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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聖經) 본문
성경 聖經
원불교대사전
필자 박광수(朴光秀)
[개요]
(1) 종교상 신앙의 최고 법전이 되는 책. 그리스도교의 신ㆍ구약 성서, 불교의 팔만대장경, 유교의 사서오경, 이슬람교의 코란 등.
(2) 그리스도교의 성서.
(3) 불경의 이칭(異稱).
(4) 성인이 지은 책, 성인의 행적을 기록한 책.
(5) 후세에 길이 모범이 될 만한 책, 성전(聖典) 등 여러 의미를 통칭한 것이나 일반적으로 그리스도교의 신ㆍ구약 성서를 약칭으로 부르는 용어이다. 영어의 ‘Bible’은 ‘책들’이라는 그리스어 ‘biblia’에서 나왔으며, 이 단어의 용법은 그리스도교회로 넘어가서 5세기경에 경전 전체를 가리키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구약성서(Old Testament)》의 ‘구’는 그리스도 이전을 가리키고 《신약성서(New Tastament)》의 ‘신’은 그리스도 이후의 내용이며, 약(約)은 인간에 대한 신의 구원의 계약을 의미한다. 라틴어 ‘testamentum’의 문자적 의미는 ‘의지’였지만 신약에서 ‘언약’을 의미하는 헤브리어 ‘brit’의 역어로 사용되었다. 그리하여 ‘testament(의지)’가 ‘covenant(언약)’로 변형된 것이다. 구약과 신약을 함께 성서라고 부른 것은 크리소스토무스(349~407)가 최초이다.
[성서의 구성과 형성과정]
① 《구약성서》: 《신약성서》와 함께 그리스도교의 경전으로 사용되며, 예수 탄생 이전에는 유태교의 경전이었다. 〈창세기〉로부터 〈말라기〉까지 전39권으로, 원전은 히브리어로 기록되어 있으며, 고대 이스라엘사(史), 모세의 율법, 시편, 예언서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래 히브리어로 쓰여 진 24권의 책들을 그리스어로 번역하면서 39권으로 재편집했다. 사마리아인들은 《구약성서》 최초의 5권의 책, 곧 모세 5경만을 경전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로마가톨릭교회는 외경을 《구약성서》와 동등한 권위로 수용했다.
구약의 제1부인 토라(Torah), 곧 모세 5경은 〈창세기〉ㆍ〈출애굽기〉ㆍ〈레위기〉ㆍ〈민수기〉ㆍ〈신명기〉를 말한다. 모세의 저작으로 알려졌으나 후대의 편집과정을 거쳐 B.C. 586년 바벨론 포로 이후 현재의 형태로 완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2부는 네비임(Nebiim), 곧 예언서들이다. 〈여호수아〉ㆍ〈사사기〉ㆍ〈사무엘서〉ㆍ〈열왕기서〉ㆍ〈에레미야〉ㆍ〈에스겔〉ㆍ〈이사야〉ㆍ〈소예언서〉 등이다. 그리스어 번역인 70인 역본에서는 〈사무엘〉ㆍ〈열왕기〉를 상ㆍ하권으로, 〈소예언서〉 12편을 각기 1책씩으로 분리하여 편집했다. 제3부는 케투빔(Kethbim), 곧 성문서(聖文書)들이다. 〈시편〉ㆍ〈욥기〉ㆍ〈잠언〉ㆍ〈전도서〉ㆍ〈아가〉ㆍ〈애가〉ㆍ〈다니엘〉ㆍ〈에스더〉ㆍ〈에스라-느헤미야〉ㆍ〈역대기〉ㆍ〈롯기〉 등의 11권의 책이다.
이 책들은 거의 대부분 운문(韻文)들이며 일부는 역사를 서술한 서사시들이다. 히브리성서의 정경화 과정은 긴 세월과 여러 단계를 거쳐 이루어졌다. 바벨론 포로시기에 이스라엘민족의 종교적 정체성이 와해될 위기에 놓이자 기존의 전승을 묶어 펴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토라가 정경으로 공인되었을 것이다. 역시 동일한 정체성의 위기에 몰렸던 마카비 혁명시대(B.C. 2세기)와 예루살렘 멸망(A.D. 70년경) 이후 히브리성경의 제2부와 제3부의 책들이 정경으로 공인되었다. 《구약성서》는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 책이다. 우주와 만물이 하느님에 의해 창조되었으며, 세계와 역사는 하느님이 친히 다스리며 심판한다는 신의 통치신학은 《신약성서》에도 그대로 계승되었다.
구약의 인격신 개념은 인간의 자기 이해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히브리민족이 이집트의 내세 지향적 현세부정의 종교를 극복하고 또 근동 여러 나라들의 자연숭배 종교들을 이겨낸 인간의 역사 속에 개입하는 인격신 야훼에 대한 신앙을 확립했기 때문이다. 예수와 그의 제자들은 《구약성서》의 권위를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를 해석하는 데 있어서 당시 유태교의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를 거부하고 보편적인 하느님의 통치를 앞세움으로써 그리스도교가 탄생한 것이다.
