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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선책략’과 한반도 운명

柏道 2020. 11. 30. 12:43

칼럼 장계황 칼럼

[칼럼] ‘조선책략’과 한반도 운명
2020년 11월 30일 09시 54분 입력


[시사타임즈 = 장계황 박사] 지리적 환경의 영향으로 구성된 역사는 순환구조를 가진다. 다시 말해 지리적 특성에 의한 주변국과의 상관관계에서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이다. 지금 한반도의 형세는 140년 전 한반도의 형세와 너무 비슷하다. 한반도를 둘러 싼 미, 일, 중, 러의 관계가 예나 지금이나 같은 양상을 띠고 있는데 해법은 역시 역사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는 늘 지정학적 관계를 말하는데 지정학이란 지리학에 정치가 개입되는 현상을 말한다.




▲영토학자 장계황 박사 (한국역사영토재단 이사장) (c)시사타임즈


‘조선책략’ 말하는 한반도



‘조선책략’은 청나라 외교관 황준헌이 쓴 책으로 호는 인경려주인(人境廬主人)이며, 광동출신으로 초대 주일공사 하여장을 수행하여 일본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고종은 1880년 6월, 조선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일본의 의도는 물론, 국제정세를 파악하기 위해 예조참의 김홍집과 수행원 58명으로 구성된 제2통신사를 일본으로 파견했다. 그러나 일본과 교류에 있어서 외교에 어두운 조선은 외교적 여건을 갖추지 못하여 일본과 협상을 실패하고 청나라 공관으로 찾아가 청의 외교관들과 조선의 국제적 관계에 대해 논했다.



청은 당시 러시아의 남하정책에 대한 대책으로는 한·중·일 3국이 협력하여 미국과 연합세력을 구축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주장했으며, 조선 통신사 김홍집과 만나 국제관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뒤, <조선책략>(朝鮮策略)을 제공하였는데 총 11권에 1천여 편의 시를 수록한 ‘인경려시초’(人境廬詩草)》를 남긴 인물이다.



<조선책략>은 김홍집이 청나라 공사관의 참찬관 황준헌에게 받은 것으로 김홍집과 청나라 외교관들과 필담을 통하여 동북아시아 등 국제 정세를 알게 되었으며 이를 기초로 하여 조선의 개화를 꿈꾸게 되었고, 개화에 대한 준비를 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계기가 된 것이다. <조선책략>은 약소국 조선이 4강의 틈바구니에서 외교적으로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방책을 담은 책이다. 조선책략은 연미(連美), 결일(結日), 친중(親中). 특히 중국과 일본의 틈바구니에서 조선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외교의 물꼬는 미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을 처음 제시한 책으로 오늘날에도 유효한 내용이다.



<조선책략>의 내용은 조선과 청나라와 일본에게 가장 두려운 나라는 러시아이니, 조선이 러시아에 맞서려면 청나라와 친하게 지내는 것이 좋고, 미국ㆍ일본과는 협조 관계를 취하는 것이 좋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즉, 청나라에게 유리하도록 국제정세를 끌어가고자 하는 의도이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자강과 균세’이다. 우리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개화파로 알려진 김홍집은 ‘조선책략’의 내용과 개화된 일본을 둘러보고 청의 일본 공관에서 필담을 나눈 대화 내용을 근거로 하여 조선사회의 개혁을 주도 하게 된다. 과정의 문제도 많이 있었으나 조선은 개방이 살아남는 길이라 생각하고 스스로 나라의 힘을 길러 지켜 나 갈수 있는 ‘자강’과 러, 일, 청, 미 등의 나라와 고르게 등거리 외교를 통하여 존립을 하여야 한다는 ‘균세’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역사의 아이러니는 개혁파 김홍집은 조선사회를 개화 시켰으나 끝은 좋지 못했다. 을미사변(명성황후 시해)과 아관파천 직후 친일파의 거두로 몰려 광화문 한복판에서 군중에게 몰매를 맞고 처참한 최후를 맞았다. 이때 일본 군인들이 달려와 김홍집에게 일본 수비대로 피신하라고 권고하였으나 총리대신 김홍집은 “먼저 전하(殿下)를 뵙고 말씀을 드린 후, 어심(御心)을 돌리지 못하면 일사보국(一死報國)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일본 공사관 측은 김홍집을 가로막고 계속 피신을 권했다. 그러나 김홍집은 “나는 조선의 총리대신이다. 조선인에게 죽는 것은 떳떳한 하늘의 천명이지만 다른 나라 사람(일본)들에게 구출된다는 것은 짐승과도 같다”라고 하면서 피신을 거부했다.



당시 조선은 친(親)중국 하고 결(結)일본 하면서 연(聯)미국만 하면 조선반도가 균세를 이루어 그나마 나라 자체는 유지하리라 생각했지만, 결코 ‘자강’이 되지 않으면 나라를 지켜낼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유길준, 서재필, 김홍집 등 구한말 개화파들이 그토록 갈망하던 개화(開化)는 달리 말하면 중국이라는 대륙세력으로부터 벗어남을 뜻했다. 미국이라는 선진해양세력과 손잡은 대한민국은 개화파들이 원하던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내부 정리가 되지 않아 균세를 이루지 못한 조선은 파국으로 가고 만다.



탈사대주의가 답이다



조선 후기 이후 우리는 역사에서 보면 늘 대국에 대한 의존적 관계를 유지하여왔다. 인조반정이 일어난 이유 자체가 명나라를 섬겨야 한다는 몰지각한 사고를 가진 자들인 서인들에 의해 저질러졌고, 등거리 외교를 통해 균세를 하여야 한다는 광해를 추출해 낸 사건 이후 일본에 기대고. 러시아에 기대어 오늘에 이르게 되는데 지금의 형국은 맹목적 미국에 기대어 가고 있는데 이는 일부 사대 파들에 의해 자강은 물 건너가고 사대 파들만 득세를 하는 형국이다.



미국과의 관계는 이 시기 김홍집에 의해 한·미간은 통상조약을 체결할 수 있었으며 이때부터 우리는 미국을 짝사랑하기 시작했다. 물론 굳건한 한미동맹을 우리는 믿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핵우산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북한의 핵 위협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여건 속에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국제 질서는 움직이는 생물체이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축을 돌리는 나라이다. 이미 우리는 역사에서 가쓰라-테프트조약이라든지 포츠머스조약, 애치슨라인 선포 등 수많은 사건들을 보아왔다. 과연 우리가 미국만 맹목적으로 믿고 가야하나?



그동안 우리는 엄청난 국방예산을 들여 무기현대화 등 자주국방에 애를 써 왔다, 그러나 결과는 별로 신통치가 않다. 사실 이쯤 되면 근본적으로 한번 돌아보아야 한다. 그러나 무기 체제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일부 국민들이 갖는 정신세계와 가짜 보수들의 사대근성이다. 전작권을 가지고 오자 하면 별별 이유를 들어 사대근성을 발휘하여 미국에만 의존 하려고 한다. 이제는 정신 차려야 한다. 김홍집이 가져 온 ‘조선책략’에서 보듯이 균세와 더불어 ‘자강’을 이루지 못하면 끌려 다닐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배를 받는 다고 하는 것은 주권의 지배만이 아니라 군사적 지배, 정신적 지배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균세와 자강이 필요한 시점이다.



覺永堂 學人

靑島 장계황 / 行政學博士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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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계황 박사 ckh05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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