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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김흥호 선생의 <노자 · 노자익 강해> 본문

마스터와 가르침/다석

김흥호 선생의 <노자 · 노자익 강해>

柏道 2019. 3. 2. 09:16

김흥호 선생의 <노자 · 노자익 강해>

김흥호 선생의 <노자 · 노자익 강해>는 이화여대 대학교회 연경반에서 2004년 11월부터 2006년 4월까지 47회 강의한 내용이다. 교재는 권재 임희일의<노자권재구의>이고, 부교재로는 초횡의 <노자익>과 저자의 보충자료들이다.

책의 구성은 노자 도덕경의 해석과 노자구의에 대한 해석, 그리고 저자가 발췌한 <노자익>(초횡)에 나오는 주해들 및 기타 자료들에 대한 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초횡의 노자주 발췌 등, 종래의 노자 해설들을 집대성하여 해석했다고 볼 수 있다. 한문을 한 줄 한 줄씩 풀이하며 강의해나간 내용을 녹취하여 강의의 현장감이 드러나도록 그대로 편집했다. 한문을 전혀 몰라도 이야기 듣듯이 편하게 읽어갈 수 있을 것이다.

  • 공자는 인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72가지로 설명한다. 노자는 사랑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81번 답한다.
    기독교는 하나님을 사랑이라 하고, 노자는 도를 사랑이라 한다. 도나 하나님이나 모두 영이기 때문이다. 영은 영원한 생명이다. 영은 죽음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물에 비친 그림자처럼 거울이 깨져도 얼굴은 깨지지 않는다. 적멸위락이다. 영은 언제나 영원한 생명이다. ...
    나는 누구인가. 하나님의 아들이다. 하나님이 사랑이기에 나도 사랑이다. 노자가 찾은 것은 하나님뿐이요 사랑뿐이다. 그것이 영원한 생명이요 도다.(머리말)  
  • 유영모 선생님께서는 노자를 가장 사랑하셨다. 한 주일에 한 번씩 선생님 댁에서 강의를 하셨다. 아침 7시에 시작하여 오후 2시 반까지 계속되었다. 교재는 노자익老子翼이었다. 나는 신촌에서 걸어갔고, 함석헌 선생은 오류동에서 걸어왔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가장 행복한 때였다. 유영모 선생님께서는 노자를 기독교에 가장 가까운 사상이라고 하셨다.(권재의 노자)
  • 2페이지의 그림은 노자가, 주나라는 이제 전국시대에 다시 회복할 희망이 없다, 그 희망이 없으니 이젠 여기서 살 이유도 없다 하고 저 서쪽으로 망명을 가는 거지요. 이것은 지금 서쪽으로 소를 타고 망명가는 그림이에요.
    망명을 가려고, 요샛말로 하면, 국경지대 함곡관을 지나가는데, 함곡관을 지키는 지금의 세관장 같은 윤희尹喜라는 사람이 노자를 보니까 보통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선생님, 이번 여기서 떠나시면, 이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텐데 선생님이 지금까지 생각한 것을 좀 적어놓고 가십시오. 그래서 적어놓은 책이 이 노자라는 책이지요.
    노자는 사람의 이름이 아니고 - 물론 사람의 이름은 이름인데 - 이 사람의 성은 이李가에요. 그리고 자子라는 건 ‘선생님’이라고 하는 말이고. 그러니까 ‘이 선생님’ 그러면, ‘이자李子’라고 쓰죠. 공자孔子는 ‘공孔 선생님’이란 말이죠. 장자莊子라 그러면 그건 ‘장莊 선생님’이란 말이고. 다른 사람은 다 성을 붙이는데, 요 사람만은 성을 안 붙이는 거예요.
    노老란 선생님이란 말이죠. 중국 사람들이 노사老師 그러면 늙은 선생님이 아니라 존경하는 선생님이거든. 근데 누가 존경하는 선생님인가 그러면, 공자孔子가 존경하는 선생님이란 거죠. 그러니까 노자老子 그러면 선생님의 선생님, 그 소리죠. 아래 선생님은 공자고, 위의 선생님은 이자李子라. 그래서 이걸 노자老子라 그러는 거죠. 다른 사람에게는 다 성을 붙이지만, 이 사람만은 선생님의 선생님, 기독교로 말하면 그리스도나 같은 뜻이지요. 그래서 노자 그러니까, 하여튼 이 중국 사람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선생님이 노자라, 우리가 그렇게 봐야 돼요.(1. 노자)  
