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超人生活2부/1896년-13 본문
超人生活2부/1896년-13
해바라기
2016. 7. 9. 17:17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동이 트기 전에 바게트 아이랜드의 고향을 향해 출발했다. 12일째 되는 날 저녁 무렵에 그 마을에 도착했다. 사막에서의 마지막날 오후에 불쑥 우리 캠프를 방문했던 대사들이 반갑게 맞아 주며 며칠 묵었다 가라고 권했다. 우리에게 제공된 방은, 사막에서 여러 날을 지내고 온 우리에겐 차라리 화려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주변을 정리한 후 방으로 가 보니 많은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당신네 마을처럼 생각하고 마음 편히 지내라고 하면서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마을 촌장은 우리를 환영하면서 통역자를 통해, 자기 집에 저녁식사를 마련해 놓았으니 함께 가자고 했다. 우리는 즉시 출발했다. 그 지방 풍습대로 두 무사(武士)의 호위를 받으며 촌장이 앞섰고, 레이와 겨울 숙소의 여주인, 우리 대장, 에밀 대사의 고향에서 만찬의 사회를 보았던 아름다운 여인이 그 뒤를 따랐다. 그 다음에 내가 에밀 대사, 그의 모친과 함께 걸었고, 나머지 대원들은 그 뒤에서 따라왔다.
얼마 가지 않았을 때, 군중들 틈에 끼어 있던 초라한 모습의 소녀가 그 지방 방언으로 에밀 대사의 모친에게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하면서 다가왔다. 촌장은 왜 번거롭게 하느냐면서 그 소녀를 밀쳐 내려고 했다. 그러나 에밀 대사의 모친은 곁에 있던 나와 에밀 대사의 팔을 잡고 멈추어 서서, 그 소녀의 말을 들으려고 대열에서 빠져나왔다. 그러자 모든 사람이 멈추어 섰다. 에밀 대사의 모친이 촌장에게 잠시 후에 갈 터이니 먼저 가서 자리나 정리해 놓으라고 하면서 자리 정리가 끝날 무렵에는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그녀는 소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 일행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녀는 앉아서 소녀를 끌어안고 "얘야, 무엇을 도와주련?"하고 물었다. 소녀는 그날 오후 자기 남동생이 높은 곳에서 떨어져 등뼈가 부러진 것 같다고 하면서, 동생이 무척 아파하니 가서 도울 수 있는지 봐달라고 청했다. 에밀 대사의 어머니는 일어나서 우리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자기는 그 소녀와 함께 갔다 오겠으니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했다. 합동 탐사대의 리더인 레이가 함께 가고 싶다고 청했다. 그러자 에밀 대사의 어머니는 좋다고 했다. 에밀 대사의 어머니는 소녀의 손을 잡고 앞서 갔고, 우리는 그 뒤를 따랐다. 소녀의 발걸음은 기쁨에 넘치는 듯 가벼웠다. 그 모습을 보고 겨울 숙소의 여주인이 말하기를 저 소녀는 에밀 대사의 어머니가 자기 동생을 고쳐 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집에 도착하자 소녀는 뛰어들어가서 우리가 왔다는 것을 가족들에게 알렸다.
그 집은 형편없는 진흙 오두막이었다. 우리의 생각을 알아차린 에밀 대사의 어머니가 말했다. "오두막이긴 하지만 저 안에는 사랑의 고동이 맥박치고 있습니다." 그때 문이 열리더니 들어오라는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안으로 들어갔다. 밖에서 볼때도 형편없는 집이었는데, 안은 더 형편없었다. 함께 간 일행이 들어갈 자리도 없었고 천장도 허리를 펴고 설 수 없을 정도로 낮았다. 소녀의 부모가 지저분한 바닥에 앉아 있었고, 희미한 등잔불 빛이 그들의 굳어진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한쪽 구석에는 검불 더미와 냄새 나는 누더기 천 위에 다섯 살이 채 안 되어 보이는 어린 소년이 창백한 얼굴을 하고 누워 있었다. 소녀는 동생 곁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고 앉아서 양 손으로 동생의 볼을 쓰다듬으며, 이제 훌륭한 아주머니께서 오셨으니 완전히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볼에서 손을 떼고 자기 동생이 손님을 잘 볼 수 있도록 옆으로 비켜 앉았다. 소녀는 그때 함께 온 우리를 발견했다. 그리고는 깜짝 놀라는 듯이 몸을 움츠리더니 두 팔로 얼굴을 감싸고 흐느끼면서 "저는 아주머니 혼자 오시는 줄 알았어요."하고 말했다. 에밀 대사의 어머니는 소녀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잠시 그대로 있었다. 그러자 소녀는 울음을 그쳤다. 에밀 대사의 어머니는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이 싫으면 가라고 하겠다고 말하자 소녀는 아니라고 했다. 자기는 동생일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함께 따라온 것을 알지 못했고, 그래서 갑자기 많은 사람이 나타난 것을 보고 놀랐을 뿐이었다고 했다.
