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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남본열반경. 대반열반경 제10권-17. 대중의 물음[一切大衆所問品] 본문

마스터와 가르침/석가

남본열반경. 대반열반경 제10권-17. 대중의 물음[一切大衆所問品]

柏道 2022. 4. 25. 20:01
남본열반경
대반열반경 제10권-17. 대중의 물음[一切大衆所問品]

대반열반경 제10권

17. 대중의 물음[一切大衆所問品]

그 때에 부처님께서 입으로 푸른 빛·누른 빛·붉은 빛·흰 빛·분홍 빛·자주 빛 등 가지각색 광명을 놓아서 순타의 몸에 비치었다. 순타가 광명을 받고 권속과 여러 가지 음식을 가지고 부처님 계신 데 빨리 나아가, 여래와 비구들에게 마지막 공양을 올리려 하여, 가지가지 그릇에 가득하게 담아 가지고 부처님 계신 데 이르렀다. 그 때에 대위덕(大威德) 천인이 앞을 막고 두루 돌면서 순타에게 '아직 멈추고 받들어 올리지 말라'고 말하였다. 이 때에 여래께서 다시 한량없고 그지없는 가지가지 광명을 놓으니, 하늘 대중들이 이 광명을 보고는, 순타가 앞으로 가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도록 허락하였다. 이 때에 하늘 사람과 중생들이 자기들이 가지고 왔던 공양거리를 가지고 부처님 앞에 나아가 꿇어앉아 '바라옵건대 여래시여, 비구들에게 이 공양을 받도록 허락하옵소서!' 하고 여쭈었다. 비구들이 때가 이른 줄 알고 가사와 발우를 가지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망설이고 있었다. 이 때에 순타가 부처님과 스님들을 위하여 가지각색 사자보좌를 베풀고, 법과 일산을 달고, 꽃과 향과 영락을 차려 놓으니, 삼천대천세계가 아름답고 미묘하게 장엄되어 마치 서방의 극락세계와 같았다.

이 때에 순타가 부처님 앞에 서서 근심하고 슬퍼하면서 다시 여쭈었다.

"바라옵건대 여래시여, 저희들을 가엾이 여기시어 한 겁이나, 한 겁이 조금 모자라게라도 세상에 머물러 계시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순타여, 네가 나로 하여금 오래 이 세상에 있게 하려거든 마지막 보시바라밀을 구족하게 빨리 받들라."

이 때에 여러 보살마하살과 하늘 사람·세간 사람과 여러 무리들이, 입은 다르나 같은 음성으로 이렇게 말하였다.

"기특하다, 순타는 큰 복덕을 성취하여 여래로 하여금 훌륭한 마지막 공양을 받게 하였건만, 우리들은 복이 없어 마련한 공양거리도 부질없게 되었네."

이 때에 부처님께서 모든 대중의 소망을 만족하게 하려고 당신의 몸에 있는 털구멍마다 한량없는 비구들을 거느렸으며, 이 부처님들과 모든 대중들이 다같이 공양을 받는데 석가여래는 순타가 올린 공양을 받으시니, 순타가 가지고 온 여러 가지 음식이 마가다국의 말로 여덟 휘[斛]나 되는 것을 부처님의 신통으로 모든 대중들이 만족하게 먹었다. 그래서 순타는 그것을 보고 환희한 마음으로 한없이 뛰놀았고 모든 대중들도 그러하였다. 이 때에 대중들이 부처님의 뜻을 받들어 제각기 생각하기를 '여래께서 지금 우리의 공양을 받으셨으니, 오래지 아니하여 열반에 드시리라' 하고는 마음이 기쁘고도 슬펐다. 이 때에 숲이 들어선 땅이 좁은데 부처님의 신력으로 바늘 끝 같은 곳에서 한량없는 부처님과 권속들이 모여 앉아 먹었으며 먹는 물건도 차별이 없었다. 그 때에 천상 사람·세간 사람과 아수라들이 울고 슬퍼하면서 이런 말을 하였다.

"'여래께서 오늘날 우리의 마지막 공양을 받으시니, 공양을 받으신 뒤에는 열반에 드실 터인즉, 우리들이 다시 누구에게 공양하리요. 우리가 이제 위없으신 부처님을 여의면 아주 눈이 없는 소경이 되리라'고 하였다.

이 때에 세존께서 모든 대중을 위로하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슬프게 탄식 말아라. 부처님의 법이란 으레 그런 것

나는 이미 열반에 들어간 지가 한량없는 세월을 지내었건만



나는 항상 훌륭한 낙을 받으며 영원히 편안한 데 있는 터이니

너희들 지성으로 이 말 들으라. 내가 이제 열반을 말하리라.



나는 이미 밥 먹을 생각이 없어 어느 때나 기갈을 걱정 않나니

오늘날 너희들을 위하는 마음 따라주는 소원을 자세히 말하여



이 세상·앞 세상의 여러 대중들 모두 다 편안한 낙 얻게 하리니

너희들 듣고서 정성 다하여 항상 있는 불법을 닦아 행하라.