  • 사랑 속에는 생명이 있는 거고, 미움 속에는 죽음이 있는 거야. 모든 인류가 서로 사랑해서 같이 살자는 얘기지, 무슨 없다 그런 뜻이 아니라는 거지요.
    노자는 우주 얘기를 하자는 게 아니야. 이 세상을 어떻게 하면 이상세계로 만들까 하는 사랑의 세계를 말하자는 거지, 하늘이 어떻다, 땅이 어떻다, 그런 얘기가 아니다.(제1장)
  • 있긴 있는데 알 순 없다. 그걸 존재라 그런다. 있긴 있는데 알 수는 없어. 이 세계는 있기는 있는데, 알 수는 없는 세계라는 거죠.
    이 존재라고 하는 말을, 동양 사람들이 도라 그러죠. 도는 무엇인가 그러면 있긴 있는데, 알 수는 없다. 그러니까 도가도는 비상도라 이렇게 되죠. 있긴 있는데, 알 수는 없고, 그걸 알려고 하면 그건 도가 아니다 벌써. 그건 가짜지. 그렇지 않아요?
    알려고 하나, 말하려고 하나, 이름 붙이려고 하나, 다 같은 말이죠. 그 알 수 없는 건데, 이걸 자꾸 알려고 하면, 난 알았다, 이렇게 되면 이건 가짜라는 거죠. 그건 진짜 도가 아니다.(제1장)  
  • 노자라는 책은 뭘 알자는 건가? ‘나’를 알자는 거다. ...... 노자도 마찬가지야. 너 자신을 알라다. 다 나 자신을 아는 거지. 그러니까 보긴 보는데, 뭘 보나? 내 사진을 보고 있는 거다. 그래서 이게 재미가 있는 거지, 남의 사진 보는 건, 별로 재미가 없죠. 제 사진을 봐야 재미가 있거든.
    중학교 때 동창회 사진을 찍어도 제 사진만 보이지, 남의 얼굴은 보이지도 않아요. 사람이 제일 관심 있는 게 뭔가? 자기 자신이야. 거울 암만 들여다봐도 그건 밤낮 보고 싶어져. 남의 얼굴 보는 건 별로 보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너 자신을 알라는 게 인간의 핵심이에요. (제1장)  
  • 유무라 그러나, 생사라 그러나, 지행이라 그러나, 다 마찬가지죠. 상대를 초월한 절대다 이거지요. 절대 도, 절대 진리, 절대 생명, 이렇게 되는 거죠 결국. 절대를 말하는 것이 노자의 1장이에요.(제1장)
  • 영어를 한다 그럴 때 내가 잘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아직도 진짜 잘하는 게 아니야. 내가 영어를 하는데 영어를 잘한다는 것도 모르게 돼야 그게 진짜 잘하는 거야.
    다르게 말하면 한국말은 우리 모국어니까 한국말을 하되 내가 잘한다, 그런 마음은 없거든. 그건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거든. 자연이니까. 그건 모국어니까. 그렇게 되는 게 진짜 한국말이지. 그런데 아직도 내가 한국말을 잘해요, 못해요 하는 건 그건 미국 사람이지, 한국 사람이 아니죠. 그렇잖아요. 잘한다, 못한다, 하는 게 있는 동안까지는 그건 진짜가 아니라는 거죠. 가짜야. 정말 진짜가 되려면 내가 잘하는지, 못하는지 모르게 돼야 진짜예요.
    꽃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꽃은 자기가 아름답다는 걸 모르니까 그게 진짜 꽃이지, 만일 꽃이 자기가 아름답다는 것을 알면 그건 조화지, 그건 진짜 꽃이 아니죠.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하지 않아야 진짜 아름다운 거야. 대개 짐작이 가지요? 더 다르게 말하면 자기가 아름다워도 아름답다는 의식이 없는 거지. 그 의식이 없어야, 그 마음이 없어야, 그게 진짜 아름다운 거다. 우리가 이렇게 생각하면 돼요. ...... 선이부지기선善而不知其善 선하되 선하다는 의식이 없어. 내가 착한 일을 했지만 착한 일을 했다 그런 의식이 없어. 그래야 그 진짜 착한 일이지. 내가 착한 일했다 뽐내기 시작하면 착한 일이 아니다. 다 같은 말이지요.(제2장)  
  • 모든 사람이 다 기뻐하는 것, 이걸 소위 우리가 민주주의라고 하죠. 모든 백성들이 다 대우받고, 존경받고, 숭상받는, 우리가 인권의 존엄이라 하는데, 모든 백성들이 다 주인이다, 모든 백성들이 다 왕이다, 모든 백성들이 다 행복하다, 이것이 이상세계란 말이죠.(제3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