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스크랩] 치수·통수에 먼저 눈 뜬 삼척 본문

배움과 깨달음/역사와 철학

[스크랩] 치수·통수에 먼저 눈 뜬 삼척

柏道 2011. 2. 26. 19:19

치수·통수에 먼저 눈 뜬 삼척
2009년 06월 12일 (금) 이응국
   
▲ 이응국

원광대 동양대학원 교수
삼척은 태백산맥이 흘러와서 맺힌 곳이다. 옛날 진한(辰韓)의 실직국(悉直國)이 자리했던 곳이라 한다. 미수선생의 ‘퇴조비문’을 보면 ‘척주는 옛 실직씨의 땅이며 예나라 터의 남쪽에 있다[州古悉直氏之地 在穢墟南]’했으니 즉 예(穢)는 고조선을 이뤘던 우리나라의 별종(別種)이다.

태백준령에 연결되는 ‘삼수령(三水嶺)’에서 한 갈래 물줄기가 발원하여 오십천(五十川)을 이루니 태백의 신령한 기운이 삼척 들녘을 휘감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왜 오십(五十)을 칭했을까? 오십의 명칭은 산에도 붙어 있다. 두타산의 한 줄기로 내려온 오십정산(五十井山: 일명 쉰움산)이 그곳이다. 언제부터 무슨 내용을 갖고 산천(山川)의 명칭을 부여했는지 문헌이 부족해서 알 수 없지만, ‘오십(五十)’이 갖는 숫자의 의미와 ‘우물 정(井)’자는 불가분의 관계이고, 이는 단군사상과 관련이 있다.

단군사상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우물 정자로 말할 수 있다. 아무리 퍼내도 한량없는 우물처럼 세상을 기름이 무궁한 것이 정덕(井德)이다. 정자 안에 열십(十)을 그으면 정전이 되니, 정전제는 역사적으로는 단군시대의 치세의 제도였다. 과거 우리 동이겨레는 주로 해안지대에 위치했으므로 홍수의 범람이 잦았다. 당연히 치수(治水)가 관건이었을 것이고, 이 속에서 발전된 사상이 오행(五行)사상이다. 오행의 근본이 수(水)이므로 치수(治水)는 국가 경영의 가장 중대한 사업이 되었다. 침수의 피해 속에서 우리민족은 치수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던 것이고, 노력 결과 정전제가 확립된 것이다. 정전제를 상징하는 ‘우물 정(井)’자는 민족의 상징부호로 면면히 계승되었다. 단군조선 뒤에 기자조선이 이어졌고, 기자조선의 마지막 준왕(準王)이 위만(衛滿)에게 밀려 반도 남쪽으로 내려왔으며 이후 한족(韓族)으로 정착했다. 마한, 진한 변한의 삼한(三韓)이 이로 말미암아 발전된 국가들이니 이들 모두 한(韓)으로 국호를 삼았음은 단군정신의 계승을 의미한다. 한(韓)자 속에는 열십(十)자가 넷 있으니 즉 정(井)자의 틀을 간직하고 있다. ‘주역(周易)’정괘(井卦)에 ‘읍은 고치되 우물은 고치지 말라[改邑不改井]’는 글이 있듯이, 우리민족은 단군조선 이후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직간접적으로 우물의 틀을 바꾸지 않고 단군조선의 정통국가임을 밝혀왔다. 조선 고종 때에 이르러서는 황제로 즉위하면서 대한의 국호를 사용하였고, 1948년 역시 대한의 이름을 취해서 ‘대한민국’을 탄생시켰다. 비록 제국에서 민주국으로 탈바꿈 했지만 단황의 정신을 계승하는 국가임을 다시 한 번 천명한 것이다. 바로 이 정전의 글자 속에는 오십의 수와 연관이 있다. 정자(井字)에 십(十)자가 넷이 있고 가운데 또 십(十)이 있으니 합해서 50이 된다.

50의 의미는 일반적으로 하도와 낙서에 근거를 두었다 말할 수 있다. 하도수 55고 낙서수 45니 합하면 100수가 된다. 100은 온전수이며 이 안에는 음양이 갖춰져 있으므로 2를 나누면 50이 된다. 50은 즉 100을 쓰는 용수(用數)가 되는 것이며 주역에서 말하는 ‘대연수(大衍數)’가 된다. 또한 하도와 낙서에 오행(五行)을 표시할 때에 생수(生水)와 성수(成數)로서 오(五)와 십(十)이 합해서 토(土)가 되고, 오(五)와 십(十)이 서로 자승(自乘)해서 오십(五十)을 이루기도 하니 50은 즉 토(土)의 시종(始終)과 생성(生成)을 포괄한 수가 된다. 하도와 낙서에서 모두 5토(土)로서 수의 조종(祖宗)으로 삼기도 하고 50토(土)로서 대련수로 삼고 있음이 이 때문이다. 50토에 의해서 수(數)가 갖춰지고 만물이 생성하니 50은 태극(太極)으로 지칭하기도 한다. 단군시대에 전해져 온 ‘신지비사’가 바로 정전(井田)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 또한 전체 50 글자를 이루고 있다.

삼척(三陟)이라는 지명도 ‘세 번 오른다’는 뜻이니 척(陟)은 승계(升階)의 뜻이다. 즉 이 땅에 세 왕조가 들어섰다는 뜻이리라. 삼척(三陟)이 신라 경덕왕 때에 개칭된 점을 감안한다면, 첫 국가는 단군조선국이었고, 둘째는 실직국이며, 셋째는 신라국이었을 것이니 은연중 단군조선에 연원을 두고 있음을 드러낸 뜻이라 할 수 있다. 고려시대 이승휴가 이곳에서 ‘제왕운기’를 저술한 것도 묘한 인연이라는 생각도 든다.

물은 만물생성의 근원이 된다. 근원을 다스리면 여타(餘他)는 자연히 이루어지는 법, 삼척은 침수가 잦았기 때문에 찬명자(撰名者)는 치수를 생각하고, 통수(通水)의 술법인 정전제를 생각하고, 이 지역이 단군의 정신이 깃든 곳이었음을 감안했을 것이다. 따라서 천수(天水)의 첫 출발지인 산 이름을 ‘오십정산’이라 하였고, 특히 침수가 잦은 냇가의 이름을 ‘오십천’이라 하였을 것이다.

출처 : 한민족의 뿌리와 미래
글쓴이 : 개척자.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