까마귀와 올빼미 두 마리 새가 한 나무에 의좋게 깃들여 살며

형제처럼 정답게 지내다가도 필경에는 영원히 열반하지만



여래는 모든 중생 굽어보기를 외아들 라후라와 같이 여기어

중생들의 어버이 항상 되거니 어찌하여 영원히 열반하리요.



뱀과 쥐와 이리들 여러 짐승이 한 구멍에 의좋게 깃들여 살며

형제처럼 서로들 사랑하다가도 필경에는 영원히 열반하지만



여래는 모든 중생 굽어보기를 외아들 라후라와 같이 여기어

중생들의 어버이 항상 되거니 어찌하여 영원히 열반하리요.



칠엽나무 구린내 꽃이 변하여 바리사가 향기로운 꽃이 되거나

가류(迦留)나무 변하여 진두(鎭頭) 되어도 필경에는 영원히 열반하지만,



여래는 모든 중생 굽어보기를 외아들 라후라와 같이 하는데

어째서 자비한 맘 아주 버리고 영원히 열반에 들어가리요.



만일에 어리석은 일천제가 현신으로 부처님 도를 이루어

영원히 즐거움에 있다 하여도 필경에는 열반에 들어가지만,



여래는 모든 중생 굽어보기를 모두 다 라후라와 같이 하는데

어째서 자비한 맘 아주 버리고 영원히 열반에 들어가리요.



가령 일러 저 많은 모든 중생들 한꺼번에 부처님 도를 이루어

수없는 근심 걱정 여의더라도 필경에는 열반에 들어가지만,



여래는 모든 중생 굽어보기를 모두 다 라후라와 같이 하는데

어째서 자비한 맘 아주 버리고 영원히 열반에 들어가리요.



가령 모기의 오줌이 온 땅을 적시어서 무너뜨리고

골짜기 물이 바다에 가득 찬대도 필경에는 열반에 들어가지만,



자비로 모든 중생 굽어보기를 모두 다 라후라와 같이 하는데

중생들의 어버이 항상 되거니 어찌하여 영원히 열반하리요.



그러므로 너희는 정성을 다해 깊이깊이 바른 법 좋게 여기고

부질없이 근심과 걱정을 내어 부르짖어 울거나 통곡 말아라.



만일에 바른 행을 배우려거든 여래의 항상함을 닦을 것이며

이러한 묘한 법이 항상 있어서 변하지 않는 줄 살피어 보고,



삼보가 어느 때나 항상 있음을 마음 속 간절하게 늘 생각하면

이것으로 큰 보호 얻게 되리니 죽은 나무 꽃피고 열매 맺듯이.



이런 것을 삼보라 이름하나니 사부대중이 이 말을 잘 들어 두라.

듣고는 환희하는 마음을 내어 위없는 보리심을 발할지어다.



삼보가 이 세상에 항상 머물러 참 이치와 같은 줄 확실히 알면,

이것이 시방 삼세 모든 부처님 가장 높아 위없는 서원이니라.



어떤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들이 여래의 가장 높은 서원으로 원을 세우면 이 사람은 어리석은 생각이 없고 공양을 받을 것이며 이 원력과 공덕의 과보로 세상에 가장 훌륭하기가 아라한과 같으려니와, 만일 삼보가 항상한 줄을 알아보지 못하면, 이는 곧 전다라며, 삼보가 항상 머무는 줄을 아는 이가 있으면, 이 진실한 법의 인연으로 괴로움을 여의고 안락할 것이며, 시끄럽게 하거나 해를 끼치며 방해할 이가 없으리라."

이 때에 세간 사람·천상 사람 여러 대중과 아수라들이 이 법문을 듣고 즐거운 마음으로 한량없는 뛰놀며, 마음이 부드럽고 번뇌가 소멸되어 높고 낮은 생각이 없어지고 거동이 깨끗하며, 얼굴이 화평하여 부처님께서 항상 머무시는 줄을 알고는, 여러 가지 천상의 공양거리를 베풀고 가지각색 꽃과 가루향·바르는 향을 흩으며, 하늘의 풍악을 잡히어 여래께 공양하였다.

이 때에 부처님께서 가섭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대는 이 무리들의 희유한 일을 보는가?"

가섭보살이 대답하였다.

"보았나이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한량없고 그지없고 헤아릴 수 없는 천상 인간 여러 대중이 받드는 공양을 받으심을 보았으며, 또 여러 부처님의 장엄하신 큰 몸으로 앉으신 곳이 바늘 끝 같은데 여러 대중이 둘러앉아서도 조금도 비좁지 아니함을 보았으며, 또 대중이 모두 서원을 세워 13 게송을 말씀함을 보았고, 또 대중이 각각 생각하기를 '여래께서 지금 나의 공양만을 받으신다' 함을 알았으며, 가령 순타가 받든 음식을 모두 부수어 티끌을 만들어 한 부처님께 한 티끌씩 드려도 오히려 부족할 것을,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모든 대중에게 만족케 하심을, 모든 보살마하살 문수사리 법왕자들만이 그런 희유한 일을 알았으니, 모두 여래의 방편으로 나타내심이오며, 성문 대중과 아수라들도 여래가 항상 머무는 법인 줄을 아나이다."