그러자 에밀 대사의 어머니가 "얘야, 너는 동생을 참 사랑하는구나. 그렇지?"하고 물었다. 아홉살이 채 안 되어 보이는 그 소녀는 "예, 동생을 사랑해요. 그리고 저는 모든 사람을 사랑해요."하고 대답했다. 우리는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 대화는 에밀 대사가 통역해 주었다. 에밀 대사의 어머니가 말했다. "네가 동생을 그처럼 사랑한다면 너도 동생이 낫도록 도와줄 수 있단다." 에밀 대사의 어머니는 소녀에게 양손을 동생의 얼굴에 얹어 놓으라고 하고 자신은 한 손을 소년의 이마 위에 얹어 놓았다. 그러자 신음이 그치고 창백하던 소년의 얼굴이 금세 밝아쳤다. 소년의 몸은 긴장이 풀린 편안한 자세가 되었다. 완전한 고요가 방 안에 가득 찼으며, 소년은 편안하게 잠들었다.
에밀 대사의 어머니와 소녀는 잠시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에밀 대사의 어머니는 왼손으로 누워 있는 아이의 얼굴에 놓여 있던 소녀의 손을 떼어 놓으며 "얼마나 튼튼하고 아름답니!"하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는 이마 위에 올려 놓았던 자신의 손도 살며시 떼어 내었다. 그때 바로 곁에 있던 나는 그녀가 일어나는 것을 도우려고 손을 내밀었다가, 그녀의 손에 내 손이 닿는 순간 전기에 감전된 것과 같은 짜릿함이 온몸을 관통하는 바람에 몹시 당황했다. 그녀는 가볍게 일어나더니 말했다. "죄송합니다. 저에게서 그렇게 큰 힘이 흘러 나가는 것을 잠시 깜박했군요." 나는 즉시 자세를 바로잡았다. 다른 사람들은 소년이 치유된 사실에 깊이 몰두해 있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소녀는 에밀 대사의 어머니 앞에 앉아서 에밀 대사 모친의 발을 어루만지며 양말 위에 거의 광적으로 입을 맞추었다. 에밀 대사의 어머니는 가만히 앉아서 소녀를 안고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들어올려 눈물을 닦아 주고 눈과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그 소녀는 에밀 대사 모친의 목을 꽉 끌어안았다. 그 둘은 그 자세로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었다. 잠시 후 이상한 빛이 방 안에 퍼지며 점점 더 밝아지더니, 마침내는 방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빛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방도 더 넓어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자 굳은 표정으로 더러운 바닥에 앉아 있던 아이들의 부모 얼굴이 공포에 질린 듯 창백하게 변했다. 아버지 되는 사람은 일어나 도망을 쳤다. 얼마나 황급히 도망쳤는지 문 쪽으로 달려 나가다가 하마터면 합동 탐사대의 리더인 레이를 넘어뜨릴 뻔하였다.
아이들의 어머니는 에밀 대사 모친의 발 옆에 엎드려 떨면서 울고 있었다. 에밀 대사의 어머니가 그녀의 머리 위에 손을 얹고 작은 소리로 무슨 말인가를 했다. 그랬더니 그녀는 울음을 그치고 무릎을 꿇고 선 것도 아니고 앉은 것도 아닌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하고 주위를 돌아보았다. 그녀는 실내가 변화된 것을 그때 비로소 알아차린 것 같았다. 그녀는 놀란 나머지 재빨리 일어나 도망치려고 했다. 그러자 에밀 대사와 에밀 대사의 고향에서 만찬의 사회를 보았던 아름다운 부인이 양쪽에서 그녀의 팔을 잡았다. 그대로 잠시 시간이 흐르자 그녀의 놀랐던 표정이 미소로 바뀌었다.
우리도 주위를 둘러보았다. 우리가 들어올 때는 지저분한 오두막이었는데 깨끗한 침대와 테이블과 의자가 정갈하게 배치되어 있는 안락한 집으로 변해 있었다. 에밀 대사가 곤히 잠들어 있는 소년을 안아다가 깨끗한 침대 위에 누이고 이불을 덮어 주었다. 그러고 나서 마치 어머니처럼 그 아이의 이마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
에밀 대사의 모친과 소녀가 아이들의 어머니에게 다가갔다. 우리도 모두 그 주위에 둘러섰다. 아이들의 어머니는 무릎을 꿇고 에밀 대사 모친의 발등에 입을 맞추면서 떠나지 말라고 간청했다. 에밀 대사가 그녀를 떼어 놓고 그들의 말로 조용히 무슨 말인가를 했다. 그러자 그녀가 일어났다. 그녀가 입고 있던 낡은 옷은 새 옷으로 변해 있었다. 그녀는 잠시 아무 말도 못하고 멍하니 있더니, 에밀 대사의 어머니에게 몸을 던졌다. 에밀 대사의 모친은 두 팔을 벌려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잠시 후 에밀 대사가 그들의 팔을 풀어 둘을 떼어 놓았다.
