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영화 <산상수훈>을 통해 본 종교의 가르침 본문
오강남 교수님 인터뷰 질문지
* 방송 프로그램 : 원음방송 <둥근소리 둥근이야기>
* 방송 시간 : 11월 29일 (수) 18:15~18:40 (생방송)
* 녹음 시간 : 11월 29일 (수) 11:30~12:00
* 방송 형식 : 스튜디오 인터뷰
* 코너명 : 둥둥 수요 특강! <달을 가리키다>
* 주 제 : 영화 <산상수훈>을 통해 본 종교의 가르침
* 청취권 : 서울 경기지역 FM 89.7 | 부산 경남지역 FM 104.9
대구 경북지역 FM 98.3 | 광주 전남지역 FM 107.9
전북 충남지역 FM 97.9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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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코넙니다. ‘달을 가리키다’
달은 하나인데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은 참 많습니다.
진리는 하나인데 여러 종교에서는 서로 다른 표현들로
진리를 가리키고 있죠.
이 코너에서는 종교가 밖으로 드러낸 상징물들이 아니라
그것이 가리키고 있는 종교의 본질인, 사랑과 자비와 은혜를
올바른 눈으로 바라보고자 마련한 시간입니다.
오늘은 영화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하는데요.
스님이 만든 기독교 영화 <산상수훈>,
저희 둥둥 애청자 분들이라면 이제는 잘 알고 계시겠죠?
이 영화는 신학생 8명이 기독교 교리에 대한 궁금증들을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세계 4대 영화제인 모스크바 영화제를 시작으로,
무슬림 국제 영화제, 가톨릭영화제까지 많은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영화 <산상수훈>을 종교학자들은 어떻게 봤을지,
캐나다 리자이나대학교 비교종교학 명예교수이신
오강남 교수님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반갑습니다. ^^
1. 먼저, 저희 청취자분들께 간단한 소개와 함께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에 반갑습니다.
2. 오늘은, 교수님과 함께 스님이 만든 기독교 영화 <산상수훈>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려고 하는데요. 우선, 교수님께서는 비교종교학자로서
이 영화를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영화 내용 소개도 간단히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비교종교학자의 입장에서 아주 잘 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젊은 신학도들 여덟 명이 동굴 속에 들어가 천국, 지옥, 예수님, 선악과, 신과 인간의 관계 등의 문제를 놓고 진솔하게 토의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교회에서 가르치던 “묻지마 신앙”, 문자주의적 신앙, 표피적, 표층적 신앙에서 더 이상 의미를 찾을 수 없다는 고백에서부터 시작합니다. 21세기 신앙의 특징은 “질문하는 신앙”이라고 하는데 예수님의 가르침이 오늘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가, 그 깊은 뜻을 찾기 위해 진지하게 질문하고 토의하는 태도가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토론 모임에 여학생들이 들어가 있지 않은 점이라고 할까요.^^
3. 이 영화의 제목이 <산상수훈>인데요. 이 산상수훈은 기독교 경전
마태복음에 기록된 예수님 말씀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산상수훈이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산상수훈은 예수님이 산에 올라가서 제자들과 사람들에게 가르친 교훈이라고 해서 산상수훈이라고 합니다. 마태복음 5-7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누가복음(6:7-49)에도 비슷한 가르침이 있는데 이것은 “평지수훈”이라고 하지요. 산상수훈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집약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서 “성서 중의 성서”라 불릴 정도입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5:3)”,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5:8). 이른바 ”8복“이 여기에 나오고, 원수를 사랑하라,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라 하는 등등의 가르침도 여기에 들어 있지요. 이른바 주의 기도문도 여기에 나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톨스토이는 산상수훈에 나오는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는 말을 그대로 실천하려고 했고, 간디도 인도 전통에서 나오는 아힘사(불살생, 무저항)과 함께 예수님의 산상수훈을 자기 삶의 지표로 삼을 정도였습니다.
