재(그 존재의 거주지가 어디든)를 위한 '환경 만들기'라는 것은 마법 실행 공간 안에 적합한 환경을 준비하고 만드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 과정에는 여러 가지 지침이 동원되었다. 마법 공간에 이러한 환경을 만드는 방법을 자세히 적은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 두루마리가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 문서의 상징체계를 해독한 사람들의 무지 때문에 그 내용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거나 잘못 이해된 상태다.

향로라는 상징을 통해 존재를 물질화하는 경우, 우선 마법을 실행하는 방이나 공간, 장소 등을 준비해야 한다.​<헤르메스학 입문>에 제시한 방법에 따라 그 방이나 공간을 충전하면 된다. 지금부터 자신의 목적(또는 다른 누군가의 목적)을 위해 물질계에 있는 방이나 공간을 충전하는 방법을 설명할 것이다. 또한 공간을 충전해 존재가 현현하게 될 마법공간을 준비할 때, 향로는 매우 중요한 사안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공간 자체 및 해당 존재의 현현 장소를 충전하는 방법은, 어떤 종류의 힘을 다루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물론 불원소Feuerelement/Fire element와 관련된 작업을 하면서 흙원리Erdprinzip/Earth principle로 공간을 충전할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리석은 것은 물론이고, 일단 비합리적이지 않은가! 예를 들어 원소존재Wesen des Elementes/being of the element 관련 작업을 할 때, 해당 존재가 현현하게 될 공간은 그 존재 고유의 원소로 충전되어야 한다. 즉 흙원소 존재인 그노무스gnomus나 흙의 영Erdgeister/Earth spirit은 흙원소Erdelement/element of Earth가 충전 또는 채워진 곳에만 나타날 수 있다. 물의 영Wassergeister/Water spirit은 물원소Wasserelement/Water element로 충전된 곳에서만 현현한다. 공기의 영Luftgeister/Air spirit이나 정령Fee/fairy은 공간 안에 영적인 아스트랄 공기원소Luftelement/Air element가 우세한 경우에만 나타난다. 살라만드라salamandra나 불의 영Feuergeister/Fire spirit은 불원소로 충전된 곳에만 나타난다. 고위 존재나 지성체가 나타나려면 빛으로 충만한 방이 필요하다. 이때 빛의 색깔은 각 존재가 속한 행성의 색깔에 상응하게 맞춰야 한다. 한편 태양계 외부의 존재는 순수한 백색광에서만 현현한다.

마법사는 심상화 능력을 통해 필요에 따라 행성별로 빛의 색깔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토성 영역의 존재는 빛의 진동 범위가 보라색인 경우에만 나타난다. 목성 영역의 존재는 파란색에서만, 태양 존재는 황금빛일 때만 나타난다. 화성 존재는 빨간색, 금성 존재는 녹색, 수성 존재는 주황색, 달의 존재는 은색의 진동 영역에서만 나타난다. 한편 각 영역의 긍정적 존재와 관련된 작업을 할 때는 빛의 세기를 약하게 해야 한다. 희미하게 빛나도록 하라는 뜻이다. 또한 색깔이 어두울수록 긍정적 존재가 나타나기 어렵다. 반면 부정적 존재를 다룰 때는 빛의 세기가 매우 강해야 한다. 진동이 낮은 영역의 색을 채운 곳에 긍정적 존재를 불러들이면, 행성별 색깔이 맞는다 해도 그 존재는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오히려 같은 행성 영역의 부정적 존재가 긍정적 존재의 모습을 하고 나타나서는 그 존재인 척하는 일이 쉽게 발생한다. 나타나는 존재는 항상 해당 색깔 고유의 특성을 갖고 있다. 하위 존재의 경우에는 고위 존재에 비해 어둡고 진동 속도도 느린 색깔이 필요하다. 고위 존재는 진동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순수한 색깔이 필요하다.9

실외에서 마법을 실행하는 경우 마법사는 심상화를 통해 특정 크기의 방(신전)을 만들어야 하는데, 방의 크기는 충전할 수 있는 정도여야 한다.10 한편 실내의 경우에는 방 전체를 해당 원소로 채워야 한다. 심상화를 하면서 허파호흡과 모공호흡11을 통해 충전하면 된다. 심상화를 통해서만 충전해도 된다. 특정 원소를 들이마시거나 특정 색깔을 띤 빛을 빨아들이는 것은 육체를​ 통해 이루어지며, 이때 마법사는 육체 안에 특정 원소나 빛을 축적한다. 그리고 나서 손, 마법지팡이, 모공 등을 통해 빛이나 원소를 직접 방으로 내뿜는다. 이런 식으로 방을 충전하고 생기를 부여해, 소환할 존재에 맞춰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심상화한 빛을 육체를 통해 방 안에 축적하는 작업은 마법사 자신의 소망을 들어줄 존재 및 힘을 소환하는 데 활용한다. 한편 행성의 상응성과 일치하는 마법사 자신의 속성이나 힘을 육체Körper/body 밖으로, 혼Seele/soul 밖으로, 영Geist/spirit 밖으로, 다시 말해 소우주 밖으로 투사해 응축시키려 할 때도 동일한 방법이 동원된다. 마법사가 자기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의 소망을 들어줄 목적으로 존재를 부르는 경우, 오직 심상화를 통해 우주에서 빛이나 원소를 직접 끌어와 방을 충전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방을 충전해야만 존재 및 힘이 영향력을 갖게 되며 응축될 수 있다. 방이 충분히 충전되면, 마법사는 심상화의 도움을 빌어 삼각형 안에 구체적인 축적을 통해 소환된 존재의 모습을 형상화한다. 이와 같은 해당 원소의 축적 응력('디나미데'12Dynamide/dynamism이라고도 한다.)은 여기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환할 존재의 유효성이 여기 달려 있기 때문이다. 원소를 축적하는 동안 물리적 효과나 영향력을 높이려면, 각 행성 존재에 맞는 성분의 향Räucherung/incense을 조금 태우면 된다.

특별히 강력한 물리적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싶은 경우, 향을 태우면서 존재의 형상 안에 전기적 흐름elektrische Fluid/electric fluid 또는 자기적 흐름magnetische Fluid/magnetic fluid을 축적시켜야 한다. 응축제 안의 전기적 흐름 또는 자기적 흐름(두 가지 모두, 즉 전자기적 흐름elektromagnetisches Fluid/electromagnetic fluid인 경우도 있다.)을 제거한 다음, 이 응축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응축제는 그 존재를 물리적으로 활성화하는 데 사용된다. 이 방법은​<헤르메스학 입문>의 볼트Volt/volt13 관련 부분에 설명되어 있다. 영존재를 물질화하면서 특정 모양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그 존재는 무정형 상태로 활동하거나 자신이 선택한 형상을 취할 것이다. 한편 삼각형 안에는 필요에 따라 액상 응축제 또는 고형 응축제를 놓는다. 또한 소망을 투사한 응축제 표면에 전자기적 볼트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소환된 존재가 이 힘을 이용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소망은 집중을 통해 볼트에 투사하는데, 이를 가리켜 '소망 집중Wunschkonzentration/wish-concentration'이라고 한다. 구체의 안쪽은 전기적, 바깥쪽은 자기적이 되게 하여 볼트를 만드는 방법은<헤르메스학 입문>볼트편에 나와 있다. 볼트를 만들 때는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 등 모든 법칙을 고려해야 한다. 물리적으로 적합한 성분을 가진 향을 태우는 것만으로는 약한 전자기적 흐름이 형성될 뿐이다. 그래서 처음에 정신적 지원이 필요할 때 이 방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모든 법칙을 통제할 수 있는 마법사는 굳이 향을 채우지 않아도 된다. 소환마법 관련 서적에는 마약성 향의 사용에 대해 언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진정한 마법사의 관점에서 볼 때 이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마약성 향이 독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그렇다 치더라도, 최면제는 원하는 영존재를 소환해주지 않는다. 소환 대신 환각을 일으켜 잠재의식이 해당 존재를 투사할 뿐이다. 마법사라면 이런 실험을 통해 결과적으로 자신의 건강을 위태롭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죽은 인간 또는 아카샤Akasha 및 아스트랄계의 존재를 소환해 눈앞에 나타나게 하고 싶은 경우, 또는 그 존재를 다른 목적에 동원하고 싶은 경우, 마법사는 방을 아카샤로 충전하고 볼트로 전자기적 흐름을 만들어 사용해야 한다. 사용 방법은 앞에서 언급한 대로 하면 된다. 다른 장에서 강령술Nekromantie/necromancy을 다루면서 그 실행 방법을 설명할 것이다.​


 제6장 마법거울

​지금까지 활용되어왔던 문헌을 보면, 의식마법에서 마법거울magische Spiegel/magic mirror은 가끔만 사용하라고 권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마법거울과 관련한 응축제는 극소수의 입문자들에게만 알려진 것이었으며, 그들은 이 위대한 비의를 보호할 임무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법거울은 절대적인 필수요소는 아니다. 그러나 마법을 실행할 때 이렇게 훌륭한 보조도구를 사용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지적 수준이 낮은 존재 및 힘을 대상으로 할 때 더욱 그러하다. 응축제 역할을 하는 마법거울은 마법삼각형보다 단연 유리하기 때문에 마법삼각형 대신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입수한 마법거울이 없는 경우에는 과학거울을 사용해도 된다.


<헤르메스학 입문>에서 한 장 전체를 마법거울의 다양한 사용 예로 할애한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여기서는 소환을 좀더 쉽게 하는 데 쓰이는 마법거울의 용도에 대해서만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겠다. 마법거울은 존재 및 힘과 접촉하고 그들을 보는 데 사용된다. 의식마법에서 마법거울을 사용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1. 마법거울은 마법삼각형 안에 놓기도 하고 마법삼각형의 외부에 놓기도 하는데, 외부에 놓는 경우는 위쪽 꼭지점 위치에 놓는 것이 여러 가지로 유익하다. 그 다음에는 원하는 힘을 축적해 마법거울에 충전 또는 주입한다. 그리고 심상화를 통해 축적한 힘, 즉 볼트 안에 소망을 집중한다. 그리고 나서 실제 소환을 하면 된다.

2. 마법거울은 방을 충전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이 방법을 쓰면, 소환을 진행하는 내내 마법사가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필요한 만큼의 충전 에너지가 자동으로 유지된다. 따라서 마법사는 마법의식의 다른 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영존재를 물질화하거나 존재를 보는 데 집중해도 되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거울을 방의 구석에 놓아야 영향력이 방 전체에 고루 퍼진다.

3. 마법거울은 소환하는 존재를 끌어당기는 자석 역할로도 쓸 수 있다. 이 용도로 쓰는 경우에는 심상화를 통해 거울 표면에 응축제를 충전해야 한다. 이때는 마법삼각형의 중앙이나 삼각형 꼭대기 꼭지점 부위에 거울을 놓는다.