이 때에 세존께서 순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지금 본 것이 희유하고 기특한 일인 줄을 아느냐?"

순타가 여쭈었다.

"참으로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먼저 보던 것은, 한량없는 부처님들의 32상(相)와 80종호(種好)로 몸을 장엄한 것이옵더니, 지금은 보살마하살이 되어 큰 몸이 특이하고 얼굴 모습이 비길 데 없음을 보며 부처님 몸이 마치 약 나무[藥樹] 같으시어 여러 보살마하살에게 호위되심을 보나이다."

"순타여, 네가 먼저 보았다는 한량 없는 부처님께서는 모두 나의 화신으로서 모든 중생들을 이익하여 즐거움을 얻게 하려 함이며, 그러한 보살마하살들의 행하는 일은 헤아릴 수 없어서 많은 부처님의 일을 짓는 것이니라. 순타여, 너도 지금 보살마하살의 행을 성취하여 10지에 머물렀으며, 보살의 행할 바를 구족히 성취하였느니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진실로 그러하나이다. 부처님의 말씀과 같이, 순타가 닦아 이룬 보살의 행을 저도 따라서 기뻐하오며 지금 여래께서 오는 세상의 한량없는 중생들에게 크게 밝음을 지으시려고 이 대승 대반열반경을 말씀하시나이다. 세존이시여, 온갖 경전의 말씀에는 남긴 뜻이 있습니까, 남긴 뜻이 없습니까?"

"선남자야, 내가 말한 것은 남긴 뜻이 있기도 하고, 남긴 뜻이 없기도 하니라."

순타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습니다.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여러 곳에 보시하면

찬탄은 할지언정 훼손될 건 하나 없네.



세존이시여, 이 뜻이 어떠하오며, 계율을 가짐과 계율을 파함이 무슨 차별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한 사람만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람에게 보시하는 것을 모두 찬탄할 만하니라."

"한 사람만 제외한다 함은 누구입니까?"

"이 경에서 말하는 계율을 파한 이니라."

"제가 지금 알지 못하오니, 말씀하여 주옵소서."

"순타여, 계율을 파한 것은 일천제니라. 그 외에는 누구에게 보시하여도 모두 찬탄할 일이며, 큰 과보를 얻으리라."

"일천제란 뜻은 어떠합니까?"

"순타여,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로서 추악한 말로 바른 법을 비방하거나, 이런 죄업을 짓고도 참회하지 아니하며 부끄러운 생각이 없으면, 이런 사람을 일천제로 나아간다 하는 것이며, 4중금을 범하거나 5역죄를 짓거나 하고, 이러한 중대한 일을 저지른 줄을 알면서도, 애초부터 두렵거나 부끄러운 마음이 없어, 털어놓고 참회하지 아니하며, 부처님의 법을 보호하고 건설할 마음이 조금도 없으며, 훼방하고 천대하며 말에 허물이 많으면, 이런 사람도 일천제로 나아간다 하며, 또 만일 불·법·승 삼보가 없다고 말하면, 이런 사람도 일천제로 향한다 하나니, 이런 일천제를 제외하고는 다른 이에게 보시하는 것은 모두 찬탄할 일이니라."

"세존이시여, 파계라 말씀함이 무슨 뜻입니까?"

"만일 4중금을 범하거나 5역죄를 지으며 바른 법을 비방하면, 이 사람을 파계라 하느니라."

"이렇게 파계한 이도 제도할 수 있습니까?"

