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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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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과 깨달음/좋은책과 글

爐邊情談

柏道 2021. 11. 23. 05:59
난롯가에서 친근한 사람들과 주고받는 이야기라는 뜻. 1933년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Roosevelt) 대통령이 토론 형식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마치 난롯가에서 한담하듯 자신의 정책을 피력한 데서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비정기적으로 몇 달 동안 진행된 이 프로그램에 대한 국민의 호응은 매우 컸으며, 루스벨트에게 적대적이었던 언론과 의회의 벽을 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당시 3년이 넘게 이어진 대공황으로 미국 경제는 침몰 직전이었고 반정부 정서 역시 극심했다. 1,300만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수천 개에 달하는 은행과 기업이 도산했으며,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가 하면 굶어 죽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 대통령으로 당선된 루스벨트는 취임하자마자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공산주의자라는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개혁법안을 통과시켜 뉴딜(New Deal) 정책을 추진했다. 이때 그는 노변정담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에게 뉴딜정책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자신감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노변정담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라디오라는 매체의 영향력 때문이었다. 당시 라디오는 세상과 개인을 이어주는 거의 유일한 매체였기 때문에 집중도가 높았다. 신문은 매체의 특성상 지역적 한계가 있었으며 갓 보급된 텔레비전은 일부 계층만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라디오를 통해 소박하고 진솔하게 전달되는 대통령의 담화는 국민들을 설득하는 데 큰 효과가 있었다.

결국 루스벨트는 경제공황을 극복하고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 대통령으로서 유일하게 4선을 기록했다. 이후 루스벨트의 노변정담은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을 언급할 때 중요한 사례로 언급되었다. 이후 지미 카터(Jimmy Carter), 로날드 레이건(Ronald Reagan), 버락 오바마(Barack Obama)와 같은 많은 대통령들 역시 이와 비슷한 소통을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