4. 마법거울은 축전기Akkumulator/accumulator로도 사용할 수 있다. 심상화의 도움을 빌어 마법거울에 힘을 축적하면, 필요한 만큼의 힘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충분히 집중되어 영존재는 마법사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때 힘의 축적을 통해 그 존재의 모습이 가시화되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또한 마법사가 원하는 결과 이외의 다른 일이 발생하는지도 중요하지 않다. 모든 것은 마법사의 소망과 의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5. 마법거울은 송수신기Fernsprechgerät/telephone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이 용도로 쓰려면 응축제에 아카샤와 '소망 집중'(심상화)을 충전해야 한다. 즉 무시간성과 무공간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 경우 거울 안에 소환이 되며, 마법거울은 아스트랄 무전기 역할을 하게 된다. 이 방법을 통해 마법사가 소환한 힘 및 영존재는 거울 밖에 대고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마법사는 멘탈적, 아스트랄적으로는 물론 때로는 육제척으로도 확성기를 통해 듣는 것처럼 목소리를 듣는다. 마법거울이 어느 영역에서 어떻게 작용하게 할지는 모두 마법사의 재량에 달려있다. 물질적 영역에 적합하게 충전된 마법거울은 마법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도 그 영의 목소리를 육체적 감각을 통해 들을 수 있다. 흥미거리로 삼을 수 있는 일도 있다. 훈련 수준이 동일한 마법사 두 명이 아주 멀리 떨어진 채 이 방법을 이용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멘탈적, 아스트랄적, 육체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라디오 송신기를 사용할 때처럼 육체의 귀로 그 모든 것을 들을 수 있다.

6. 의식마법을 실행할 때 마법거울은 그 밖의 다른 가능성도 재공한다. 마법사는 마법거울을 이용해 원치 않는 영향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이 경우에 사용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빛 에너지Lichtkraftstauung/light-energy의 축적이다. 충전하는 동안 '소망 집중'의 초점은 원치 않는 영향력을 막는 데 맞춰져야 한다. 이런 식으로 충전된 마법거울은 바람직하지 않은 존재(라르바Larve/larva14, 스케마schema15 등)가 마법사의 마법 실행 장소로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할 정도의 힘을 내뿜어야 한다. 이 경우 마법거울은 실행 장소 전체에 에너지를 방사할 수 있는 위치에 둬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마법거울은 단 한 개만 사용한다. 즉 가장 어려울 것 같은 일 한 가지에만 사용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의식마법을 행할 때 보다 쉽게 일을 처리하기 위해, 마법사가 원하는 대로 목적에 맞춰 여러 개의 마법거울을 사용할 수도 있다.​


 제7장 마법램프

​마법램프magische Lampe/magic lamp를 언급하는 문헌은 매우 많다. 그리무와르나 영의 소환을 다루는 고대 서적에서는 마법램프를 '라테르나 마기카laterna magica'라고 부르기도 한다. 마법램프는 의식마법을 실행할 때 중요한 도구다. 마법사들이 반드시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마법램프는 깨달음Erleuchtung/enlightenment, 인지, 경험과 직관, 내면의 빛 등을 상징한다. 이 모두가 빛 상징이라는 상응성을 갖고 있다. 헤르메스학의 관점에서 램프에 불을 켠다는 것은, 마법사의 내면에 빛을 밝혀 불꽃이 피어오르게 함을 의미한다. 불꽃의 색깔을 통해 우리는 그 빛의 특성, 진동, 진폭 등을 알 수 있다. 이 또한 마법램프의 비의다. 영존재나 특정 차원(계)의 질Qualität/quality은 색깔의 질을 통해 드러난다. 즉 존재의 특질에 따라 순수한 것일 수도 있고 혼합된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즉 존재의 특질에 따라 순수한 것일 수도 있고 혼합된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어떤 존재나 차원을 다룰 때, 환경이 순수하고 밝고 맑으며 빛이 날수록 그 존재는 고위 영역에 속하며 지성적이고 순수하다. 저급하거나 부정적인 존재는 어둡고 흐릿한 색깔, 즉 혼색으로 나타난다.


의식마법으르 행하는 마법사가 이런 사항을 훤히 알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정말 중요한 문제다. 마법램프를 사용함으로써 마법사는 자신의 깨달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한편, 어떤 영존재와 관련된 작업을 할 때 램프의 빛깔은 그 존재와 맞는 것으로 해야 한다. 적합한 색 유리나 색 슬라이드를 쓰면 된다.16 예를 들어, 불원소 존재를 다룰 때 마법램프의 빛은 빨간색을 띠게 해야 하며, 따라서 마법램프에 빨간색 유리를 끼워야 한다. 공기의 영, 즉 정령은 진한 파란색 빛이 필요하다. 따라서 램프에 파란색 유리를 끼우거나 파란색 실크를 덮어야 한다. 물의 영, 즉 운디나undina는 청록색 빛이 필요하며, 흙의 영은 노란색 또는 갈색을 띤 빛이 필요하다. 아카샤의 색깔은 우주의 빛이 띠는 색깔, 즉 보라색이다. 우리 행성계 외부의 고위 존재, 즉 지성체의 경우에는 백색광이 있어야 하는 반면, 태양계의 행성 지성체는 각 행성별 색깔에 상응하는 빛이 필요하다. 즉 토성에서 온 존재는 보라색이나 군청색, 목성 존재는 파란색, 화성 존재는 빨간색, 태양 존재는 노란색, 금성 존재는 녹색, 수성 존재는 오팔색, 달이 존재는 백색 빛이 필요하다. 의식마법에서 일상적인 인공 빛(전깃불)을 사용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마법 실행을 하는 동안 물리적인 전기가 방 안의 아스트랄 진동을 교란하기 때문이다. 보통 라테르나 마기카, 즉 마법램프의 빛을 내는 데는 양초나 기름을 사용한다. 그러나 가장 이상적인 빛은 '성령의 불꽃Spiritusflamme/spirit flame'(알코올)이다. 이때 연료는 말린 카모마일Kamille/chamomile 꽃 1/3과 알코올 2/3의 비율로 섞어 만든다. 이 혼합물은 유리병에 잘 봉인한 채 8~9일 동안 담아둔 다음 걸러야 한다. 이 연료는 훌륭한 응축제이기도 하다. 이 응축제에 마법사의 의지를 충전해 보다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충전된 알코올, 즉 연료가 마법램프 안에서 불타오르면 분위기도 훨씬 좋아지며 결국 더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


성령의 불꽃은 투시를 할 때, 그리고 전깃불이 방해 작용을 하는 곳에서 마법거울로 작업을 할 때, 그 밖의 아스트랄 마법을 실행할 때도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밀폐된 방에서 마법을 실행하는 경우, 마법램프는 마법원 안이나 방의 구석에 놓는다.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마법사의 머리에 직접 쓰는 것이다. 그러면 방 전체가 골고루 밝혀진다. 한편 마법램프가 빛을 내는 동안, 마법사는 명상을 통해 혼과 영의 내면의 빛이 동시에 타오르게 해야 한다.



제8장 마법지팡이

​의식마법에서 가장 중요한 보조도구 자리는 언제나 마법지팡이magische Stab/magic wand의 차지였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태곳적부터 마법사나 주술사를 그린 그림을 보면 마법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오늘날에는 협잡꾼, 무대 마술사, 요술쟁이 등이 속임수를 연출한느 데 마법지팡이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마법지팡이를 손에 든다 하여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제부터 나는 마법지팡이의 이론적 · 실천적 적용은 물론이거니와, 마법적 관점에서 바라본 상징적 의미와 통합체계에 대해 설명할 것이다.


우선 마법지팡이는 의지, 능력, 권력의 상징이다. 마법사는 마법지팡이가 만들어지고 충전된 특정 차원에서 마법지팡이를 통해 영향력을 발휘한다. 마법 실행을 위해 한 개가 아니라 필요한 만큼 여러 개씩 준비해 두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마법지팡이의 개수는 마법사가 무엇을 하려는지,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마법지팡이의 실제 목적은, 마법사가 모든 계(영역)에서 지팡이를 통해 자신의 의지를 외부로 투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마법지팡이는 다음과 같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1. 인간이든 동물이든, 그 수가 얼마나 많든 상관없이, 대상에게 행사하기 위해

2. 병든 사람과 고통 받는 사람을 치유하고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력을 제거하기 위해

3. 고위 지성체의 초환, 악마와 영의 소환을 위해


마법지팡이가 마법사의 절대적 권력을 상징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타당한 말이다. 마법지팡이의 비의를 모두 완벽하게 이해한다면, 마법지팡이 없이 의식마법을 거행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마법지팡이의 용도에 대해 모두 열거하자면 지면이 넘칠 것이니, 분별 있는 수행자들은 이 정도 힌트만으로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명상을 통해 이와 관련된 지식을 놀랄 만큼 확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지팡이를 만드는 재료는 무엇이든 상관 없다. 마법지팡이는 마법사의 의지를 충전해 특정한 힘을 표출하는 응축제다. 종류로는 일반적인 것, 즉 단순 기능의 마법지팡이가 있으며, 복합 기능을 갖는 마법지팡이가 있다. 일반적인 마법지팡이는 나무를 그대로 사용하여 만들거나 그것을 깎아서 만든다. 이때 나무는 목적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개암나무와 버드나무는 예언의 막대기Wünschelrute/divining rod17를 만드는 데 쓰인다. (사실 예언의 막대기는 마법지팡이의 변형물이다.) 물푸레나무Eschenholz/Fraxonus excelsior로 만든 지팡이는 모든 종류의 마법작업에 쓸 수 있지만, 의식마법에서는 치료용으로 충전하는 경우가 많다. 딱총나무Holunder/Sambucus nigra 지팡이는 토성에 상응하며, 원소 영역의 영을 소환 및 초환하거나 확인할 때, 그리고 악마를 소환할 때 특히 효과적이다. 버드나무는 탁월한 응축제이기 때문에 모든 마법작업에 쓸 수 있는 범용 마법지팡이를 만드는 데 좋다. 주의 깊은 독자라면 버드나무가 물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물과 친화력이 높기 때문에 번개에 잘 맞는다는 사실을 눈치챘을 것이다. 고대 유럽의 격언에는 폭풍우나 번개가 칠 때는 버드나무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고 그 대신 너도밤나무 밑에서 피난처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떡갈나무나 아카시아도 마법지팡이 재료로 좋다.