"순타여, 인연이 있으면 제도할 수 있나니, 만일 법복(法服)을 입으면 아직 멀리 버려지지 않았으며, 마음에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항상 품고 스스로 책망하기를 '애달프다, 어찌하여 이런 중한 죄를 범하였으며, 괴로워라, 어찌하여 이런 고통의 법을 지었는가' 하여 스스로 깊이 뉘우치고 법을 보호할 마음을 내어 바른 법을 세우려 하며 '법을 보호하는 이는 내가 공양할 것이며, 대승경전을 읽는 이가 있으면 내가 뜻을 묻고 받아 지녀 읽고 외우고 이미 통달하고는 다른 이에게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하면, 이런 사람은 파계한 것이 아니라고 내가 말한 것이니, 선남자야, 왜냐 하면 마치 해가 뜨면 모든 어둠과 가리웠던 티끌을 없앨 수 있듯이, 이 미묘한 대반열반이 세상에 나타나면 중생들의 한량없는 세월에 지은 죄업을 소멸할 수 있으므로, 이 경에서 말하기를 '바른 법을 보호하면 큰 과보를 얻으며 파계한 이를 제도한다'고 말하였느니라. 만일 바른 법을 비방한 이가 스스로 뉘우치고 법으로 다시 돌아와서 자기가 지은 나쁜 짓들이 제가 저를 해롭게 함과 같은 줄을 알고, 두려운 마음을 내어 놀라고 부끄러워하더라도, 바른 법이 아니고는 구제할 수 없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바른 법으로 돌아와야 하느니라. 이렇게 말한 것처럼, 귀의하는 이에게 보시하면 한량없는 복을 얻을 것이며, 세상에서 공양을 받으리라 이름하거니와 만일 그러한 죄를 범하고도 한 달이나 보름이 되도록 귀의하여 털어놓고 참회할 생각을 내지 아니하는 이에게 보시하면, 얻는 과보가 매우 적으리라. 5역죄를 지은 것도 그와 같아서, 뉘우치는 생각을 내고 속으로 부끄러워하며, '내가 저지른 나쁜 짓은 대단히 괴로움을 받을 것이니, 내가 마땅히 바른 법을 세우고 보호하리라' 하면, 이런 이는 5역죄라 이름하지 아니하나니, 이런 사람에게 보시하면, 한량없는 복을 얻을 것이요. 역죄를 짓고도 법을 보호하고 귀의할 마음을 내지 아니하면, 그런 사람에게 보시하는 것은 복이라고 말할 수 없느니라.

또 선남자야, 중한 죄를 범한 이를 분별하여 말하리니 너는 자세히 들으라. 범죄한 이가 마음을 내어 '바른 법은 여래의 비밀한 법장이니 내가 보호하고 세우리라' 하거든, 그 사람에게 보시하면 좋은 과보를 얻으리니, 마치 어떤 여인이 아기를 배어 해산할 달이 임박하였을 적에, 나라가 흉년 들고 혼란하여서 다른 지방으로 갔다가 어느 당집에서 아기를 순산하여 기르더니, 그 뒤에 고국이 안정되고 풍년까지 들었단 말을 듣고, 아기를 데리고 고향으로 오던 길에 항하에 이르니, 물이 불어서 넘치고 물살이 급하여 아기를 업고는 건널 수 없었다. 여인이 생각하되 '내가 아기와 함께 빠져 죽을지언정, 아기를 버리고 혼자서만 건널 수는 없다' 하고, 아기와 함께 죽어서 마침내 천상에 태어났으니, 아기를 사랑하여 함께 건너려 한 까닭이니라. 그 여인의 성품은 본래 나쁘지만, 아기를 사랑한 인연으로 천상에 난 것이니, 4중금과 5역죄를 범하고도 법을 보호하려는 마음을 내는 것도 그와 같아서, 먼저는 비록 나쁜 업을 지었더라도, 법을 보호하는 인연으로 세간의 위없는 복밭이 되는 것이니, 법을 보호하면 이렇게 한량없는 과보가 있느니라."

"세존이시여, 어떤 일천제가 스스로 뉘우치고 삼보를 공경하고 공양하고 찬탄하는, 이런 이에게 보시하면 큰 과보를 얻겠나이까?"

"선남자야, 너는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선남자야, 어떤 사람이 암마라 열매를 먹고 씨를 뱉어서 버렸다가, 다시 생각하기를 '그 씨 속에 단 것이 있으리라' 하고, 버렸던 씨를 가져다가 깨어 먹으니 쓰기만 하였다. 마음으로 후회하였으나, 종자를 잃을까 염려하여 도로 주워서 땅에 심고, 부지런히 보호하며 거름을 주고 물을 준다면 그 씨가 싹이 나리라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나이다, 세존이시여. 설사 하늘이 감로 비를 내린대도 날 수 없나이다."

"선남자야, 저 일천제도 그와 같아서, 선근을 불살라 버렸으니 어떻게 죄를 없앨 수 있겠느냐. 선남자야, 만일 선한 마음을 낼 수 있으면 일천제라 하지 않느니라. 선남자야, 이러한 뜻으로 모든 보시한 공덕으로 얻는 과보가 차별이 없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성문에게 보시한 과보가 다르고, 벽지불에게 보시한 과보가 다르며, 여래께 보시한 인연으로야 위없는 과보를 얻나니, 그러므로 여러 가지로 보시함이 차별이 없지 않느니라."

"무슨 연고로 여래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셨습니까?"

"순타여, 인연이 있어서 이 게송을 말하였느니라. 왕사성에 있는 우바새가 깨끗한 신심도 없이 니건자 외도를 믿어 섬기면서, 나에게 와서 보시하는 뜻을 묻길래, 그 인연으로 이 게송을 말하였으며, 또 보살마하살을 위하여 비밀한 법장의 이치를 말한 것이니라. 이 게송의 뜻은 어떠한가? 여럿이라 함은 일부분을 말함이니, 보살마하살은 사람 중에 영특한 이라, 계행을 가지는 이에게는 필요한 것을 보시하고, 파계한 이는 돌피나 가라지같이 버릴 것이니라. 또 선남자야, 나는 옛날에 이런 게송을 말하였느니라.'"