그때 소녀가 앞으로 뛰어 나오면서 "보세요, 제 물건들이 모두 새 것으로 변했어요."하고 외쳤다. 에밀 대사의 어머니는 몸을 굽혀 그 소녀를 안아 올렸다. 소녀는 에밀 대사 모친의 목을 끌어안고 어깨 위에 얼굴을 걸치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합동 탐사대 리더인 레이가 에밀 대사 모친의 등 뒤에서 다가가 소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소녀는 레이의 두 손을 잡고 자기는 우리 모두를 사랑하지만 특히 이 아줌마(에밀 대사의 모친)를 더 사랑한다고 말했다.
에밀 대사가 아이들의 아버지를 데리러 간다고 나가더니, 잠시 후 아직도 놀라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는 아이들의 아버지를 데리고 왔다. 우리는 그의 표정이 굳어 있었지만 그 밑에는 깊은 감사의 심정이 서려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떠날 차비를 하고 그 집을 나서는데, 아이들의 어머니가 자기 집을 다시 방문해 줄 수 없느냐고 물었다. 우리는 다음날 다시 방문하겠다고 약속하고 그 집을 떠났다.
우리는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한 것이 아닌가 염려하면서 서둘러 촌장의 집으로 향했다. 여러 시간 지난 것 같았는데 사실은 30분 정도밖에는 지체되지 않았다. 그 사건은 분명히 지금 내가 그 이야기를 기록하는 데 걸린 시간보다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졌다. 우리는 촌장과 함께 먼저 간 대원들이 식탁에 막 자리를 잡고 앉을 무렵에 도착했다. 합동 탐사대의 리더인 레이는 우리 대장 곁에 앉기를 요청했다. 그래서 그는 우리 대장과 나란히 앉았다. 그는 흥분의 빛을 감추지 못했다. 후에 우리 대장은 그가 그렇게 엄청난 사건을 목격한 것에 너무 감동받아 거의 조용히 있질 못하더라고 말했다. 좌석은 상석에 촌장이 앉고 그 오른쪽으로 에밀 대사의 모친, 에밀 대사, 에밀 대사의 고향에서 만찬의 사회를 보았던 아름다운 부인, 우리 대장, 그리고 합동 탐사대 리더인 레이가 차례로 앉았다. 촌장 왼쪽으로는 겨울 숙소의 여주인과 에밀 대사의 아들과 딸이 앉았다. 이렇게 앉은 순서를 언급하는 것은 후에 일어날 사건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자리에 앉은 후에 식사가 시작되었다. 식사가 반쯤 진행되었을 때, 촌장이 바게트 아이랜드에게 방금 전에 하던 얘기를 계속해 보라고 요청했다. 아마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다른 마을의 촌장이 오는 바람에 대화가 중단된 것 같았다. 바게트 아이랜드는 일어서더니 붓다와 예수의 삶이 유사하다는 것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우리들만 좋다면 그 이야기를 계속해 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그 지방 관습상 촌장이 알아들을 수 있는 그 지방 말로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자스트가 영어로 통역해 주겠다고 나섰다. 촌장은 상황을 알아차리고, 참석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할 줄 아니까 먼저 영어로 말하고 자스트가 그것을 자기에게 통역해 달라고 했다. 바게트 아이랜드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느님의 영(靈)이 생각과 행동 전체를 지배한다면, 또는 예수의 말씀처럼 '성령이 임하면' 인간의 능력이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 상상할 수 있습니다. '성령이 임하면 권능을 받으리라.'는 예수의 말씀은 하느님의 권능이 삶 전체를 결정하게 되는 상황에 대한 말씀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권능이 삶 전체를 결정한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육신 생활 속에서 자신을 나타내신다는 뜻입니다. 사실 이러한 일은 선견자나 예언자들이 자신의 삶이나 가르침을 통해서 어느 정도는 드러내 보였습니다. 즉 그들은 자신들이 깨달은 만큼, 자신의 삶을 통해 하느님을 드러낸 것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계시를 통해 참다운 이상을 품고, 충실하게 그 이상을 따른 사람들은 고상한 인격과 영혼의 순수함 그리고 도덕적인 고결성을 성취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앞서 간 사람들의 뒤를 따라 그들이 품고 있었던 이상을 자기의 이상으로 삼고 정진해 나가는 사람들도 선배들이 성취한 삶을 이루어 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을 통해 세상은 모든 하느님의 자녀들이 아직 개현되지 않은 잠재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그러나 믿음의 선배들 중에서, 하느님께서 당신의 자녀들을 위해 예비해두신 궁극적인 완전에 도달했다고 주장한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예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행하는 일을 그도 행할 것이요, 나보다 더 큰 일도 행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께서는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너희도 완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요지의 말씀은 붓다께서도 하신 적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자녀들이란 신화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그들의 삶과 행위는 시대를 거쳐 내려오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분명한 감명을 주었습니다. 