일단 재료를 구하면 마법지팡이를 만드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 우선 나뭇가지를 지름 1~2cm, 길이 30~50cm 정도로 잘라낸다. 나무껍질을 벗기고 가능한 한 매끄럽게 지팡이를 다듬는다. 마법지팡이용 나뭇가지를 잘라내는 최적의 시기를 점성학적으로 계산하는 경우도 많다. 점성학적 지식이 있는 마법사라면 알아서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별은 영향력을 행사하되 강요하지 않으며, 현자Weise/sage는 별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점성학적 지식이 없더라도 지금까지 언급한 나뭇가지를 구해 마법지팡이를 만들면 된다. 의식을 거행하기 위해 마법지팡이를 만들 생각이라면 새 칼로 나뭇가지를 잘라내야 한다. 이 칼은 다른 마법의식이나 마법작업에 사용할 수 있다.18 그러나 그 밖의 일상용으로는 사용하면 안 된다. 부엌 등에서 사용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마법지팡이를 만드는 데 사용한 칼을 더 이상 쓸 생각이 없을 경우, 그 칼은 다른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곳에 묻어야 한다.


자화강철선Stahlmagnet/steel magnet으로 만드는 마법지팡이도 있는데, 물론 절연 손잡이가 필요하다. 이 지팡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직경 1cm, 길이 30~50cm 정도 되는 강철봉을 구해야 한다. 가장 적합한 강철은 자석을 만드는 데 쓰이는 자석강Elektrostahl/electro-steel이다. 자석강 봉을 잘 갈아낸 다음, 녹을 방지할 수 있게 니켈로 도금한다. 도금된 자석강 봉은 전기 코일을 이용해 자기화해야 한다. 말굽자석이나 전동기용 자석을 자기화할 때와 동일한 방법으로 하면 된다. 자석의 인력이 강할수록 마법사는 작업을 더 잘 할 수 있께 된다. 아주 강력한 강철 자석을 갖게 될 뿐 아니라, 마법과 자기력에 관련된 수많은 실험에 동원될 수 있다. 우선 마법지팡이의 양쪽 끝 중에서 어디가 음극이고 양극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북극은 '+'로, 남극은 '-'로 기호를 표시한다. 지팡이의 중앙은 절연해야 한느데, 손의 너비(평균 8~10cm 정도)만큼 지팡이 중앙을 실크로 감싸면 된다. 고무호스나 속이 빈 나무를 지팡이에 끼워도 된다. 이렇게 만든 자화강철선 지팡이를 통해 마법사는 다양한 자기적 · 마법적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지금부터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우주로부터 전자기적 흐름을 끌어와 작업하는 경우, 그 흐름을 물리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까지 응축하고 싶을 때 자화강철선 지팡이를 활용할 수 있다. 우선 오른쪽 손바닥 중앙에 양극(+)이, 왼쪽 손바닥 중앙에 음극(-)이 오도록 손잡이를 잡는다. 다시 말해 지팡이의 양쪽 끝이 각 손바닥 중앙에 놓이게 잡는 것이다. 그리고 심상화의 도움을 받아, 전기적 흐름이 우주로부터 지팡이의 오른쪽을 통해 자신의 몸 안으로 들어오게 한다. 지팡이의 양의 방사 에너지Plusstrahlung/plus-radiation나 오드 방사Odpolstrahlung/Od-radiation19는 양극(+)의 동일한 진동에 따라 놀랄 정도로 응축될 것이다. 따라서 전기적 흐름을 몸 안에 축적하기 더 쉬워진다. 동일한 순서에 따라 지팡이의 왼쪽 끝인 음극을 통해 자기적 흐름을 축적한다. 그 다음에 몸 안에 축적한 전기적 흐름을 지팡이의 양(+)의 영역에 응축한다. 지팡이를 통해 물질계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까지 응축해야 한다. 물론 자기적 흐름도 마찬가지로 지팡이의 왼쪽 영역에 축적한다. 이것이 음의 방사 에너지negative Polstrahlung/negative pole radiation다. 그러나 절연된 지팡이의 중앙은 중성 상태를 유지한다.


다음은 지팡이에 축적된 전자기적 흐름에, 심상화를 통해 자신의 소망을 집중할 차례다. 이 지팡이가 진짜 '전자기적 마법지팡이'로 변성되는 것이다. 지팡이가 환하게 내뿜는 전자기적 흐름을 통해 마법사는 물질계에서 무엇이든 실현할 수 있다. 자화강철선 지팡이를 상요해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어루만지고 병을 치유하며 모든 자기적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우주보편법칙에 따르면, 전자기적 마법지팡이는 뛰어난 응축제로서 우주 자체의 진동과 동일한 진폭을 갖는 한편 더 정교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철저하게 명상한다면, 누구나 우주보편법칙에 근거한 여러 가지 활용 방법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자기적 마법지팡이를 안테나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우주로부터 흐름을 끌어당겨서 자기 몸 안에 축적할 수도 있으며, 심상화를 통해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줄 수도 있다. 또한 지팡이는 마법사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보조수단이다. 지팡이에 집중시킨 양의 에너지와 음의 에너지가 마법사 자신의 전자기적 흐름과 동일한 진동을 일으키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고형 응축제, 액상 응축제, 복합 응축제 등을 채운 마법지팡이도 있다. 이 지팡이를 만드는 방법이나 사용법은 여러 가지가 있찌만, 마법사에게 최고의 효과를 선사할 방법만 몇 가지 소개하겠다.


지름 1~2cm, 길이 30~50cm 정도 되는 딱총나무 가지를 골라 껍질을 벗긴 다음 사포질을 하여 매끄럽게 만든다. 그리고 고갱이Mark/pith를 제거하면 속이 빈 딱총나무 막대기가 된다. 한쪽 끝을 코르크와 밀랍으로 봉하고, 뚫려 있는 쪽에 응축제를 붓는다. 액상 응축제도 좋고, 그 밖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무엇이든 괜찮다. 그리고 난 다음 나머지 한 끝도 밀봉하면 딱총나무 지팡이가 완성된다. 물푸레나무, 개암나무, 버드나무, 떡갈나무 등으로도 같은 방법을 써서 지팡이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나무는 고갱이가 없기 때문에 중심을 관통하는 수멍을 뚫어야 한다. 길고 날카로운 송곳이 있어야  막대기 전체에 빈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액체 응축제 대신 마법거울에 쓰이는 고형 응축제를 사용해도 된다.<헤르메스학 입문>제8단계에 응축제 만드는 방법을 설명해 놓았다. 또 다른 방법도 있다. 고형 응축제나 액상 응축제 대신, 응축제에 적신 압지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 압지는 적당히 건조한 다음 충전해야 한다. 그 다음에 둥글게 말아서 막대기의 빈 공간에 조심스럽게 끼워 넣는다. 그러나 나무는 다른 재료에 비해 한 가지 단점이 있다. 시간이 지나가면 안에 넣은 응축제가 나무에 스며들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무 막대기 대신 금속 막대기로 대체할 것을 권한다. 금속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은 열과 전기를 잘 전하는 도체다. 지름 1~1.5cm 정도 되는 구리 파이프가 가장 이상적이다. 금속이 녹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응축제를 채우기 전에 니켈, 크롬, 주석 등으로 막대기를 도금할 수도 있다. 구리 파이프의 한 쪽을 우선 납땜으로 막고, 다른 한 쪽에 응축제를 채운 다음 곧바로 납땜한다. 이 구리 파이프는 온갖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마법지팡이다. 한편 자기적 흐름과 전기적 흐름을 번갈아 쓰는 경우 두 개의 파이프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자기적 흐름을 위해 두께가 매우 얇은 쇠 또는 강철 파이프를 마련하고, 전기적 흐름을 위해서는 앞에 언급한 구리 파이프를 쓴다. 노련한 마법사는 구리 파이프를 전기적 흐름으로 충전하고 쇠 또는 강철 파이프를 자기적 흐름으로 충전해 놓고, 두 개의 마법지팡이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범용 마법지팡이도 위와 동일한 방법으로 만든다. 그러나 구리나 쇠 파이프 대신 니켈로 도금한 황동 파이프를 사용한다. 재정적으로 풍족한 마법사라면, 위에서 언급한 응축제 대신 반귀석Halbedelstein/semi-precious stone으로 만든 혼합 응축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반귀석 응축제를 채운 마법지팡이를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전기적 흐름에 구리 지팡이를 사용한다는 사실은 앞에서도 언급했다. 이때 빈 공간에 잘게 부순 호박Bernstein/amber을 채우는데, 호박은 전기적 흐름을 집적하는 최고의 응축제다. 자기적 흐름의 경우에는 강철 파이프 안에 고형 응축제 대신 잘게 부순 수정Bergkristall/crystal을 채운다. 수정은 자기적 흐름과 관련해 뛰어난 응축제다. 두 개의 작은 파이프를 납땜 처리해 붙여서 하나의 지팡이를 만들 수도 있다. 절반은 호박 가루로, 나머지 절반은 수정 가루로 채우는 것이다. 요컨대 지팡이 한 개의 분리된 칸 안에 두 가지 응축제가 동시에 들어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분리된 두 개의 칸을 가느다란 구리선과 철선으로 안쪽에서 연결해야 한다. 이 선이 각 칸의 가운데를 길게 관통하게 만들어야 한다. 지팡이의 외부를 니켈로 도금할 수도 있다. 이상적인 마법지팡이는 이와 같이 유동적 속성fluidale Eigenschaft/fluidal attribute을 지니고 있다. 이제 이 지팡이는 모든 마법작업에 사용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도 있다. 나무 막대기를 일곱 개의 고리로 장식하는 것이다. 각 고리는 7행성과 상응하는 금속으로 만들어야 한다. 카발라식으로 배열할 수도 있고, 태양 상응 금속인 금으로 만든 고리를 지팡이 한 가운데 끼우고 양쪽에 다른 금속 고리 3개씩을 끼울 수도 있다. 다음은 일곱 개의 고리를 만드는 데 상요되는 금속이다.

1. 납은 토성에 상응한다.

2, 주석은 목성에 상응한다.

3. 철은 화성에 상응한다.​

4. 금은 태양에 상응한다.

5. 구리는 금성에 상응한다.

6. 황동은 수성에 상응한다.

7. 은은 달에 상응한다.


이 고리에 각 행성별 지성체의 인장도 새겨 넣어야 한다. 이렇게 만든 마법지팡이는 대부분 7행성의 지성체 및 영적 존재를 소환하는 데 쓰인다. 인장을 새겨 넣지 않으면 이 지팡이의 효력은 다른 마법지팡이들보다 나을 것이 없다. 이런 예시들을 통해 마법사는 자기 나름의 변형물을 고안할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법지팡이의 모양과 크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용도에 맞춰 충전하는 것이다. 지금부터 지팡이의 충전에 대해 설명하겠다.