4. 이러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스님이 이해하고 영화로 만들었다는 점이
큰 의미를 가지는 것 같은데요. 불교에도 산상수훈과 통하는 가르침이
있을까요
-- 이 영화를 만드신 비구니 스님은 기독교의 진수를 보신 것 같습니다. 기독교의 진수나 불교의 진수나 그 심층적 가르침은 서로 통하는 바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불교에서도 마음 다스리는 법을 이야기하고 모두에게 자비를 베풀라, 탐진치의 삼독을 버리라, 나는 부처다 등을 이야기하고 있지요.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점은 하느님과 인간이 하나라는 것입니다. 성경에도 요한복음 여러 곳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예수님이 “너희가 내가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음을 깨달아 알리라.”(요10:38)는 말씀을 하셨지요. 영화 끝 부분에 도윤이라는 학생이 신과 우리가 하나라는 것을 금으로 된 컵을 가지고 설명하는데, 금으로 된 컵의 경우 금과 컵은 하나이고 나아가 금과 금반지, 금목걸이도 금이라는 바탕에서 하나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불교 화엄종의 법장이 사용한 금사자의 비유를 연상케 합니다.
5. 불교와 기독교 외에도, 세상에는 참 많은 종교들이 있는데요.
다른 이웃 종교들 중에서 기독교의 산상수훈과 통하는 가르침이
있다면 더 소개해주시겠어요?
-- 산상수훈 자체보다 ?산상수훈?이라는 영화의 기본 메시지와 상통하는 가르침은 거의 모든 종교의 심층에서 발견되는 기본 가르침입니다. 가장 가까운 예로 동학에서도 시천주(侍天主), 인내천(人乃天)이라 하여 인간이 한울님을 모시고 있고, 나아가 한울님과 인간이 하나라는 것입니다. 신유학에서도 만유일체(萬有一體), 혼연동체(渾然同體)를 이야기하고 있고, 힌두교 우파니샤드에서도 절대자 브라흐만과 아트만이 하나라는 범아일여(梵我一如)를 강조하고, 원불교에서 주장하는 동귀일체(同歸一體) 등도 같은 계열의 이야기라 할 수 있지요.
6. 영화 산상수훈은 동양 종교인 불교와, 서양 종교인 기독교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동서양 종교의 만남은 종교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 비교종교학의 창시자 맥스 뮬러는 “한 종교만 아는 사람은 아무 종교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후대 역사가가 20세기를 돌아보고 20세기에 일어나 난 일 중 가장 의미 있는 일은 기독교와 불교가 의미 있게 만난 것이라 말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7. 종교는 그 표현 방식이 다를 뿐, 하나로 통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우리나라는 다종교국가지만, 아직까지 종교 간 이해와 협력에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종교 간의 대화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한스 큉이라는 신학자는 종교 간의 대화가 없이 종교 간의 평화가 없고 종교 간의 평화가 없이 세계 평화가 없다고 했습니다. 이웃 종교를 이해함으로 자기 종교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고 나아가 서로 간의 협력이 가능하게 되겠지요.
8. 영화 <산상수훈>은 종교 간 대화를 위한 좋은 계기가 될 거 같습니다.
앞으로 종교 간에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또한 앞으로 미래 종교의 모습은
어때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미래의 종교는 자기 교파나 교세를 늘리기 위하기보다 종교의 심층, 그 진수를 발견함으로 서로 이해하고 서로 협력해서 사회와 국가, 나아가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는데 협력하는 종교로 발전하게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9. 영화 <산상수훈>이 12월 7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비교종교학자로서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어떤 것을 느꼈으면
하시나요?
-- 되풀이 되는 말 같습니다만, 각기 자기 종교의 표층에 머무르지 말고 심층에 들어가고, 심층에서 만날 때 종교 간에 막힘이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꼈으면 합니다.
10. 오늘, 교수님과 함께 영화 <산상수훈>을 통해 각 종교의 가르침이
어떻게 통하고 있는지 알아봤는데요. 끝으로, 청취자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전해주시죠.
-- 부디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시고 종교의 깊은 뜻을 찾아보시는 계기가 되기 바랍니다.
네, 오늘은 캐나다 리자이나대학교 비교종교학 명예교수인 오강남 교수님과
함께, 스님이 만든 기독교 영화 <산상수훈>에 대해 이야기 나눠 봤습니다.
교수님, 오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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