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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태의 요가로 세상 보기] 35. 카르마(Karma) 요가
입력2021.10.29. 오전 10:06
카르마(Karma)는 범어로 행위·행동·일 등을 말한다. 불가에서 말하는 업(業)과 동의어이다. 그래서 카르마 요가를 '행위의 요가'라고 한다.
요가의 종류를 분류할 때 하타 요가·라자 요가·즈나나 요가·만트라 요가·박티 요가·쿤달리니 요가·탄트라 요가·카르마 요가 등이 손꼽힌다. 요가 경전에는 이 중 카르마 요가에 이르렀을 때 모든 요가가 이루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가장 수승(殊勝)한 요가란 뜻이다.
인간은 누구나 한순간도 행동·행위 없이는 존재할 수가 없다. 이것이 행동의 절대성이다. 그러한 모든 행위에는 원인이 있다. 원인에 따라 현재라는 결과가 나타나고 미래가 결정된다. 이를 카르마의 법칙이라고 한다.
인도에서는 우주가 진행되는 근본 원리로 여긴다. 마음은 직관적이거나 이성적 판단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행위에 의해 현실이라는 결과를 낳는다. 매순간 선택의 삶이 결정되는 과정이다. 그렇게 행위와 행위의 결과가 윤회의 쳇바퀴처럼 돌고 돈다고 여기며, 지금의 현실은 스스로의 행위에 따른 결과라 생각하는 것이다.
간디가 평생 삶의 지침서로 삶았다는 인도의 고전인 '존귀한 자의 노래'란 뜻의 바가바드 기타에 의하면 "만물의 본성이 창조적 성장이고 그 실천이 행동(Karma)이다"라고 하며 "모든 존재는 각기 창조적 꿈을 지니고 있으며, 창조적 성장력이 행동을 통해서 이룩된다"고 한다.
카르마 요가는 업(業)의 흔적이 남지 않는 길을 가르치고 있다. 즉 비난하면 비난받듯이, 하나의 이기적 행동은 또 다른 행동을 낳게 되는데, 모두의 이익을 위한 행동은 업보를 낳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학자들은 카르마 요가를 정의하기를 다음과 같이 했다.
"행여 결실에 대한 이기적 목적이 있을 때는 자신의 행동이 남과 주변을 위한 선행이 아니고, 자신을 위한 행동이 되므로 주변의 저항을 받게되는 자연의 법칙이 일어난다. 그렇게 되면 자기행동의 흔적에 대한 업보를 받게 되어 번뇌에 빠지게 된다. 즉 질(質) 높은 뜻, 전체의 이익을 위한 의지를 갖고 행동하라고 가르치는 것이 카르마 요가이다."(김광백)
"우리가 완전한 자유에 이르려면 완전한 포기가 있어야 하는데 결과를 기대하지 않는 행위를 훈련하지 않고는 완전한 포기가 불가능하다. 완전한 포기에 도달하기 위해서, 결과를 기대하지 않는 행위를 훈련하는 것을 카르마 요가라고 한다."(정창영)
이처럼 카르마 요가의 핵심은 행위를 할 때 마음가짐이다. 집착과 탐욕, 보상 심리를 갖지 않고 하는 행위이다. 오직 할 일은 행위 자체일 뿐 결과에 마음을 두지 않는 것이다.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조건 없는 사랑이 대표적인 예이다. 카르마 요가는 조건 없는 자원봉사나 기부활동, 희생 이 행복의 길이라 설파한다. 대신 베풀지 않은 것처럼 베풀라고 한다. 진정한 베품은 보상을 바라지 않는 욕망 없는 선행이라는 것이다. 그러러면 모든 존재가 곧 나와 같이 소중하다는 자각이 선행되어야 한다.
의학계에 따르면 이러한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기쁜 감정과 관련된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과 '행복 호르몬' 엔도르핀이 대량 분비되는 것이 관측된다고 한다.
최근 인천의 한 20대 대학생이 익명을 요구하며, 자신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려 아르바이트하며 모았던 1000만 원을, 자신은 취업(공무원 시험)에 성공했으니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달라고 인천 남동구청에 기부했다는 기사를 접하였다.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카르마 요가의 현장을 여기에서 본다.
봉사나 기부 등 자비를 베풀 때 자칫 보상심리 등이 남아 있으면, 상대가 고마워하지 않으면 괘씸하기도, 배은망덕하다는 생각도 드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는 참 자아(아트만, atman)를 망각한 채 자기 행위의 결과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행위의 순수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자기 이름을 세상에 알리려는 욕심에 불과할 뿐이다. 그래서 현인들은 그런 류의 봉사나 베품·자비보다는 차라리 무심(無心)이 낫다고 역설한다.
흥미로운 것은, 인도인들은 고맙다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바프트 단냐바드(대단히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하면 오히려 이상하게 본다. 이들의 인식은 인류가 모두 형제이므로 자기가 받은 친절은 다시 다른 곳에서 누구에게라도 돌려주면 된다는 사고이다.