응축제를 통해 목적에 맞게 마법지팡이를 충전하는 방법은 마법거울을 충전할 때와 동일하다. 마법지팡이의 충전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어떤 방법이 적당한지는 마법사의 소망, 마법지팡이를 통해 추구하는 목표 등에 따라 결정된다. 마법사는 마법지팡이가 자신의 의지, 능력, 권력을 상징한다는 사실을 항상 의식해야 한다. 따라서 마법지팡이는 힘이나 특성 등을 담는 그릇 즉 응축제를 상징한다. 그 안에 마법사는 원하는 힘이나 특성 등을 담을 수 있으며, 힘이나 특성 등을 아주 높은 정도까지 축적할 수 있다. 이러한 용도로 쓰는 데는 나무나 관목에서 잘라낸 막대기 그대로거나, 응축제를 가득 채운 법용 지팡이거나 상관 없다. 그것에 의지력, 속성이나 특성, 자기력 즉 생체자기Biomagnetismus/biomagnetism, 원소, 아카샤, 빛의 흐름 등을 충전하면 된다. 이들 6개 항목에 대해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겠다.


(1) 마법지팡이에 자신의 의지력을 충전하기

제대로 만든 지팡이를 손에 쥐고, 능력 범위 내에서 최고 수준으로 자신의 의지력을 지팡이에 집중한다. 그리고 의식을 지팡이로 이동시켜라. '내가 곧 지팡이다'라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일단 이 상태에 이르면, 같은 느낌을 유지하면서 집중을 통해 자신의 모든 의지력과 힘 등이 지팡이와 일체화되도록 해야 한다. 최소한 5분 동안 방해 받지 않은 채 이런 방식으로 집중을 유지한다. 지팡이와 의지력이 일체화되는 동안, 다음과 같이 생각해야 한다. "이 지팡이를 손에 쥐자마자 그 즉시 내 의지력이 저절로 작동되어 원하는 일이 이루어질 것이다." 가장 강력한 힘과 가장 생생한 심상화를 동원해 모든 의지력을 지팡이로 옮기고 난 다음, 100% 실크로 지팡이를 싸두면 절차가 끝난다. 그리고 다른 마법도구를 보관하는 안전한 장소에 두면 된다.


이 지팡이는 반복적으로 충전하는 것이 좋지만, 충전할 때마다 심상화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 영적인 의지 전체를 그 지팡이에 옮겨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매우 중요한 일이 있는데, 지팡이에 집중시킨 힘에 대해 시간이 제한을 두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가능하다면 공간적 제한도 설정해 두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이 자신의 의지력을 지팡이에 집중시킨 다음, 그 지팡이가 존재하는 동안 자신의 의지력 전체 및 힘 전체와 일체화된 상태로 효력을 유지하도록 설정한다. 이 방법으로 충전된 지팡이는 마법사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효력을 유지하며, 원한다면 죽은 후까지도 효력을 유지할 수 있다. 수세기 동안 영향력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도 있다. 지팡이를 충전하면서 영향력을 자동적으로 나날이 증가하도록 소망을 주입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영향력이 증가한다. 처음에 지팡이는 멘탈계에서만 효력을 그러나 기간이 늘어나고 반복적인 충전을 거치면 아스트랄계에서도 효력이 있으며, 결국에는 물질계에서도 효력을 갖게 된다. 멘탈계에서 효력을 갖게 된 후 물질계로 효력이 확대되기까지 기간은 마법사의 성숙도, 진보 정도, 심상화 능력, 얻고자 하는 목표 등에 따라 달라진다. 카발라에 정통한 마법사라면, 멘탈계의 무엇인가가 물질계에서 실현되려면 보통 462번의 반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 영향력의 방향은 위에서 아래로 향한다. 말하자면 멘탈계로부터의 영향력이 물질계에 응축되는 것이다. 물론 동일한 결과가 더 일찍 성취된다는 말은 아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마법지팡이의 실현 능력은 마법사의 소원, 그리고 어떤 용도로 만들어지고 충전되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 시점에서 실제 마법사의 의지력만으로도 충분한데 도대체 왜 마법지팡이를 충전해야 하는지 의문이 생길 것이다. 사실, 마법사라고 하여 언제나 자신의 의지력을 최고 수준으로 확장해 필요한 만큼의 의지력을 방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고의 마법사라 해도 기진맥진한 상태인 경우도 있다. 결국 의지가 확장되는 쪽으로 뻗어나가는 집중력이 늘 동일할 수도 없고 직접적이지도 않게 된다. 한편 제대로 충전된 마법지팡이는 늘 효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마법사는 자신의 의지력을 소모하지 않고서도 마법지팡이를 이용해 생각의 방향을 소망 실현으로 돌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한 가지 위험이 따른다. 비입문자가 이 마법지팡이를 쓰는 경우에도, 마법사와 마법지팡이의 볼트를 값으로 지불하고 자기 소망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마법사들은 무슨 목적으로, 무엇과 관련해, 어떤 방식으로 마법지팡이를 충전했는지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된다. 심지어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말이다. 마법지팡이에 자신의 의지를 충전하는 경우, 이 지팡이는 자신의 의지로 통제하고 싶은 영, 영존재, 인간, 동물 등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쓰인다. 마법사의 힘 아래 복종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들의 거주지가 멘탈계든 아스트랄계든 물질계든 상관없다. 또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대상도 살아있는 존재에 국한되지 않는다. 마법지팡이를 충전할 때 죽어 있는 것에 대해 영향력을 끼치겠다고 생각하면, 죽어 있는 것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2) 마법지팡이에 속성, 특성 등을 충전하기

속성을 충전하는 행위는 우주의 고유 속성, 예를 들어 '전능' 같은 속성을 충전하는 것, 또는 멘탈계, 아스트랄계, 물질계에서 마법사가 필요로 하는 모든 속성을 충전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또한 이 마법지팡이를 통해 (1)의 경우와 동일한 방식으로 모든 속성을 방사할 수 있다. 지팡이에 속성을 충전하는 방법은 이지를 충전하는 방식과 같다. 자신의 의식을 지팡이로 이동시키고 힘이 축적을 거쳐 속성을 방사할 수도 있으며, 심상화를 통해 충전할 수도 있다. 또한 '소망 집중'을 통해 우주로부터 직접 속성을 끌어와 마법지팡이에 주입하고 그 속성을 압축하거나 축적할 수도 있다. 지팡이에 동일한 속성을 자주 집적 또는 응축하면, 집중의 힘을 통해 지팡이에 축적된 힘과 에너지가 결국 물리적 힘이나 물리적 에너지로 바뀐다. 이제 마법사는 일종의 축전기라 할 수 있는 마법지팡이를 갖게 되었다. 이 지팡이는 고압 전류를 충전한 축전기와 아주 흡사한 것이다. 한편 동일한 힘 또는 에너지가 선한 목적에 쓰일 수도 있고 악한 목적에 동원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정도 수준에 이른 마법사라면, 악한 동기를 품거나 좇지 않을 것이다. 특히 신의 섭리Göttlichen Vorsehung/Divine Providence로부터 신실한 종으로 인정받고 싶은 마법사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3) 마법지팡이에 자기력, 생체자기, 프라나Prana 등을 충전하기

이 경우에도 충전 순서는 앞과 동일하다. 그러나 에너지나 힘을 응축할 때 자신의 의식을 지팡이로 이동시키지 말 것을 권한다. 심상화를 통해 육체를 거쳐 투사하거나 우주에서 직접 끌어오는 방법을 써야 한다. 마법지팡이의 힘이나 '소망 집중'의 에너지에 조건과 시한을 설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지팡이의 용도가 무엇이든 마찬가지다. 또한 반드시 심상화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지팡이가 지닌 에너지 및 힘은 반복 충전을 통해 물질계뿐 아니라 멘탈계와 아스트랄계에서도 효력을 갖게 된다.


노련한 마법사라면 누구나, 지팡이로부터 나온 힘이 아주 먼 거리까지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자기 자신과 대상물 사이에 아카샤원리를 도입하면 그 즉시 둘 사이의 시간과 공간을 확실하게 연결할 수 있다. 그리고 마법지팡이를 써서 원하는 대상(사람)에게 힘이나 에너지를 전달한다. 이때 전달되는 에너지는 바로 옆에 서 있는 사람에게 전달할 때와 동일한 정도의 영향력, 강도, 효과를 갖는다. 마법지팡이를 생명에너지나 자기력으로 충전시키면, 생명에너지를 통해 성취할 수 있는 현상들을 큰 노력 없이도 지팡이의 도움을 받아 모두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이때 지팡이에 적절한 조건과 상황(생명에너지나 지기력이 매일 자동적으로 증가하게 만든 개념도 포함)을 설정해 놓아야 한다. 이런 식으로 충전한 마법지팡이를 쓰면,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도 사용법만 알면 기적을 행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지팡이가 드러나지 않게 보호하는 것은 마법사 자신을 위한 것이다.


또한 힘들이지 않고 자동적으로 생명에너지를 우주에서 자신의 신체 부위로 글어오는 방식을 통해 지팡이를 충전할 수도 있다. 그런 다음, 지팡이를 통해 그 생명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마법지팡이에 자기력이나 생체자기를 충전하는 것은 마법사들이 선호하는 방법이다. 특히 치료를 목적으로 할 때 좋다. 병자를 치료하는 직업을 가진 마법사라면 위의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그리고 멀리 있는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경우, 동일한 방식으로 충전된 지팡이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이 방법으로 충전된 마법지팡이가 마법사의 손에 들려질 때, 그 지팡이는 고통받는 인간을 위한 진정한 축복이 된다. 특히 먼 거리에 있는 환자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으니 축복 아닌가!


전기적 흐름, 자기적 흐름, 전자기적 흐름으로 마법지팡이를 충전하는 경우도 동일한 방법을 거친다. 이때 자신의 의식을 마법지팡이로 이동하지 않는다는 점만 다르다. 마법지팡이를 단 한 개만 충전해 쓰는 경우, 충전 절차가 조금 복잡하다. 전기적 흐름이든 자기적 흐름이든 한 가지 흐름으로만 충전하려면, 심상화를 통해 그 흐름을 우주로부터 끌어와야 한다. 동시에 '소망 집중'을 지팡이 속으로 보낸다. 그러면 지팡이에 담긴 흐름이 즉시 소망을 실현시키게 된다. 아주 멀리까지 보내도, 또는 다른 계나 아카샤원리로 보내도 문제되지 않는다. 지팡이에 흐름을 축적한 다음, 우주에서 끌어와 축적되는 흐름의 강도가 자동적으로 증가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하자면 그 흐름 자체의 생체전기Bioelektrisch/bioelectric 또는 생체자기Biomagnetisch/biomagnetic가 계속 작동하게 해 놓는 것이다. 그러면 이 지팡이는 놀랄 만큼 강력한 배터리로 바뀐다. 이런 경우 마법사는 마버지팡이를 사용하기 전, 자신의 내부에 이와 상응하는 흐름을 축적해야 한다. 육체 내 흐름의 압력을 지팡이 내 흐름의 압력과 최소한 동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싫다면, 실크 장갑을 껴서 차단 및 보호를 해야 한다. 직접 장갑을 만드는 경우 목적을 확실하게 달성할 수 있다. 아무튼 실크 장갑으로 차단된 상태에서만 손에 지팡이를 쥘 수 있는 것이다. 보통 마법사는 두 가지 흐름을 모두 쓴다. 이때 오른손에는 전기적 흐름을 축적해 충전한 지팡이를, 왼손에는 자기적 흐름을 축적해 충전한 지팡이를 쥐어야 한다. 이처럼 지팡이 두 개에 각가 전기적 흐름과 자기적 흐름을 따로 충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응축제를 삽입하지 않은 보통 막대기나 간단한 나무 지팡이인 경우에는 특히 더 그렇다. 전혀 필요하지 않다 하더라도 두 개의 마법지팡이를 쓰는 것이 훨씬 작업하기 쉽다. 또한 마법지팡이에 응축제를 채우기는 했지만 가운데 부분을 분할하지 않은 경우에는, 한 가지 흐름으로만 충전하는 것이 작업하기에 훨씬 유리하다.


