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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 본문
고전
중용 中庸
요약
BC 430년경에 만들어진 책으로, ‘성(誠)’과 ‘중(中)’을 기본 개념으로 하여 천인일리(天人一理)를 설명한 형이상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중’이란 기울어짐이 없다는 뜻이고, ‘용(庸)’이란 영원불변이라는 뜻이므로 올바르고 변함이 없는 도리를 설명한 책이 되는 셈이다. 원래는 『예기』에 속한 한 편이었다가 독립해 한 권의 책이 된 것으로, 송나라의 주희는 이것을 33절(節)로 나누었다.
저작자 공급(孔伋)
원래 ‘중(中)’이란 기울어짐이 없는 것을 말하고, ‘성(誠)’이란 거짓 없는 마음을 가리키는 말로, 예부터 인간 행동의 규범으로 여겨 왔다. 『중용』에서는 세계의 본질을 나타내는 형이상의 철학 개념으로 사용했다.
제1장 - 천(天) · 성(性) · 도(道) · 중(中)
하늘(天)이 인간에게 준 것을 성(性)이라 하고, 성을 따르는 것을 도(道)라 하며, 그 도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닦는 것을 교(敎)라 한다.
도는 인간이라면 잠시도 거기서 벗어날 수 없는 것으로, 벗어날 수 있다면 그것은 도가 아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도를 마음에 두고 늘 두려워하며 거기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둠 속에서는 미세한 것이 가장 두드러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혼자 있을 때 더욱 내성하며 삼가야 한다.
기쁨(喜)과 노여움(怒), 슬픔(哀)과 즐거움(樂)이 나타나지 않는 정적의 상태를 중(中)이라 하고, 그것들이 나타난 상태에서도 절도에 맞는 것을 화(和)라 한다. 따라서 중이야말로 천하의 큰 근본이고, 화야말로 천하의 통달이다.
중과 화가 서로 극한에 이를 때, 천지의 질서가 잡히고 만물이 자란다.
첫머리인 제1장은 중국의 철학적 사유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하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여기서 말하는 ‘중’이란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태, 곧 정(情)의 본체인 ‘성(性)’(인간성의 본질)을 나타내고, 동시에 그것은 하늘이 내려 준 것이므로 하늘의 본질이기도 하다. 곧, 우주 만물의 궁극적 원리인 셈이다.
제2장 이하부터 제20장까지는 이 ‘중’의 원리에 기초한 도덕적 실천에 대해 공자의 말을 인용하거나 옛 성인인 순(舜), 문왕(文王), 무왕(武王)의 실례를 들면서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제20장 중간 부분에 이르러 ‘성(誠)’의 개념을 제시한다.
제20장 후반 - 성(誠)이란 무엇인가?
천하 최고의 도(達道) 5가지와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최고의 덕(達德)이 3가지 있으니, 곧 군신(君臣)과 부자(父子), 부부(夫婦), 형제(兄弟), 붕우(朋友)의 5가지가 천하 최고의 도이고, 지(智)와 인(仁), 용(勇)의 3가지가 천하 최고의 덕이다. 그러나 그 실천의 근원은 하나이다.
천하 국가를 다스리는 9가지 원칙이 있으니, 곧 자신을 닦는 것(修身)과 어질고 현명한 이를 높이 받드는 것(尊賢), 부모를 섬기는 것(親親), 높은 사람을 공경하는 것(敬大臣), 모든 신하와 마음을 함께 하는 것(體群臣), 백성을 내 자식처럼 사랑하는 것(子庶民), 장인이 즐겁게 일할 수 있게 하는 것(來百工), 먼 나라의 백성을 위하는 것(柔遠人), 제후를 복종하게 하는 것(懷諸侯)이다. 그러한 원칙들을 실천하는 근원은 하나이니, 그것을 ‘성’이라 했다.
또한 ‘성은 하늘의 도이며,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사람의 도’라 했고, 이러한 인륜 도덕과 국가 경륜의 원칙이 하늘에서 유래한다고 했으며, 따라서 성이야말로 인간성의 본질이자 천도(天道, 하늘의 길)의 본질이라고 했다.
제21장 이하 - 성(誠)과 성인(聖人)의 길
“지극한 정성(至誠)은 쉼 없이 움직이며, 영원하고, 넓고 두터우며, 높고 밝다.”
“천지의 도는 한마디로 말해서 단 한 점의 거짓도 없이 영원히 만물을 생성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이 지극한 정성의 길을 체득한 성인만이 자신의 성(性)을 완벽하게 발휘할 수 있고, 나아가 다른 사람의 성을 완전히 발휘할 수 있게 하여 천지의 조화를 돕는다. 그러므로 성인은 천지에 비견하는 지위를 가진다.”
성(誠)은 시간과 공간을 꿰뚫는 근본 원리이자 만물을 생성하는 근원이므로, 거기에 기반을 둔 ‘성인의 길’ 또한 보편타당할 수 있다. 이 ‘성’은 첫머리에 나온 ‘중(中)’과 거의 같은 내용인데, 보다 높은 추상성을 띠며 ‘천인일리’라는 형이상철학의 기본 개념에 잘 어울린다.
유교는 본래 ‘예(禮)’를 근간으로 하는 가르침이다. ‘예’는 관습적 생활 규범이므로 그것을 왜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논리적 설명은 필요가 없다.
『맹자』의 성선설에 이르러 보편적 인간성에서 그 근거를 이끌어 내게 되었으나, 『맹자』에 여러 차례 기록되어 있듯 많은 의문이 제기됨에 따라 모든 사람을 이해시킬 수는 없었다.
『중용』은 유교의 가르침을 ‘중’ 또는 ‘성’을 매개로, 천지의 무한성과 영원성을 결합해서 비로소 보편타당성을 가진 논리를 만들어 냈다. 이것은 유교 사상사에서 반드시 주목되어야 할 부분이다.
책 속의 명문장
莫見乎隱 / 막견호은
‘숨은 것보다 더 잘 보이는 것은 없다’라는 뜻으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처럼 생각되는 일일수록 알고 보면 널리 알려져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므로 군자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더욱 행동을 삼가야 한다. 주희는 이 ‘은(隱)’을 마음속의 미미한 움직임이라 해석하고, 그것을 미리 알고 조심한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 「제1장」
『중용』의 저자는 공자의 손자인 공급[자사(子思)]이라고 전해지나, 실제로는 전국시대 말기에서 진한(秦漢) 시대 무렵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원래 『예기』의 한 편이었던 『중용』을 한 권의 책으로 다루기 시작한 때는 남북조시대부터였다. 유학의 주요 문헌으로 존중되기 시작한 것은 송나라 때인데, 특히 주희가 『논어』, 『맹자』, 『대학』과 더불어 이것을 ‘사서’로 삼은 이후로 유학 입문의 필독서가 되었고, 중국 형이상학의 최고봉으로 평가받게 되었다.
『중용』은 주희가 우주 만물에서 인간 심리의 깊은 곳까지를 포괄하는 하나의 철학 체계(주자학)을 구축하는 데 ‘천인일리’의 전거(典據)가 되어 주었다. 주자학의 기본 테제인 ‘성즉리(性卽理)’도 여기서 도출된 것이다. 그가 지은 주석으로는 『중용장구(中庸章句)』, 『중용혹문(中庸或問)』이 있다.
『중용』은 문헌학적으로는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는 것이 정설이다. 곧, 제2장에서 제20장 전반까지 ‘중’을 설명한 부분이 『중용』의 원형이고, 제1장과 제21장 이후의 ‘천인일리’를 설명한 부분은 후대의 해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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