물론 그들의 삶과 관련하여 신화와 전승이 만들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삶과 인간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들의 가르침이 진리인지 아닌지 자신의 삶에 적용해 보는 것이 현명한 일입니다. 이 위대한 성현들에 의해 실현된 이상은 다른 모든 진정한 위인들의 삶도 지배했습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들의 가르침이 진리라는 충분한 증거가 될 것입니다. 위대한 종교들은 모두 위대한 성현들의 삶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따라서 성현들의 삶을 부정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먼저 위대한 종교들이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가를 스스로 물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위대한 종교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성현들은 인류의 보다 나은 장래를 위한 기초가 된 분들입니다.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들의 삶과 가르침은 한계와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인류의 그 어떤 노력보다도 훨씬 더 오래도록 살아서 진리의 빛을 비추어 줄 것입니다.
그들의 삶에 관한 기록은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그 기록들은 마음을 열고 그들의 삶을 연구하려고 하는 자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열린 마음으로 그들의 삶을 연구함으로써 그들의 가르침과 이상을 우리것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그들의 삶에 동참하는 길은 그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진정한 선견자들은 그들의 가르침과 이상을, 영감을 통해서 주어지는 메시지로 받아들였습니다. 예수와 붓다, 최소한 이 둘은 그들이 가르친 인간의 위대한 가능성을 현실에서 실현한 분들입니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의 빛'이라는 뜻의 말씀을 남겼습니다. 자신들의 신성을 자각한 그들은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속을 걷지 아니하고 영원한 생명을 얻으리라. 그리고 모든 제약과 속박에서 벗어나리라.'고 선언했습니다. 또 다음과 같은 말도 거의 비슷하게 남겼습니다. '나는 진리를 증거하기 위해 세상에 왔노라. 누구든지 진리에 속한 자는 내 음성을 들으리라.' 이러한 말씀은 하느님의 자녀들로 하여금 자기 속에 있는 그리스도를 나타내도록 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 왔습니다.
세상의 모든 종교들은 감각의 제약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인간 안의 보다 더 고상한 능력을 계시해 주고 있습니다. 여러 다양한 종족이 보존해 오고 있는 경전들 속에는 그러한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여러분의 성경 속에 포함되어 있는 욥기의 기원은 서구의 역사가 시작되기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사실 그 책은 고대에 번창한 문명이 존재했던 이 지방에서 기록된 것입니다. 민간 전승이 첨부되는 등 여러 가지 변화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욥기 속에는 여전히 신비한 의미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욥기가 기록될 당시의 사람들은 거의 다 멸망했습니다. 하지만 욥기의 메시지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메시지는 전능자의 지고한 비밀 처소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종교에서 경전이 나왔지 경전에서 종교가 나온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모든 경전은 종교의 산물입니다. 결코 경전이 종교를 만들어 낸 것은 아닙니다. 종교는 삶의 체험에서 나오는 것이고, 경전은 종교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바라는 바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목적과 목적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하나가 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온갖 것을 생각하고 끌어당기는 대신 그들은 하나 되어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강하게 함께 모든 것을 끈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알 것입니다. 하나가 되고자 하는 목적을 품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뜻을 합친다면 불가능한 일이 없을 것입니다. 의식 속에서 악마적인 이기심을 제하여 버리면 지구의 파멸을 가져올 곡과 마곡의 전쟁도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외부에 있는 어떤 신이 이루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께서 '내 말이 곧 영이요, 생명이다.'라고 말씀하셨을 때, 그것은 자기 내면에 있는 만물을 창조하는 신적인 말씀을 가리킨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말이 생명으로 충만해 있으며, 원하는 것을 생성시켜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예수의 이러한 말씀을 듣고 공감하는 사람은 하느님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영생의 샘에 이르는 길을 발견할 것입니다.
