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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심명 46 득실시비(得失是非) 일시방각(一時放却) 본문
46 득실시비(得失是非) 일시방각(一時放却)
얻고 잃음과 옳고 그름을 즉각 놓아 버려라.
위 게송 44)에서 일체이변(一切二邊) 양유짐작(良由斟酌), 좋다 나쁘다고 하는 상대적인 대립관계인 이변(二邊) 중 한 변에 치우치는 것은 짐작에서 비롯된 것이고, 게송 45) 몽환공화(夢幻空華) 하노파착(何勞把捉), 즉 이렇게 짐작에서 비롯된 것은 모두 몽환공화(夢幻空華)인데 어찌 목숨 걸고 그들을 잡으려고, 주장하고 쟁취하기 위해 수고할 것이냐고 했다.
이 게송 46)에서는 이렇게 짐작에서 비롯된 일에서 득이 된다거나 손해라거나, 옳으니 그르니 따지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모두 부질없는 일이니 일시에 놓아버리라고 했다.
어떻게 이해(利害)를 따지는 것을 놓으라고 했을까? 상업(商業) 경제하에서는 반드시 득이 될 수도 있고 해가 될 수도 있는 일이 수없이 많이 일어난다. 왜냐하면 사회에는 폭리(暴利)를 챙기려는 무리들이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선량한 사람들이라면 득실(得失)을 논할 필요가 없을 것이지만.
이러한 득실(得失)의 문제는 상업적이 아니라도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도 매사에서 득실을 시비(是非)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득실의 시비가 심하게 되면 우리들의 마음 속에서 번뇌가 일어나게 되고, 번뇌가 심하게 되면 불면증(不眠症)에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득실 시비의 시작은 모두 가정(假定)에서 혹은 짐작에서 비롯된 것이니 즉시 놓아버리라는 말씀이다.
이 신심명에서는 일시방각(一時放却)이라 했지만 한국불교에서는 주로 방하착(放下着)하라는 말을 많이 쓴다. 일주문을 들어설 때 방하착하라는 편액이 있는 절이 많다. 이 뜻은 이 문을 들어설 때는 일체 근심걱정을 놓아버리라는 뜻이다.
중국 당나라 시대에 어떤 수자가 조주(趙州)스님(778-897)을 찾아뵙고 스님께 선물을 준비하지 못하고 온 것을 미안하게 생각해, ‘스님께 오면서 선물을 준비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조주스님이 대답하기를, ‘그럼 거기에 놓아라.’ 라고 하셨다. 조주스님의 이 말을 들은 수자는 당황하여, ‘아니 스님, 아무 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습니다.’ 라고 했다. 이 말을 듣고 조주스님이 대답하기를, ‘놓기 싫거든 가지고 가거라.’ 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수자는 너무나 말이 통하지 않는 조주스님 앞에서 당황하며 어쩔 줄을 몰랐다고 한다.
조주스님의 말씀은 스님께 올 때는 무슨 선물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은 수자의 짐작이고, 꿈이고, 환이며 헛꽃과 같은 망상이니 그런 생각을 즉시 내려놓으라는 말씀이었으나 수자가 알아듣지 못하니, 수자에게 선물에 대한 그의 짐작을 내려놓기 싫으면 가지고 다니라고 하신 것이다. 즉 고민을 계속해 봐라. 라고 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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