또 구걸하는 자들에게 적선을 하더라도 그들이 고맙다고 고개 숙이는 일이 드물다. 내가 당신에게 이런 기회를 주어 오히려 당신의 카르마를 녹여준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 환하게 떠오른 태양을 본다. 태양이 세상을 비추면서 비춘다는 자의식이 있겠는가? 태양은 무심히 만물에 골고루 빛을 비춰준다. 빛을 줄 때 차별이라곤 없다. 착한 사람에게 더 많이 주고 악한 사람에게 덜 주는 일이 없다. 태양과 만물의 이원적 분리가 아닌, 태양이 만물이고 만물이 태양이라는 것이다.
나무의 뿌리 역시 잎새와 가지에 수액을 나누어 주면서도 베풀었다고 뽐내거나 으쓱거리는가? 예쁘다고 더 주고 덜 예쁘다고 덜 주고 하던가?
태양과 나무는 그저 존재할 따름이다. 빛을 비추는 건 태양의 자연스런 존재방식이다. 우리 역시 내 존재 자체가 빛일 뿐이다. 그러나 자기 본성에서 멀어진 사람들은 그러하지 못하다. 참 자아를 망각한 사람은 자기 행위의 결과에 대해 집착하고,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가바드 기타'의 주인공 아르주나의 멘토인 크리슈나는 이처럼 행위의 순수성을 상실한 오늘날의 많은 아르주나들에게 힘주어 역설한다.
"행위로부터 얻은 것이 없으며 행위하지 않은 것으로부터 잃을 것도 없다. 얻을 것이 아무것도 없으므로 그는 누군가에 의지할 필요가 없다. 해야 할 일은 집착하지 말고 행하라. 집착하지 말고 행위함으로써 사람은 지고의 상태에 이를 수 있다. 바른 행위로 완성에 이를 수 있다."(박진하 역)
노자의 도덕경에 공수신퇴(功遂身退)라는 말이 있다. '공(功)을 이루면 몸이 물러남은 하늘의 도(道)이다'라는 뜻으로 자기의 사사로운 욕심을 여읜 온전한 비움을 이루라는 뜻으로 여겨진다.
"결과에 대한 집착 없이 행하는 카르마 요가는 영적인 깨달음이라고 하는, 산의 정상에 오르고자 하는 구도자가 가야할 길이다"(바가바드 기타6-3)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자기는 잊혀진 채 자기를 통해서 좋은 일들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성인(聖人)의 마음'(앤소니 드 멜로)을 카르마 요가의 실천을 통해 조금이라도 되찾기를 염원해 본다.
<카르마 요가 / 최진태>
삶은 행위의 연속/ 삶의 현장 뛰어들어 행동하는 것/ 삶은 관계의 연속/ 나눔과 베품/ 비움과 채움/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의 걸음걸음
작용 반작용/ 급부 반대급부/ 주고 받고/ 갔으면 되돌아오고/ 던지고 받고/ 기브 앤드 테이크/ 베풀고 보은하고/ 스트로크(stroke)/ 노 스트로크(no stroke)
이 모든/ 이기적 기대감들/ 질과 양 기대치에 못 미칠때/ 실망·원망·비난·분노·혐오/ 심지어 증오까지도 품게 되는 것
자기 삶의 에너지/ 주변에 나누어 줄/ 물질이든/ 지식이든/ 시간이든/ 재능이든/ 베풀 수있는 방법/ 무궁무진한 걸 깨닫고/ 행동하는 삶
그것은/ 사랑의 행동/ 그것은 구원의 등불/ 얼굴 없는 천사들의/ 몸짓 있는 세상/ 아직 살아갈 희망 있는 세상 만드는/ 주줏돌 쌓는 일/ 절로 신성한 영적 의식 자리잡게 되는 일
봉사의 실천!/ 나의 행동 결과로/ 기대되는 바램?/ 기부의 실천!/ 나의 행동의 결실에 대한/ 기대되는 효과?/ 사랑과 헌신의 실천!/ 나의 행동에 대한/ 기대되는 보상 심리?
아니다/ 나의 행동 나의 행위 나의 일/ 그 자체에만/ 충실하게 몰입하는 것/ 그것이 우주적 기쁨/ 우주적 행복임을 알아채는 것
너에게 뿌려주는 향수/ 나에게도 튀어오는 몇 방울 향수/ 너를 행복하게 한다/ 나에게도 스며드는 몇 방울 행복
행동을 하면서도/ 카르마가 남지 않는다면/ 이것이 신의 행동/ 일의 결과로부터 자유로와지므로/ 아무런 속박도 구속도 없이/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자/ 개인의 해탈에서/ 타인을 구원하는/ 대승적 사고로 나아가는 행위
무욕행(無欲行)의 가르침/ 무엇을 행하든지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행동 그 자체를 즐긴다/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베풀되 상(相)을 내지 않는다/ 욕심없이 베푼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한다/ 베풀고는 잊어버린다/ 조건 없는 사랑/ 조건 없는 자비심/ 조건 없는 베품
일의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것/ 행동 중에 행동 없음이다
행동 그 자체 속에 기쁨이 있고/ 행동 그 자체 속에 행복이 있다 한다
문제는 실천 의지/ 행동하라 망설이지 말고/ 여유 생기면/ 형편 나아지면/ 시간 나면은/ 모두가 공염불
카르마 요가 실천은/ 곧 성자(聖者)의 삶일지라/ 카르마 요가 실천은 작은 것부터/ 지금 여기서/ 지금 바로 이 순간(now & here)/ 카르마 요가 불길/ 한번 당겨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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