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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 (49절) 홀로이며 택함을 받은 이는 본문
도 마 복 음
The Gospel of Thomas
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 풀이
또 다른 예수
Patterson and Robinson Translation
49. 홀로이며 택함을 받은 이는
홀로 아니면서 홀로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홀로이며 택함을 받은 이는 행복합니다. 나라를 찾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그곳에서 와서 그곳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Jesus said, "Blessed are the solitary and elect, for you will find the kingdom. For you are from it, and to it you will return."
Jesus said: Blessed are the single ones and the chosen ones for you will find the Kingdom. Because you emerged from it you will return to it.
Jesus says:
(1) "Blessed are the solitary ones, the elect. For you will find the kingdom.
(2) For you come from it (and) will return to it."
『도마복음』에는 계속 ‘홀로 됨’혹은 ‘홀로 섬’을 강조하고 있다(제6, 23, 48, 75절 참조). 하나 됨, 단독자, 홀로인 자와의 홀로 됨alone with the Alone 등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있다. 제16절 풀이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홀로’라는 그리스어 ‘모나코스monachos’에서 수도사라는 ‘monk’나 수도원이라는 ‘monastery’라는 낱말이 파생되어왔다고 한다. 모두가 수도원에서 수도사가 되어야 행복하고, 그래야 나라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인가?
성경에는 사막에서 홀로 지낸다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모세도 광야에서 40년간 홀로 있었다고 하고, 예수님도 광야에서 40일간 홀로 금식 기도를 하고, 바울도 사막에서 2년간 홀로 지냈다고 한다. 사막은 하늘과 모래뿐, 그 외의 아무것에도 매일 필요가 없이 홀로 지내기가 가장 좋은 곳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토머스 머튼Thomas Merton도 이 문제로 많은 고민을 했다. 자신이나 다른 모든 사람이 사막의 교부들처럼 사막으로 가서 홀로 독처하는 것이 참된 종교인으로서 실행해야만 하는 마땅한 도리가 아닌가? 고민 끝에 그의 결론은, ‘사막’이란 결국 지리적인 장소이기보다 정신적인 자세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사회를 등지고 산이나 사막으로 나가 독신으로 사는 것도 좋겠지만, 세상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도 거기에 집착하지 않는 ‘정신적 사막’을 만들어, 그 속에서 수행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어쩌면 더욱 훌륭한 일일 수도 있다고 여긴 것이다. 스님들이 속세를 떠나 사는 출세간의 삶을 강조한 것에 반해, 신유학자들이 세상 속에서 살면서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비슷한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간디도 여려서 결혼을 하고 자식도 낳았지만 40대 후반에 이르러 힌두교에서 강조하는 ‘브라마차랴’를 실천함으로써 부인과 잠자리를 같이하지 않는 금욕적 삶을 살았다. 다석 유영모 선생님도 결혼結婚을 했으니 ‘해혼解婚’해야 한다고 하면서 나이가 드신 다음에는 부인과 한 집에서 ‘오누이’처럼 살면서 ‘홀로 사는 삶’을 실천했다고 한다. 이런 말을 하고 있으니 칼릴 지브란이 지은 『예언자』 중 「결혼에 대하여」 라는 장이 생각나 여기에 인용한다.
두 분은 함께 태어나서 영원히 함께 하실 것입니다.
죽음의 흰 날개가 두 분의 사는 날을 흩뜨려버릴 때라도 두 분은 함께 하실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두 분은 심지어 하느님의 잠잠한 기억 속에서마저 함께 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두 분이 그 ‘함께 함’속에 공간이 있게 하십시오.
그리고 두 분 사이에서 하늘의 바람이 춤추게 하십시오.
서로 사랑하십시오. 그러나 사랑이 속박이 되게 하지는 마십시오.
사랑이 두 분 영혼의 해변 사이에서 출렁이는 바다가 되게 하십시오.
서로의 잔을 채워주십시오. 그러나 한쪽 잔에서만 마시지는 마십시오.
서로에게 자기의 빵을 나누어주십시오. 그러나 한쪽의 빵조각만을 먹지는 마십시오.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기뻐하십시오. 그러나 각각 혼자이게 하십시오.
거문고 줄들이 비록 같은 노래로 함께 울릴지라도 모두 각각 혼자이듯이.
서로 마음을 주십시오. 그러나 그 마음을 붙들어놓지는 마십시오.
저 위대한 생명의 손길만이 여러분의 마음을 잡아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함께 서십시오.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지는 마십시오.
성전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 삼杉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본문에 의하면 이렇게 하나 됨, 홀로 됨을 실천하는 사람은 ‘나라’를 찾는데, 이 나라는 바로 우리가 나온 근원이며 또 우리가 돌아가야 하는 궁극적 목적지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플라톤, 프로티노스나 『도덕경』에서 모든 것이 근원에서 나와 그 근원으로 다시 ‘돌아감’을 강조하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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