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實踐, Praxis 본문

배움과 깨달음/역사와 철학

實踐, Praxis

柏道 2022. 12. 7. 10:09

프락시스

실천

practice , , Praxis

21세기 정치학대사전

 
pratique(프랑스어)

일반적으로는 인간의 의식적, 능동적 활동으로, 이론이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거나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스어의 프락시스(prāxis : 실천)는 한편으로 테오리아(theōria : 관상())에 대비되고, 다른 한편으로 포이에시스(poēsis : 제작())와 구별된다. 즉, 대상에 직접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거리를 두고 대상의 본질을 파악하는 영위(‘관상’)와 달리 대상에 작용하는 활동이지만 결과의 선악을 묻는 ‘제작’과는 달리 행위 자체의 선악을 문제로 하는 것이 ‘실천’이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ēs)는 ‘관상’에 관하여 엄격한 논증이 가능한 에피스테메(epistēmē : 학문의 지식)와 대상의 ‘제작’에 관한 테크네(technē : 기술의 지식) 간에 거의 사실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인간의 선악을 탐구하는 지식으로서 프로네시스(phronēsis : 실천의 지식ㆍ현명한 생각)를 실천에 관한 지식이라고 하였다.

고대부터 중세에 걸쳐 실천은 어디까지나 관상에 봉사하는 영위라고 생각되었지만 근대의 자연 과학 자본주의의 성공에 뒷받침된 산업화의 진전을 통하여 양자의 서열이 역전된다. 그 전형적인 사상표현을 칸트(Immanuel Kant)의 ‘실천이성의 우위’ 및 마르크스(Karl Marx)와 엥겔스(Friedrich Engels)의 『도이체 이데올로기』(1845~1846)에서 주장한 사적 유물론 -‘사변()이 끝나는 것, 즉 현실적인 생활 하에서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과학, 인간들의 실천적 활동과 실천적 발전과정의 해명이 시작된다. 의식에 관한 언설()을 중지하고 현실적인 지식이 대신해야 한다’-에서 볼 수 있다.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관상과 대치된 광의의 실천('활동적 생활’ : vita activa)을 다음의 3가지 요소로 구분한다.
(1) 노동 : 인체의 생물학적 과정에 대응하는 활동력. 소비재의 생산에 관계된다.
(2) 일 : 인간 존재의 비자연성에 대응하는 활동력. 내구성이 있는 공작물이나 예술작품의 제작에 관계된다.
(3) 활동 : ‘복수성’이라는 정치생활의 조건에 대응한 활동력. 언어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정치체제를 창설하고 기억과 역사의 조건을 창출한다. 그녀에 의하면 마르크스주의의 실천이해는 '노동’에 편중되어 있으며 정치를 ‘생명의 필요’ 논리에 종속시켜 버린다. '활동’과 '언론’을 통하여 존엄한 정치의 회복을 소구()한 아렌트의 문제제기는 1970년대 독일의 '실천철학의 복권()’과 하버마스(Jürgen Habermas)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쳤다. 단, 하버마스는 아렌트가 정치의 목적합리적인 측면을 경시하고 정치를 '공동으로 활동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하는 사람들의 실천’과 등치()한 협소함을 비판하고 있다.

B. 크릭(Bernard Crick)에 의하면 정치에 관한 실천은 6가지의 용법 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1) 일이 이루어지는 방식 또는 관습(custom).
(2) 행동의 전통.
(3) 행위(action).
(4) 정책.
(5) 협의의 실천 : 이론이나 이데올로기를 사회적 여러 관계의 반영이라고 이해한 마르크스 주의 특유의 용법.
(6) 가능한 것 또는 실행할 수 있는 것 : 이상적인 것과 현실적인 것의 매개 항. 그는(4)와(6)의 의미를 권장하고 이론과 실천의 딜레머를 자각적으로 받아들일 것을 주장 하였다. 정치에 있어서 필요한 것은 이론과 실천의 준별() 및 서열화가 아니라 S. 올린(Sheldon S. Wolin)이 제안한 바와 같이 ‘실천을 촉구하지만 지령은 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의 ‘이론의 비판적인 이해방법’으로 되돌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