온갖 강은 반드시 굽이쳐서 흐르고

온갖 숲은 반드시 나무라고 말하고



온갖 여인 반드시 아첨한 맘 품었고

온갖 자재 반드시 안락함을 받나니.



그 때에 문수사리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팔을 벗어메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온갖 강이 반드시 굽이친 것 아니고

온갖 숲을 반드시 나무라고 안 하고



온갖 여인 반드시 아첨한 것 아니고

온갖 자재 반드시 안락한 것 아니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게송은 그 뜻이 미진함이 있사오니, 바라옵건대 불쌍히 여기시어 그 인연을 말씀하소서. 왜냐 하면 세존이시여, 이 삼천대천세계에 구야니주(拘耶尼洲)가 있고 그곳에는 곧게 흐르고 굽이치지 아니한 강이 있으니, 이름을 사바야(娑婆耶)라 하오며, 이 강은 활줄같이 서해로 들어가는데, 이런 강은 다른 경전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지 아니하였으니, 바라옵건대, 여래께서 이 방등 아함경에서 미진한 뜻이 있음을 말씀하시어, 보살들로 하여금 깊이 믿고 해설하게 하시옵소서. 세존이시여, 어떤 사람이 먼저 금광을 알고도 뒤에 순금을 알지 못하듯이 여래도 그러하여 법을 모두 아시고도 연설하심에는 미진함이 있나이다. 여래께서 비록 이렇게 미진한 말씀을 하시오나, 마땅히 방편으로 그 뜻을 해설하셔야 하리이다. 온갖 숲이 반드시 나무라 하지만 그것도 미진한 것이 있으니, 왜냐 하면 갖가지 금과 은과 유리로 만든 보배 나무도 숲이라 이름할 것이오며, 온갖 여인은 반드시 아첨한 맘을 품는다는 말도 미진한 것이 있으니, 왜냐 하면 여인들 중에도 계율을 잘 지니고 공덕이 성취되어 대자비심을 가진 이가 있나이다. 온갖 자재한 이는 반드시 안락을 받는다는 것도 역시 미진한 것이니, 왜냐 하면 자재한 이는 전륜왕인데, 여래인 법왕은 죽는 마군에 속하지 아니하여 아주 멸도하지 아니하오며, 범천왕과 제석천왕이 비록 자재하나 모두 무상하옵니다. 항상 있고 변하지 아니하여야 자재하다 할 것이오니, 그것은 대승의 대반열반입니다."

"선남자야, 그대가 이제 참으로 말 잘하는 변재[樂說辯才]를 얻었거니와, 아직 잠자코 들으라. 문수사리여, 어떤 장자가 몸에 병이 생겨서 의원에게 진찰하였더니 의원이 약을 지어 주었다. 그 때에 환자가 많이 먹으려고 하니, 의원이 말하기를, '만일 소화할 수만 있으면 마음대로 하려니와 그대는 지금 몸이 쇠약하여 많이 먹을 수 없다. 이 약은 감로라고도 하고 독약이라고도 하나니, 많이 먹고 소화하지 못하면 독약이 된다'고 하였다. 선남자야, 너는 이 의원의 말이 이치에 어기어서 약의 효력을 감손한다고 말하지 말라. 선남자야, 여래도 그와 같아서 여러 국왕·후비·태자·왕자·대신들을 위한 것이니라. 바사닉왕의 왕자와 후비가 교만한 마음이 있으므로 그것을 조복하기 위하여 공포를 나타내고자 하였음이 저 의원과 같으니, 게송으로 말하겠노라.



온갖 강은 반드시 굽이쳐서 흐르고

온갖 숲은 반드시 나무라고 말하고



온갖 여인 반드시 아첨한 맘 품었고

온갖 자재 반드시 안락함을 받나니.



문수사리여, 그대는 여래의 말이 누실이 없는 줄을 알라. 이 땅덩이는 설사 뒤집힐 수 있을지언정, 여래의 말은 끝까지 누실함이 없나니, 이런 이치로 여래의 말은 모두 미진함이 없느니라."

이 때에 부처님께서 문수사리를 칭찬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야, 그대는 오래전부터 이런 이치를 알건만 여러 사람을 딱하게 여기며 중생들로 하여금 지혜를 얻게 하려고 나에게 그런 게송의 뜻을 묻는구나."

그 때에 문수사리 법왕자가 또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읊었다.



다른 이의 하는 말은 따라가며 안 어기고,

다른 이의 하고 안함 꼬치꼬치 보지 말고,

자기 몸의 잘잘못만 자세하게 보살피라.



"세존께서 이렇게 이 법의 약을 말씀하심이 바른 말씀이 아닙니다. 다른 이의 하는 말은 따라가며 안 어긴다 함을, 바라옵건대 바르게 말씀하소서. 왜냐 하면 세존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96종의 모든 외도들은 나쁜 길로 가고, 성문 제자들은 바른 길로 나아간다'고 하셨나이다. 만일 계율을 잘 지니고 위의를 갖추어 모든 행동을 조심하오면, 이런 사람은 바른 법을 좋아하고 좋은 길로 향할 것인데, 어찌하여 여래께서 아홉 종류 경전 중에서 다른 이를 헐뜯는 것을 보시면 문득 꾸중하였으니 이 게송은 어떠한 뜻입니까?"

