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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과 마이산
윤한주 기자|
단군과 산은 떼려야 뗄 수가 없다. 그가 세상을 떠날 때 궁전이 아니라 산에서 맞이했기 때문이다.
육당 최남선은 단군이 어천한 아사달산을 주목했다. 백두산, 금강산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은 생명이 탄생하고 돌아가는 곳이라고 봤다. 한마디로 거룩한 성소(聖所)인 것이다. 하지만 단군이 산에서 어떻게 맞이했느냐는 것은 사관(史觀)에 따라 전혀 다르게 기술된다.
삼국유사 vs 단군세기
고려 후기 일연 스님이 펴낸『삼국유사』는 “주(周)나라의 호왕(虎王=武王)이 즉위한 기묘(己卯)년에 기자(箕子)를 조선에 봉하니 단군은 곧 장당경(藏唐京)으로 옮겼다가 뒤에 아사달로 돌아와 숨어 산신(山神)이 되었다”라고 기록했다. 단군이 마치 패배하고 산으로 쫓겨난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
반면 행촌 이암은 『단군세기』에서 “이튿날 마침내 왕위를 버리시고 입산수도하시어 신선이 되시니”라고 밝혔다. 스스로 물러났다는 점, 쫓겨나서 숨은 것이 아니라 산에서 수련해서 신선(神仙)의 경지에 올랐다는 점이다.
같은 역사적인 상황을 어떠한 관점에서 기술하느냐에 따라 해석은 달라진다. 역대 47명의 단군을 편년체로 기술한『단군세기』가 선도사서(仙道史書)로서 주목하는 이유다.
전라북도 진안군 마이산 또한 단군과 관련이 깊다. 앞 편에서 소개한 금척(金尺)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동안 이성계가 신인으로 받은 것으로만 알려졌다. 이를 기술한 문헌들이 조선 건국을 정당화하는 정치적인 목적이 많았다. 하지만 신라 박제상이 저술한『부도지』의 발견으로 금척이 단군조선에서 유래한다는 점이 밝혀졌다. 또한 관련 유적과 유물로서 마이산 은수사 태극전이 있다.
홍익인간을 기린다!
먼저 은수사(銀水寺)를 알아보자. 사찰은 마이산도립공원 입구에서 출발해 2.5km을 지나면 탑사에 이른다. 이어 오른쪽 오솔길로 올라가면 숫마이산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는 무량광전, 대적광전, 태극전, 요사채, 마이산 산신제단 등이 두루 갖춰져 있다. 조계종단 소속의 전통사찰이라고 한다.
은수사란 한글학회의 『지명총람』에 따르면, 이성계가 이곳의 물을 마시고 물이 은같이 맑다고 하여 지어진 것이다.『진안지(鎭安誌)』에는 ‘정명암(正明庵)은 금당사의 동쪽 마이산 제일봉의 아래에 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정명암은 은수사 태극전의 옛 이름을 말한다. 오래전부터 이 자리에 절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찰에는 국내 최대 크기였던 법고(1982년 제작)가 소장되어 있다. 조선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상, 삼신할머니상이 출토됐다. 또한 은수사 경내에는 천연기념물이 있다. 마이산 줄사철군락(천연기념물 380호), 은수사 청실배나무(천연기념물 386호)가 그것이다.
태극전의 옛 이름인 ‘정명암’에서 명암은 음양오행의 순환을 나타낸 것이다. 태극은 그 상징이라고 보면 된다.
태극전 형태가 독특하다. 사면은 각 2칸의 네모난 건물인데 처마는 8각으로 만들고 지붕은 둥글게 꾸며 칠판으로 덮었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전통적인 음양 사상에서 4패, 8패 그리고 천원지방의 뜻을 표현하기 위해 이러한 설계로 꾸몄다”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 보자. 중앙엔 단군영정이 모셔져 있다. 오른쪽 약간 하단부에는 단군칙어(檀君勅語)가 있다. “일신(一神)은 충(衷)에 내리고(一神降衷) 성(性)은 광명으로 통하니(性通光明) 세상에 있으면서 이치에 따라 교화하여(在世理化)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弘益人間)”라는 뜻이다. 조선 초기의 문신, 이맥이 펴낸 『태백일사(太白逸史)』에 나오는 구절이다.
오른쪽 벽엔 이성계가 무릎을 꿇고 신인에게 금척을 받았다는 몽금척도가 있다. 왼쪽 벽에는 단군에게 제를 지낼 때의 형식을 담은 그림과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가 있다. 또 내부의 단청은 8괘를 방위에 맞춰 썼고 바깥벽에는 금척 수수를 상징하는 속금산도를 그렸다. 마이산의 역사를 설명할 수 있는 벽화로 장식한 것이다. 연목은 64개로 걸어 8괘를 다시 세분한 것이 64괘라는 역의 원리를 그대로 응용하고 있다. 1987년 주지 황혜수 스님에 의해 완성된 건물이다.(계속)
■ 마이산 은수사(바로가기 클릭)
주소 : 전라북도 진안군 마령면 마이산남로 406 은수사
전화 : 063-433-2502
글. 사진 윤한주 기자 kaebin@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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