심장 바로 뒤에 있는 사랑의 자리인 그리스도의 보좌를 일념으로 응시하는 것을 통해서도 자기 속에 있는 그리스도가 나타나게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보좌에 정신을 집중하여 보좌에 앉아 계신 그리스도가 육체의 모든 행동을 하느님의 법칙에 완전히 일치하도록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은 그리스도와 함께 신적인 마음에서 직접 오는 이상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는 명상입니다. 세포, 섬유질, 근육, 그리고 신체 기관 하나하나가 그리스도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을 확장해 나가면 결국은 몸 전체가 그리스도의 명령에 따르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몸 전체가 하느님의 독생자 그리스도가 되며, 하느님께서 기뻐 거하시는 깨끗한 성전이 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보좌로부터 신체의 각 신경총에 긍정적이고 지혜와 사랑이 넘치며 두려움을 모르는 능력의 메시지를 보낼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영과 하나된 순결한 존재가 되어, 육체적인 욕망이나 불순한 것은 더이상 접근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것은 순결한 그리스도 속에 잠긴 상태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이 여러분을 하느님의 성전으로 만듭니다. 그러면 이제는 '아버지, 모든 것 속에서 당신의 완전한 자녀인 그리스도를 보게 하소서.'라고 기도하며 그리스도를 축복할 것입니다.
여러분 내면에 존재하는 그리스도를 실현해 낸 다음에는, 만약 금이 필요하다면 손을 내밀기만 하면 금이 생겨날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바게트 아이랜드는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그의 양 손에 영국에서 사용되는 1파운드 짜리 금화보다 약간 큰 동그란 모양의 금덩이 두 개가 나타났다. 그는 자기 양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 금덩이를 각각 건네주었다. 테이블에 앉은 모든 사람이 돌려 가면서 관찰했다. (우리는 그 금덩이를 보관하고 있다가 후에 전문가에게 감정을 의뢰한 결과 순금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만약 다른 사람을 돕고자 한다면 도움을 받을 상대방 속에 있는 그리스도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 속에 있는 그리스도에게 얼굴을 대면하고 말하듯이 직접 말해야 합니다.
또 당면한 문제나 어떤 사물에 대해 좀더 명확한 견해를 갖고자 한다면 정신적으로 여러분 속에 있는 그리스도가 사물이나 문제의 보이지 않는 흔에게 직접 묻도록 해야 합니다. 즉 사물이나 문제가 가지고 있는 혼에게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완전한 계획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나무나 꽃이나 풀도 필요하지만 하느님의 자녀들 또한 꼭 필요합니다. 하느님의 자녀들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실현되도록 하느님의 뜻에 협력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집니다. 인간이 하느님의 완전한 계획에서 이탈함으로써 세상이 조화와 균형을 잃고, 그 결과 하느님의 자녀들이 파멸에 이르렀습니다. 조화롭고 균형잡힌 세상으로 만드는 것은 하느님의 자녀들의 가슴 속에 있는 평안의 힘과 연합되어 있는 완전한 사랑의 상념입니다. 과거에 이 지역에 찬란한 문명을 건설했던 사람들이 사랑의 상념을 무시하고 대신 죄와 정욕의 상념을 품었을 때 세상은 균형을 잃었고, 그 결과 거대한 심판의 물결이 덮쳐와 거의 모든 사람이 죽고 그들이 이룩해 놓은 문명도 완전히 파괴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당시 사람들은 오늘날보다도 훨씬 더 놀라운 문명을 이룩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생각을 강제로 움직이지 않으실 뿐만 아니라 인간 대신 세상의 균형을 잡아 주시지도 않습니다. 사랑할 것이냐 미워할 것이냐, 또는 균형 잡힌 세상을 만들 것이냐 아니면 부조화로 균형을 잃은 세상이 되게 할 것이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인간에게 달린 문제입니다. 하느님에게는 세상을 불균형에 빠뜨린 상념의 힘이 대격변을 통해 흩어지게 되면 세상이 다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회복시키는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거부하면 하느님은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바게트 아이랜드는 여기서 말을 그치고 자기 자리에 앉았다. 촌장은 바게트 아이랜드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안 줄곧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바게트 아이랜드가 말을 그치고 자리에 앉자 매우 흥분한 상태로 "더러운 예수쟁이 놈들 같으니라고. 