"선남자야, 내가 이 게송을 말한 것도 온갖 중생을 모두 두고 한 말이 아니고, 그 때 다만 아사세왕을 위한 말이다. 부처님들은 인연이 없으면 거스리는 말을 하지 않지만, 인연이 있으면 말하느니라. 선남자야, 아사세왕이 그 아버지를 해치고 나에게 와서 나를 꺾어보려고 묻기를, '세존께서는 온갖 지혜가 있나이까, 온갖 지혜가 없나이까, 만일 온갖 지혜가 있다면 조달이 한량없이 오래전부터 나쁜 마음을 품고 여래를 해치려 하였거늘, 어찌하여 여래는 그의 출가를 허락하였습니까?'라고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이런 인연으로 내가 이 임금을 위하여 이 게송을 말하였노라.



다른 이의 하는 말은 따라가며 안 어기고,

다른 이의 하고 안함 꼬치꼬치 보지 말고,

자기 몸의 잘잘못만 자세하게 보살피라.



여래는 왕에게 이렇게 말하였느니라.

'당신이 지금 아버지를 살해하여 가장 중한 역죄를 지었으니, 마땅히 털어놓고 참회하여 깨끗하게 되기를 구할 것이거늘 어찌하여 남의 허물만 보려 하느냐.'

선남자야, 이런 뜻으로 내가 그 임금을 위하여 그런 게송을 말하였느니라. 또 선남자야, 계율을 보호하여 깨뜨리지 않고 위의를 잘 성취하면서 다른 이의 허물을 보는 이를 위하여서 그런 게송을 말하였으니, 만일 어떤 사람이 다른 이의 가르침을 받아 여러 가지 나쁜 짓을 여의고, 또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쁜 짓을 여의게 하면 이런 사람은 곧 나의 제자니라."

이 때에 세존이 문수사리보살에게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중생마다 칼과 몽둥이 너도 나도 무서워라.

제 목숨을 사랑하지 않는 이가 없으련만

내 마음을 생각하면 남의 마음 아우를지니

살생도 하지 말고 때리지도 말지어다.



그 때에 문수사리보살이 다시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읊었다.



중생마다 칼과 몽둥이 무서운 것 아니오며

사람마다 제 목숨을 사랑함도 아니어라.

제 마음을 생각하면 남의 마음 아우를지니

착한 방편 좋은 도리 부지런히 닦아라.



"여래께서 이런 법문을 말씀하신 뜻도 미진함이 있나이다. 왜냐 하면 아라한과 전륜왕과 옥녀(玉女)와 보배 코끼리[象寶], 보배 말[馬寶], 광 차지[主藏] 대신들은 하늘 사람이나 아수라 등이 칼을 들고 해치려 하여도 될 수 없으며, 큰 말의 왕이나 짐승의 왕이나 계율 지키는 비구들은 비록 대적이 오더라도 두려워하지 아니하나니, 그런 뜻으로 보아서 여래의 말씀하신 게송은 미진함이 있다 하오며, 만일 제 마음을 생각하면 남의 마음 안다는 것도 미진함이 있사오니, 왜냐 하면 아라한으로서 제 마음으로 남의 마음을 짐작한다면, 나라는 생각과 목숨이란 생각이 있는 것이니, 만일 나란 생각과 목숨이란 생각이 있다면, 마땅히 옹호하여야 할 것이며, 범부들도 아라한을 수행하는 사람이라고 볼 것이니, 그렇다면 그것은 잘못된 소견이요, 잘못된 소견이 있으면 죽어서 아비지옥에 날 것이고, 또 아라한으로서는 중생에게 대하여 해할 마음을 낸다는 것이 옳지 아니하며, 한량없는 중생들도 아라한을 해할 이가 없으리이다."

"선남자야, 나라는 생각이라 말함은 중생에게 자비한 마음을 내어 살해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니, 이는 아라한의 평등한 마음이니라. 세존이 인연이 없는데 거스리는 말을 하였다고 말하지 말라. 예전에 왕사성에 큰 사냥꾼이 있어 사슴을 많이 잡아 놓고 나를 청하여 고기를 먹으라 하기에, 내가 그 때에 그 청을 받기는 하였으나, 중생들에게 자비한 마음 내기를 라후라처럼 하면서 게송을 말하였노라.



너희들도 장수하는 법을 알아서

오래오래 이 세상에 있게 하리니

살해하지 않는 법을 받아 지니면

부처님의 수명같이 오래 살리라.



그리고서 나는 또 이 게송을 말하였느니라.



중생마다 칼과 몽둥이 너도나도 무서워라.

제 목숨을 사랑하지 않는 이가 뉘 있으리.

