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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다석으로 가는 문 본문

마스터와 가르침/다석

다석으로 가는 문

柏道 2019. 12. 25. 08:23


다석으로 가는 문

 

무위당학교 주최, <근대 한국의 생명사상>을 찾아서 시작.

윤정현 대한성공회 신부의 다석 유영모에 대한 강의로 시작했다.  

 

<무위당학교>에서 한국 현대 사상가 3인의 삶과 사상을 조명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달려 갔다. 다석 유영모, 씨알 함석헌, 무위당 장일순이 주인공이다. 인사말에서 황도근 교장은, 셋의 공통점 둘을 말했다. 전호근의 책 <한국철학사> 맨 뒤 세 장을 차지한다는 점, 그리고 강단이 아니라 '현장'에서 살며 사상을 펼치다 갔다는 점이다. 내 나름 하나 덧붙인다면, 그들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 이야기를 했다는 점이다.

 

첫날 연사인 윤정현 대한성공회 신부는, 다석 유영모의 핵심 사상으로 '가온찍기'를 들었다. 한글 기억과 니은 사이에 아래아를 찍은 글자 이미지다. '이미지'라는 표현은 나의 해석인데, 현실에선 쓰이지 않는 '말'이기 때문이다. 다석만의 독특한 철학 방법인 한글로 철학하기를 단면으호 드러낸 이미지/말인 셈이다. 하늘(기억)과 땅(니은)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인간(아래아)을 뜻과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천지인(天地人)의 한글판본이다.

 

한국 현대 사상가 삼인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까닭은, 지난 삼 십 여 년 나의 공부가 서양 지식/지혜 일변도여서 정신의 균형이 필요하다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양의 문화 맥락 안에서 자라난 이야기를 읽고 소화해 내는 게 맞지 않는 옷을 어거지로 입고 있는 불편함이 내내 있었다. 이젠 내 몸에 맞는 옷을 입고 싶다. 그렇다고 신토불이 식 국수주의로 나를 꿰어 맞출 생각은 없다. 나의 관심은 동서의 균형과 융섭이다.

 

 

다석으로 가는 문에 한 걸음 다가선다.

 

나의 관심은 동서 문화의 균형과 융섭이다.

 

삼인에 대한 관심은 세계와의 교류에서 우리의 기여라는 면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회복 실천(Retorative Practice)'이라는 틀로, 기존에 해 오던 이론과 실천을 재정립하고 있고, 이 일을 먼저 해 온 분들과의 만남과 교류를 꿈꾸고 있다. 이들과 만났을 때, 그들로부터 배움은 물론 그들에게 새로운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방식으로 만남을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 우리 것에 대한 숙지와 체화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강화에서 오전 워크숍을 진행하고 운전해서 원주로 넘어갔다. 종일 운전대를 잡고 있어서 인지, 피로감에 윤정현 신부님의 말씀 중 1/4은 잠으로 놓친 듯하다. 맨 앞에 앉아 꾸벅 졸고 있는 모습 보여드려 죄송하다. 윤 신부님도 멀리서 나눔을 위해 오셨을 터인데 말이다. 그럼에도 몇 가지 중요한 단어들과 맥락이 지금도 몸에 남아 있는 걸 축하하고 나눠주신 윤 신부님께 감사드린다.

 

이를 테면, '꼭대기'에 대한 다석의 풀이다. 하늘에 '꼭' 대고 있기 때문에 꼭대기라고 한다는 거다. 그리고 '오늘'은 '오~ 늘'(oh, always)이란 것, '이제'는 '어제와 아제'를 품고 있다는 말씀은 다시 들어도 놀라운 통찰이다. 백성을 '씨알'로 표현하셨을 때, 그 뜻이 식물의 '씨'와 동물의 '알'이 합쳐진 단어란 점도 새롭게 다가왔다. 영국 버밍험 대학에서 연사인 윤정현 신부님이 공부 시작할 때, 존 힉의 종교 다원주의에 영향을 받으면서 다석의 사상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맥락도 흥미로웠다.

 

 

다석으로 가는 문에 한 걸음 다가섰다.

 

유영모

 

그리고, 현재 다석학회 회장인 정양모 선생이 다석을 일찌기 알아보지 못해 무척이나 아쉬워하신다는 말씀을 들으며 지금이라도 다석 공부를 시작할 마음 먹은 게 천만다행이라는 생각도 했다. 오늘까지 이어지는 윤정현 신부님의 말씀을, 나의 다른 일정으로 듣지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다석으로 가는 문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데에 의미를 두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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