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命

신약성경 용어사전

생명 [ Life , 生命]

성경에서 ‘생명’이라는 말은 사람과 동식물의 물리적이고 신체적인 기능에 적용될 뿐만 아니라, 이 차원을 뛰어넘는 의미를 지닌다. 성경에서 말하는 생명은 한시적이고 일시적인 속성을 지닌 것 이상이다.

 

구약 성경에서 보면 생명은 항시 하느님과 연관되어 있다. 태초에 인간에게 생명의 숨을 불어 넣어 살아 있는 존재가 되게 하신 하느님주께서는 생명의 원천이시기에 모든 생명은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선물이며 그분에 의해서 유지된다.주 하느님께서는 살아 계시는 분이시다.주

 

생명 안에는 그저 생존하거나 오래 사는 것을 넘어 건강이나 활력, 행복, 하느님께서 주신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는 것 등이 포함되어 있다.주 나아가 생명에는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며 살아가는 중요한 윤리적 측면이 내포되어 있다.주 구약 성경에서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 말씀을 따르고 그분께 순명하며 사는 삶(생명)만을 참된 의미에서 생명이라고 부르고 있다.주 그러므로 죄인들이 생명을 얻으려면 회개해야만 한다.주 생명에 관한 사상은 부활에 대한 믿음 안에서 종말론적인 의미를 지니게 된다.주

 

신약에서는 구약의 생명의 개념이 확장되면서 특히 영원한 생명이 강조되고 있다. 여기서도 하느님께서는 모든 생명의 원천이시며 살아 계신 하느님으로 표현되고 있지만주 무게중심은 예수 그리스도께로 옮겨지고 있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사람들은 예수님께로부터 참다운생명을 얻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영원한 생명인 것이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새로운 생명의 근원이신 분이시다.주 하느님 아버지 안에 있는 생명은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세상 안으로 들어왔다. 예수님께서 당신 안에 생명을 가지고 계시고 또 세상에 생명을 가져다주셨기 때문에, 그분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듣고 당신을 보내신 분을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고 말씀하신 것이다.주 그분은 생명의 영도자이시다.주 이렇게 영원한 생명은 하느님 아버지께서 보내신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통해서 오는 선물이다.주

 

예수님은 생명이신 분으로서 생명의 빵, 생명의 빛, 부활이요 생명, 길이요 진리요 생명, 믿는 이들의 생명이라고 불리신다.주 그분께서 하신 말씀 역시 생명이다.주 복음은 생명의 말씀이며 이 생명을 선포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기도 하다.주 영원한 생명은 단지 끝없이 사는 것이 아니라 홀로 참 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다.주 그러므로 영원한 생명이란 하느님과 영원히 인격적인 친교를 맺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영원한 생명은 인간이 하느님의 본성과 그분의 가치들을 나누어 가질 수 있게 해 준다.주

 

사도 바오로도 생명은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통해서 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주 그는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세례로써 믿는 이들은 현재 새로운 생명을 이미 살아가기 시작했으며주 예수님의 부활하신 생명은 이미 믿는 이들의 것이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주

 

이처럼 영원한 생명은 미래에 올 것으로 종말론적인 성격을 띨 뿐만 아니라, 현재에 이미 실현된 것이기도 하다.주 또 바오로에게 있어서 영원한 생명은 죄로부터의 해방과 의로움, 거룩함과 하느님과의 밀접한 친교 등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주

 

영원한 생명은 악이나 율법이나 죽음으로부터 위협을 받아도 결코 파괴되지 않는 불멸의 것이다.주 그것은 풍성하며주 빛을 던져 주고주 끊임없이 새롭게 채워진다.주 그러나 생명에 이르는 길은 좁고 발견하기도 힘들다.주 참되고 영원한 생명을 선물로 받기 위해서는 예수님께서 제시해 주신 삶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

 

생명은 하느님의 명령을 지키는 사람, 회개하는 사람, 선을 실천하는 사람, 사랑 안에서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 또 예수님을 위해 모든 것 즉 자기의 재산이나 심지어 자기 몸이나 현재의 삶까지도 포기하는 사람에게 주어진다.주

 

한편 신약 성경에서는 하느님께서 주실 영원한 생명을 물려받고 구원될 사람들이 등재된 천상 기록을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생명의 책’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주 그것은 세상 창조 이래로 의로운 사람들의 이름을 적은 하늘나라의 책이다.주 거기에는 하느님께 대한 충실성과 그분의 은총으로 천상 왕국에 참여하도록 예정되어 있는 사람들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의 가족으로 태어난 사람들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다.

 

이 사상은 구약에서도 볼 수 있는데,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이 되고 당신의 생명을 나누어 가지게 될 사람들의 이름을 기록해 두신다고 언급하고 있다.주 하느님께서는 이 명부에서 이름을 지울 수 있는 분이시며, 그러한 사람들에게 마지막 날 닥칠 운명은 하느님과의 친교 단절과 파멸 그리고 죽음이다.주

 

참고

이 책에 인용되는 성경 구절은 새 번역 《성경》(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05)을 따랐다.

 

외국어로 된 고유 명사(인명, 지명) 표기는 새 번역 《성경》(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05)에 실려 있는 표기를 따랐다.

 

#기독교#천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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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안병철

프랑스 파리 가톨릭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가톨릭대학교 신약성서학 교수를 역임하였다. 현재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출처 신약성경 용어사전 |가톨릭대학교출판부 전체항목

성경의 세계를 큰 어려움 없이 여행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이정표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