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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건 교수. 대선 총평 (믿거나 말거나!) 본문

배움과 깨달음/역사와 철학

이신건 교수. 대선 총평 (믿거나 말거나!)

柏道 2022. 3. 10. 19:50
이신건 교수.

대선 총평 (믿거나 말거나!)

우리는 역사를 오직 경쟁과 싸움(이기적 유전자)의 눈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인류의 역사는 화해와 협력(이타적 유전자)의 역사이기도 하고, 바로 그래서 인류는 지구 생명체 중에서 가장 발전, 진화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역사는 협력보다는 경쟁을 통해 더 눈부시게 발전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에서 누가 이겼는가? 대통령 당선인으로는 윤석열이 이재명을, 비록 근소한 차이지만, 분명히 이겼다. 그에게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러나 전체 득표수로 보면, 보수는 진보에게 분명히 졌다. 국힘이 보수(중도 혼합)이고, 민주가 중도(진보 혼합)라면, 정의당은 진보(중도 혼합)에 가깝다. 그렇다면 진보가 보수를 이긴 셈이다.
이재명을 지지하셨다가 낙담하신 분들을 값싸게 위로하려고 갑자기 지어낸 말은 아니다. 진보는 보수를 근소하게 이겼으니, 이 작은 승리를 기뻐하면서 더 큰 승리로 더 힘차게 달려가야 한다. 우리는 일시적인 성패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 성공이 더 큰 실패의 화근이 되고, 실패가 더 큰 성공의 거름이 된 적도 얼마나 많았는가?
멀게, 그리고 길게 보면, 역사는 끊임없이 전진해 왔다. 민주화(인권)의 걸음은 얼마나 더디었는가? 그래도 민주화는 마침내 가까이 다가 왔다. 사회화(평등)도 얼마나 더디었는가? 그러나 자본주의와 기후의 위기 때문에 사회화는 성큼 가까이 다가 왔다. 인류의 역사는 분명히 약자에 대한 차별과 억압을 철폐해 온 눈물의 역사였다. 그리고 문화도 늘 진보해 왔다. 다만 역사가 퇴보하는 듯이 보이는 것은 지금 우리가 심각하게 경험하는 환경 파괴와 기후와 생명의 위기다. 그러나 매우 늦었지만, 인류는 지금 뼈아프게 각성하는 중이며, 자연과 이웃 생명과 공존하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다.
다시금 이번 선거에서 이겼다고 믿는 자들에게는 진심으로 축하를 보내고, 졌다고 믿는 자(나를 포함)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보낸다. 그러나 한순간의 승리가 마치 영원한 승리인 양 착각해서는 안 되며, 한순간의 실패가 영원한 실패인 양 절망해서도 안 된다. 가장 무서운 죄는 실패라기보다는 절망이고, 가장 처참한 것은 일시적 실패가 아니라 꿈을 영원히 잃어버리는 것이다.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우리는 앞으로도 얼마나 더 오래 싸워야 할지를 모른다. 그러므로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냉철하게 반성하고, 다시금 미래를 향해, 더 큰 진보를 향해 달려가기 위해 신발끈을 다시 단단히 멜 때다.
단지 그리스도인들에게 제발 부탁하건대, 일의 모든 결과를 하나님이나 운명에게 마구 돌리지 말기를 바란다. 내가 믿는 하나님은 이미 오래전부터, 아니 창조 때부터 인류의 운명을 인간의 어깨에 올려놓으셨다. 하나님은 단지 미래를 가리켜 주시고, 미래를 향해 우리를 친절히 안내하시고 힘차게 추동하시는 분이지, 인류의 역사를 마구 조종하는 폭군이 아니며, 인간은 하나님의 멍청한 놀잇감이나 꼭두각시가 아니다. 인류는 하나님의 공동 창조자로 부름을 받았고, 하나님은 스스로 도우려는 자를 도우신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두가 승리하는 원대한 꿈(하나님의 나라)을 꾸시는 분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잠시는 싸워도, 아니 죽을 때까지 싸워도 하나님의 나라에서 다 함께 얼싸안고 춤추는 날을 꿈꿔 보자. 결국엔 모두가 이길 것이고, 하나님은 모두에게 승리의 면류관을 주실 것이다. 누가 비웃든 말든, 나는 언제나 이런 꿈을 안고 오늘도 열심히 살고, 열심히 노래하고, 열심히 싸운다. 그래서 나에겐 삶이 고통 중에도 늘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