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류영모의 '觀太自然界(관태자연계, 태초의 자연계를 보라)' 본문
[얼나의 성자 다석 류영모(75)]
이런 것이 큰손! ··· 날 위해 왜 쓰나, 남 위해 왜 아끼나(2/2)
# 류영모의 '하느님 경제'론
"사람의 몸뚱이는 벗어버릴 허물이며 개인의 행복과 영화를 추구하는 것은 신에 대한 불경(不敬)이며 필요 이상의 재물을 가지는 것은 도둑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류영모였기에, 부(富)의 축적이나 경제적 풍요를 이상화하는 생각에 대해선 단호히 비판적이었다.
스스로 청빈(淸貧)을 체질화하여, 무명한복을 입고 간소한 저녁 한끼만 먹었다. 평생 보약 한첩 먹은 적이 없다. 약국이나 병원에 가는 것도 극히 싫어했다. 육신을 위해 왜 그런 돈을 쓰느냐고 했다. 집은 헌집을 사서 개조해 살았고, 가구라고는 집에서 만든 낮은 책상이 거의 전부였다. 가방은 천으로 만든 것이었고 시계는 혼인예물로 받은 것이었다. 머리는 집에서 깎았으며 날마다 냉수마찰을 하여 목욕탕에 갈 일도 없었다. 남에게 심부름을 거의 시키지 않았고 직접 다녔다.
옛사람이 말한 안빈낙도(安貧樂道)란 가난하여 그런 생활을 하는 게 아니라, 가난에 머물며 하늘을 위해 살아야 하기에 가난을 즐겨 택하는 것이다. 그런 삶을 추구한 그였기에 오히려 쓰지 않은 돈들이 남들보다 더 크게 모였다. 가난한 이를 돕는 일에서는 누구보다 손이 컸다.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 없는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오 25: 40)라고 말한 예수의 뜻을 실천한 것이다.
1955년 YMCA 연경반 금요강좌에 나오던 이상호가 은행지점장이 되었을 때, 류영모를 찾아가 이런 말을 했다. "한 사람이 10만원씩 내서 백 사람이 합치면 천만원이 됩니다. 이 목돈을 저축해 놓고 그 돈의 이자로 어려운 이를 도우면 어떨까요?" 류영모는 반색을 하며 말했다. "뜻이 참 좋습니다. 한번 해봅시다. 그 모임 이름은 밑뿌리를 돋운다는 뜻에서 밑돋모임으로 하면 어떨지요?" 그러면서 선뜻 10만원을 내놓았다. 농사 짓는 사람이 바로 내놓기에는 당시로선 몹시 큰돈이었다. 제일은행 은행장(정규항)도 참여를 했는데, 한꺼번에 내지 못하고 세번 분할하여 낼 정도였다. 밑돋모임은 12명이 참여했고, 120만원의 금리로 고학생(苦學生) 장학금과 영세농 농자금, 그리고 영세상인 사업자금을 지원했다. 이 모임은, 당시 돈가치의 하락으로 자금을 유지하기가 어려워 오래 지속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1973년 7월 23일 안양 관악산 계곡에서 조경묵이 영세농 송아지 사주기 운동(약칭 '주는 운동') 모임을 창립했다. 83세의 류영모는 이 모임에 초청을 받고 나갔는데, 그날 초대회장에 추대됐다. 그때 류영모는 1만원을 내놓으며 평생회비로 해달라고 했다. 4만원이 송아지 한 마리 값이던 시절이었으니, 이 또한 거액이 아닐 수 없었다. 7년 뒤 '주는 운동'의 결산보고를 보면, 농가에 송아지 41마리를 사줬고 많은 농기구를 지원해준 기록이 나온다. 이 모임은 농지 없는 농부에게 땅을 사주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고 어려운 시골 경제를 살리는 데에 주력했다.
류영모의 경제는 '하느님 경제'다. "자기를 위해서는 항상 궁핍하고 남을 위해서는 언제든지 원조할 자금을 준비하고 있다." 이 말은 김교신이 밝혔던 삶의 신조인 동시에, 류영모의 평생을 관통하는 경제철학이었다. "남을 이기는 것은 나와 남을 죽이는 일이요, 나를 이기는 것은 승리요 생명입니다. 본디 하느님께서 내게 찾아준 분량을 영글게 노력하면 반드시 사랑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 있는 동안에 몸을 가졌으면 서로 도와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의 경제철학이야말로 '하느님 경제론'이다. 많은 종교단체들과 종교지도자들이, 이 같은 헌신의 경제를 실천하고 있는지 돌아봄직하다. 제 배를 불리는 역사(役事)는 '하느님 역사'가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그는 공산주의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유물사관(唯物史觀)은 만족할 만한 물질과 좋은 환경이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람이 물건에 만족을 느끼면 하느님이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으니 하느님을 찾을 까닭이 없습니다. 보이는 것은 잃어버리는 것이라 만족할 수가 없습니다. 석가는 보이지 않는 마음에서 참을 찾았습니다. 공산주의는 유토피아를 말합니다. 유토피아가 온다면 어떻단 말입니까? 거기도 상대세계일 뿐입니다. 상대세계에서 과연 우는 소리가 없겠습니까. 거짓말 잘하고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는 이념은 미끄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이 하느님이 일러주신 말씀대로 했다면 서양에 공산주의가 생겼을까요. 성경에 틈이 생겨서 공산주의 같은 사상이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성경에도 같이 먹자는, 공평하게 하자는,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치를 알았다면 이론을 만들어 실천을 했어야 합니다. 좀 더 낫게 해야할 것을 못하는 바람에, 이런 소리 저런 소리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 [다석 한시] 신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瞬息實存虛空心(순식실존허공심)
茶飯現在觀世音(다반현재관세음)
性焰自燒却垢肉(성염자소각구육)
禍種無妄逆福音(화종무망역복음)
류영모의 '觀太自然界(관태자연계, 태초의 자연계를 보라)'
눈 깜짝하고 숨 한번 쉴 때 진리로 존재하는 것이, 빈탕의 마음
차 마시고 밥 먹는 바로 지금이, 세상 소리를 관조하는 하늘의 눈
얼나의 불꽃은 제나를 태워 때묻은 육신을 없애건만
재앙의 씨앗은 '없음(無, 하느님)'을 알지 못하니 신의 뜻을 거스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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