제 마음을 생각하면 남의 마음 아우를지니

살생도 하지 말고 때리지도 말지어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문수사리여, 보살마하살들을 위하여 여래의 이와 같은 비밀한 교법을 믿는구나."

이 때에 문수사리가 또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어찌하여 부모를 공경하여서

말과 뜻을 따라 존중하여도

어찌하여 이런 법 닦아 익히면

무간지옥에 떨어져 버리나이까.



부처님께서 또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탐심과 애욕으로 어머니 삼고

무명과 번뇌로써 아버지 삼아

말과 뜻을 따라서 존중한다면

무간지옥에 떨어져 버리느니라.



그 때에 여래가 다시 문수사리를 위하여 거듭 게송을 말하였다.



온갖 일이 남에게 매였을 때엔

그것을 이름하여 괴롭다 하고

온갖 일을 내 맘대로 하게 될 적엔

자재하고 안락하다 말하지만



온갖 것에 교만한 마음을 내면

그 형세가 지극히 포악하나니

착하고 어진 이는 어디서라도

온갖 것을 사랑하고 염려하느니.



이 때에 문수사리보살마하살이 여래께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의 말씀하심이 역시 미진하다 생각되오니, 바라옵건대 여래께서 다시 가엾이 여기시어 그 인연을 말씀하옵소서. 왜냐 하면 어떤 장자의 아들이 스승을 따라서 공부할 적에 스승에게 매였나이까? 만일 스승에게 매였다 하면 뜻이 성취되지 못하고, 매이지 않았다 해도 성취되지 못하며, 마음대로 자재한다 하여도 성취하지 못하리니, 그러므로 여래의 말씀하심이 미진하다 하나이다. 또 세존이시여, 마치 왕자가 한 가지를 주장하여 익히지 아니하여 아무 일도 성취하지 못하면 이것이 자재하고도 어리석어 괴로운 것이니, 이런 왕자는 자재하다 하여도 뜻이 성립되지 못하고 다른 이에게 매였다 하여도 뜻이 성립되지 않나니, 이런 이치로 부처님의 말씀하신 뜻은 미진하다 하오며, 그래서 '온갖 일이 다른 이에게 매였을 적에도 반드시 괴로움을 받는 것이 아니고, 온갖 일을 마음대로 하여도 반드시 낙을 받는 것이 아니다' 하나이다. 온갖 것에 교만한 마음을 내면 그 형세가 지극히 포악하다는 것도 미진한 말이오니, 세존이시여, 음녀들이 교만한 마음으로 출가하여서는, 도를 닦으며 계율을 잘 지키고 위의를 성취하고 6근을 조심하여 산란케 하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온갖 것에 교만한 마음도 반드시 포악한 것 아니오며, 착하고 어진 이는 온갖 사람이 사랑하고 염려한다는 것도 미진한 말이오니, 어떤 이가 속으로 4중금을 범한 뒤에 법복을 버리지 않고 위의를 굳게 지키는 것을 법을 보호하는 이가 보고 사랑하지 아니하면, 이 사람은 죽어서 지옥에 들어갈 것이며, 어진 사람도 중대한 계율을 범하였으면, 법을 보호하는 이가 보고는 몰아내어 도복을 벗기어 퇴속시키나니, 이런 뜻으로 모든 어진 이를 반드시 모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이다."

"문수사리여, 인연이 있으므로 여래가 미진한 뜻을 말하는 것이며, 또 인연이 있어서 여래가 이 법을 말한 것이니라. 왕사성에 선현(善賢)이라는 한 여인이 있었다. 친정에 왔다가 나에게 와서 나와 법과 스님들에게 귀의하고 말하기를, '온갖 여인은 자재하지 못하고, 온갖 남자는 자재하여 걸리는 데 없다'고 하기에 내가 그 때에 그 여인의 마음을 알고 그런 게송을 말하였느니라. 문수사리여, 그대가 지금 모든 중생을 위하여 여래의 이렇게 비밀한 말을 묻는구나."

문수사리보살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온갖 중생은 음식으로 살아가고

온갖 기운 센 이는 마음 속에 질투 없고

온갖 사람들은 음식으로 병이 들고

온갖 수행자는 안락함을 받느니라.



"이러하온데 세존이시여, 지금 순타의 음식으로 공양함을 받사오니, 장차 여래께서는 공포가 없겠습니까?"

그 때 세존께서 다시 문수사리를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중생들이 모두 먹고야 사는 것 아니고

기운 센 이 모두 질투심 없는 것 아니고

사람들이 모두 음식에 병든 것 아니고

수행자가 모두 행 닦아 안락한 것 아니니.



