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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 (57절) 가라지 씨를 뿌리고 본문

영성수행 비전/도마복음

오강남교수의 도마복음 (57절) 가라지 씨를 뿌리고

柏道 2019. 1. 2. 21:01


57. 가라지 씨를 뿌리고

옥석玉石의 구분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의 나라는 좋은 씨를 가진 사람과 같습니다. 밤에 그의 원수가 와서 좋은 씨 사이에 가라지 씨를 뿌리고 갔습니다. 농부는 일꾼들에게 가라지를 뽑지 말라 하고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당신들이 가라지를 뽑다가 밀까지 뽑을까 걱정입니다. 추수 때가 되어 가라지가 드러나게 될 때 뽑아 불태울 것입니다.’”



Jesus said, "The kingdom of the father is like a man who had good seed. His enemy came by night and sowed weeds among the good seed. The man did not allow them to pull up the weeds; he said to them, 'I am afraid that you will go intending to pull up the weeds and pull up the wheat along with them.' For on the day of the harvest the weeds will be plainly visible, and they will be pulled up and burned."


Jesus said: The Kingdom of the Father is like a man with good seed. His enemy came at night and scattered the seed of weeds in with the good seed. The man did not let them pull out the weeds but said "Don't do it. You might pull out the grain along with the weeds." During the harvest the weeds will be obvious and then they can be removed and burned.


Jesus says:

(1) "The kingdom of the Father is like a person who had (good) seed. 
(2) His enemy came by night. He sowed darnel among the good seed. 
(3) The person did not allow (the servants) to pull up the darnel. 
He said to them: ‘Lest you go to pull up the darnel (and then) pull up the wheat along with it.’ 
(4) For on the day of the harvest, the darnel will be apparent and it will be pulled up (and) burned."


여기 나오는 농부가 현명한 사람이라는 것인지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것인지 헷갈리게 하는 말이다. 정상적인 농부라면 좋은 씨에서 나오는 싹과 가라지 씨에서 나오는 싹을 구분할 줄 알고, 가라지 싹이 뿌리를 내려 좋은 싹으로 갈 영양분을 다 빼앗아가기 전에 일찌감치 가라지 싹을 제거해야 하지 않는가. 사실 다 자라서 추수할 때 가라지를 골라 불태운다는 것은 거의 의미 없는 일이다. 좋은 씨가 땅의 영양분이나 햇빛을 받고 잘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가라지가 나오자마자 없애주어야 한다.

 

그런데 왜 여기서는 가라지를 추수 때까지 그냥 두라고 했을까? 마태복음(13:24-30)에도 나오는 이 이야기를 보통 교회에서는, 좋은 교인도 있고 나쁜 교인도 있지만 나쁜 교인을 골라 쫓아낼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두면 심판의 날 그들이 모두 솎아져 불에 들어갈 것이라는 식으로 푼다. 이런 해석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도마복음에서는 최후 심판 같은 것을 상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적어도 여기에서는 그런 식의 해석이 별로 설득력이 없다. 그러면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좋을까?

 

앞 몇 절에 세상이나재물이나 가족같은 것을 절대시 하는 집착을 버리라고 했는데, 이런 맥락에서 이 절을 이해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마음밭에 본래 신성神性이라는 선한 씨앗이 들어 있는데, 어쩐 일인지 이런 집착이나 욕심 같은 나쁜 씨앗이 들어와 뿌려졌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이런 나쁜 마음을 당장 말끔히 제거하면 좋겠지만, 무리하게 서두르다가는 자칫 깨달음을 향해 가는 영적 생활 자체가 크게 손상될 수 있다. 조금 기다려 이기심, 집착, 욕심, 염려, 앙달함, 열등감 등 부정적인 마음 상태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가를 스스로 발견하고, 자연히 이를 제거하려 하는 마음을 갖는 순리의 과정을 밟으라는 말로 풀면 어떨까? 다음 절에서 아픔을 겪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는데, 이런 식의 아픔을 알 때 집착의 사슬을 좀더 쉽게 끊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출처] 도마복음 제57절|작성자 byuns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