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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 (55절) 자기 부모를 미워하고 본문

영성수행 비전/도마복음

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 (55절) 자기 부모를 미워하고

柏道 2019. 1. 3. 16:51

도   마   복   음


The Gospel of Thomas

 

 


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 풀이


또 다른 예수

 

Lambdin Translation

Davies Translation

Patterson and Robinson Translation


55. 자기 부모를 미워하고

우선순위의 확정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를 미워하지 않는 이들은 내 제자가 될 수 없으며, 자기 형제자매를 미워하고 내가 하는 것처럼 십자가를 지고 따르지 않으면 내게 합당하지 않습니다.”


Jesus said, "Whoever does not hate his father and his mother cannot become a disciple to me. And whoever does not hate his brothers and sisters and take up his cross in my way will not be worthy of me."


Jesus said: He who doesn't hate his father and mother cannot be a disciple of mine. He who doesn't hate his brothers and sisters and bear his cross as I do will not be worthy of me.


Jesus says:

(1)"Whoever does not hate his father and his mother cannot become a disciple of mine. 
(2) And whoever does not hate his brothers and his sisters (and) will not take up his cross as I do, will not be worthy of me."


마태복음(10:37)에는 부모와 자식을 예수님보다 더 사랑하면 안 된다고 하고, 누가복음(14:26)에는 부모와 자식뿐 아니라 형제자매, 아내와 자기 자신까지 사랑하면 안 된다고 했다. 도마복음99, 101절에도 비슷한 말이 나온다. 그런데 정말로 부모나 형제자매나 처자식을 모두 미워해야 할까? 십계명에도 다섯째 계명이 너희 부모를 공경하라.”는 것이고, 공관복음에 보면 예수님 스스로도 어느 부자 형제에게 영생의 길을 가르쳐주시면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19:19)로 하지 않았는가?

 

부모를 미워하라는 말은 부모에게 집착하지 말라는 뜻이다. 바로 앞 절에서 재물에 집착할 위험을 경계했는데, 집착이란 재물에 한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관계에도 가능할 수 있음을 말해주는 셈이다. 무엇에 집착한다는 것은 그것에 절대 가치를 부여한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그것을 궁극 관심의 대상으로 삼는 것으로, 이를 종교적인 용어로 말하면 우상숭배라 할 수 있다. 우상숭배는 우선순위의 혼동이다. 상대적인 것을 절대화하고, 절대적인 것을 상대화하는 무지의 결과이다. 이 절은 결국 가족을 절대화하여 우상처럼 떠받드는 우상숭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가족을 사랑하지만 그것이 모든 가치에 우선하는 절대적 가치로 둔갑시키는 일을 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모든 종교적 여정의 출발점은 지금껏 내가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던 일상적인 것, 인습적인 것, 당연시되던 것, 혹은 내가 생각 없이 무조건 복종만 하던 권위적인 것, 정통적인 것 등을 뒤로한다는 뜻이다. 이를 신화적 용어로 하면 집을 떠남leaving home’이다. 십우도에서 소년이 집을 떠나고, 세계의 여러 영웅 신화에서 모든 영웅들이 집을 떠난다. 부처님이 집을 떠났고, 예수님도 집을 떠났다. 그들을 따르는 사람들도 출가出家를 하거나 수도修道의 삶을 살았다. 모두 심리적으로 부모에 연결되었던 제2의 탯줄을 끊었다는 뜻이다.

 

마지막 구절내가 하는 것처럼 십자가를 지고라는 말에 주목해야 한다. 도마복음에는 예수님의 수난이나 죽음이나 부활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는데, 여기 십자가를 진다는 언급은 어떻게 된 것인가? 여기서 누구나 다 십자가를 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을 보면 역사적 사건으로서의 십자가를 가리키는 것보다, 이렇게 집을 떠나거나 전통적 권위에서 벗어날 때 어쩔 수 없이 닥쳐올 어려움을 감내하는 것,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이기적 자아를 못 박는다는 종교적 상징으로서의 십자가를 뜻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참고]

 

사실 이런 거창한 종교적 의미를 그만두고라도 십대 때는 보모를 미워해야 한다고 한다. 진화심리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인간의 발달상 누구나 십대가 되어 아기를 낳을 수 있을 단계가 되면 자동적으로 부모와 형제들을 미워하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부모와 형제자매를 미워하지 않고 그 주위에서 맴돌면 이른바 족내혼族內婚이 되어 열등한 자식을 낳을 수밖에 없는데, 부모를 미워하여 집을 떠나야 족외혼族外婚이 가능하여 좋은 자식을 낳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오랜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도 모르게 부모를 미워할 때 미워하여 떠났다가, 다시 사랑해도 될 때 돌아와 사랑하게 되도록 코딩이 되었다는 이론이다. 이 경우 부모를 미워하는 것은 윤리적 당위의 문제라기보다 생물학적 생존의 문제라는 뜻이다.

[출처] 도마복음 제55절|작성자 byuns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