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영혼의리더 씨알사상연구소 본문

마스터와 가르침/다석

영혼의리더 씨알사상연구소

柏道 2018. 1. 24. 18:17


밥상공동체 개념으로 유명한 박재순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예수는 마지막 유월절 식사에서 밥을 나눠 주면서 이 밥이 내 몸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먹는 밥이 예수의 몸이라고 말함으로써 예수는 우리의 살과 핏속으로 들어왔다.” 신인섭 기자   

한국만큼 기독교 신앙의 순수성이 강조되는 나라도 없다. 정통 신앙을 지키기 위해 유럽과 미국에서 등장한 새로운 신학이나 신앙 조류를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 모국의 종교·문화적 전통이 종종 이단시되기도 한다.

“넘어지면 아프고 부끄럽지만 그래도 일어나야”

유영모(1890~1981)와 함석헌(1901~1989)은 좀 다른 길을 걸어간 신학자들이자 사상가들이다. 이들은 우리 전통을 기독교적으로 해석했으며 전통에서 기독교 신학을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는 요소들을 추출했다. 유영모는 하나님을 만나고 민족을 구성하는 주체로서 ‘씨알’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유영모의 제자 함석헌은 1970년 사상잡지 ‘씨알의 소리’ 창간호에서 씨알을 민중으로 규정했다. 두 사람은 참되게 한국적이면서도 온 세계를 이롭게 할 사상체계를 수립하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

2007년 창립된 재단법인 씨알은 유영모와 함석헌의 생명평화사상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열띤 연구와 문화사업을 펼치고 있다. 재단 활동의 중심에 민중신학자이자 생명신학자인 박재순(58) 목사가 서 있다. 충남 논산에서 출생한 박 목사는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신학대에서 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공회대 겸임교수와 한신대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씨알사상연구소 소장과 씨알재단 상임이사로 있다.

박재순 목사는 『예수운동과 밥상공동체』 『다석 유영모』 『민중신학과 씨알사상』 등의 저서와 강연을 통해 생명평화사상을 21세기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그는 네 살 때 전신 소아마비에 걸려 여러 달 누워 지낸 적이 있다. 다시 일어났지만 걷는 게 쉽지 않았다. 자꾸 넘어지면서 그가 깨달은 것은 넘어지면 아프고 부끄럽지만 아무리 아프고 부끄러워도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박 목사는 말한다. “쓰러질 때 일어나는 것은 인생의 진리이면서 성경의 진리이기도 하다. 기독교는 부활의 종교다. 부활은 일어섬이다.”

그를 통해 유영모와 함석헌의 신학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다음은 박 목사가 11일 명동성당 주변 전진상교육관에서 행한 ‘하나로 돌아감(歸一)’이라는 제목의 강연 요지다.

신약성경의 오순절 사건은 기독교가 태어난 사건이다.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은 로마와 유대교 당국에 위협을 당하고 있었다. 그들이 다락방에 모여 한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하는데 갑자기 성령의 감동이 일어났다.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집 안에 가득하고 불의 혀같이 갈라지는 것이 보였다.”(사도 2:1~3) 이들의 마음과 뜻과 생각이 하나로 됐을 때 성령의 감동을 받고 새 사람이 됐다.

위협 속에 하나 됨…기독교의 탄생
예수의 말씀과 정신, 예수의 생명과 영으로 하나가 되었을 때 기독교가 생겨났다. 하나로 돌아가는 것은 나로 돌아가는 것이다. 모든 생명은 저마다 ‘나’를 지니고 있다. 나라고 하는 것은 통일된 것, 하나인 것이다. 분열된 것, 흩어진 것은 나가 아니다. 하나를 잡으면 중심을 잡은 것이고 일을 이룰 수 있다. 참 나가 되면 ‘전체 하나’가 된다. 전체 하나에 이르면 참 나가 된다.

하나에 이르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 너와 나와 그가 하나로 되는 자리에 이르면 모든 갈등과 다툼을 넘어 상생과 평화의 세계가 보인다.

하나는 생사, 이익과 손해, 승리와 패배를 뛰어넘는 하나다. 영원한 승리, 영원한 생명인 하나다. 하나님이 영원한 생명, 참 생명이다.

하늘은 하나를 나타낸다. 하늘은 하나이면서 한없이 깊고 높다. 우리 겨레는 하늘을 그리워하고 모시고 받들었다. 우리 민족의 선조는 하늘을 열고 내려와 나라를 세웠다. 중국과 달리 우리의 왕들은 하늘 제사만 드렸다. 하늘은 하나 됨, 통일을 뜻한다. 하늘을 열고 나라를 세웠다는 말은 마음이 열리고 하나로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마음이 하나로 뚫려야 나라가 하나로 되고, 나라가 하나로 되어야 하늘의 뜻을 이룰 수 있다.

오늘 인류의 사명은 급속한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차별과 폭력을 넘어 상생평화의 새 문명을 이룩하는 것이다. 하나를 찾고 하나에 이르는 것이 인류의 과제이다. 다석의 귀일사상은 지배와 정복, 폭력과 차별을 내포한 인위적 통일이 아니라 저마다의 ‘스스로 함’과 ‘서로 다름’을 존중한 하나 됨을 지향한다.

다석은 동서 정신문화를 흡수했다. 한국의 전통 사상인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 사상, 기독교의 유일신 신앙에 근거하여 큰 종합을 이루는 영성적 생명철학을 형성했다. 다석 사상의 중심은 ‘하나’다. ‘하나’를 찾고 ‘하나’로 돌아가자는 것이 다석 사상의 시작과 끝이다.

통일은 되는 것이지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통일을 이룰 수 없다. 사람이 하는 통일은 폭력과 강제와 편견을 갖게 마련이다. 사람이 하나가 되면 하나님이 통일을 이루어 준다. 하늘만이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 하늘은 나눌 수 없는 하나다.

십자가는 좌절이자 상생의 현장
하나님이 통일의 주체라는 것을 십자가 사건이 잘 보여준다. 폭력과 갈등과 죄악의 현장이 십자가다. 십자가는 패배와 좌절의 자리다. 예수는 손발이 묶이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 그런데 예수의 십자가에서 하나님은 상생과 평화, 화해와 통일의 사건을 일으킨다. 인간의 능력과 노력이 끝난 자리에서 하나님은 통일의 역사를 시작한다. 십자가는 하나님께 돌아가는 자리다.

통일은 아래에서부터 이루어진다. 사람은 민(民)을 통해 하나님에게로 간다. 민을 통해 하나님, 하늘로 갈 때 통일이 이루어진다. 통일의 자리는 민이다. 민을 짓밟고 희생시킨 통일은 무너지기 마련이다. 민은 거짓 통일을 드러내고 참 통일을 갈구한다. 맹자는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라 했다. 민이 하늘이다.



‘하나’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것이 모든 인생과 종교와 만물의 본분이고 사명이다. 인생과 만물은 ‘하나로 돌아가는 것(歸一)’이다. 톨스토이는 참회록에서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을 믿을 때 우주만물이 살아나고 하나님은 없다고 생각할 때 우주만물이 죽어간다”고 했다. 하나님을 믿을 때 ‘나’와 우주만물이 이어지고 생동하는 관계 속에 있다. 하나님은 우주 전체를 생동하게 하는 ‘하나’이며, 예배의 대상이 되는 유일한 분이다.



박재순 목사 연락처



재단법인 씨알 02-2279-5157
재단 홈페이지 www.crlif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