② 《신약성서》는 새로운 약속이라는 뜻을 가진 성서로 예수의 언행을 기록한 4권의 복음서(〈마태오〉ㆍ〈마가〉ㆍ〈루가〉ㆍ〈요한〉의 복음서)와, 그 제자들의 전도 행각에 관한 기록인 〈사도행전〉, 여러 사도들의 편지 글(서간서) 및 예언서(요한의 묵시록) 등 27서 7,957절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부 그리스어로 쓰여 있다. 《신약성서》는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로서 이 세상에 태어나 죄에 빠져 허덕이는 인간들을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가 부활하여 그리스도를 믿는 자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기로 약속했다는 신앙으로 일관되어 있다. 모두 1세기경에 쓰여졌는데 최종적으로 오늘의 형태로 정경화한 것은 397년의 카르타고 종교회의에서였다. 그리스도교에서는 하느님이 《구약성서》에서 약속한 인류 구원을 《신약성서》에서 성취했다고 믿는다.
[신약성서의 내용]
① 복음서: 《신약성서》의 핵심으로 〈마태오〉ㆍ〈마가〉ㆍ〈루가〉ㆍ〈요한〉 등 4복음서를 말한다. 〈마태오복음서〉는 예수의 계보로부터 시작하여 탄생, 세례 요한의 출현과 요한에 의한 세례 받음, 광야에서 마귀로부터의 유혹, 산상수훈, 예수의 갈릴리에서의 선교활동과 가르침이 제목별로 다루어져 있다. 다른 복음서에 비해 매우 조직적이고 논리적이며 구약과의 관계를 강조하고 그 인용을 많이 하고 있다. 이 복음서의 특징은 예수를 구약 예언의 완성자이자 이스라엘의 왕, 곧 메시아로 보고 유대인에 대한 예수의 사명을 강조한 점이다. 한편 세계 전도의 필요성을 말하고 부활한 예수가 제자들에게 내린 웅대한 세계 전도 명령으로 끝맺음하고 있다.
〈마가복음서〉는 마가가 67~70년 무렵 개종한 이교도와 로마교회 신자를 위해 쓴 복음서이다. 《신약성서》 중 맨 먼저 쓰여져 다른 복음서들이 이를 참조한 것으로 추측된다. 베드로에게 들은 자료를 근거로 하여 그리스어로 쓴 것으로 문체가 소박하고 간결하며 수식이 없어 문장에 박력이 있다. 내용은 예수의 전도 전야로부터 시작하여 그가 부활하는 아침까지를 다루고 있다. 예수는 이 땅 위에 나타난 하느님의 아들임을 전제하고 이를 예수가 세례 받을 때, 백부장(《구약성서》의 재판관 또는 로마 군대 조직에서 100명의 군대를 거느린 지휘관)의 고백, 사탄까지도 복종하는 등의 이야기를 통해 확증시키려 한다.
이러한 하느님의 아들이 가장 낮은 종의 자세로 봉사하다가 희생되고 승리하는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마태오, 요한과는 달리 예수 탄생은 물론 그의 설교 내용도 일체 쓰지 않고 오직 하느님의 아들로서 예수의 업적만을 묘사하고 있다. 〈루가복음서〉는 루가가 가이사리아에서 이방인 초신자를 지성적인 신앙인이 되도록 가르치기 위해 예수의 일생을 기록한 복음서이다. 주제는 ‘인자(人子)’인 그리스도가 인류를 위해 인자의 사역, 배척된 인자, 인류를 위한 인자의 수난, 인류 앞에서 증거한 인자 등으로 나누고 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 예수의 일생을 아름다운 문체로 묘사했다.
이방인을 위한, 이방인에 의한, 이방인의 복음이자 가난한 자, 죄인, 약자에게 관심을 둔 사회적 복음이고 여성과 어린이의 복음으로 평가되며, 인간의 개성과 그리스도의 인성 및 성령과 기도에 대하여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요한복음서〉는 4복음 중 가장 늦게 성립되었다. ‘공관복음서(마태오ㆍ마가ㆍ루가ㆍ복음을 한데 묶어 부르는 명칭)’와는 내용적으로 거의 공통된 데가 적으며 요한신학이라고 할 만큼 그노시스파의 영향을 받은 독특한 신학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 복음서는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과 똑같은 분이셨다. 말씀은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라는 유명한 말로 시작되어 말씀의 성육신으로서의 빛, 하느님의 독생자에 관한 증언을 하기 위해 나타난 세례자 요한에 관한 설명, 갈릴리아 지방의 혼인잔치에서 물을 술로 바꾼 기적, 바리새파의 지도자 니고데모와의 대화, 예루살렘 연못가의 고질병환자 치유와 장님의 개안, 예수 자신의 증거에 대한 설명, 죽은 라자로의 소생, 예수의 부활 등 다른 복음서에서 볼 수 없는 기사가 실렸을 뿐만 아니라 많은 기적과 표적이 하느님의 아들 예수라는 증거로서 그리스도교 교리와의 유기적 또는 상징적인 연관성에 관해서 해설하고 있다. 또 다른 복음서에 비해 생명이나 사랑이 더욱 강조되고 있어 ‘사랑의 복음서’라고도 한다.