한 개의 지팡이에 두 가지 흐름이 동시에 지배적 상태가 되도록 전자기적 흐름을 충전하는 경우, 지팡이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관통하는 구멍을 뚫으면 안 된다. 대신 지팡이의 중앙 부분은 건드리지 않은 채 양쪽 끝부터 파내면 된다. 그리고 난 다음, 양쪽에 각각 응축제를 채운다. 이때 전기적 흐름을 넣은 쪽과 자기적 흐름을 넣은 쪽을 반드시 표시해 놓아야 한다. 가장 쉬운 표시 방법은 전기적 흐름을 주입한 쪽을 빨간색으로, 자기적 흐름을 주입한 쪽을 파란색으로 표시하는 것이다. 지팡이를 충전할 때는 지팡이 양쪽 끝의 흐름이 최고의 압력 상태로 집중되고, 지팡이 중앙은 흐름이 없는 상태, 즉 중성이 되게 놔둬야 한다. 그리고 중앙은 실크로 감싸 차단시킨다. 지팡이 양쪽은 따로따로 충전한다.


예를 들어, 우선 우주로부터 전기적 흐름을 끌어와 지팡이 반쪽을 충전하는 경우, 충분히 채워질 때까지 그 흐름을 축적한다. 이어서 나머지 절반을 자기적 흐름으로 충전한다. 날을 잡아 여러 번에 걸쳐 전기적 흐름만 충전한 다음, 나중에 자기적 흐름만 여러 번에 걸쳐 충전하는 식으로 지팡이를 충전하면 안 된다. 마법지팡이에는 언제나 두 흐름의 평형상태가 유지되어야 한다. 따라서 우선 지팡이에 전기적 흐름을 충전시킨 다음, 즉시 이어서 자기적 흐름을 충전해야 한다. 단, 다음 번에 다시 지팡이를 충전할 때는 먼저 자기적 흐름을 충전한 후 즉시 이어서 전기적 흐름을 충전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두 흐름의 순서를 번갈아가면서 계속해서 충전한다. 앞에서 언급했던 다른 규칙의 경우에도 모두 마찬가지로 적용한다.


마법지팡이에 전기적 흐름이나 자기적 흐름을 주입하고 나면, 또는 두 가지 흐름을 한꺼번에 주입하고 나면, 이제 이 흐름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을 때마다 지팡이를 사용하기만 하면 된다. 영향력을 미치는 곳이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작업 영역이 아카샤든 멘탈계, 아스트랄계 또는 물질계든 상관 없다. 나는 특별하게 변형을 가한 방법들은 설명하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볼트 작업이라든가, 환자 치료라든가, 이 흐름들이 심상화의 전달수단이 되게 하는 방법 등으로 변형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 내 설명을 주의 깊게 들은 사람이라면 자기만의 방법을 고안해낼 수 있을 것이다.


(4) 마법지팡이에 4원소를 충전하기

원소를 충전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지팡이를 상요할 때마다, 심상화를 통해 4원소가 마법사 자신에게 절대 복종할 것을 강력한 명령 형태로 지팡이에 주입한다. 그냥 단순한 지팡이든 응축제를 담은 지팡이든, 또한 작업할 계(차원)가 어디든 마찬가지다. 원소를 지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힘이 마법지팡이에 채워지면, 원소존재들은 마법사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자신의 능력이나 권위를 모든 원소, 말하자면 불, 공기, 물, 흙에 고루 확장하는 것이 현명하다. 한 가지 원소에만 한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소환을 하면서 마법사는 각 원소의 지배자를 하나씩 차례로 불러내, 항상 절대 복종할 것을 마법지팡이에 대고 맹세하게 만들어야 한다. 소환을 완료하면 그 즉시 마법사는 각 원소의 지배자들이 상징 또는 인장을 마법지팡이에 새겨 넣을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인장을 새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마법사가 들고 있는 마법지팡이는 모든 원소존재 위에 군림하는 마법사이 절대 의지와 힘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원소지배자의 인장을 찾기 위해서는, 투시력을 이용해 마법거울 안의 비전을 보거나 멘탈체를 직접 원소왕국으로 이동시켜 알아낼 수 있다. 원소존재의 인장 일부를 이 책에 실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명상을 통해 특정 원소에 대한 자신만의 상징을 만들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원소의 지배자에게 지팡이에 새겨 놓은 상징뿐 아니라 지팡이 자체에도 복종하겠다는 맹세를 하게 만든다.


둘째, 심상화를 통해 작업하려는 원소를 우주, 즉 특정 계로부터 직접 끌어와 마법지팡이에 동적으로 축적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식으로 지팡이를 충전하면, 원소존재 대신 마법사 자신이 결과를 만들어낸다. 이 방법은 마법사가 내면적 만족감을 얻는 장점이 있다. 마법사 자신이 마법적 결과물으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드시 각 원소별로 지팡이를 하나씩 만들어야 한다. 이 지팡이들은 따로 분리해 보관해야 한다. 또한 서로 헷갈리지 않도록 외면상 식별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쉽게 식별하기 위해서는 지팡이마다 원소별 색깔을 표시해 놓으면 된다.


처음에는 멘탈 영역에서만 효력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팡이의 사용 기간이 길어지고 반복적으로 충전하면 아스트랄계에서도 효력이 감지되고, 역시 계속해서 상요하고 반복해 충전하면 결국 물질계에서도 효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이 지팡이로 원소를 통해 영존재, 인간, 동물, 뿐만 아니라 생명 없는 자연에게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전자기적 흐름을 충전한 마법지팡이와 마찬가지인 것이다. 노련한 마법사라면 마치 거짓말 같은 자연현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날씨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식물이 빨리 자라게 할 수도 있으며, 그 밖에도 이런 종류으 현상에 관여할 수 있다.


(5) 마법지팡이에 아카샤원리를 충전하기

심상화의 도움을 얻어 마법지팡이에 아카샤원리를 충전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축적할 수는 없다. 아카샤원리는 압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팡이가 지닌 모든 측면과 함께 아카샤원리의 속성에 대해 명상하면, 지팡이를 가지고 아카샤원리 안에 직접 원인Ursache/cause을 만들 수 있다. 이 원인은 멘탈계, 아스트랄계, 물질계에 결과를 만들 것이다. 이런 식으로 충전된 지팡이를 써서 볼트 따위의 힘이나 속성을 아카샤로 보낼 수 있다. 볼트 따위의 힘이란, 전자기적 흐름으로 만든 힘 또는 속성으로서, 3개 차원에 직접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을 말한다. 이 지팡이는 모든 계에 걸쳐 긍정적 지성체에게는 경외심을, 부정적 존재에게는 두려움을 불어넣을 것이다. 이 충전 방법은 부정적 존재, 말하자면 악마를 복종시키는 작업을 할 때 좋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강령술, 즉 네크로맨시를 다룰 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6) 마법지팡이에 빛의 흐름을 충전하기

만물은 '우주의 빛universale Licht/the universal light'으로부터 창조되었다. 우주의 빛을 지팡이에 충전할 때는, 태양(말하자면 집중된 우주의 빛) 정도로 빛을 발산할 수 있게 축적 및 압축해야 한다. 지팡이를 충전할 때 우주의 빛이 지닌 속성을 숙고하여 심상화하면 된다. 이 방법으로 충전된 마법지팡이는 대부분 신성마법Theurgie/theurgy 용도로 쓰인다. 즉 빛의 고위 존재나 고위 지성체를 초환할 때 사용된다. 이 지팡이는 마음을 끌어당기는 탁월한 자석으로, 지팡이를 사용하는 마법사에게 빛의 존재Lichtwesen/light-being가 관심을 갖게 만든다. 마법사의 소망이나 의지에도 주의를 기울이게 할 수 있다. 이 지팡이 역시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흰 실크로 지팡이를 절연해야 하며 안전하고 알맞은 장소에 보관하는 등의 규칙이 모두 적용된다.


마법사는 마법지팡이를 써서 물질계에서 작업할 수 있을 뿐아니라, 지팡이의 멘탈 및 아스트랄 형상을 각 상응 영역으로 이동시킬 수도 있다. 이때 멘탈 손이나 아스트랄 손, 또는 그 둘을 모두 써서 이동시킨다. 그러면 육체의 손으로 지팡이를 잡지 않고서도 이들 계에 자신이 힘을 고포할 수 있다. 자신의 멘탈체 전체를 외재화하는 경우, 마법사는 마법지팡이의 멘탈적 형상과 모든 특성을 멘탈계로 가지고 갈 수 있다. 모든 마법도구 및 보조도구도 마찬가지다. 그의 멘탈체는 멘탈계에서 자업도 하고 영향력도 행사할 수 있다. 그의 육체가 물질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말이다.


마법지팡이는 완전성, 절대성, 능력 등의 측면에서 진정한 자신의 의지를 상징한다. 따라서 마법서약에 비견될 정도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많은 마법사에게 마법지팡이는 의지의 상징일 뿐 아니라 마법서약이기도 한 것이다. 헤르메스학의 관점에서 볼 때 마법서약은 파기될 수도 없고 파기되어서도 안 된다. 마법사들 중에는 개인적 의지라든가 지팡이 충전과 관련된 상징을 마법지팡이에 새겨 넣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일반적인 상징, 개별 지성체 고유의 상징, 기호, 인장, 신성 명칭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마법사의 진정한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면 무엇이든 상관 없다. 선택 방식은 전적으로 마법사의 재량에 달려 있다. 개인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여기 설명한 지침에 근거하여 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절차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의지를 나타내는 비의적 이름을 지팡이에 새길지 여부는 전적으로 각자 판단할 문제다. 그러나 그 이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비밀을 유지해야 하며 절대 누설하지 말아야 한다.


