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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비울수록 머리는 채워진다 본문

배움과 깨달음/좋은책과 글

배를 비울수록 머리는 채워진다

柏道 2021. 10. 1. 13:39

배를 비울수록 머리는 채워진다

빔프로텍 2021. 1. 8. 7:00

 

 

망각이 주로 밤사이에 일어나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망각은 두뇌회전이 잘되도록 머

릿속을 깨끗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하룻밤 자고 일어난 뒤 아침나절

에 뭔가를 생각하기에 가장 적합한 상태가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오래

전에도 그 사실을 깨달은 사람이 꽤 있었던 모양이다. 영국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

(William Blake, 1757~1827)의 시를 보면 그런 깨달음이 나타난다.

 

아침에는 생각하고(Think in the morning)

점심에는 움직이고(Act in the noon)

저녁에는 먹고(Eat in the evening)

밤에는 자라(Sleep in the night)

요컨대 밤새 고민을 끌어안고 끙끙대지 말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생각을 해서 두뇌회전을 시키라는 뜻이다. 다른 일은 그 다음에 해도 된다. 이 시는 아침 시간이 두뇌회전에 적합하다는 그의 통찰력을 드러내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은 모든 일이 다 끝난 뒤에 식사를 하라는 것이다.

 

아주 옛날 중국의 관청은 아침에 해가 떠오르는 것과 동시에 업무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의 관청을 ‘조정(朝廷)’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유래를 알지 못한 채 조정이라는 말을 사용해왔다. 조정은 아침에 일을 하면 정확하고 신속하게 처리되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의 지혜가 담긴 말이다. 현대에는 늦은 아침에 일을 시작해서 이제 슬슬 자야 할 시간이 되어서야 머리를 쓰는 사람을 근면하다고 한다.

사고에 적합한 시기가 아침식사 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잘 생각해보면 점심식사 전에도 저녁식사 전에도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다. 요컨대 두뇌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간대가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점심식사 전보다는 저녁식사 전이 휠씬 더 두뇌가 잘 돌아간다. 분명히 몸은 낮보다는 저녁 때 더 피곤한데도 두뇌활동은 오히려 저녁식사 전에 더 활발해져, 머리가 좋아지고 망각이 뛰어난 성과를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뱃속이 텅 비어있기 때문이다. 위 안에 음식물이 잔뜩 들어 있으면 소화를 시키는 데 에너지를 빼앗기기 때문에 두뇌활동이 저하되는 반면 식전에 배가 고플 때는 두뇌활동이 고조되는 것이다.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맹수의 경우 공복일 때 훈련이 잘 된다고 한다. 인간은 자신의 의지로 자연의 섭리를 일정 부분 거부하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생리적으로는, 공복일 때 두뇌활동이 좋아지는 섭리를 거스를 수 없다.

 

- 도야마 시게히코 지음/ 안소현 옮김, ≪왜 나는 사소한 것까지 기억하려 하는가≫중에서 발췌

[출처] 배를 비울수록 머리는 채워진다|작성자 빔프로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