② 사도행전: 사도들의 행적을 기록한 책으로 《신약성서》 중 유일한 역사문서이다. 내용은 거의 전부가 바울로로 대표되는 초대 그리스도교 사회의 활동에 관한 것으로 성령의 인도로 복음이 예루살렘으로부터 로마까지 전파되는 역사를 기록했다. 〈사도행전〉의 문학적 형태나 의도는 복음서와 다르며, 역사적 소재의 선택도 한정되어 있다.
1인칭 복수형을 사용한 문장으로 보아 저자는 사도 바울로와 같이 다닌 사람으로 추정되지만 〈사도행전〉 중의 바울로에 관한 기사와 바울로의 편지들의 기사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꼭 그렇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 책은 2부 28장으로 되어 있는데, 제1부에는 예루살렘 교회의 성립과 그 활동, 유대와 그 주변에 대한 예루살렘 교회의 전도가 적혀 있다. 제2부에는 바울로의 이방인 전도와 이방인 여러 교회의 성립 과정 등에 관한 기록이다. 곧 바울로의 1차 전도여행, 예루살렘의 사도회의, 2차 전도여행, 바울로의 체포와 심문, 로마로의 호송과 로마에서의 바울로의 행적 등이다.
③ 사도서: 《신약성서》에는 〈로마서〉ㆍ〈고린도 전ㆍ후서〉ㆍ〈갈라디아서〉ㆍ〈에페소서〉ㆍ〈필립보서〉ㆍ〈골로새서〉ㆍ〈데살로니카서1ㆍ2〉ㆍ〈디모테오서1,2〉ㆍ〈디도서〉ㆍ〈필레몬서〉ㆍ〈히브리서〉ㆍ〈야고보서〉ㆍ〈베드로 전ㆍ후서〉ㆍ〈요한서1ㆍ2ㆍ3〉ㆍ〈유다서〉 등 바울로의 서신을 제외한 총 21편의 서간이 있다. 이들 중 앞의 14개는 사도 바울이 쓴 것으로 전해지며, 이들을 제외한 〈야고보서〉ㆍ〈베드로서1ㆍ2〉ㆍ〈요한서1ㆍ2ㆍ3〉ㆍ〈유다서〉 등 7편을 가톨릭서간이라고 한다.
바울서는 어느 특정 교회나 특정인들에게 쓴 것인데 비해, 7편의 서간은 모두 그리스도교회를 상대로 썼다고 하여 ‘모든, 보편적, 세계적’을 뜻하는 그리스어 가톨릭(Catholic)을 붙였다. 7편의 서간을 가톨릭 서간이라고 부른 둘째 이유는 이 서간들이 위작이 아니라 정경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 프로테스탄트에서는 ‘가톨릭서간’을 ‘공동서신’이라고 한다.
④ 묵시록: 《신약성서》의 마지막 책으로 예수가 가장 사랑하던 제자 요한이 파트모스섬에서 받은 다분히 환상적인 계시를 적은 것이며, 〈요한계시록〉 또는 줄여서 〈계시록〉이라고 한다. 묵시록이란 여러 가지 환상적인 이야기를 통하여 비인간적인 세계의 사건들을 묘사한 문학으로서 그리스도교의 대표적인 계시문학서가 이 〈요한묵시록〉이다. 1세기의 80년대 소아시아의 에페수스(에베소) 부근에서 쓴 것으로 추정된 22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의 내용은 1장은 머리말, 2장은 소아시아의 7교회 앞으로 보낸 박해를 받을 때의 신앙의 자세와 반성을 적은 편지가 들어 있다.
4~22장은 4마리의 동물, 밀봉된 7개의 두루마리의 봉인을 떼는 어린양(그리스도)의 이미지를 통하여 바빌론의 함락, 그리스도의 재림, 교회의 마지막 승리, 곧 그리스도의 1,000년 통치, 사탄의 결정적 패배, 최후의 심판, 새로운 천지의 출현을 예언하고, 거기에 참배하려거든 소망을 굳히고 모든 괴로움을 극복하라고 타이른다. 환상적인 신비체험 속에서 본 것들을 적어 내려간 내용이어서 매우 난해한 책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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