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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기도의 비밀 1700년 -네 번째 비밀 - 2 본문

영성수행 비전/명상과 기도

절대 기도의 비밀 1700년 -네 번째 비밀 - 2

柏道 2020. 2. 19. 19:56


절대 기도의 비밀 1700년

네 번째 비밀 - 2

       

healing - 네 번째 비밀 - 2

아름다움은 우리가 허락한 곳에 존재한다

아름다움은 한 번에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카트만두의 유서 깊은 어느 지역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일행들과 부대끼며 단체 여행을 하던 나는 카트만두의 어떤 광장에 서 있었다.

우리는 티베트의 고지대에 적응하기 위해서 해발 고도 4천 미터에 위치한 네팔에서 이틀 동안 머물게 되었는데,

오래된 힌두교 사원을 중심으로

한 힌두 문화권의 매력에 흠뻑 취해 있었다.

그렇게 일행들과 함께 광장에 서 있는데 입고 있던 등산용 면바지의 주름이 어쩐지 당기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심하게 당기는 것 같지 않아서 그냥 무시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본능적으로 눈길을 돌려 아래를 내려다보았을 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얼굴이 내 무릎께에 간신히 닿는,

턱수염이 듬성듬성한 어떤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고대인과 마주한 느낌이 들었다.

남자의 길고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은회색의 턱수염 다발이 한데 뒤엉켜 뜨거운 바람에 휘날렸다.

힌두교 성인이라면 으레 그렇듯이

흰색 잿가루가 땀으로 축축한 남자의 피부에

군데군데 뭉쳐 묻어 있었고,

오랫동안 고지대의 거친 태양빛에 시달린 탓에 남자의 몸은 까맣게 그을리고 상처투성이에다 뒤틀려 있었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이해하는데 잠시 시간이 걸렸다. 남자의 허리 아래로는 다리 대신에 허리에 두르는 흙투성이 천이 땅바닥에 널려 있을 뿐이었다.

남자의 다리가 있어야 할 곳에는 밑에 바퀴가 달린 작은 널빤지가 하나 있었다.

오랫동안 사용해서 때가 묻은 바퀴 달린 널빤지가 남자의 유일한 이동 수단인 것 같았다.

나는 깜짝 놀라서 뒤로 물러났다.

남자는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천천히 양손바닥을 땅바닥에 놓더니 널빤지 위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능숙하게 몸을 밀어 내 쪽으로 다가왔다.

나는 고개를 들어 그 광경을 보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주위를 살폈다.

주위 사람들은 발밑의 땅바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까맣게 모르고 있는 눈치였다.

여행을 하는 동안 극도로 가난한 사람들을 숱하게 보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 남자가 동냥을 하는 걸인인 줄로만 알았다. 많은 종교 사회에서는 가정과 직장이라는 점을 벗어던지고 온전히 기도에만 헌신하는 사람들에 한해서 구걸 행위를 허용하고 있다.

뭐라도 주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을 때,

남자가 고개를 돌리더니 광장 반대편에 있는

고대 사원의 지붕 쪽을 가리켰다.

나는 그의 손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 고대 힌두교 사원의 아름다운 목재 정문을 바라보았다.

다른 건물들 뒤로 살짝 가려진 그 문은 힌두교의 신과 여신을 표현한 작은 조각상 수천 개로 뒤덮여 있었다.

만약 재투성이 남자가 그것을 가리켜 알려주지 않았다면 까맣게 모르고 그냥 지나쳤을 게 분명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문은 힌두교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였다.

내가 지폐 몇 장을 내밀자

남자는 파리를 쫓아내는 것처럼

무심히 손사래를 치더니

돈을 주머니 안에 도로 넣으라는 손짓을 했다.

그는 돈에는 관심이 없었다.

다른 쪽으로 얼른 몸을 돌렸을 때

때마침 통역자가 우리 일행을 이끌고

다른 쪽으로 가는 모습이 보였다.

다시 고개를 돌려보니 바퀴 널빤지의 사나이는 사라지고 없었다. 내 앞의 군중 속에서 뜨거운 자갈길을 지나 관광객의 물결 속으로 사라지는 그의 모습이 언뜻 보였다.

그 후로 그 남자는 다시 볼 수 없었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이 핵심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나는 그 남자가 나와는 너무나 다르다는 이유로 그가 어떤 사람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날 굳은살이 박이고 말라비틀어진 그의 몸에서 아름다운 그의 영혼이 나타났다.

그는 동전 한 닢을 구걸하는 대신 나와 무언가를 공감하기를 원했다. 그가 보여주지 않았다면 절대로 보지 못했을 그의 세상을 일부 내게 보여주었다.

그럼으로써 내가 선입견에 의해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우쳐주었다. 또한 아름다움은 우리가 허락할 때만 나타난다는 사실을 몸소 증명했다.

흥미롭게도 우주는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깨달음을 선사한다.

교훈은 대부분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직후에 오는 것 같다. 마치 진정한 깨달음을 얻도록 만들기 위해

일부러 시험을 하는 것처럼!

