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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무릇 사람이라면 천손교를 건너야 한다 본문
[30] 무릇 사람이라면 천손교를 건너야 한다
원암 장영주 한민족역사문화공원장
태극할배가 들려주는 한민족역사문화공원 이야기
‘사람’은 ‘살’과 ‘앎’의 합성어이다. 살은 육체이고 앎은 정신이다. 사람이란 존재는 육신과 정신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오묘한 우리말이다.
어떤 사람도 혼자서는 살기 어렵다. 그래서 ‘인간(人間)’이란 말을 풀면, 사람은 관계가 중요한 사회적 존재라는 뜻이다. 좋은 사람이란 관계가 조화로운 사람이고 나쁜 사람이란 나만 알 뿐인 사람으로 사이가 조화롭지 못한 사람이다.
나와 내 편만의 이익, 명예, 승리만을 알 뿐으로 관계가 나쁜 사람을 지손족(地孫族)이라고 한다. 지손족은 소유만을 위해 사는 사람들로 삶의 가치가 육체와 물질에서 벗어나지 못한 무리다. 자연히 경쟁적인 사회를 만들고 그 안에서 다투면서 살아간다.
반면, 천손족(天孫族)은 혼(魂)의 완성과 영적인 깨달음과 같은 정신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무리다. 그들은 홍익인간이 되어 서로 돕는 상생의 이화세계를 이루고 산다.
다리의 이쪽과 저쪽처럼, 물질중심 문화인가 아니면 정신중심 문화인가에 따라 천손족과 지손족으로 나뉜다.
한민족의 시조 단군왕검의 어머니인 웅녀(熊女)는 물질적 가치에 사로잡혀 살던 우매한 지손족의 공주였다. 호녀(虎女) 역시 사납고 전투적인 지손족인 호족의 공주였다. 두 부족은 천손족인 거불단 환웅이 이끄는 천손족의 차원 높은 문화를 존경하여 배움을 간절하게 청한다. 다툼과 싸움을 넘어 진정 사람답게 평화롭게 살기 위함이었다.
이에 18세 거불단 환웅 천황은 “너희는 어두운 동굴 안에서 마늘과 쑥만 먹으면서 수행을 하라.”고 일렀다. 웅녀는 참을성 있게 수행을 하였으나 성질 급한 호녀는 중간에 뛰쳐나가고 만다.
거불단 환웅은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 수행의 다리를 건너는 데 성공한 웅녀와 결혼하고 이에 단군왕검이 탄생하였다. 이것이 한민족 탄생의 역사적인 사실이다. 우리는 험한 물결 위의 다리를 건너듯이 지손족에서 천손족으로 진화해온 것이다.
▲ 한민족역사문화공원의 천손교와 금빛 돌하르방 [제공=국학원]
한민족역사문화공원에는 천손교(天孫橋)라는 다리가 있다. 깊은 계곡 사이에 놓인 약 30m의 출렁거리는 현수교로, 오고 가는 의미가 실로 크다.
천손교를 건너면 금빛 ‘돌 하르방’이 서 있다. 하르방은 할아버지라는 제주도사투리로 제주도에는 47기의 하르방이 세워져 있었다고 한다. 47세의 단군할아버지와도 같은 숫자이다. 천손교 하르방은 완성을 뜻하는 찬란한 금빛으로 가슴에는 태극기가 그려져 있다.
이제 우리는 ‘신(神)만이 최고의 가치’라는 천동설(天動說)과 ‘인간만이 최고 가치’라는 지동설(地動說)의 어두웠던 역사에서, 밝은 인동설(人動說)의 시대로 다리를 넘어가야 한다. 물질적인 성공을 위하여 하늘과 땅을 훼손시키는 지손족에서 하늘과 땅을 보살피는 천손족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간절하고도 필연적인 시대적 요청이 인동설이다.
무릇 인간이라면 모두 천손교를 건너 천손족으로 완성되어야만 한다.
(사)국학원 상임고문, 전국민족단체 연합 대표회장, 한민족역사문화공원 공원장
원암 장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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