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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현 신부의 "다석의 하느님"(7) 본문
윤정현 신부의 "다석의 하느님"(7)
박사논문
2015. 8. 25.
다석사상, 없이 계시는 하느님, 유영모, 윤정현, 이것도 저것도, 이것이냐 저것이냐
성공회 청주 수동성당 윤정현 신부의 "다석의 하느님"(7)
‘이것이면서 저것도’ (Both this and that)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논리는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서 기인된 정적(靜的)인 세계관에서 온 이원론(二元論)에 근거하고 있는 반면에 ‘이것이면서 저것도’ 사고는 역경(易經)의 유기체적 세계관(世界觀)에 근거하고 있다. 역경(易經)은 상호보완과 상호의존의 사상을 내포하고 있다. 이 사상은 ‘모든 것은 하나 안에 있는 동시에 모든 것 안에 하나가 있다’는 생각과 관계가 있다.
동서양의 문화가 만나는 시점에 살았던 유영모의 사상 근거가 된 동양사상은 ‘이것이면서 저것’의 이중긍정(二重肯定)과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이중부정 (二重否定)을 통해서 상호의존과 상호보완의 정신을 말한다. ‘이것이면서 저것’의 논리와 ‘이것도 저것도 아닌’ 논리는 동양 지성사에 깊이 자리잡고 있으며, 특히 불교와 노장사상에 잘 반영되어 있다.
유영모의 하느님의 이해는 마음의 깨침인 득도(得道)에 근거하고 있으며, 불교의 논리와 잘 통하고 있다. 이 불교의 논리는 대승 불교의 설립자인 나가주냐(Nāgārjuna, 龍樹)에 의해 완성된 중도(中道)의 논리(論理)인 사구(四句, tetralemma)를 매개로 해서 어떠한 문제의 토론도 모두 담아낼 수 있다. 이 논리는 제 3장에서 설명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것이면서 저것도’의 논리는 역경(易經)에 나오는 궁극적인 실재인 역(易)의 원리에서 기원한다. 궁극적인 존재로서 ‘역’(易) 그 자체는 음양(陰陽)의 상호작용 속에서 실재화 된다. 음양은 모든 사물 안에 고유하게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음양은 서로를 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면서 저것도’의 논리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이중긍정과 이중부정의 사고와 논리는 동양사고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동양사고에서는 음양의 상호작용으로 인하여 궁극적 존재는 ‘이것이면서 저것도’의 사고로 설명된다. ‘이것이면서 저것도’의 사고에 부정개념을 덭붙이면, 절대자 하느님은 인격적인 존재도 비인격적인 존재도 아니다는 논리가 가능하다.
하느님은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객체적인 관점에서는 실체의 개념을 거부한다. 하느님은 내재하는 존재가 아니라 초월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하느님은 인간과 하나가 될 수 없고, 세상과는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는 주장을 여기서는 비판한다.
하느님과 세상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다석 유영모의 사상에 의하면, 초월적인 하느님에 의해 세상의 자유 창조의 교리는 아무 작동도 할 수 없다. 따라서 다석 유영모의 하느님 개념은 인격적이면서 비인격적이고, 초월적이면서 내재적인 존재이다. 다시 말하여, 인격적 하느님은 비인격인 하느님이다. 동시에 초월적 하느님은 내재적인 하느님이다. 이에 덧붙여서, 다음 장에서 설명될 이중부정, ‘이것도 저것도 아닌’ 논리를 적용하면, 하느님은 인격적인 존재도 아니고 비인격적인 존재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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