티베트에서 일어났던 그 일화 역시 마찬가지였다.

카트만두에서 그 일이 있고

나서 며칠 후에 우리가 탄 버스는 산골 마을로 접어들더니 옛 군대 막사를 개조한 여행자 숙소 앞에 멈춰 섰다.

버스가 멈추고 모두들 방심하고 있을 때

느닷없이 등이 구부정하고 늙어 보이는 남자가

우리 버스에 올라타고는 우리를 바라보았다.

노인은 치아가 두세 개 밖에 없고

눈은 심한 사시라서 시선을 마주치기가 어려웠다.

처음에는 그가 길거리에 흔한 걸인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버스 안의 누군가가

그에게 중국 돈(티베트에서 통용되는 화폐)을 건넸지만

그는 돈을 받지 않았다.

대신 버스 안에서 가장 무거운 가방들을 들고 내렸고,

그 덕분에 우리는 짐을 옮길 필요가 없었다.

노인이 여관 앞 인도 가장자리에 마지막 가방까지

우리의 짐을 차곡차곡 쌓아놓았을 때

나는 그에게 사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는 분명히 감사의 인사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

우리의 짐은 여러 도시를 방문할 때마다 점점 더 커지는 바람에 무게가 상당히 나갔다.

하지만 그는 다시 돈을 거절했다

. 노인은 고개를 들더니 치아가 없는 입으로 헤벌쭉 웃고는 돌아서서 걸어가 버렸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노인이 원한 것은 우리가 그의 마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를 바라는 것뿐이었다.

아무런 보답도 원하지 않았다.

정말 깜짝 놀랄 만한 일은 내가 여관 주인에게

친절한 여관의 짐꾼에 대해 물었을 때 일어났다.

주인은 여관에 짐꾼을 두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 노인은 우리가 탄 버스가 여관에 도착했을 때 우연히 여관 앞을 지나가던 마을 사람이었다.

노인의 완벽한 내면의 아름다움이

노인의 불완전한 외모와 우리들의 선입관을 뚫고

빛을 발한 것이다.

노인은 봉사하기를 좋아하는 것처럼

아무런 보답을 바라지 않았다. 우리 일행은 이 티베트의 천사에게서 선물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우리가 늘 지나다니는 길을 누군가 가로질러 건너갈 때

우리는 비로소 인생의 오묘함을 깨닫는 경향이 있다. 혼자 걸어갈 때 그런 일이 일어나면

흘끗 쳐다보고는 어깨를 으쓱거린 뒤에

가던 길을 계속 가겠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라면 그 흥미로운 사건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털어버리기 위해 목격한 것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 따라서 "불완전함imperfection"을 인식할 때

비로소 이런 의문이 우리의 뇌를 스친다.

과연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아름답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어느 날 렌터카를 타고 대도시의 도심을 지나가다가 정지 신호에 걸렸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길거리를 걸어가고 있었다. 짧지만 영겁의 세월과 같은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앉아 있는데 지난날 나의 모습을 재연하는 듯한 사람들이 나를 스쳐 지나갔다.

온갖 최신식 머리 모양하며 보디페인팅과 피어싱, 정장차림, 서류 가방, 휴대폰, 최신식 인라인 스케이트 복장까지. 이보다 더 다양한 군상을 한자리에 모아놓을 수 있을까? 모두들 흥미롭기 그지없었지만 특히 내 눈길을 끄는 남자가 한 명 있었다.

그가 팔다리를 통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아 신경 근육에 문제가 있는 장애인인 것 같았다. 정장 차림에 배낭을 맨 모습으로 보아 직장으로 가는 길이거나 직장에서 나온 것 같았는데, 한곳에 가만히 서 있으려고 온갖 애를 쓰면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횡단보도의 보행 신호가 켜지자 그를 비롯한 행인들이 길을 건넜다. 나는 인생에서 우연이란 결코 없다고 믿는 사람이기에, 그가 바로 내 앞을 지나갈 때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 남자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서툰 발걸음을 내딛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느라 입이 일그러져 있었다.

한곳을 향한 그의 눈에는 단호한 의지가 엿보였다.

그에게 걷는 것은 하나의 일이었고, 그는 그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가 반대편 길로 건너가서

군중 속으로 사라질 때 감사하는 마음이 솟아났다.

오늘 이 남자가 이곳에 있지 않았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자 그가 그리워졌다.

불과 몇 초 사이에 그가 내게 준 선물을 생각해보았다. 그것은 세상 바깥으로 나가겠다는 그의 의지와 용기였다. 그가 그때 그곳에 없었다면 내 인생이 얼마나 공허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 있었다.

그 용감한 남자는 그 존재 자체로 내 인생에 아름다움을 심어주었다. 나는 그가 내 앞에 나타나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했다.

오늘 이 남자를 본 나는 얼마나 행운아인가.

[출처] 네 번째 비밀 - 2|작성자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