너희들이 감히 거룩한 부처님의 이름을 더럽히다니, 천벌을 받을 것이다."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천장에 달린 줄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맞은편 쪽에서 문 세 개가 열리더니 칼을 든 30명 가량의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 나왔다. 촌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랬더니 식사하는 동안 그의 등 뒤에 서 있던 호위병 두 명이 그 옆으로 와서 섰다. 촌장이 손을 들고 명령을 내리자 병사 10명이 앞으로 나와 바게트 아이랜드 뒤쪽 벽에 일렬로 늘어섰다. 그 중 두 명은 바게트 아이랜드가 앉아 있는 의자 바로 뒤 양 옆에 섰다. 병사들의 지휘관은 촌장 앞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차려 자세로 섰다. 우리 일행은 급작스러운 사태에 놀란 나머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얼어붙은 듯이 않아 있었다.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흐른 후 섬광처럼 밝은 빛이 촌장이 서 있는 바로 앞 테이블 위쪽에서 비치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의 눈이 마치 무슨 명령이라도 내릴 듯이 손을 들고 있는 촌장의 얼굴로 향했다. 그의 얼굴은 공포에 질인듯 창백해져 있었다. 그때 그 앞에 어슴푸레한 형상이 나타나더니 매우 강하고 분명한 목소리로 "멈추어라."하고 말하는 소리를 모든 사람이 들었다. 그 말은 촌장과 어슴푸레한 형상 중간에 불 같은 글씨로도 나타났다. 꼼짝도 못하고 동상처럼 서 있는 것을 보아서 촌장도 그 말을 이해한 듯했다. 어슴푸레한 형상은 점점 더 분명한 모습으로 변했다. 우리는 전에 본 적이 있는 예수인줄을 알아차렸다. 그런데 또다른 어슴푸레한 형상이 예수 곁에 나타났다. 우리는 대단히 놀랐다. 촌장과 병사들은 그 형상 앞에서 꼼짝도 못하고 부동자세로 서 있었다. 그들은 새로 나타난 형상이 누구인지 아는 것 같았다. 예수께서 나타나셨을 때보다 훨씬 더 두려워하며 굳은 채로 서 있었다. 두번째 형상도 점점 그 모습이 분명해졌다. 그가 예수께서 하신 것처럼 오른손을 들었다. 그러자 병사들이 들고 있던 칼이 댕그랑 하는 소리를 내면서 바닥에 떨어졌다. 실내에는 깊은 침묵과 고요가 흐르고 있었기 때문에 그 소리가 방 전체를 울렸다. 빛은 눈을 뜨고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강력하게 빛났다.
잠시 후 병사들의 지휘관이 먼저 정신을 차리고 "부처님, 세존(世尊)이시여."하면서 팔을 앞으로 내뻗었다. 그러자 촌장도 "진짜 부처님이시다."하면서 바닥에 넙죽 엎드렸다. 두 호위병이 그를 부축해 일으켰다. 그는 말을 잊은 채 꼼짝도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맞은편 끝에 서 있던 병사들은 "부처님께서 더러운 예수쟁이 놈들과 그들의 대장을 혼내 주려고 오셨다."고 소리치며 와르르 앞으로 몰려 나왔다. 그때 붓다께서 모든 사람을 볼 수 있도록 테이블 뒤쪽으로 물러나더니 손을 들고 말했다. "멈추라고 한 것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다. 세 번씩이나 멈추라고 했다." 그가 한단어 한단어 발음할 때마다, 예수께서 말씀하실 때와 마찬가지로 불꽃 글씨가 나타났다. 그 불꽃 글씨는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었다.
병사들은 그 자리에 꼼짝도 못하고 서서, 붓다가 손을 쳐들 순간에 취하고 있던 자세대로 어떤 사람은 손을 들고 있는 채로 또 어떤 사람은 한쪽 발을 바닥에서 땐 채로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붓다는 예수에게로 걸어가서 왼손을, 들어 올린 예수의 팔에 갖다데며 말했다. "다른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나는 여기 있는 나의 사랑하는 형제를 지지합니다." 그리고 자기의 오른팔을 예수의 어깨 위에 걸쳤다. 그들은 그 자세로 잠시 있다가 테이블 앞쪽으로 가볍게 걸어 나왔다. 촌장과 지휘관과 병사들은 말을 잊은 채 창백한 얼굴을 하고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촌장은 뒤로 물러나 벽에 기대어 놓은 자신의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때 비로소 사람들 사이에서 안도의 한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내 생각으로는, 우리 중에서 그러한 광경이 벌어지는 몇 분 동안 제대로 숨을 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붓다는 예수와 팔짱을 끼고 촌장 앞으로 걸어가서 벽이 울릴 정도로 강한 어조로 말했다. "우리의 사랑하는 형제들을 더러운 예수쟁이 놈들이라고 욕하다니, 그런 무례한 일이 어디 있나? 그대는 방금 전에도 동생을 고쳐달라고 간청하는 어린 소녀를 무자비하게 쫓아 버린 일이 있다. 그러나 (에밀 대사의 모친을 가리키며) 이 훌륭한 분은 그 간청을 들어 주었도다."
