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숨터학당(學堂)-진리를 깨달아 자유를....나는 나다.

극기복례의 길 본문

배움과 깨달음/숨터일지

극기복례의 길

柏道 2020. 2. 21. 05:12


극기복례의 길

경원노반희92

2020.01.02

 

소식 메뉴

‘극(克)’이란 이긴다는 것이고, ‘기(己)’란 몸에 있는 사욕을 말하며, ‘복(復)’이란 돌이킨다는 것이고, ‘예(禮)’란 천리(天理)의 도덕적 법칙[節文]이다. 사람의 충동은 예와 의로써 조정해야 하는데, 자기의 욕망을 예의로써 나날이 극복하는 길이 사람됨의 길[仁]이 되고, 나아가 이를 사회적으로 확충시키면 곧 도덕사회가 된다고 본다. 도학의 근본 목적은 바로 인을 구하는 데 있기 때문에, 이 ‘인’의 참뜻을 알면 천지만물의 하나됨을 알게 되고, 하늘과 사람의 교섭에서 하나로 통관하는 진실을 밝힐 수 있다고 한다.

이황(李滉)은 극기복례의 길은 ‘천리를 따르고 인욕을 멀리하는(存天理遏人欲)’ 데에 있다고 보고, 이를 위해서는 거경궁리(居敬窮理)의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 같은 극기복례의 태도는 바로 구도적 정신과 결부된다. 이이(李珥)는 선조 때 명나라 사신 황홍헌(黃洪憲)의 요청으로 「극기복례설(克己復禮說)」을 지었는데, 여기에서 그는 ‘인’을 이루기 위해 ‘의(義)’나 ‘지(智)’가 아닌 예의 회복을 언급한 이유로 ‘예’가 몸과 마음을 조절하는 것이라는 점을 제시하였다.

한말의 곽종석(郭鍾錫)은 『논어』에서 ‘극기복례’의 효과로 “하루를 극기복례하면 천하가 ‘인’으로 돌아올 것이다.”고 한 데 대해, ‘하루’를 ‘천하’와 같이 큰 것과 대응시켜 말한 의미는 『대학장구(大學章句)』 격물보망장(格物補亡章)에서 “하루아침에 시원하게 꿰뚫리면(豁然貫通), 모든 사물의 겉과 속이나 자세하고 거친 것에 이르지 않음이 없다.”고 한 주자의 말과 같은 뜻이라고 보았다. 즉, 극기복례의 의미에는 한 사람이 하루를 극기복례하면 그에 따라서 ‘천하의 사람’이 ‘극기복례’하게 되는 확산적 성격의 이해와 달리, 하루아침에 ‘활연관통’하게 되는 질적인 상승적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극기복례의 실천조목인 “예가 아니면 보지 말라(非禮勿視), 예가 아니면 듣지 말라(非禮勿聽),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라(非禮勿言),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라(非禮勿動).”의 ‘사물(四勿)’은 일상의 행동지침으로 선현들의 생활 속에 실천되었고, 서원의 기둥이나 벽에 적혀 있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非禮勿動(비례물동)’은 명나라의 마지막 숭정제(崇禎帝)주 01)의 글씨로 충청북도 괴산군 화양동 석벽에도 각인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