 제9장 마법검과 마법단검 그리고 마법삼지창

​소환을 할 때 지구의 대기권 안으로 들어오기를 꺼려하는 부정적 존재가 있을 수 있다. 이들을 불러내는 데 마법지팡이로 충분치 않은 경우 마법검magische Schwert/magic sword을 사용한다. 마법검은 여러 가지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지만, 마법사에게는 모든 존재 및 힘의 절대 복종을 의미하는 것이 보통이다. 동시에 마법검은 승리의 상징이자 모든 존재 및 힘 위에 군림함을 나타내기도 한다. 또한 마법검은 빛에 상응한다. 빛은 불의 한 양태이자, 그 자체로 신의 말씀이기도 하다. 성서를 살펴보자. "태초에 빛 즉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신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신이시니라."20 어느 정도 상징체계에 정통한 사람이라면 대천사 미하엘Michael이 불꽃 검으로 용을 죽이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여기서 용은 적feind/enemy, 즉 부정적 원리를 상징한다. 아담과 이브를 낙원 밖으로 추방한 것도 화염검을 든 천사였다. 화염검의 상징적 의미는 매우 분명하므로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마법검은 마법사가 어떤 힘이나 존재를 상대로 그 존재의 의지와 상반되는 강제력을 행사해야 할 때 사용된다. 따라서 오로지 악마에게만 관심이 있는 마법사에게는 꼭 필요한 도구다. 악마를 상대할 때 마법검 없이는 아무것도해낼 수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진정한 마법사에게는 마법지팡이 이외에 다른 도구가 거의 필요 없다. 단지 뜻밖의 일이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마법검 같은 마법도구를 만들어 두는 것이다. 마법검은 확실한 안전성을 보장하며 마법사의 권위를 확고하게 해준다. 따라서 진정한 마법사는 소환을 진행하는 동안 어떤 힘 또는 영존재가 대항하거나 복종을 거부하는 경우에만 마법검을 사용한다.


일부 그리무와르에서는 마법검 대신 단검Dolch/dagger을 권유하기도 한다. 마법검은 마법검과 비교해 크기는 작지만 상징적으로는 동일하다. 따라서 검과 동일한 방식의 제조 및 준비과정을 거친다.


악마나 저급한 영을 소환할 때는 검이나 단검 대신 삼지창Dreizackgabel/trident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때 삼지창 날은 나무 손잡이에 튼튼하게 박혀 있어야 한다. 빗자루의 생김새를 떠올리면 될 것이다. 삼지창은 마법검이나 단검과 동일한 범주에 속하며 강제 수단을 상징한다. 그리무와르에는 삼지창에 다양한 신의 이름을 새겨 넣으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은 소환의 목적이나 개인적 관점에 따라 결정될 개별적 사안이다. 어쨌든 삼지창은 상징적으로 마법검의 확장이다. 세 개의 갈퀴는 3개 차원의 세계를 상징한다. 따라서 마법사는 멘탈계와 아스트랄계는 물론 물질계에서도, 또는 3개 차원에서 동시에, 삼지창을 사용해 존재들에게 강제력을 행사함으로써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다.


한편 악마가 나타날 때 보통 삼지창을 들고 있다는 사실도 언급해야 할 것 같다. 많은 그림에 다양한 모습의 악마와 삼지창이 묘사되어 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삼지창을 든 악마가 지옥에서 영혼들을 찔러대는 상상을 하기에 이른다. 어리석은 상상이 아닐 수 없다. 삼지창은 악마의 영향력이 멘탈계, 아스트랄계, 물질계까지 뻗친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상징일 뿐이다.


마법검, 단검, 삼지창은 다른 용도로 쓰기도 한다. 소환을 실행하는 중 자신을 받아들여 달라고 억지를 부리는 존재들, 즉 라르바, 스케마, 엘리멘탈Elemental/elemental, 엘리멘터리Elementar/elementary 등 초대하지 않은 존재가 나타날 때, 뾰족한 끝으로 쫓아버리거나 소멸시키는 것이다.


그 밖에 잘 알려지지 않은 용도도 있다. 아주 유용한 마법피뢰침magischer Blitzableiter/magic lightning rod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삼지창도 검보다 못하긴 하지만 마찬가지 용도로 쓸 수 있다. 소환을 끝내고 잠자리에 들 때, 특히 어둠의 왕자Dämonenfürsten/Demon Prince처럼 위계가 높은 부정적 존재를 소환한 경우, 이 마법피뢰침으로 침대를 보호한다. 잠자는 동안 이들 존재가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구리선이나 철사로 각 침대 다리를 감은 다음, 선의 양끝을 마법검이나 단검에 감아 바닥에 꽂는다. 이렇게 하면 철사가 사각형 모양으로 침대 주위에 결계를 형성한다. 이때 단검은 마법사에게 쏠리는 힘을 땅 속으로 돌리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효력을 만들려면, 침대 다리를 철사로 감을 때 이것이 곧 마법원이라고 심상화해야 한다. 이때 그 어떤 존재나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력도 이 마법원, 즉 침대를 뚫고 들어올 수 없다는 소망을 주입해야 한다. 또한 어디서 온 영향력이든 철사를 따라 땅으로 방향을 전환하라는 소망 집중이 필요하다. 이렇게 하여 마법적으로 침대에 보호막을 두르면 방해 받지 않고 잘 수 있다. 어떤 힘이든 막아낼 수 있다고 확신해도 좋다. 특별한 상황에 처해 있어서 쓸 만한 마법검이나 단검이 없는 경우 또는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서 이 도구들을 쓸 수 없는 경우에는 전용 칼을 준비해 사용해도 된다.


마법피뢰침은 흑마법사의 영향력에 대항하는 멋진 방어수단이기도 하다. 특히 잠자는 동안 유용하다. 경험이 많고 제대로 성장한 마법사라면 이런 식의 방어수단 없이도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침대 주위에 심상화 능력을 동원해 멘탈적, 아스트랄적 마법원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마법지팡이, 마법검, 단검 등으로 심상화 속에서 마법원을 그리면, 원치 않는 모든 영향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검의 제조는 각자 개성에 따라 알아서 하면 된다. 제조법을 설명하면서 사람을 참수했던 검을 추천하는 책이 많다. 이런 검을 손에 넣겠다는 생각 자체가 일종의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실제로 이 검을 입수하는 순간 특별한 긴장상태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렇게 특별한 검을 써서 외부적 영향력을 끌어와야 고양된 의식 상태에 들어가는 경우는 대개 주술사 부류다. 헤르메스학의 관점에서는 이런 조건이 필요 없다. 물론 필요한 능력이 모두 갖춰진 경우에 해당되는 말이다.


가장 좋은 검은 최고 품질의 강철Elektrostahl/electro steel로 만든 것이다. 직접 검을 만들기 어려우면 대장장이나 칼장수에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면 된다. 검의 길이는 각자의 키에 따라 결정된다. 대략 70~100cm 사이가 될 것이다. 구리는 흐름을 전달하는 탁월한 도체fluidischer Leiter/fluid conductor이므로, 검의 손잡이를 구리로 만들어도 좋다.


디자인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칼날은 외날이어도 되고 양날이어도 되지만, 검 끝이 매우 뾰족하고 날은 날카로워야 한다. 자루에 적합한 상징을 새겨 꾸미는 것은 마법사의 기호에 따른다. 검의 제조에 대해서는 이만하면 충분한 설명이 되었을 것이다.


이제 검을 충전할 차례다. 심상화를 통해 검에 특정 속성을 이동시키면 된다. 이 속성은 모든 존재에 대한 권능과 지배, 전쟁이나 인생에서의 절대적 승리, 승리를 향한 경의 등이다. 검을 자주 충전할수록 이러한 속성은 역동적으로 강화된다. 빛의 흐름Lichtfluid/light-fluid을 응축시킬 수도 있다. 이글거리는 태양처럼, 대천사 미하엘이 들고 있는 그 유명한 상징 '화염검'처럼 될 때까지 빛을 응축하면 된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검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다. 모든 계에 걸쳐 절대적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수반되어야 한다.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모든 존재나 힘이 두려움과 존경심을 갖게 되는 원천은 바로 이러한 마음가짐이다. 검을 사용하고 난 후에는 다른 모든 마법도구들처럼 검은색이나 흰색 실크로 싸서 안전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우리는 멘탈 여행mentale Wandern/mental travel을 통해 마법지팡이와 마법검의 영적 형상geistige Form/spiritual form을 멘탈계로 가져갈 수 있다. 마법검을 지닌 채 행성 영역을 방문하여 자신의 힘을 알릴 수도 있다. 앞에서 살펴봤듯이, 모든 영역의 모든 존재가 복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소환마법을 실행하는 동안 심상화를 통해 자신의 멘탈 손으로 검의 멘탈 형상mentale Form/mental form을 집어 특정 공간으로 옮기면 된다. 거기서 해당 존재가 마법사의 의지에 복종하게끔 강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순수하고 혼이 고결한 자만이 위험하지 않게 이런 식의 강제적 실행을 할 수 있다. 주술사가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 경우, 존재들의 강한 반감을 살 뿐 아니라 그들의 영향력 아래 들어가고 말 것이다.


오컬트의 역사를 더듬어 보면 수많은 주술사들이 비극적 운명, 끔찍한 종말을 맞았다. 이런 사건들을 일일이 인용하는 것은 이 책의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니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여기서 입을 다물도록 하겠다.


 제10장 왕관, 모자, 미트라, 마구스의 머리띠

​마법사가 마법의식을 실행할 때는 반드시 머리에 무엇인가를 써야 한다. 소환이든 초환이든 그 밖의 다른 의식이든 마찬가지다. 마법적 상징이 새겨진 금관goldene Krone/golden crown을 써도 되고 모자Mütze/cap나 미트라Kopfbedeckung/miter21도 좋다. 그 밖에도 대우주-소우주를 나타내는 상징, 불러내려는 신성Gottheit/divinity의 상징, 차용 및 상징화하려는 신의 형상과 관련된 상징 등으로 장식한 머리쓰개도 좋다. 이때 각 상징은 좋은 물감을 써서 그리거나 실크에 수를 놓든지 꿰매야 한다. 예를 들어 육각형Sechsech/hexagon으로 대우주와 소우주를 상징하는 경우, 육각형은 두 개의 원 한가운데 놓고, 육각형 중앙에는 소우주, 즉 인간의 상징인 불타는 오각별flammende Pentagramm/flaming pentagram을 표현하는 식이다. 모자에 직접 수를 놓든 다른 사람에게 수를 놓아달라고 부탁하든, 무한을 상징하는 두 개의 원을 금색 실로 수놓아야 한다. 정육각형을 만들 때는 두 개의 등변삼각형을 이용하면 된다. '창조된 우주'의 상징은 은색실을 사용해야 하며, 육각형 중앙의 오각별을 표현할 때는 흰색이나 보라색실 중에 하나를 고른다. 수를 놓지 않고 상징을 그려 넣기로 마음 먹었다면, 적절한 상응성에 맞춰 물감의 색을 선택해야 한다.