붓다는 예수와 끼고 있던 팔짱을 풀고 손을 편 채로 에밀 대사의 모친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몸을 반쯤 돌려서 에밀 대사의 모친과 촌장을 함께 볼 수 있는 자세를 취하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는 촌장에게 물을 퍼붓듯이 말했다. 대단히 흥분해 있는 것 같았다. "어린 소녀의 요청에 제일 먼저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그대였다. 그런데 그대는 그 책임을 회피했다. 그러고 나서도 그대의 책임을 대신 진 분을 더러운 예수쟁이라고 욕했다. 가서 고통으로 신음하던 아이가 어떻게 회복되었는지 보라. 또 오두막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라. 아마 그 집이 그렇게 형편없는 오두막이었던 데에는 그대의 책임도 있다. (에밀 대사 쪽으로 몸을 돌리고) 이 분이 아이를 깨끗한 침대로 옮겨 뉘었다. 아이가 누워 있던 자리를 보라. 그야말로 쓰레기 더미이다. (다시 촌장 쪽을 보며) 그런데도 그대는 순결하고 고귀한 자나 입을 수 있는 자색 옷을 입고 편안하게 앉아서, 그대나 다른 누구도 해치지 않은 사람들을 더러운 예수쟁이 놈들이라고 욕을 했다. 그대는 정말 고집불통이다. 그러면서 어찌 부처의 제자랍시고 이 사원의 주지 노릇을 하고 있을 수 있나. 부끄러운 줄 알라."
말 한마디 한마디가 촌장과 그가 앉은 의자 그리고 그의 뒤에 드리워진 휘장을 때리는 듯했다. 촌장은 몸을 떨었고 휘장은 마치 강한 바람이라도 불듯이 펄럭거렸다. 붓다의 말은 우리 귀에 영어로 들렸다. 그런데 촌장에게는 자기들 말로 들리는지 다 알아듣는 것 같았다.
붓다는 몸을 돌려 금덩이를 들고 있는 두 사람에게로 다가가더니 금덩이를 받아 볼 수 있으냐고 물었다. 그들이 그에게 금덩이를 건네 주자 그는 금덩이를 가지고 촌장에게 다시 와서 손을 내밀라고 했다. 촌장은 몹시 떨면서 손을 내밀었다. 붓다는 촌장의 양 손바닥 위에 금덩이 두 개를 떨어뜨렸다. 금덩이는 촌장의 손 위에 떨어지는 순간 사라져 버렸다. 붓다가 말했다. "보라, 금덩이조차도 그대의 손에서는 날아가 버린다." 금덩이는 촌장의 손에 떨어지는 순간 원래 그것을 가지고 있던 두 사람이 앉아 있는 테이블 앞에 나타났다.
붓다는 촌장의 내밀고 있는 두 손을 꼭 잡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형제여, 두려워 말라. 나는 형제를 심판하지 않는다. 형제를 심판하는 것은 형제 자신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붓다는 촌장이 안정을 되찾고 마음이 가라앉을 때까지 그의 손을 잡은 채 조용히 서 있었다. 촌장이 안정을 회복하자 잡았던 손을 놓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칼을 쓰는 데도 빠르지만 잘못된 점을 뉘우치는 것도 빠르군. 그러나 기억하라. 그대가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정죄하는 것은 그대 자신을 판단하고 정죄하는 것이라는 것을."
붓다는 예수의 곁으로 다가가서 "우리는 인류 전체의 선과 형제애를 이루기 위한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다시 예수 팔에 팔짱을 끼었다. 붓다가 말했다. "형제여, 일이 다 잘 된 것 같군요. 이제 당신 일을 하시면 되겠어요." 예수가 대답했다. "정말 훌륭하십니다. 무어라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들은 서로 마주 서서 정중히 인사를 나눈 후 문으로 걸어나가 사라졌다.
실내는 즉시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로 시끄러워졌다. 촌장, 지휘관, 병사들, 그리고 그 자리에 참석하고 있던 다른 사람들 모두가 자기 소개를 하면서 우리에게 악수를 청했다. 촌장이 에밀 대사에게 무슨 말을 하자 에밀 대사가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 실내가 잠잠해지자 에밀 대사는 모두 다시 자리에 앉기를 바란다는 촌장의 뜻을 전했다.