"문수사리여, 그대가 병을 얻으면 나도 그렇게 병을 얻으리니, 왜냐 하면 모든 아라한·벽지불·보살·여래는 실로 먹는 것이 아니지만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하여, 일부러 중생들의 한량없는 보시를 받고 그들의 보시바라밀을 구족케 하여 지옥·아귀·축생을 제도하느니라. 여래가 6년 동안 고행하느라고 몸이 수척하였다는 말은 옳지 아니하니, 부처님들은 모든 유(有)에서 뛰어나서 범부들과 같지 아니하거늘 어찌하여 몸이 수척하겠는가. 부처님들은 부지런히 몸과 마음을 닦아서 금강 같은 몸을 얻었으므로 세상 사람의 연약한 몸과는 같지 아니하고 나의 제자들도 그와 같아서 헤아릴 수 없으며 음식을 의지하지 않느니라. 온갖 기운 센 이들은 모두 질투가 없다는 말도 미진한 말이니, 저 세간 사람들 중에는 일평생에 질투하는 마음이 없으면서도 기운이 없는 이가 있으며, 온갖 병이 음식으로 생긴다는 말도 미진한 말이니, 어떤 사람은 뜻밖에 병을 얻나니, 칼과 창에 찔리는 이가 있는 것이며, 온갖 깨끗한 행을 닦는 이는 안락을 받는다는 것도 미진한 말이니, 이 세상의 외도들은 범행을 닦으면서도 괴로움을 받는 이가 많으리라. 그러므로 여래의 말한 것이 모두 미진하다 하거니와, 그것은 여래가 인연이 없이 이런 게송을 말한 것이 아니고 인연이 있어서 말한 것이라 하느니라. 예전에 우선니국(優禪尼國)에 있는 고저덕(羖羝德)이란 바라문이 나에게 와서, 네 번째의 8계재(戒齋)를 받으려 하기에 그 때에 내가 그 게송을 말하였느니라."

그 때에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미진함이 없는 뜻이라 하오며 어떤 것을 온갖 이치라 하나이까?"

"선남자야, 온갖이라 함은 도를 돕는 것(助道)만을 제외하고 항상 선한 법을 좋아하는 것을 온갖이라 하며, 또한 미진함이 없다고도 하거니와, 그 밖에 법들은 미진하다고도 하고 미진함이 없다고도 하나니, 법을 좋아하는 선남자들로 하여금 이 미진한 뜻과 미진하지 않은 뜻을 알게 하려 함이니라."

가섭보살이 마음이 즐거워서 한량없이 뛰놀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신기합니다. 세존이시여, 중생들을 평등하게 보시기를 라후라와 같이 하시나이다."

이 때에 부처님께서 가섭보살을 칭찬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그대의 지금 소견이 매우 미묘하고 깊구나."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여래께서 이 대승 대반열반경으로 얻는 공덕을 말씀해 주소서."

"선남자야, 이 경의 이름을 듣고 얻는 공덕은, 성문이나 벽지불들은 말하지 못하는 것이고 부처만이 아느니라. 왜냐 하면 헤아릴 수 없는 것이 부처의 경계인데 하물며 경전을 받아 지니고 외워서 통달하고 쓰고 함이리요."

이 때에 천상 사람·세상 사람들과 아수라들이 부처님 앞에서 입은 다르나 같은 말로 게송을 읊었다.



헤아릴 수가 없는 부처님 경계 교법과 승가도 그러합니다.

그러므로 또다시 청하옵나니 바라건대 잠깐만 머무르소서.



대가섭과 아난과 다른 권속들 마가타 나라 임금 아사세왕이

지성으로 부처님 사모하면서 아직도 이 자리에 안 오셨으니,



바라건대 부처님 잠깐 동안만 가엾이 여기시고 머물러 계셔

대중이 많이 모인 이 자리에서 우리의 의심 그를 끊어 주소서.



이 때 부처님께서 여러 대중에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 법의 맏아들인 마하가섭과 부지런히 정진하는 아난 등이

대중의 모든 의심 결단하리니 너희들은 자세히 들을지어다.



다문제일 아난이 너희들에게 항상한지 무상한지 그런 이치를

자연히 해석하여 말한 것이니, 큰 걱정은 마음에 품지 말아라.



이 때에 대중이 갖가지 물품으로 여래에게 공양하였고, 부처님을 공양한 뒤에는 곧 아눗다라삼먁삼보디 마음을 내었고, 한량없고 그지없는 항하사 보살들이 초지(初地)에 머물렀다.

그 때에 세존께서 문수사리보살과 가섭보살과 순타에게 수기하시고, 그리고 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러 선남자들이여, 자기의 마음을 스스로 닦고 조금도 방일하지 말라. 내가 지금 등에 난 부스럼으로 온몸이 모두 아파서 저 아이들처럼, 또 보통 환자들처럼 누워야겠다. 문수사리여, 그대들은 사부대중을 위하여, 대승법을 널리 말하라. 이제 이 법으로 그대들에게 부촉하는 것이며, 가섭과 아난이 오더라도 다시 이런 법을 부촉할 것이니라."

이 때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모든 중생들을 조복하려고 몸에 병이 있음을 나타내어 오른쪽 옆구리로 누우시니, 마치 병든 사람과 같았다.

홍범구주洪範九疇
mang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