모자, 미트라, 터번 같은 머리쓰개 대신 실크 머리띠를 둘러도 된다. 이것을 마구스 머리띠Magusbinde/magus headband라고 부르는데, 흰색, 보라색, 검은색 등을 사용한다. 이마 부분은 앞에서 언급한 대우주-소우주 상징으로 꾸며야 하며, 알맞은 색깔로 수를 놓거나 양피지에 그리면 된다. 대우주 상징은 신성과의 연결을 나타내는 다른 상징으로 대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십자가 기호를 선택해도 좋을 것이다. 십자가는 양(+, 긍정성)과 음(-, 부정성)을 상징하며, 네 끝은 각각 4원소를 상징한다. 중앙에 7개의 장미가 있는 장미십자회Rosenkreuzer/Rosicrucians의 십자가를 선택할 수도 있다. 장미십자가도 역시 4원소, 양과 음, 마법사가 접촉 중인 7행성 등을 상징한다. 그러나 마법사는 특정 상징에 의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여러 상징을 통해 자신의 영적인 진보, 목표, 성숙도, 우주적 관계성 등을 재량껏 표현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마구스 머리띠도 이런 식으로 꾸밀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왕관, 모자, 마구스 머리띠 등은 마법적 권위에 수반되는 위엄을 상징한다. 영적 완전함의 상징이며 대우주와 소우주, 즉 큰 계와 작은 계의 관계 맺음을 상징한다. 결국 자신의 머리에 관을 씌우는 상징적 행위는 마법능력의 가장 높은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왕관이나 모자나 마구스 머리띠 같은 물건은 가장 좋으느 재료로 만들어야 하며 의식을 할 때만 사용해야 한다. 머리쓰개를 크기에 맞는 것으로 고른 다음 사용할 준비가 되면, 곧바로 명상과 거룩한 서약heiligen Eid/holy oath을 통해 머리쓰개를 축성한다. 축성된 머리쓰개는 신성과 연결되어 합일에 이르렀을 때만 써야 하며, 특히 이런 식의 상징적 표현방법이 필요한 마법을 실행할 때만 사용해야 한다. 서약을 할 때는 선택한 머리쓰개 위에 오른손을 얹는다. 이때 머리쓰개를 쓰는 순간 머리쓰개에 장식된 상징이나 신성이 자신과 연결될 것이라고 심상화하면서 집중한다. 작업을 마친 다음에는 머리쓰개를 다른 마법도구와 함께 안전하게 보관한다.


적절한 명상을 통해 소환에 필요한 준비를 모두 마치고 나서 머리쓰개를 쓰면, 그 즉시 신과 접촉 상태가 된다. 자신의 내면은 물론이고 머리쓰개를 쓰고 서있는 방 전체가 거룩한 신전 분위기로 충만해질 것이다. 이쯤 되면 머리쓰개가 얼마나 중요한 마법도구인지, 얼마큼 중요하게 취급되어야 할지 깨달았을 것이다. 한편 주술사도 모자를 쓴다. 그러나 그 모자에는 악마와 관련된 마법적 상징이 장식된다. 모자의 진정한 의의와 적절한 사용법을 알고 있는 주술사는 극소수뿐이며, 실제 상징체계에 대해 알고 있는 주술사는 더 적다. 마법사는 모든 것을 의식한 상태에서 행동한다. 스스로 주술사의 수준으로 전락하기를 무릅쓰지는 않으리라. 스스로 이해하지 못한 채 행동한다면 마법사가 아니다. 마법사의 행위 하나하나에는 반드시 일정한 목적이 있는 것이다.

제11장 마법로브

​마법로브magische Gewand/magic robe도 머리쓰개와 동일한 방식으로 취급해야 한다. 마법로브란 실크로 된 긴 겉옷을 일컫는데, 목부터 발끝까지 단추로 채우며 소매는 손목까지 올 정도로 충분히 길어야 한다. 로브는 성직자의 사제복 같은 것으로, 모든 생각과 혼이 완전히 순수함을 상징적으로 표상한다. 동시에 보호의 상징이기도 하다. 통상적인 옷이 추위나 비 같은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보호해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로브는 아스트랄 매트릭스와 멘탈 매트릭스를 통과해 육체로 침범하는 좋지 못한 힘으로부터 마법사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실크는 모든 종류의 아스트랄 · 멘탈 영향력을 차단하는 데 가장 좋은 물질이다. 따라서 실크로 마든 로브는 탁월한 차단제라 할 수 있다.


한편 실크 마법로브는 의식마법과 직접 관련 없는 경우에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멘탈 여행이나 아스트랄 여행을 할 때 입으면 마법사의 아스트랄체와 육체를 보호해준다. 마법사의 허가 없이는 어떤 존재도 마법사의 아스트랄체나 육체를 건드릴 수 없기 된다. 이 밖에 멘탈체, 아스트랄체, 육체를 차단할 필요가 있는 비슷한 작업을 할 때도 실크 마법로브를 사용할 수 있다. 마법로브를 어떻게 사용할지 여부는 각자 판단에 따라 알아서 할 일이다. 단, 헤르메스학 훈련이나 일상적 마법수행 등의 용도로 사용했던 마법로브는 의식마법이나 소환에는 절대 사용할 수 없다. 고급마법을 위한 특별한 로브가 따로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다. 로브의 색깔도 목적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겠다. 일반적인 멘탈 및 아스트랄 수행을 하거나 특정 실험을 하는 경우에는 일상복 위에 차단제로서 마법로브를 걸쳐 입어도 된다. 그러나 의식마법이나 소환을 할 때는 맨몸에 로브를 입어야 한다. 맨몸에 마법로브만 입기에는 날씨가 너무 춥다면 로브 안에 최상급 실크로 만든 셔츠와 바지를 입으면 된다. 이때 셔츠와 바지는 마법로브와 같은 색이어야 한다. 슬리퍼를 신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슬리퍼의 색깔 역시 마법로브와 같은 색이어야 한다. 슬리퍼 바닥은 가죽이나 고무여도 상관 없다.


마법로브의 색깔은 마법사가 추구하는 작업, 생각, 목적 등에 언제나 상응해야 한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쓰는 세 가지 색깔(흰색, 보라색, 검은색)이 있는데 그 중 하나를 선택할 수도 있다. 보라색은 아카샤Akasha의 색에 상응하며 거의 모든 마법작업에 쓰이는 범용 색이다. 흰색 마법로브는 고귀하고 긍정적인 존재를 부를 때만 사용된다. 검은색은 부정적 존재 및 힘을 다룰 때 쓰인다. 이 세 가지 색깔의 로브를 모두 마련할 재정적 여유가 있다면, 앞에 언급한 각각의 마법의식을 적어도 하나씩은 실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부유한 마법사라면 각 행성별 색깔, 즉 자신이 작업할 영역에 상응하는 옷을 모두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각각의 색깔은 다음과 같다.


1. 토성 존재에 상응하는 색 : 짙은 보라색

2. 목성 존재에 상응하는 색 : 파란색

3. 화성 존재에 상응하는 색 : 진홍색

4. 태양 존재에 상응하는 색 : 노란색, 금색, 주황색

5. 금성 존재에 상응하는 색 : 녹색

6. 수성 존재에 상응하는 색 : 오팔색opalisierend/opalescent(호박색)

7. 달 존재에 상응하는 색 : 은색. 흰색.


재정 형편이 좋지 못한 경우에는 한 벌 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때 로브는 연한 보라색이어야 하며 머리쓰개도 같은 색깔이어야 한다.


로브가 제대로 준비되면 우선 흐르는 물에 씻어 오드를 제거해야 한다. 실크에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외부의 영향력을 제거하는 것이다. 또한 직접 자기 손으로 마법로브를 다림질하여, 다른 사람의 손이 마법로브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지침이 전적으로 옳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될 것이다. 예민한 마법사의 경우, 다른 사람이 자기 마법도구를 건드리기만 해도 방해를 받는다. 그것이 자기 가족이거나 친척이나 친구라 해도 마찬가지다.


실크 마법로브를 세탁 건조해 다림질한 다음에는 그것을 앞에 놓고 심상화를 통해 신과 합일한다. 그리고는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소환할 신 그 자체로서 로브를 축성한다. 그 다음에는 로브에 대고 오직 마법의식에만 사용하겠다는 서약을 한다. 이 방법으로 힘으르 얻어 충전된 마법로브는 정말로 마법능력을 품게 되어, 마법사가 작업을 하는 동안 절대 안전을 보장해 준다. 이렇게 마법적 준비과정을 거치기 전, 머리쓰개에 했던 것처럼 재량껏 우주상징을 수놓아도 된다. 각자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이 정도 수준의 영적 진보를 이룬 마법사라면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실수도 하지 않으리라 확신해도 좋다.


 제12장 마법벨트

​마법로브를 입을 때는 옷 전체가 흐트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 허리에 마법벨트magische Gürtel/magic belt를 맨다. 마법벨트는 로브나 모자와 동일한 재료로 만들어도 되고, 로브와 같은 색깔의 가죽으로 만들기도 한다. 고대의 마법사들은 사자 가죽으로 만든 마법벨트를 선호했는데, 이것을 허리띠라고 불렀다. 그들이야말로 사자의 살가죽을 처음으로 무두질해 가죽을 만든 사람들이다. 이 사자 가죽은 힘Kraft/power, 강함Stärke/strength, 지배Beherrschung/control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사실 벨트의 상징적 의미는 4원소 지배, 즉 마법적 균형상태magische Gleichgewicht/magical equilibrium다. 인체의 상반신과 하반신이 허리, 즉 몸 한가운데서 만나기 때문에, 허리에 매는 벨트는 천칭(저울)을 상징하기도 한다. 가죽 벨트인 경우에는 선택한 상징을 정교하게 세공하거나 그리면 된다. 한편 실크 벨트인 경우에는 수를 놓아야 한다. 4원소의 균형과 지배를 표현하기 위해 어떤 상징을 그릴지는 각자의 판단에 따르면 된다. 예를 들어, 원을 그리고 원 중앙에 꼭지점이 위를 향하는 오각별을 그려 넣을 수도 있다. 오각별 중앙에는 3계에 걸쳐 모든 원소를 지배한다는 의미로 등변삼각형을 그린다. 그 삼각형의 중앙에 양(긍정)의 원리와 음(부정)의 원리, 그리고 균형을 나타내는 기호인 그리스십자가(등변십자가)를 그려도 된다. 나머지 순서는 마법로브나 모자의 경우와 같다. 마법벨트도 축성 과정이 필요하며, 마법의식을 위해서만 그 벨트를 사용하겠다고 서약해야 한다. 그리고 로브를 비롯한 다른 마법 도구와 함께 안전한 장소에 보관한다.