모두 자리에 앉고 실내는 다시 조용해졌다. 지휘관은 병사들을 테이블 양편과 촌장 뒤쪽으로 정렬시키고 있었다. 촌장이 일어나서 말했다. 에밀 대사가 그의 말을 통역했다. "정말 부끄러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제가 사과드리고 있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죄송하지만 바게트 형제께서는 일어나셔서 저의 사과를 받아 주시지 않겠습니까? 다른 분들도 함께 일어나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우리 일행이 모두 일어나자 그가 말을 이었다. "정말로 정중하게 사과드립니다. 제 사과를 받아 주십시오. 여러분을 뜨거운 마음으로 환영합니다. 원하신다면 언제까지라도 이곳에 머무셔도 좋습니다. 여러분께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원하신다면 언제라도 여러분의 신변을 보호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더없는 영광으로 알 것입니다. 더이상 드릴 말씀이 없군요. 편안한 밤이 되시길 바랍니다. 여럽분이 이곳에 계시는 동안에는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여러분 마음대로 사용하십시오. 저와 병사들이 이렇게 여러분께 경례를 올립니다. 병사들이 숙소까지 여러분을 호위해 줄 것입니다. 그러면 진실로 평안한 밤이 되시기를 천상의 부처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지휘관도 사과를 하면서, 우리가 천상에 계신 부처님과 한 동맹인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병사 다섯 명과 함께 숙소까지 우리를 호위해 주었다. 그들은 떠나면서 정중한 경례를 올렸다. 지휘관을 중심으로 반원을 그린 다음, 끝이 서로 닿을 정도로 칼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재빨리 칼을 내린 다음 모자를 벗고 한쪽 무릎을 땅에 대고 머리를 깊이 숙이는 인사를 했다. 그러한 경례는 국가적인 행사 때에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도 최상의 예의를 갖춰 답례를 했다. 그들이 떠난 다음 방에 들어갔지만 친구 대사들만 남겨 두고 이내 그 방에서 나와 우리 텐트로 갔다. 그 방은 일행 모두를 수용하기에는 비좁았다. 그래서 우리는 집 뒤켠 울타리 근처에 텐트를 쳐놓고 있었다.
텐트로 오자 레이가 간이침대에 걸터 앉더니 이렇게 말했다. "피곤해 죽겠군먼. 그러나 밤을 꼬박 새우더라도 뭘 좀 확실히 알기 전에는 잘 수가 없겠어. 나는 오늘 뼛속까지 깊이 사무치는 인상을 받았는데, 당신들은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양,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으니 대체 어찌된 영문입니까?" 우리도 이같은 경험은 한 적이 없으므로 그나 우리나 마찬가지라고 말해 주었다.
누군가가 우리를 위해 꾸민 연극이 아니었겠느냐고 말했다. 레이는 펄쩍 뛰더니 "연극이라고! 그렇게 실제처럼 연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 주일에 백만 불씩이라도 주겠소. 촌장이 파랗게 질리는 모습도 못 봤소? 그게 연극이었다면 내 목이라도 내놓겠소. 나도 사실은 그 사람처럼 놀랐어요. 어딘가 배후에서 그 늙은이가 우리 모두를 위해서 준비를 한 거라는 기미가 있었소. 감정의 폭발은 바게트 아이랜드에게만 향한 것이 아니오. 또 병사들이 몰려 들어올 때 그들의 태도는 또 어떠했소. 마치 실제 전투에서 승리한 것처럼 의기양양하지 않았소. 목소리도 그랬고, 내 생각이 맞다면, 그들은 결코 연극을 한게 아니오. 잠시 동안이긴 했지만, 그들은 실제로 붓다께서 자기들을 도우러 오신 걸로 생각했잖소. 그러나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자마자 놀라서 벌벌 떨었고 어디 그뿐이오. 들고 있던 칼도 떨어뜨리지 않았소. 그걸 어떻게 연극이라고 할 수 있겠소. 그가 촌장을 질책할 때 보니 붓다는 정말 능력이 있더구먼. 내가 보기에는 예수보다 더 능력이 있는 것 같았소. 하지만 그 상황에서 사기를 진작시켜 주어야 할 사람은 우리가 아니라 붓다의 추종자들이었소.
그러나 이번 일로 촌장의 지위가 한층 더 향상되지 않겠소? 내가 보기에는, 그는 이때까지 자기 힘으로 무언가를 이룩해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붓다께서 손을 잡는 순간 완고한 옛 자아의 껍질을 깨고 나오는 것 같았소. 내 생각이 틀리지 않다면 내일쯤에는 틀림없이 그에 대한 좋은 소문이 들릴 것이오. 그 사람은 이 지방의 세력자니까 그가 좋은 쪽으로 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겠지. 그가 내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비약을 한다면, 그의 부하가 된다고 해도 상관이 없을 거요."
우리는 세벽녘이 될 때까지 그 동안 보고 들은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레이는 기지개를 켜면서 말했다. "잘 사람 있어요? 저는 여러분 얘기를 듣고 나니 잠이 올 것 같지 않군요." 우리는 옷을 입은 채 자리에 누웠다. 아침식사 전까지 한 시간 정도는 눈을 붙일 수 있을 것 같았다.
-超人生活<베어드 T.스폴딩/정창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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