제13장 그 밖의 마법도구들

​마법의식에 사용하고자 하는 그 밖의 추가적인 마법도구들도 앞에 언급한 도구들과 동일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추가적인 마법도구는 정말 많다. 마법도구의 수는 만드는 사람의 목적 또는 목표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므로, 그것을 모두 언급한다면 책 몇 권으로도 모자랄 것이다. 예를 들어 필기도구, 잉크, 탈리스만을 만들 때 필요한 잉크와 새김용 바늘, 자수용 바늘, 수를 놓기 위한 양모나 실크, 양피지와 물감 등이 있을 것이다. 또한 특별한 작업을 할 때는 희생제의의 피Opferblut/sacrificial blood, 즉 성유heilige/holy가 필요할 때도 있다. 몸의 특정 부위나 마법도구에 바르기 위한 것이다. 소금, 유황, 그 밖의 향도 쓰인다. 채찍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마법검과 동일한 상징이며 동일한 방법으로 사용한다. 심지어 체인을 사용하는 마법사도 있다. 체인은 모든 영역의 소우주와 대우주가 결합했음을 상징한다. 이와 함께, 대사제단die groβe Bruderschaft der Magier/the great Brotherhood of Magicians과 대우주 및 소우주에 있는 모든 존재의 위계로 통합됨을 상징한다. 따라서 체인을 목걸이 같은 장신구로 착용하는 것은 대사제단의 일원임을 나타낸다.


특정 마법작업에서는 지혜와 생명의 상징으로 잔Becher/goblet을 사용한다. 특정 마법을 행할 때 성만찬heilige Opfermahl Euchristie/sacrificial feast Eucharist, 즉 성체 성사Sakrament der Kommunion/sacrament of communion를 하는 마법사도 있다. 잔은 포도주에 신성한 힘(특성)을 채우는 용도로 쓰인다. 이 잔에 포도주를 가득 채우는 것은 기독교의 영성체 과정과 비슷하다. 즉 잔에 부은 포도주를 축성하는 것이다. 마법사 스스로 신이 되어 포도주를 축복하고, 이 포도주를 성스러운 피, 지혜, 강함, 생명으로 변화시킬 때, 비로소 축성이 이루어진다. 마법사는 잠깐 작업을 멈추고 변성된 포도주를 마신다. 이런 식으로 성찬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헤르메스학 입문>의 성찬 관련 부분에서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Glocke/bell 역시 소환을 위해 사용되는 마법도구다. 종은 고대의 전기마법Elektromagicum/electro-magicum을 통해 만들어야 하는데, 7행성에 상응하는 금속을 혼합해 만든다. 만드는 법은​<헤르메스학 입문>제8장에 설명되어 있다.22 이 종을 규칙적으로 울리면 보이지 않는 세계가 마법사를 주목하므로, 그럴 필요가 있을 때만 사용한다. 종의 리듬과 타종 횟수는 마법사가 소통하기를 원하는 특정 영역의 파동 수에 맞추면 된다. 마법사들은 종을 치는 동양식 방법을 거의 쓰지 않지만, 동양 특히 티벳에서는 소환을 할 때 종이나 심벌즈23 등을 즐겨 사용한다.


마법도구는 새것이어야 하며, 마법사 자신이 선택한 특정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언급했으니 반드시 기억하기 바란다. 또한 모든 마법도구는 사용 후 즉시 안전한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 더 이상 필요가 없게 된 마법도구, 다시 사용할 생각이 없는 마법도구는 파기하여 무해한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만일 본래 의도했던 목적 이외의 용도로 마법도구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신성모독 행위에 해당된다. 그 도구는 마법적으로 아무런 힘도 갖지 못할 것이다.


모든 마법도구는 마치 유물을 다루듯 취급해야 한다. 신중하게 다룰수록 마법적 영향력이 커져서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제14장 원반, 라멘, 인장

원반Pentakel/pentacle은 '힘'을 나타내는 우주상징universales Symbol/universal symbol이다. 마법지팡이나 심상화의 도움을 받아 원반에 특정한 힘의 속성을 충전할 수 있다. 또한 원반은 존재들이 존경과 복종심을 갖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결국 마법사의 의지에 복종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 우주상징은 마법사의 종교적 믿음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머리쓰개(왕관, 모자, 마구스 머리띠)에 수놓거나 새겨 넣은 우주적 힘의 상징을 써도 된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두 개의 등변삼각형이 겹쳐진 육각형을 상징으로 선택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 상징에는 육각형 중앙에 옥가별을, 오각별 중앙에는 그리스십자가(등변십자가)를 그려 넣기도 한다. 그리스십자가만으로도 상징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

솔로몬의 원반Pentakels Salomonis/Pentacle/Pentacle Salomonis은 어떤 존재에 대한 '강제'를 나타내는 우주상징으로 많이 쓰인다. 그러나 마법사 본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그래픽 기호를 상징으로 선택하면 안 된다. 상응성이라는 우주보편법칙에 어긋나 마법사의 목적에 맞춰 필요한 권능을 표현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상징의 전체적 의미를 이해해야 그 상징과 파동을 맞출 수 있으며, 그래야 비로소 상징은 마법적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능력을 나타내는 상징은 반드시 잘 이해하는 것만 사용해야 한다.

원반과는 대조적으로, 인장Siegel/seal은 마법사가 상징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바로 그것, 즉 어떤 존재, 능력, 특정 존재의 속성에 상응하는 계 등을 나타내는 그래픽 기호다.

인장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1. 전통적 인장은 개별 영역에 대한 투시나 아스트랄 여행을 통해 알아낸 것들이다. 각 영역의 존재들이 알려준 것도 있다. 이런 경우에 이들 영존재는 해당 인장에만 반응을 보인다. 단, 마법사가 그들의 세력권Machtsphäre/sphere of power으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경우에 그러하다. 마법사는 에너지 저장소를 마음대로 쓸 수 있끼 때문에, 그 영역에서 영향력을 증대시키고 특정 존재에게 힘을 발휘하게 된다. 인장을 자주 사용하면 에너지를 다시 체워 비축해 놓을 수 있다. 한편 전통적 인장은 오랫동안 다양한 출처에서 빈번하게 복제해 쓰면서 여러 가지 오류가 발생하게 되었다. 왜곡되어 이해할 수 없게 된 경우도 있다. 때로는 마법사가 일을 그르치거나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하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인장을 왜곡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완벽한 아스트랄 감각을 지닌 마법사는 아카샤원리(트랜스상태)를 끌어와 인장에 주의를 집중하면 그 인장이 진짜인지 판별해낼 수 있다. 그리고 왜곡된 것을 적절하게 바로잡을 수도 있다.

2. 한편 존재의 속성, 활동 영역과 활동 영역의 속성 등을 상징화한 우주인장도 있다. 마법사는 상응법칙을 고려한 그래픽 표현물로 직접 이러한 인장을 만들 수 있다. 이때 각 영의 특성을 심상화함으로써 인장을 충전한다. 그러면 영존재는 저항 없이 이 인장에 반응할 수밖에 없다.

3. 개별 마법사가 상응성과 관계없이 각자의 재량에 따라 직접 만드는 인장도 있다. 그러나 이런 인장의 경우 영존재의 동의를 얻는 과정이 필요하다.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마법사의 영이 해당 존재의 영역으로 가서, 인장에 대고 영존재의 멘탈적 서약을 받아내야 한다. 이때 영존재가 인장의 형태나 디자인 등을 받아들였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야 영존재가 이 인장에 반응을 보이게 된다.

4. 라멘Lamen/lamen은 우주상징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소우주-대우주 상징이 아니다. 그 대신 마법사의 영적인 권위, 혼으로서의 권위, 마음가짐, 성숙도 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보통 라멘은 마법로브의 가슴 부위에 꿰매 달거나 아물렛Amulett/amulet처럼 적당한 금속에 새긴다. 양피지에 그려서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라멘은 마법사의 절대 권위를 나타내는 그림상징이다.

5. 탈리스만Talisman/talisman은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력을 방어할 필요가 있거나 포괄적 성과가 필요한 마법 작업을 할 때 주로 사용한다. 충전시킬 속성이나 충전량Fähigkeit/capability을 나타낸 그래픽 표현물이라고 보면 된다. 마법사가 직접 탈리스만을 충전하기도 하고, 소환된 존재에게 충전을 부탁할 수도 있다. 어떤 존재가 탈리스만을 충전하면, 그 존재의 유동적 에너지 질료를 값으로 지불하게 된다. 그 존재의 에너지 저장소에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때 전통적 상징이나 기호가 새겨지는데, 이것은 마법사에게서 다른 대상으로 무엇인가가 옮겨졌음을 나타내는 표식이자, 어떤 존재가 무엇인가를 제공했음을 나타내는 표식이다. 나아가 마법사가 이미 그 존재의 동의를 얻었음을 나타내는 적절한 표식이기도 하다.

마법의식에 쓰는 원반, 라멘, 인장, 탈리스만 등을 만들 때는 해당 존재의 영역(계), 원소, 행성, 황도대Tierkreiszeichen/zodiac의 12궁 등에 맞춰, 해당되는 금속에 각 기호나 싱징을 새겨 넣으면 된다. 기호나 상징을 작은 납판Wachsplatte/wax plate에 새길 수도 있는데, 이때 납판은 순 밀랍reinem Bienenwachs/beeswax으로 만들면 된다. 새김 작업이 다 끝나면 납판을 충전한다. 인장과 원반 그리고 탈리스만 같은 경우, 적합한 색깔의 물감이나 잉크로 양피지에 상징을 스케치하거나 색칠을 해 만들어도 된다.

고대 그리무와르에서는 고급 양피지Jungfernpergament/virgin parchment, 즉 조산된 송아지 가죽에서 얻은 종이를 추천하고 있다. 진정한 마법사라면 딱히 이런 양피지를 구할 필요 없이, 보통 양피지 한 장으로 동일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종이에 달라붙어 있을지도 모르는 부정적 영향력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심상화를 통해 제거하면 된다. 액상 응축제에 적신 압지로 인장이나 원반을 만들 수도 있다. 한편 상징을 그릴 때 액체 물감 대신 부드러운 색연필을 사용하면 색이 번지지 않는다.

인장, 원반, 라멘, 탈리스만 등을 충전할 때 마지막 과정은 각자의 손가락을 사용해 완성시킨다. 인장, 원반, 라멘, 탈리스만 등에 해당 속성을 집중시키는 동안 심상화를 하면서 손가락으로 기호나 상징을 그리는 것이다. 이때 지고의 존재, 즉 각자의 신과 합일해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충전을 하는 주체는 마법사가 아니라 신이다. 마법사, 정확히 말하자면 마법사의 몸을 통해 신이 충전을 행한다는 말이다. 손가락 대신 자신의 마법지팡이를 사용해 충전을 해도 된다. 이제 충전된 인장, 원반, 라멘, 탈리스만 등은 마법적으로 실제 효과를 갖게 되었다. 앞의 과정을 통해 성물 수준으로 축성되었으며, 마법사가 그 마법적 효과를 확신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에서 영존재의 여러 가지 인장들을 소개할 것이다. 또한 각 영존재의 위계와 함께 그 속성과 영향력도 다루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